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테인먼트 여행기 2. [12월15일-깐차나부랭이 투어]
간혹 누가 여행기 날렸어요 흑흑...
이러면 조심하지 그랬어요 쯧쯧...
이러고 말았는데 그게 내가 될줄은...
#1.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깐차나부리 투어가 있어
7시까지 동대문 앞으로 가야 한다
깐차나부리 투어는 오기전에 동대문 게시판에서 예약을 하고 왔다
숙소도 예약을 하려고 했는데 항공권이 이틀전에 구해지는 바람에
방은 당근 없겠거니 하고 아예 신청도 안했다...
나는 특별히 가는 한인업소가 없다
옛날엔 홍익인간이 제일 유명했던것 같았는데...
버스도 예약하고 비빔밥도 사먹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동대문을 컨택한건 순전히 명랑쾌활님 여행기 때문이다
여행기가 너무 재밌어서 ㅋㅋ
요즘은 동대문이 대세인듯
깐차나부리 투어,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지 않다
가격대비 볼거리, 즐길거리 다양하고
단돈 650밧에 하루 잘 때울 수 있다
깐차나부랭이라고 한건 그냥 제목이다 ㅋㅋ
오해마시길
#2.
6시 20분에 일어나 쩌스트로 움직인다
로밍도 처음인지라 어제 저녁에 알람을 시험가동 해봤다
머리감고 대충 사워하고 체크아웃 하러 간다
체크 아웃하면서 가방을 맡긴다
난 영어를 정말 못하는데 원단 서바이벌 영어다
대충 이런식,
"음~ 투데이 아이 고 투 원데이 투어
마이 백 히어 음~ 오케이?
아이 컴 백, 어바웃 씩스 서티 오케이?"
걍 안면 깔고 단어와 오케이만 크게크게 지르면
어디가서 대접받진 못해도 굶어죽지는 않더라... 힝...
#3.
가다가 편의점에 들려 껌도 하나 사주고,
미니버스 안에서 벌어질 언니들과의 수다에 만전을 기한다 ㅋㅋ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동대문 앞에 도착 두둥~
어랏? 젊은 여성 한 분 만이 쩌스트 7시에 도착한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이쯤되면 방콕에 한국사람이 귀하다는걸 알았어야 했는데...
마침 내가 갔을 때가 가장 심했던 듯...)
이게 뭥미? 단 둘이 가는건가???
그렇다..
난 로컬여행사가 아니고 동대문에서 투어신청하면
한국 사람들로만 구성해서 가는 줄 알았던 것이다
물론, 한국 사람들하고만 여행하고 싶다는 얘기는 아니다
허나 애초에 여행 초반 일정에 투어를 잡아 넣었던 것은
쇼핑이나 맥주 한 잔 정도 같이 할 수 있는,,,
동대문에 딱 나가면 어이~ 왓썹? 아는 척 할 수 있는,,,
지인 좀 포섭해 두고자 하는 저의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단 하루 한국말 못했을 뿐인데 한국 사람 만나니
막 방언이 터졌다...
"안녕하쉐요~ 언제 오셨쎄요? 아~~
숙소는? 아~~ 전 4년전에 백내장 수술을 했구요~~
어쩌구 저쩌구~~~#$%%^&"
그렇게 미니버스는 카우싼 곳곳을 돌아다니며
빈자리를 채우더니 깐차나부리를 향해 다국적 군으로 출발한다
구성은 한국군4+유엔군6
다국적 군이지만 투어도중에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하진 못했다
#4.
미니버스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자
모니터 옆에 스티커 하나가 시선을 끈다
낯선 여행지에서 볼일을 잘 못 보는 여행자들에게 던지는 Direct Message-
근데 사실, 볼일을 잘 못 봐도 문제지만
너무 잘 봐도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술을 좋아하는 나는 주로 후자 쪽인데,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똥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기게 되었다 허걱...
물 들어올때 노 젓는다고, 깨끗한 화장실이 있으면 일단 가고 본다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
#5.
내 자리는 구조상 다리를 뻗을 수 없게 되어있는 앞의 중간자리...
가장 불평없을 것 같은 사람에게
가장 불편한 자리를~!
노련한 가이드다...
