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담 5편 - 방콕주변 수상시장과 로즈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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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담 5편 - 방콕주변 수상시장과 로즈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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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 방콕 주변 수상시장과 로즈가든 -




1월 19일 일요일




역시 좋은 호텔은 아침이 달라.

비누도 좋고 (양말을 빨아보면 금방 알 수 있음, 얼마나 때가 잘 빠지는지..ㅎㅎ)

피곤해도 아침을 거를 수는 없지 않은가?

역시 미국식, 타이식, 유럽식까지 골고루다.

다만 아침이라 입맛이 없어서 많이 못 먹었지만 스테이크에 각종 크로와생에 버터 치즈도 고급이고 하여간 우아하고 좋다.




아침 8시 30분 , 엊저녁 겨우 예약한 시내관광 팩키지에 의거 밴과 가이드 기사가 왔다.

수상시장, 사원 방문, 로즈가든에서의 식사 및 민속춤 구경 이런 스케쥴이었다.

아 근데 가이드 아줌마가 할머니다. 게다가 줄담배를 피면서 계속 기침을 하시는 거다.

첫날부터 걸려있던 나의 기침감기와 함께 연속 기침 이중주가 시작됐다.

나는 마른기침, 그 양반은 젖은(?)기침....

평생 결혼도 안하고 자매들이 이혼과 재혼을 하면서 버린 조카들을 지금까지 걷어 기르고 있다는데 생김새는 마귀할멈(죄송...)처럼 생기셨는데 처음서 끝까지 끊임없이 안내를 하셨다. 근데 그 영어가 워낙 본토 발음하고는 차이가 많은지라 나중에는 듣기가 좀 괴로웠다.

무슨 새가 지저귀는 것 같기도 하고 (감기 걸린)...그래도 하도 열심히 설명하셔서 뭐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하여간 들은 바에 의하면 방콕이란 도시는 바닷가와 가깝고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는 수많은 강과 운하를 끼고 있는 저지대여서 얼핏 보면 도시 주변이 들판인데 그 들판의 상당 부분이 염전과 새우 양식장이란다. 그래서 들판에 어촌과 어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염전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소금창고가 들어서 있었다. 다만 우기에는 염전으로서 이용을 못하니 새우를 기르기도 한단다.

새우를 키울 때 염도가 맞지 않으면 새우들이 폴작폴짝 점프를 하는데 그걸 보면서 염도 조절을 해 준단다. 그리고는 과수원지대를 지나면서 각종 야자나무와 열대 작물들 소개를 해주었다.




시내에서 달마가 간 방향으로 80킬로 정도 가니 무슨 허름한 선착장이 나왔다.

죄다 우리들처럼 밴이나 관광버스를 탄 외국인들이 줄줄히 롱테일보트 (길이가 7,8미터 되고 한 열명쯤 실을 수 있는 길고 가느다란 보트로 물속 프로 팰러가 배 뒷전으로부터 3,4미터 정도 되는 긴 쇠 파이프 끝에 달려있다. 그래서 이름이 긴꼬리 보트인가보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오는 대로 같은 팀끼리 타게 되어있었다.

타자마자 배는 좁은 수로를 익숙하게 빠져나갔다. 수로는 마치 거미줄 같았으며 수로 양 옆에는 다양한 수준의 주택들이 늘어서 있었다.

더운 지방이라 대청을 거쳐 안방까지 다 들여다보인다.

집집마다 롱테일 보트 계류시설이 되어있어 마치 이 보트가 자가용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관광산업 차원인지는 모르겠으나 수로가와 주택에는 여러 가지 유실수와 꽃, 화분이 많았는데 특히 국화정도에 해당하는 오키드 (서양란), 물속에는 물옥잠이 많이 피어 있었고  특히 극락조화가 군락으로 피어있어 만일 꽃꽂이 전문가가 왔더라면 좋아했겠다 싶었다.

한 20,30여분 보트를 타고 가니 드디어 수상 시장이 나왔다.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각종 야채와 과일 풀빵, 국수 따위를 배에서 팔고 있었는데 주로 사는 사람이 관광객이었다.

여기서 감처럼 꼭지가 있는데 색은 사과처럼 붉고 껍질은 석류 같은 느낌을 주는 과일이 보았다. 일 킬로에 3천원주고 사서 주인이 시키는대로 가운데를 손톱으로 쩍 뽀갰더니  가운데 하얀 마치 귤 같은 형태의 속이 있었다. 그 흰 부분만  먹는거 란다. 먹어보니 달콤새콤한 게 아주 맛있었다. 순식간에 동이나고 말았다.

