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Jeab과 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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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Jeab과 나(1)

Soohwan 0 1013
우리가 함께한  날들은 고작 보름정도.
Jeab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태국여성들과는 많이 틀렸다.
성격도 보수적이고 말수도 적고 남에 대한 배려도 많이 해 주고.
내가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반했다기 보다는 마음의 동요 비슷한
것이 있었고 몇번 얘기 하면서 더욱 호감을 갖게 되었다.
그녀 때문에 태국어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언젠가 내가 태국 초등학생
들이 사용하는 태국어 쓰기 공책을 사서 보여주며 이제 읽기도 공부할
거라고 하자 빙그레 웃던 그 웃음이 지금 유난히 떠오른다.
뜨랑의 기차역 부근에 있는 커피숍과 KFC에서 데이트 하기를 몇차례.
우리는 처음보다 많이 친해져 있었다.
그러던중 그녀가 다리가 아프다고(모기에게 많이 물려 부어오름)얘기한
다음날 그녀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고 내가 전화하자 다리가 아파서
출근을 못했다고 한다. 다음날도 마찬가지. 설상가상으로 핸드폰도 배터리가 다 됐는지(그녀는 리조트에서 5일,사무실에 2일 일하는데 충전기는 리조트에 있었다)연락조차 안돼고. 답답했던 나는 사무실로 Jeab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는데 그녀는 현재 나용에 있었서 못만날거라고 그녀의 친구 Lek이 얘기하는 것이었다.
떠나야할 날들은 다가오는데 만나지는 못하고.
찾지 못할것이라는 얘기를 무시하고 그녀가 머무르고 있다는 곳의 주소와 약도를 받아든채 나는 렌트카를 빌리는 곳으로 직진하고, 거의 폐차직전의 찦차를 빌린 후 나용으로 직행했다.
그녀가 있는 곳은 사무실에서 친하게(거의 가족처럼 지냄)지내는 언니였던 찜의 부모님이 계시는 곳으로 거기서 치료를 받으면서 쉬고 있다고 했다. 넓다란 들판과 우거진 수목 사이에서 헤매기를 2시간여. 마침내 그녀가 있는 곳을 찾았고 내가 집에 돌아서자 그녀는(찜이 사무실에서 전화를
연결시켜줘서 통화할 때 Jeab에게 거기 가겠노라고 말했었다)용케도 찾았다며 연신 웃기만 했다.같이 밥을 먹고 싶었는데 남자 따로 여자들 따로 밥을 먹는다.  밥을 다 먹고 나서 Jeab이 내게 오늘 뭐할꺼냐고 묻길래 너랑 근처에 있는 폭포나 동굴에 가고 싶다고 하자 대답은 않하고
다시 웃는다. 이윽고 찜의 어머니와 같이 가는 조건하에 근처에 있는 폭포로 갔다. 폭포에선 서로 같이 발을 담그며 말없이 앉아 있었다.
내가 아는 태국어 어휘가 주로 여행관련 어휘라 이럴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말없이 앉아 있으며 가끔 생각나는 얘기들을 하며
같이 갖고 간 씨디를 들으며 좋아하는 음악얘기며 영화얘기며,서로 언어와 피부색이 달라도 그 무슨 상관이랴.같이 있는 시간, 서로 바라보고
있는 그 시간이 행복하면 그만인 것을.

저녁때 Jeab과 찜의 어머니를 태운 차는 찜의 집으로 향했다.
찜의 집에는 찜의 동생들과 집이 먼-Jeab의 집도 뜨랑에서 꽤 멀었다-
직장동료들이 가족처럼 살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내가 설겆이를 하겠다고 하자 Jeab이 괜찮다며 마루에서 텔레비전 보면서 쉬고 있으란다.
내가 아쉬움을 남기자 저번 KFC에서 같이 만났었던 짜이가 둘이 설겆이
하게 두자면서 부엌에 있는 여자들을 내쫓았다. 둘이 설겆이 하면서 내가
나중에도 같이 이렇게 설겆이 했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의미심장한 말을
했는데 역시 그냥 웃기만 한다. 그냥 속시원히 다 털어놓고 얘기하면
좋을걸, 내가 우리나라와 일본,중국까지 비교해 얘기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직설적으로 얘기하니 너도 탁 터넣고 얘기하라고 해도 '마이루(잘모르겠다)'하며 빠져 나간다.
결국 내가 물어봤던 질문의 대답 일부는 한국에 와서 전화를 할때서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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