내 옆에 앉으신 모녀 중에 모를 담당하고 계시는
후덕한 어머님께서 자기 쪽으로 다리를 뻗으라고 하셨지만
나는 한사코 괜찮다며 다리를 배배 꼬며 참아 보았다...
투어에서 만난 한국분들은 모두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었다
동대문 앞에서 만난, 얼굴을 뽀샵 처리한 듯 하얗디 하얀 밀가루 피부를
자랑하는 젊은 여자분은 -나중에 태사랑 글에서 닉을 알아버렸다-
까칠한 그녀... 버스에서 내가 대화중에
"근데 성격이 좀 까칠하지? 그지? 히히힉~" 그랬었는데... 허걱...
닉네임도 까칠한 그녀... 파타야 간댔는데 잘 갔는지 모르겠네...
어머님과 따님, 처음 버스에 오르실때는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셨으나
역시나 정많고 따뜻하고 행복한 모녀지간이었다
#6.
버스는 두 세시간을 달려 깐차나부리에 도착했다
깐차나부리에 도착하면 대충 이런 이런 것들을 보게 된다
깐차나부리가 어떤 곳인지 생판 모르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묘지나 박물관 입구, 다리등을 거닐면서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다
근데 다다음날인가... 인터넷을 하다가 누가 깐차나부리에 대해
써놓은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좀 생각하면서 볼껄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콰이강의 다리는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좀 위험하다
고 나만 생각했다 (실제로 나말고는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었다...)
밑으로 사람 하나가 충분히 떨어질 수 있을 만큼의 구멍이 있어
약간의 고소 공포증을 가진 나는
성큼 성큼 걸어가는 어머님보다도 조신한 발걸음으로
종종 걸음을 치며 따라갔다
다리 위의 인간 주크박스, 어머님이 돈통에 돈을 넣자
어디에서 왔냐고 묻더니 자동으로 아리랑을 연주하신다
그러나 뒤도 안돌아보고 쌩~ 가버리는 우리 네 명... 크억...
광장 한 복판에서 처 자고 있던 견공 한 마리
태국개들 상팔자인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너무 죽은 듯 자길래
진짜 죽은 줄 알고 가까이 가니까 '속았지롱~' 혓바닥 한 번 내밀고
귀찮다는듯 옆으로 누워 잘도 잔다... 고얀 것...
무늬만 철로 인줄 알았더니 기차가 다니는 진짜 철로였다
우리도 죽음의 열차를 타기 위해 타킬렌 역으로 출발한다
#7.
타킬렌 역에서 기차를 타고 두 세 정거장 가는 코스가 죽음의 열차다
가다 보면 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신호를 보내는 뽀인트가 있는데
대충 이런 뷰다
남들이 한 쪽면만 찍길래, 지구 반대쪽을 찍어봤더니
이렇게 기차와 절벽이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8.
죽음의 열차도 다 타고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갔다
지붕이 있고 오픈된 널찍한 가든 같은 곳이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우리 일행 4명이 같이 밥을 먹었는데
밥은 따로, 옐로 커리와 치킨 등 비벼먹을 것들이 공동으로 준비돼 있었고,
한쪽에선 어머님이 따로 한정식 한상을 그득하게 차리고 계신다... ㅋㅋ
햇반, 고추장, 오이, 라면, 김, 김치...
덕분에 집 떠난지 하루만에 한국 음식을 맘껏 먹을 수 있었다 (어머님 만세!)
밥을 다 먹고 맥주와 음료수 값을 내가 계산하니까
모녀 중에 녀를 담당하고 있는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 따님께서
자기 보다 동생에게 얻어먹은 적은 처음이라면서
24살 아니냐는 말로 날 들뜨게 했다...
내가 까칠한 그녀와 친구인줄 알았나보다
맥주값 계산이 헛되지 않았구랴~ 에헤라 디여~
#9.
맥주도 먹고 음주 보트를 타러 뗏목 있는 곳으로 갔다
예전에 치앙마이에서 뱀부 래프팅 탄 적이 있었는데
뗏목이 완전 업그레이드 되었다
중간에 앉는 자리도 있고 막 이래
저 뒤편에 과묵한 외국인 커플은 지금 현재 분당에 거주하신단다 허걱...
말 한마디 없던데 우리 얘기 다 알아듣고 있었다는 얘기...??
