[태국] 동대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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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대문(1)

soohwan 1 1596
내가 방콕에 도착한 것은 라오스에서 농카이를 거쳐 이산(태국 동북부 지

방을 일컫는 말)을 며칠 둘러보고 난 후인 1월 중순경이었다.

라오스를 나올 때로 부터 난 라오스의 방비엥에서 만난 선아씨와 동행을

같이 했었던 터였는데(만난 얘기는 라오스편에서...), 아마도 콘캐에서였

나? ...방바닥에서 뒹굴뒹굴 하던 놈이 오랫동안 침대에서 자니 허리에

탈이 났나 보다. 처음엔 허리에 파스도 붙여 보고 밴드로 감아보기도 했

지만 별 차도가 없어 결국은 지팡이를 하나 샀다.(접을 수 있는)

사실 지팡이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허리가 다 나은 후에도

지팡이를 계속 지니고 다녔는데(지금도 바로 내 뒤에 있다^^) 혹시나

거리의 개들이 공격했을때 호신용으로 쓸려는 생각에서 였다. (물론 실제

사용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방콕에 도착한 이후로도 허리가 여전히 아핐다.

선아씨와 나는 피치 게스트 하우스의 더블룸에 일단 짐을 풀고 일단

며칠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선아씨는 인도로 갈 예정이라 카오산에

있는 여행사에서 비행기 가격을 알아보기도 하고 나는 차이나 타운에

있는 자선병원에 가서(여기가 싸다!)침을 맞았다.

약 한시간 동안 침을 맞았는데 의사 선생님 왈:

"원래 침은 중국에서 유래 된 것이 이지만 현재는 한국이 가장 침술이

뛰어나요"

"......"

침을 맞으러 갈 당시 거의 걷기도 힘든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적

난생 처음이었다) 여기서 마저 차도가 없으면 한국에 돌아 가던지 아니면

여행자 보험 들은걸로 최고급 병원에 입원할 생각이었다.

침이 효험이 있었던 것일까?

한시간 여를 맞았을 뿐인데 허리가 한결 나은 기분이었다.

침을 맞은 나는 동대문으로 향했다.

방콕에 도착한 첫날부터 나와 선아씨는 동대문에 거의 눌러 있다시피

했다. 딱히, 할일도 없었을 뿐더러, 내가 잘 움직이지를 못했기 때문에

멀리 가는게 불가능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당시 동대문은 인도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진작가 형(신

xx..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개인전 하면 꼭 간다고 했는데)과 형수님

이 메뉴에 실을 사진을 찍느라 바쁠때였다. 거동이 불편했던 나는

선아씨와 함께 사진을 찍을 때 옆에서 식탁보를 팽팽하게 잡아 당기는

도우미(?)역할을 했다. 사진을 짝고 난 후에는 물론, 음식을 공짜로

다 먹었고(^^..그래서 방콕에서 밥값이 거의 안들었다).

동대문 영업이 끝난 후 사장님이 맥주를 사주셨고, 우리는 옆에 있는

노천에서 맥주를 마셨다.

사장님은 허리가 아픈 내게 뱀을 담근 술을 먹어야 빨리 낳는다며

아깝지만 조금 주시겠다고 하시고, 사진작가 형의 형수는 나와

선아씨가 너무 잘 어울린다며 '둘이 밤에 뭐 하냐', 젊은 사람 둘이

한방에서 자면..' 하는 둥의 호색(?)적인 발언으로 나와 선아씨를 선동

하려고 하고 옆에 있던 동대문 사장님도 은근히 부추기고...

여행하면서 여자 배낭여행자들과 방을 쓴 게 처음이 아니었던터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많이 궁금한가 보다.

침대가 두 개가 있는 숙소도 있고 아니면 하나짜리에서 같이 나란히 누워

잔적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한 것은 잠자리가 아니라

화장실 사용 문제였던 것 같았다.


당시 방콕에 있을떼 메뉴 사진을 찍었던 관계로 동대문에 있는

메뉴의 음식중 대부분을 먹어 보았던 것 같다.  더군다나 다음날은

한국에 있는 사장님의 사모님이 족발을 가지고 오셔서 저녁내내

사진작가 부부님과 사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얘기, 결혼 얘기며

자식들 얘기를 하며(나이가 들어서인지 요샌 이런 얘기에 귀가 솔깃

하다,빨리 결혼 하라는 청신호인지...), 그렇게 방콕의 밤은 깊어갔다.

그 밤, 동대문에 앉아 문득 문득 거리를 지나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언어

와 표정들이며 고등어,해산물을 구워대며 피어나던 매운 연기들이며, 손

에 잡힐 듯 하면서도 그렇게 아쉽게 기억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래서 추억이란 것이 애틋한 것일께다.




 

 

           
1 Comments
yuri 2003.03.24 09:51  
  야~~` 드디어 수완님 뜨셨당~~~
좋은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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