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번째 생일선물 - Day 5 방콕
내가 방콕을 다시 찾은 이유는 ‘쇼핑’을 하기 위해서다. 요즘 같은 고환율 시대에 해외 쇼핑이 왠말이냐 싶지만, 난 정말이지 방콕의 짜뚜짝 마켓이 너무나 그리웠다. 그래서 방콕 일정도 일부러 주말을 끼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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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지상철이 모칫역까지 한번에 간다. 어제 밤 숙소위치 때문에 고생을 하고 나니, 다행히 숙소 가는 법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너무 귀찮고 근처 600밧 짜리 숙소도 없고 해서 걍 있기로 했다. 게다가 가까운 곳에 지상철이 있다는 건 큰 메리트기도 하다.
장장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3시 반까지 5시간을 쉬지 않고 쇼핑 했다. 별로 산 건 없지만 시장구경은 언제나 잼나다. 5시간 쇼핑 후 내 손엔 왕골가방, 원피스 두개, 비키니 두벌이 쥐여져 있다. 한 천밧 쓴 거 같다.
강행군 후 나는 다시 모칫역에서 지상철을 타고 스쿰빗 라인의 종착역인 온눗 역으로 향했다. 지난번 방콕 여행 시 못 들렸던 짐톰슨 아울렛이 있는 곳이다. 매장은 골목 깊숙히 위치해 있어 그닥 찾기 쉽지는 않다. 온눗 역 2번 출구로 나와 1km정도 걸어가면 Soi 93 길이 나오고, 그 길로 들어 한참 더 들어가면 왼편에 5층짜리 건물이 있다. 1~3층엔 주로 원단을 팔고 4층엔 가방, 옷, 타이 등등의 완성품을 파는 곳이다.
4층에서 난 그분을 느꼈다. 어찌나 사고 싶은 게 많은지… 본 매장에 비해 가격도 완전 저렴하고 무난한 제품이 많다. 게다가 옆에선 매장을 싹쓸이 하는 한무리의 대만 여행객까지 있으니 왠지 나도 매장을 싹쓸이 해야 할 것만 같은… 겨우겨우 참고 참아, 예쁜 호피무늬 핸드백 하나 손에 쥐고 나왔다.
터덜터덜 지상철역으로 걸어가는 중간 완전 저렴한 맛사지 가게를 발견… 발맛사지와 타이 맛사지가 한시간 120밧이다. 카오산이나 보통 관광지에 있는 맛사지 가게의 반가격인 셈이다. 태국 온 후 처음으로 맛사지를 받았다. 가격대비 매우 훌륭한 맛사지였다. 혹시 짐톰슨 아울렛 가시는 분들은 한번 들려보시길…
맛사지까지 받고 나니 노곤해져 숙소에 들어가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그리도 극찬하던 시로코로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 하는 여행은 몇 가지 단점이 있다.
1. 여러 가지 음식을 시킬 수 없다는 점
2. 혼자 가기엔 뭐한 곳들도 혼자 가야 한다는 점
시로코는 후자였다. 들어서자 마자 쏟아지는 시선… 게다가 기대가 커서였는지, 시로코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단 별로였다. 유난히도 스카이라운지를 좋아해서, 국내외 스카이라운지를 많이 찾아 다니는 편인데, 평가를 내리자면 시로코는 내가 가본 스카이 라운지 중 중위권에 속하는 편이다. 생각보다 그 규모가 작음에 놀랐다. 게다 방콕 야경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밤 늦게까지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것만 확인 가능했다.
대신 내 시선을 사로 잡은 건 르부아 호텔의 서비스였다. 직업병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내 숙소 일박 가격과 맞먹는 칵테일을 마셨지만 그들의 서비스는 그 이상이었다. 가장 독특한 서비스는 택시를 불러준 후 택시 번호가 적힌 메모를 준다는 점이었다.
오랜만에 대접받았다는 느낌에 약간은 기분이 사치스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