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돈나 게스트 하우스에 빈 방이 없어 좌절 후, 카오산로드와 람부트리로드를 서너 번 왕복하고 나서 나는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다섯시가 다 되어 결국은 D&D로 갔다.
워낙 큰 inn이라 빈 방이 있었다. 키 디파짓 500밧과 방값 550밧을 냈다.
한국인이라니까 프론트에서 좋아한다.
- 안뇽하세혀, 감사함니다.
시키지도 않은 한국어 자랑을 했다. 사와디캅, 컵쿤캅으로 응대 해 주었다.
엄청나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어서 내려오라는 뜻으로 버튼을 두어 번 세게 눌렀다.
그 때, 어설픈 한국말로 또 누군가 나를 불렀다.
고개를 돌려보니 태국인인가 외국인인가 하는 아시아 애들이 나를 부르는 거였다.
몇 마디를 나누고 있는데 몸이 몹시 피곤했다. 말 하기가 싫을 정도로.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오전 5시에 일어나서 비행기 타고, 또 내려서 버스타고,
또 내려서 세 시간이 넘게 카오산로드를 찾아, 또 빈 방을 찾아 배낭을 메고 걸어다녔으니 말이다.
엘리베이터가 도착 하고, 난 그들에게 엘리베이터가 왔으니 다음에 얘기하자며 인사를 했다.
방에 들어갔다.
아, 이 달콤한 방.

샤워를 했다.
머리를 말리려니 헤어 드라이어가 없었다.
이럴 것을 예상하고 분당 롯데마트에서 드라이어를 사온 것이 다행이었다. 9,800원짜리 값어치 있는 행동.
머리를 말리고 거울을 보니 초췌하다.

침대 속으로 몸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오늘 밤엔 RCA에 가야지. 하는 생각에 매듭을 지을 무렵, 나는 잠이 들었다.
그 때였다. 전화가 왔다.
리셉션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 헬로오오오우~
아까 한국말로 귀여움 떨었던 리셉션의 그 여자인데, 이번엔 왜 여우같은 목소리로 이러지, 싶었다.
- 너 지금 혼자지. 지금 아래에 어떤 애들이 너보고 오늘 저녁에 할 거 없으면 같이 놀자는데, 어떻게 할래? 내려 올거야?
뭔가 싶었다.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걔네들인가? 아니면 다른 애들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카오산 로드에 있는 이상한(부정적) 사람들인가?
잠이 섞여있어 발전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반사적으로 소심함이 또 발동 되었다.
나는 고맙고 괜찮다며, 그리고 약속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뻥까지 동원해가며 핑계를 대고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건물 밖에서 들려오는 토요일 밤의 열기에 젖은 음악 소리를 들으며
외로운 혼자 여행객에게 내민 따뜻한 손을
오늘만 몇 번째 거절 해 버렸는지
생각해 본다.
아유 또라이야 이런 기회를 엮어가면서 여행을 하는거지
라며 괴성과 함께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엘리베이터로 올라온 아까와 달리 계단으로 미끄러지듯 뛰어 내려갔다
리셉션으로 후다닥 다가섰다.
혹시나, 해서 였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http://blog.naver.com/songsl/40058733929
다섯시가 다 되어 결국은 D&D로 갔다.
워낙 큰 inn이라 빈 방이 있었다. 키 디파짓 500밧과 방값 550밧을 냈다.
한국인이라니까 프론트에서 좋아한다.
- 안뇽하세혀, 감사함니다.
시키지도 않은 한국어 자랑을 했다. 사와디캅, 컵쿤캅으로 응대 해 주었다.
엄청나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어서 내려오라는 뜻으로 버튼을 두어 번 세게 눌렀다.
그 때, 어설픈 한국말로 또 누군가 나를 불렀다.
고개를 돌려보니 태국인인가 외국인인가 하는 아시아 애들이 나를 부르는 거였다.
몇 마디를 나누고 있는데 몸이 몹시 피곤했다. 말 하기가 싫을 정도로.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오전 5시에 일어나서 비행기 타고, 또 내려서 버스타고,
또 내려서 세 시간이 넘게 카오산로드를 찾아, 또 빈 방을 찾아 배낭을 메고 걸어다녔으니 말이다.
엘리베이터가 도착 하고, 난 그들에게 엘리베이터가 왔으니 다음에 얘기하자며 인사를 했다.
방에 들어갔다.
아, 이 달콤한 방.

샤워를 했다.
머리를 말리려니 헤어 드라이어가 없었다.
이럴 것을 예상하고 분당 롯데마트에서 드라이어를 사온 것이 다행이었다. 9,800원짜리 값어치 있는 행동.
머리를 말리고 거울을 보니 초췌하다.

침대 속으로 몸을 파고 들었다.
그리고 오늘 밤엔 RCA에 가야지. 하는 생각에 매듭을 지을 무렵, 나는 잠이 들었다.
그 때였다. 전화가 왔다.
리셉션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 헬로오오오우~
아까 한국말로 귀여움 떨었던 리셉션의 그 여자인데, 이번엔 왜 여우같은 목소리로 이러지, 싶었다.
- 너 지금 혼자지. 지금 아래에 어떤 애들이 너보고 오늘 저녁에 할 거 없으면 같이 놀자는데, 어떻게 할래? 내려 올거야?
뭔가 싶었다.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걔네들인가? 아니면 다른 애들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카오산 로드에 있는 이상한(부정적) 사람들인가?
잠이 섞여있어 발전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따라서 반사적으로 소심함이 또 발동 되었다.
나는 고맙고 괜찮다며, 그리고 약속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뻥까지 동원해가며 핑계를 대고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건물 밖에서 들려오는 토요일 밤의 열기에 젖은 음악 소리를 들으며
외로운 혼자 여행객에게 내민 따뜻한 손을
오늘만 몇 번째 거절 해 버렸는지
생각해 본다.
아유 또라이야 이런 기회를 엮어가면서 여행을 하는거지
라며 괴성과 함께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엘리베이터로 올라온 아까와 달리 계단으로 미끄러지듯 뛰어 내려갔다
리셉션으로 후다닥 다가섰다.
혹시나, 해서 였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http://blog.naver.com/songsl/40058733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