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담 4편 - 방콕 로얄드래곤과 게이쇼 -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태국여행담 4편 - 방콕 로얄드래곤과 게이쇼 -

인어공주 0 1878
사실 여행전에 이 싸이트를 알기는 했어도 읽어 볼 겨를이 없었어요.
다른분들의 글을 읽어 보니 너무 재미있네요
나의 글은 그야말로 만연체에 도식적이고 한마디로 질리지요.
미안해요 여러분...
 쓰기전에 남의 글도 읽고 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태생이 A 형인데다 하는 일도 판에 박힌 일이라 어쩔수가 없네요.
이해해 주시고 그럼 하던일 계속 할랍니다.
쓰면서도 ' 계속해야 하나.' 싶지만 나와의 약속이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끓일랍니다.




1월 18일 토요일

어젯밤엔 잘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호텔 정원에 작은 수영장이 있었다.
10년 전에는 여기도 잘나가는 호텔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전날 중국인 여자 가이드에게 비행기 타기 전 (12시발 방콕행) 무슨 일정이 있는가 물으니 사원 방문과 수공예 센타, 무슨 농장 방문이 있단다.

별로 흥미가 느껴지지 않아 오전에는 쉬겠다고 하고 곧장 공항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고는 10시 30분에 보기로 했다.

호텔수영장에서 수영을 조금하고 아침인지라  물이 차가워서 곧 방으로 돌아왔다.

짐을 꾸려 내려가니 가이드가 와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캐쉬넛 판매소에 잠깐 들르겠냐구 한다.

그렇게도 쇼핑은 관심 없다고 했건만 ....

‘가이드도 먹고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그러라구 했다.

캐쉬넛 이란 일종의 구부러진 땅콩처럼 생겼는데 희안한 것은 이열매가 사과처럼 생긴 과일의 밑쪽에 바깥으로 씨가 나와 있는 거다. 과일 한 개에 씨 하나 이런 식으로 ...

그 씨를 하나하나 수공으로 작은 단두대 같은 기계에 넣어 단단한 겉 껍질을 벗겨내고 그 속을 말리고 구워서 온갖 양념을 하면 고소하고 맛있는 간식이나 안주가 된다.

아가씨가 하도 이것저것 먹어 보래서 한 알씩 맛을 보니 꽤 맛있다.

참깨 묻힌 거랑 그냥 짭짭한 것 두통을 9000 원 정도에 샀다.

난 잘 몰라서 엄청 비싸다 그랬는데 한국에서는 이보다 두 배 쯤 더 비싸다나.

하긴 열매 하나에 씨 한 알이니....




푸켓 공항은 깨끗하고 아담했다.

한국에서도 이곳으로 직항이 열려있어 신혼여행객, 골프 관광객이 연일 밀려든다.

방콕에 도착하니 오후 2시 국내선에서 국제선 공항까지 거의 일킬로미터 정도를 실내에서 이동할 수가 있다.

미팅 포인트에 가니 K (남편을 따라 이곳에 9년간 살고 있고 떡두꺼비 같은 세 아들을  키우는 현모양처) 가 보인다.

잠시 후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부군인  K 지사장님이 보였다.

난 그저 K만 나오려니 했는데  (사실은 K도 바쁘면 못 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음)....

원래 계획이 서울에서 오는 남편 친구 부부와 공항에서 만나 시내로 이동, K와 저녁을 먹고 곧바로 치앙마이 가는 기차를 타려고 했었다.

서울을 떠나기 전 기차표를 부탁해 놓고는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어 당연히 표 구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연락을 하지 않고 공항에서 만난 터였다.

그런데 K는 표는 안 구해지고  나와는 연락이 안 된 관계로 혼자 애를 태웠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주말표가 보장 된다나 보다 (지금이 태국 관광 최성수기임)

3월부터는 엄청 후덥지근한 혹서기가 시작되고 그 다음에는 우기가 오기 때문에 그렇단다.