나중에 들으니 이게 바로 과일의 여왕 망고스텐 이란다. 그리고 그 옆에는 과일의 왕이라는 두리안 이란 과일을 잘라서 나누어 팔고 있었다. 어제 K에게 듣기로 이과일은 냄새가 심해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과 극이란다.

예를 들어 K는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그 신랑은 먹지 않는단다 . 마치 우리나라 청국장에 해당할까? 냄새도 구리구리하다는데 호기심이 나서 한 조각을 샀다. 일단 숨을 쉬지 않고 한 조각을 먹었다. 부드럽기는 버터 같고 맛은 달콤하니 괜찮다. 내가 태국인이라면 좋아하는 부류에 들었을 것 같았다.

하여간 호텔에도 두리안과 애완동물은 절대 가지고 들어 갈수 없다고 곳곳에 써 있는 유명한 과일이다. 나중에 들으니 이것도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차게 먹으면 그만이란다. 얼려 먹어도 되고.. .껍데기가 무사의 투구처럼 생겨 일반 칼로는 자를 수 없고 보통 가게에서 닭치는 칼 같은 걸로 잘라서 판다.

  태국식 국화빵도 맛있다.

다만 틀이 국화 무늬가 아니고 밋밋한 반구인데 거기다 반죽을 부어 팥 같은 속은 없지만 구워서 판다 고소하고 달콤하고 따끈한 게 맛있었다.

누구든지 태국 가서 우리식 붕어빵이나 국화빵 구워 팔면 장사 잘 될 듯 싶은데....

나중에 방콕의 카오산 로드에서는 그 틀에 메추리알을 하나씩 넣어 귀여운 후라이를 해서 파는 걸 봤다.

배에서 내리니 곧장 거대한 기념품 가게와 만나게 되었다.

규모면에서 상품면에서 우리나라 보다는 훨씬 다양하다. 하지만 웬지 자연스런 시골 시장이 아닌 관광객을 위해 육성 발전된 곳이라는 느낌이 들어 그저 그랬다.

이 시장 이름이 아마 담난 사도 와크 (안내책자상의 발음임, 좀 괴로운가요? 일기가)수상 마켓이 아닌가 싶다.

가이드를 따라 다니면 내가 어디 있는 건지를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가는 길에 태국 전통 공예 전시장을 들렸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한지 비슷한 것을 거의 똑 같은 방법으로 만들고 있었다. 종이 질이 우리만 못한 것 같았다. 그래도 서양인 눈에는 신기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납작한 금속판을 일일이 쪼아서 부조판을 만드는 걸 보았고 그리고 목공예관이었다.

수많은 목수들이 저마다 두께가 5센티에서 수십센티 길이가 50센티에서 몇 미터에 이르는 티크나 장미목판에 조각을 하고 있었는데 부조와 환조가 결합된 주로 부처님의 세계나 정글을 묘사한 작품들이었다. 정글 속에 온갖 동식물들을 새겨 넣고 있었는데 정교한 솜씨가 일품이었다.

이렇게 조각한 것으로 테이블과 응접실 셋트, 식탁셋트, 장식장을 만들고 있었는데 가격이 보통 이,삼천만원을 홋가하였다. 돈 있고 집 넓어 한 셋트 들여 놓으면 여름에는 좋을 상 싶었다.





그 다음 간 곳은 거대한 사원 프라파톰 체디 였다.

역대왕 중 라마 6세의 유골이 모셔진 곳이기도 하단다.

세계 최대의 불탑이라는데 태양은 타오르고 좀 더웠다. 숱한 순례객들이 절을 하고 공양을 하고 스님으로부터 뭔가 이야기를 듣고 작은 금박을 사서는 쇠로 만든 부처님의 몸에 붙이느라고 애를 쓴다. 금박은 반 쯤 붙어 바람에 나부끼기고 하고 더러 떨어지기도 하고 그런다.  태국은 2년 군복무를 하든지 아니면 6개월 승려 생활을 하든지 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노란 장삼(가산가)을 입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개방된 강의실에는 수시로 관광객이 들락거리지 공부가 될까 싶었다.

스님들의 표정도 웬지 결연한 표정의 구도자들이 아닌 그냥 동네 젊은이들 같았다.

어찌 되었던 살아있는 부처님마냥 존경 받는 현 국왕 라마 9세 조차도 젊어서 왕이 된 후, 이 법에 따라 수도승 생활을 하였단다







배가 슬슬 고프던 차에 드디어 식사가 예약 되어있는 로즈가든에 도착하였다.

