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방콕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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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방콕에 도착

Soohwan 1 836
방콕은 태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 자주 들렀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구경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이유인즉, 난 언제나
어차피 방콕은 다시 와야 되니까 그때 와서 구경하자는 식으로
미루다가 막상 떠나기전 방콕에 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거나
아니면 너무 피곤해서 아예 움직일 생각도 안하고 방에서 잠자면서
책만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착한 다음날 보트를 타고 왕궁,왓포,왓아룬 등을
구경하고 다시 보트를 타고 탁신역(내려가면서 샹그릴라과와 같은
고급호텔들을 구경하는것도 괜찮다)에 가서 일일패스를 샀다.
처음 가보는 주말 짜뚜짝 시장, 그리고 밤에 다시 패스를 이용해서
'색소폰'과 팟퐁의 'Radio city' 와 '아이리쉬 펍'에서 라이브 음악을
듣고.
색소폰은 주로 째즈 음악인 반면 Radio city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흉내내는등 꽤 재미있게 구경했는데 자리가 꽉차서 계단에 서서 구경을 했다.
한참을 보고 있었을까, 내 앞에서 맥주를 연거푸 마시던 중국계로 보이는 아저씨가 어디서 왔느냐며 말을 건넨다. 이 얘기 저 얘기하다
내가 비틀즈를 좋아한다고 하자 아이리쉬 펍에 가면 비틀즈와 같은 복장에 악기도(폴매카트니의 하프너 바이올린 베이스 기타같은)똑같고 노래도 비틀즈 음악만을 들려준다고 한다.
이름이 모드인 이 아저씨는 나보고,
"다른 사람들은 여자 때문에 팟퐁에 오는데 너 같은 사람이 태국에
많이 왔으면 좋겠어"
"...사실 돈이 없어서.."하자 호탕하게 웃으면서 자기가 맥주를 사겠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비틀즈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우리는 함께 따라 부르기도 하고 사는 얘기며 태국 얘기등 처음 만난 사람하고 참 많이도
떠들어 댔던것 같다.
밴드 공연이 끝나고 악기를 정리하는데 왠 서양인 부부가 나오더니 한곡만 더 연주해 달라고 한다. 자기네들은 노르웨이에서 왔는데 꼭 "Norwegian Wood"를 들어야 한다고 우긴다. 마지못해 밴드가 다시
연주를 하자 이들 부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늘 내 삶이 이런식으로
흘렀으면 하는 생각이 든 밤이었다. 

1 Comments
2003.03.04 20:46  
  멋지네요. 음악과 춤 그리고 약간의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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