서울서 막 온 친구 부부를 만나 K 신랑 차에 짐과 몸을 실었다.

시내로 오는 길에 여러 가지 태국이야기를 들었는데 K 신랑은 해박하고도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어 태국에 대한 이해를 넓혀 주었다.




자~ 여기서 일정이 바뀌어 방콕에서 일박을 하고 내일 시내를 관광한 뒤 저녁에 치앙마이가는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K 신랑은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호텔과 내일 스케쥴을 잡느라 수고가 많았다.

우리는 수쿰빗 로드에 (K가 살고 있고 한인학교 와 상가가 밀집한 곳으로 마포나 신촌정도에 해당하며 공중철이 지나가고 공항 리무진도 다니는 교통편리지역) 웨스틴 호텔( 시설은 특급, K 신랑덕에 40% 활인된 가격에 투숙) 에 짐을 풀고 난 뒤 밖으로 나왔다.




내가 태국하면 요리라고 하던데 아직 진수를 못 본 것 같다고 했더니 우리를 로얄 드래곤이라는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식당으로 데려 갔다.

한국에도 많이 소개 되었다고 남편 친구 부인이 본적이 있다고 하였다.

입구부터 완전 중국풍으로 궁궐에 들어가는 듯 한 분위기였다. 숲 뒤에 8층 정도의 팔각정으로 시작 엄청나게 많은 전각들과 연못위로 놓인 다리들과 식탁들, 우리는 쇼가 진행된다는 한가운데 전각주변 연못가 식탁에 앉았다.

이런 걸  로얄 박스라고하나?

보이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다니고 공중에 매인 와이어를 타고 요리를 날라 주는데 마치 강시가 살아서 날라 오는 것 같았다. 복장과 표정이 딱 이다.

K 신랑이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주로 한국인들이 잘 먹고 나중에 생각난다고 하는 요리들로 역시 전문가의 주문은 명쾌한 것이었다.




  여기서 태국 맥주에 대해 한마디...

태국에는 창(코끼리) 과 싱 (사자 였던가?) 흔히 싱가라고 하는 두 종류의 맥주가 유명한데  이 날은 싱을 시켰다. 그리고 파인애플 통을 잔으로 만든 쥬스(엄청 트로피칼 한) 도 말이다. 내가 원체 알콜 분해 요소가 없는지라 술은 입에도 안 대는데 그래도 맥주는 아주 차가울 때 딱 한 모금 먹는 수가 더러 있다. 그래서 오늘도 한 모금 마셨는데 한국 맥주와 달리 쓰길래 속으로 ‘ 에이...’ 했던 것이다.

잠시 후 요리가 나오고 맛있게 먹고 있는데 좀 매웠다.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중심이 안 잡히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심장이 두 배로 커짐과 동시 갈비뼈가 팽창하는 심장을 가두고 있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다.

주치의는 한국에 있는데...  이것 참!

하여간 이렇게 독했다. 열대의 맥주는....

맥주 한모금에 가다니....




  그리고 이 나라 사람들은 위스키를 아주 좋아한다.

보통 술집에 가면 몇 천원에서 몇 만원까지의 위스키를 특이하게 마신다.

콜라와 얼음에 약간의 위스키를 타서 먹는데 맛이 꼭 활명수다.

그러니 꼴깍꼴깍 남자고 여자고 잘들 마신다.

우리 신랑도 처음엔 스트레이트로 마시더니 나중에는 태국식으로 잘 마셨다.

이 식당에서는 맥주만 마셨지만 나중에도 이 위스키는 자주 먹게 된다.




  하여간 길이 약간 샜는데 연못가 한가운데 식탁에 앉아서 우리는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태국요리의 진수를 맛 봤다.

우리 시중을 드는 아저씨는 매우 아저씨처럼 생겼는데 말씨가 간드러지고 손동작과 허리 꼬는 폼이 매우 야시시 하신 분이었다.

태국에서는 게이가 아주 흔하고 사회적으로도 차별을 받지 않으며 일도 잘 한다는 K 신랑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화장실도 여자용을  쓴단다.

