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타이 1
여행지를 태국으로 정했다.
몇 해 전 유럽을 떠돌며 낯선 곳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상냥한 미소로 도움을 자청했던 잘생긴 독일인과의 인연으로 친구가 되었고 그가 이쁜 타이 여자와 새 삶을 시작한, 진작부터 꼭 오라 몇 번 씩이나 당부를 하던 그 곳엘 이번에 가보기로 했다.
여기 저기 태국정보에 관한 것들을 뒤적이다 태사랑이란 곳을 알게 되였고 그 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고 지역모임(대구짱)에도 참석을 하게 되었다. 여행을 목적으로 만나 여러 정보를 공유하는 침목 모임이라 클럽회원들 모두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드디여 정말 내가 놀 수 있는 터를 발견한 기쁨에 맘이 설레기까지 했다.
생생한 정보를 담보로 맘이 두둑해진 다음 이젠 같이갈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주변 인물을 하나씩 짚어 보았다.
일차 대상 부모님....두 분 다 70 중반을 훨 넘긴 노령 이시다. 같이 간다면 아마 부모님과 생전 최초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지고 숙연해 지기까지 해서 그동안 잠자던 효심이 꿈틀 거렸다.이참에 효도나 해 볼까나..
아직도 문화센터에서 같은 연령대를 상대로 그림을 가르치는 엄마는 벌써 몇 번씩 가본 곳 이고 시간을 따로 낼 수 없으시다 그러고 아부지는 그런 엄마가 안가면 절대로 따라 나설 분이 아니신지라 내 효심은 결국 빛을 발하지 못했다..내심 다행이다 ㅋㅋ 땡큐 맘마미아...
다음은 동생, 늦즈막에 시집가 더 늦즈막에 사내애 하나 달랑 낳아 놓고 학군좋다는 대치동 ㅇㅁ에 살면서 온갖 사교육 다 시키느라 멋 부릴줄도 모르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엄마상.
오래전 영국에 몇 해 있을때,랭기지 하겠다고 찿아와 외로운 타향살이를 함께 했던 기억말곤 여행을 같이한 기억이 없다. 그 때 눈치밥을 먹었다며 이번 여행 때 잠시 털어놓는 것을 보니 나름 가슴에 맺혔던지,..그 때 잘 해주지 못해 미안타 동생아... 그땐 나두 별로 여유가 없었던걸 혹시 아니...
사십이 훨 넘어은 동생은 지금은 언니 동생 사이보다 또 다른 인생동지 이자, 내가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그럴지도 모를 내 또다른 모습니다.
곁에서 챙겨 주지도 못하고 필요할 때마다 마치 내가 동생처럼 매달리기만 하던 든든한 동생아...이 번엔 언니 노릇좀 해 볼께...
법 없이도 살것 같은, 태평양 보다 더 넓은 가슴을 가진 남편덕에 드뎌 동생은 여행가방을 꾸리고 덤으로 어디로 튈지도 모를 조카녀석까지 데리고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