공원은 넓은 호수와 오키드와 장미로 다듬어진 드넓은 화단이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다. 시간이 없어 구석구석 둘러볼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강가에 자리한 아름다운 식당에는 그러나 먹을 만한 음식이 없었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뷔페식으로 차려져는 있었지만 지나치게 달고 느끼하고  한마디로 거리에 600 원짜리 덮밥이나 국수가 훨씬 낫지 싶었다.

여행이 시작된 이후로 처음 김치 생각이 났다.

그러나 팩키지에 다 포함되어 있는 터라 어쩔 수 없이 먹고 로즈가든 안에 타이 빌리지로 자리를 옮겨 민속춤을 구경하였다.




반 오픈형의 공연장에는 에어컨이 켜 있었고 관광객으로 만원이었다.

몇 가지 민속춤과 각본에 의한 웃기는 킥복싱, 전통 결혼식 아이들의 민속악기 연주는 처음 보는 것이라면 그냥 볼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엊그제 푸켓에서  환타지아 쇼를 보아서인지 흥미가 반감 될 수 밖에....

쇼가 끝나자 밖에서는 코끼리 묘기를 보여주었다.

통나무를 물에서 건지고 코로 물을 뿜고 앞발을 들고.....

공연이 끝나고 약간의 환전을 한 뒤 시내로 향하는 밴을 타고 공원을 빠져 나올 때 아까 공연하던 코끼리들이 8차선 대로를 건너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빵빵거리는 차들을 비집고 말이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걸게다.




이렇게 일일 팩키지 투어는 끝이 났다.

5시 반에 호텔로 돌아와 백화점엘 갔다.

옷과 악세사리 신발과 가방이 디자인과 색상 면에서 엄청 다양하였다.

이곳에서 지난번에 내가 산 것과 똑 같은 악세사리를 보았다.

값이 딱 두 배 반이었다.




6시에 K 부부가 와서 이번엔 태국 전골 요리를 먹기로 했다.

MK 식당이라고 한국에도 꽤 알려진 식당이라는데 내부가 넓고 깨끗하니 맘에 들었다.

손님이 거의 꽉 찬 상태였다. 메뉴를 보니 온갖 해물과 온갖 육류, 각종 야채, 갖가지 국수, 여러 종류의 오뎅 등속 이었다.  작은 접시에 손님이 취향대로 주문한 것을 층층히 쌓아서  갖다 준다. 냄비에 육수를 붙고 주문할 걸 넣어 끓여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되는 거다. 전골은  아주 맛있었다. 다 건져 먹고 나서 국수까지 삶아 먹고 나니 이번에는 K네 식구가 창안한 특별주문 죽 순서다. 남은 국물에 밥을 몇 공기 넣고 달걀까지 깨 넣어 죽을 끓인 것인데 맛이 기가 막혔다. 직접 K 신랑이 끓여서 그런가? 아님 국물이 보통 국물인가? 산해진미가 다 녹아든 국물인데.....

점심 식사 이후로 김치 생각이 나 한국식당에 갈까도 생각했는데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 싶었다.




이렇게 방콕 구경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K부부는 우리를 공항까지 바래다주었다.

미안하고도 고마웠다.

정말 고맙다. K야~ 몆번을 말해도 부족해.

제시간에 비행기는 아름다운 방콕의 야경을 뒤로하고 솟아올랐다.

우리가 조금 전에 달리던 도시 내부 고속도로의 가로등 빛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한지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지도에서 본 대로 시 중심부에 네모진 성곽이 있는 치앙마이 시의 야경이 내려다 보였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밤 11시가 넘었다. 공항 안내에서 시내 호텔을 예약했다. 약 만 칠천원 정도의... 각 행선지별 택시요금이 벽에 써 있어서 바가지요금을 받지 못하도록 배려한 노력을 볼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에 들어서서 호텔을 가보니 형편이 없었다. 화교풍의 허름한 이 호텔은 누런 물이 나오고 낡은 시트에 바깥의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아주 심난한 곳이었다. 그러나 늦은 시각 피곤하기도 하고 더 이상 깨끗한 여관을 찾으러 갈 엄두도 나지 않아 그냥 세수만 대충하고 씻지도 않고 자기로 했다. 오늘 아침 그 좋은 호텔에서 다 씻었는데 뭘.....

역시 호텔을 고를 때는 직접 가서 방도 보고 물도 틀어보고 해야 하는 법인데.....

기침은 점점 더 심해지고 오토바이 소리는 여전히 골목을 울리고 달은 높은데 잠은 쉬 오지 않고 이렇게 하루가 저물었다.




  예고  6편 -치앙마이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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