까칠한 그녀의 신원보호를 위해 눈에 선글라스를 덧칠했다 헥헥...
(쌩얼로는 절대 사진을 안찍는다던 그녀의 브이자 포즈...)
모녀분들 다정하니 정말 보기 좋습니다
(난 우리 어머니 모시고 왔을때 약간 싸웠었는데 말이죠...)
#10.
뱀부 래프팅이 끝나고 흔들다리를 건너 코끼리를 타러 갔다
그간의 경험상 코끼리 타는 시간은 여행사마다 다른데
여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딱 뭐라고 욕 안먹을 만큼의 시간 ㅋㅋ
까칠한 그녀가 코끼리가 세상에서 가장 밥을 많이 먹는 동물이라면서
하루에 1톤을 먹는다고 알려 주었다... 세상에...
코끼리까지 다 탔으니 투어 끝!
이 아니라 폭포가 있었구나...
폭포에 가서 한 30-40분 놀았다
수영할 곳이 없는데도 수영복 입고 설치는 금발녀를 도촬하려다가
말았다...
#11.
이제 진짜 투어가 끝나고 방콕으로의 컴백-
차가 막혀서 그런지 가이드와 그의 친구들을
집에 바래다 주느라 그런지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
드디어 람부뜨리에 도착~
우리 일행들 아까는 저녁까지 먹고 헤어질 기세더니
다들 피곤한지 바이바이 분위기다
나도 루프뷰 체크인 해야된다는 강박관념에 그냥 뒤돌아섰다
근데 가면서 문득 너무 훽 돌아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녀야 두 명이고 내일 간다니까 그렇다 치고
까칠한 그녀는... 연락처라도 알아둘껄... 저녁이라도 멕일걸..
체크인 사실 급한것도 아니잖아
다시 뒤돌아서 동대문으로 갔다
에잉~ 읍다... 숙소로 갔나 보다
온김에 김치말이 국수를 시켰다
처음 먹어본다... 맛있다!
먹고 나가면서 동대문 사장님께
토요일 암퍼와 투어 신청했더니
신청자가 나밖에 없어서 안된다며 난색을 표하신다
나중에 또 오기로 하고 체크인 하러 다리를 건넌다
#12.
루프뷰 체크인 하러 가는 길에 반싸바이 마시지 예약을 했다
루프뷰는 소문대로 좋은 숙소였다
여기를 예약하려고 pay pal에도 가입하는 등 난리를 떨었었는데
결론은 루프뷰 홈페이지에서 모두 가능하다
카드결제도 가능 (홈페이지에서 예약금 걸고
현장에서 나머지 카드 결제했던것 같다... 가물가물... 쩝...)
15-16일 싱글룸 (하루 550밧)
http://www.roofviewplace.com/
오늘 내일 여기서 자고
또 이틀은 딴데서 자고
다시 여기로 오는 걸레같은 일정이다 ㅠㅠ
루프뷰는 깨끗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빨이 좀 약하면 어떤가? 배수가 좀 느리면 어떤가?
순결한 룸컨디션이 사소한 불편들을 상쇄시킨다
샤워 한 판 때리고 반싸바이로 향했다
루프뷰 가는 길에 대해서 한번 더 얘기해본다
이미 수많은 분들이 가는 방법을 자세히 적어주셨지만
그래도 한줄 더 보탠다는 생각으로 적어본다
루프뷰 가는 길을 사진으로 보여드리면 더 헷갈릴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헷갈렸던 부분을 참고해서 그냥 말로 설명하겠다
일단 쌈쎈 쏘이6 까지는 수월하게 오시리라 믿고
첫 번째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쏘이6 이정표에서 골목안으로
상당한 거리를 걸어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쏘이6 이정표 바로 코너에 수판촉 씨푸드라는 허름한 현지 레스토랑이 있다
그 골목으로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얼마못가 우측에 반싸바이 마사지가 있고
계속 직진해서 가야 한다 한 80미터 정도?
끝까지 직진한다
가는 도중에 케이블 메직이라는 간판도 보이고
좌측에는 나콘 핑크 호텔 간판도 보이는데
무시까고 계속 직진하면 막다른 골목인데
좌회전해서 바로 우측에 루프뷰가 보인다
설명이 길었지만 결국은
'쌈쎈쏘이6에서 우회전- 끝까지 직진-좌회전하자마자 우측에 루프뷰' 이다
택시 타고 오실경우 "쌈쎈 쏘이 혹"을 외치시고 골목 끝까지 들어 가시도록...