하여간 요리는 아주 맛있었다.

특히 큰게를 부셔서 여러 가지 야채와 양념을 섞어 요리한 게 있었는데 밥이랑 비벼 먹으니 아주 맛있었다. 저절로 과식이 되었다. 그리고도 잉어찜, 야채볶음, 톰얌쿵 이라는 이름의 세계 삼대 수프 중에 하나라는 국 등등, 그날 내가 취해서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간  아주 맛있고 호화스런 저녁이었다.

당연히 우리가 낼려는 마음으로 마구 시키라고 했는데 나중에 K신랑이 계산을 해버려 미안했다. 한쪽에서 태국 민속춤을 공연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음 일정을 위해 아쉽지만 일어났다.




다음에 우리는 게이 쇼를 보러 가기로 했다.

일명 라차다 쇼!

본디 입장료가 만 오천원( 이 가격이면 안 봤을지도 모름)인 것을 K 신랑이 현지인 가격으로 삼천원에 표를 사왔다.

K여사 방콕 산지 9년 됐는데 아직도 못 봤대서 같이 보기로 했다.

K 부부가 얼마나 모범적인 사람인지 이 한 가지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K신랑은  손님들과 두 번 봤다며 볼 일 보러 가고 우리만 들어갔다.

잠시 후  음악과 함께 호리랑창하고 아리따운 게이들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노래도 저렇게 잘하나 싶었는데 노래는 하나같이 립싱크였고 몸매와 가슴 얼굴은 아주 예뻤다. 각국 노래를 다 부르는데 우리나라 노래도 불렀다 .가 아니라 틀었다.
우리 영감은 게이를 아주 싫어해 하리수 나오면 채널을 바꾸는데 이 날은 열심히 봤다. 특히 우리 뒤에 한국 남자 단체 관광객들은 아주 소란해서 관람에 지장을 줄 정도다. 주로 동양인 들이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다.

하여간 그중에 한 게이는 유난히 예뻤다. 지금도 눈을 떴다 내리 깔았다하며 수줍은 미소를 살살 흘리던  그 얼굴이 생각난다. 진짜 매혹적이었다.

거의 한 시간 진행 되었나 지겨워질만한 무렵 쑈는 끝났다.

밖으로 나오니 쇼에 나온 모든 게이들이 성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든지 팁을 주고 찍을 수 있었다. 남자들과 친구부인은 마다해서 나와 ,K만 함께 찍었다. (기념이잖은가! 이렇게 이쁜 남자랑 사진 찍을 기회가 흔하냐구요. 게다가 드레스 입은 남잔데!!!)

 

  밖에는 이미 K 신랑이 대기 중이었다.

내가 아는 범위 살아온 범위 안에서 이렇게 친절한 분은 처음 봤다.

일면식도 없었던 아내의 대학 선배와 그 남편 , 그리고 그 남편의 친구부부까지 이렇게 깍듯이 대접하는 K 신랑에게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

호텔까지 바래다주고 내일 저녁에 또 뵙겠다고 하며 돌아가는 두 사람을 보며 참 잘 어울리는구나. 둘이 참 잘 사는구나 싶었다.

  한 가지 더 배운 게 있다, 무조건 베푼다는 것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갚음을 기대치 않는 배려도 아름답다는 것을 두 사람에게 배웠다.

다시 한 번... K야! 고마워....K 지사장님! 감사합니다....




밤 11시, 한국시간 새벽 1시

처음 태국에 온 친구부부는 맛사지를 받길 원했다.
역시 태국은 맛사지의 나라니까....
기침이 걱정 됐지만 어저랴 함께 가야지.

그래서 또 얼어 죽을 뻔 했다.

게다가 난 왜 안 시원한거야~~

친구부부는 시원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밤은 깊었다.

방콕의 첫날 밤은  보름달과 함께....




5편 예고 - 방콕 주변 수상시장과 로즈가든 -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