이상 루프뷰 가는 길에 대한 복잡한 설명이었다
반싸바이에서 발마사지 1시간, 타이마사지 1시간을 했다
역시 듣던대로,
"음, 루프뷰에서 왔거든예~" 하니까
정확히 10% 디스카운트 해주신다
그걸로 팁이 해결된다 ㅋㅋ
마시지를 받으면서 마사지사와 친해졌다
나보다 4살인가 누나인 못, 개미라는 뜻이란다...
어떻게 친해졌냐면 이것도 참 안습인데...
내 허접한 영어때문이다
얼마나 머무냐고 해서 내가 일주일 "원 위크"라고 한다는 걸
"원 미닛"이라고 해버렸다
나 조차 어이가 없어서 멍 때리고 있는데
원 미닛을 연호하며 미친 듯이 웃는다... 그리고 날 우습게 보기 시작했다 ㅋㅋ
그때부터 내 별명은 원 미닛이 되었는데...
하튼 친해져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고
내일부터 집에 가서 며칠 쉰다고 그랬는데,
다음날 길거리에서 나한테 딱 걸렸다... ㅋㅋ
점 빼러 간 것이었다! 근데 뭐 점 빼고 집에서 쉬었다니 틀린 말은 아닌데...
마지막 날 저녁 먹기로 했었는데 못 가서
한국 와서 전화드렸다
못한테 이 근처 레스토랑 어디가 괜찮냐니까
쏘이3에 괜찮은 식당이 있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거기가 낀롬촘싸판 이었다... 크억...)
근데 난 왠지 낀 발음을 잘 못 알아듣겠다
하튼 쏘이3에 있고 새벽1시정도 까지 한다니까 내 찾아갈꾸마 하고 나와서
람부뜨리와 카우싼으로 원정을 떴다
화려한 네온싸인, 넘치는 외국인들, 이국적인 풍경들...
사실 카우싼에서 먹고 싶었는데 왠지
사람들이 북적거리니까 외로워졌다...
혼자 먹는게 뻘줌하고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다시 쌈쎈으로 걸어갔다... 으...)
가면서 동대문 앞을 슬쩍 봤더니 오늘도 역시나
동대문 사장님과 일행들이 뭔가를 잡숫고 계신다
다가서고 싶었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나야 저 분한테 한 명이지만 저 분은 수 많은 사람들을
매일매일 상대하고 있을텐데...
내가 가서 찐따 붙는다면 별로 유쾌할 것 같지가 않다는...
'그래 나에겐 쏘이3에 못이 가르쳐준 씨푸드 잘한다는 레스토랑이 있어!
거기엔 나같이 소심하지만 착한 솔로 여행객이 있을꺼야'
막 이러면서 쌈쎈 쏘이3으로 걸어갔다
허나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난 쏘이3이라고 하면 쏘이3 이정표있는 찻길가를 얘기하는 줄 알았다
사실은 골목 안쪽이 다 쏘이3인데
난 대로변만 찾았던 것이다
알고 보면 네온 간판도 있고 안으로 쑥 들어가면 되는건데
이름도 모르고 하다보니 결국 못갔다...
잠시후,,,
어제 갔던 족포차나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도 한 번 왔었다고
안녕하세요~를 남발하며 붙임성 좋게 인사하는
족포차나 아저씨
'그래요 아저씨 밖에 없어요'
이러면서 돼지고기&닭고기 갈릭 튀김에 맥주를 마셨다
팁까지 150밧,
과묵해도 좋으니까 아무나
내 건너편에 앉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그 무리들이 오지 않을까 이상한 상상도 했다
(한편으론 이런 시절이 있었기에
후반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지 않나 생각된다 ㅋㅋ)
편의점에서 맥주를 좀 더 사서
집에 가서 TV를 보며 먹었다...
내일은 예약확인도 해야되니까 피씨방에 갈 것이고,
시내 구경도 할 것이고,
좋은 사람도 만날 것이고,
더 나은 내일을 상상하면서 소등을 했다
내일은 꼭 늦잠을 자야지 하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