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파와- 반딧불 내맘대로 느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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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파와- 반딧불 내맘대로 느끼기

루디 1 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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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만 올리려고 쓴 글이

그때의 기억이 하나 하나 떠올라 여행기도 아니고 정보도 아니고 일기도 아니고

너무 개인적인 느낌과 감상이 많습니다.

쓰다 보니 생각보다 너무 길어졌네요.

올릴까 말까 많이 망설이다 올립니다.

암파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암파와를 알게 해준 태사랑에 흔적 남기고 싶어 용기 내어 올립니다

쓰다보니 말이 짧아졌는데 일기 형식으로 쓰다 보니 이리 됐네요

이해 해주실거라 믿습니다.

사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안 좋아해서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

 

 

반딧불 투어

반딧불 투어는 시장 쪽 몇 군데에서 표를 판다.

4인조 걸신들린 사람들 속에 있다 보니 표 살 생각은 하나도 못하고

비 오는 와중에 먹고 떠들고 마시고 하는 바람에 깜빡 했다.

반딧불을 보러 온 것이긴 하지만 꼬오옥~~ 반딧불을 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음에 와서 봐야지 하는데

주인 아저씨가 왜 반딧불 안 보냐고 하길래

네 다음달에 와서 볼게요 했다.

 

실은 같이 간 친구가 반딧불 10마리도 안 될 거라고

그걸 뭘 돈 주고 보냐고

그래서 김도 빠지고 하도 먹고 다녔더니 피곤하기도 하고

근데 아저씨 자꾸 자꾸 보라고 한다. 지금이 철이라고

반딧불도 철이 있나?

그래서 물었다.

아저씨 반딧불 10마리 넘게 있어요?

?  10마리? 야야 수백만 만리는 될걸?

친구야 친구야 반딧불 수백만 마리래. 그럼 쫌 봐 줄만 하겠다

갈까 말까 또 망설인다. 그 변덕이 어디가랴.

1시간 동안 갈까 말까를 고민하다 정말 고민하다 배를 놓쳤다.

 

그리고 또 하나 고민한 이유는 다른 곳은 60밧인데 여기는 100밧이라고 한다.

갑자기 아저씨가 경계 대상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까 시장도 20밧 받고 아이~~

그래서 또 묻는다.

사람이 의심이 생기면 물어야 한다.

계속 의심하면서 마음을 괴롭히지 말고……

아저씨! 다른 곳은 60밧인데 왜 100밧 이에요?

답 간단하다 배가 멋지단다. 크고 좋단다.

 

그래 있어보니 배의 종류가 여러 가지 이다.

몇 명 안 타는 럭셔리 배 들도 있었고

떼거지로 따고 손 흔들고 쪽 의자에 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의심이 걷히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렇게 럭셔리 배라면..

아저씨 다시 이야기 한다.

9시에 있는데 그거 탈래? 내가 불러줄게?

결국

 

반딧불 투어를 하기로 결정한 이유

1.반딧불이 수백만 마리에 지금이 철이라니까

(뭐든지 제 철에 하는 게 좋다.)

2. 괜히 40밧에 사람 의심한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3. 40밧에 탈까 말까 고민하는 내가 짜증나서

(나 1000밧 짜리 방에서 잤거덩 40밧에 마음 쓸 거 없거덩)

4.또 오고 싶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니 기회 될 때 하는 게 후회가 없다.

 

그래서 9시에 출발하는 배를 신청하고 있는데 아직 한 시간 남았다.

슬슬 배는 고픈데 시장은 문을 닫고 배도 안 돌아다니고

맥주를 마시려니 아까 반딧불 가는 애들한테 그랬다.

화장실 없다고 1시간 30분 동안 그러니 다녀와서 배 타라고

아 그럼 맥주도 안 되고 그러고 있는데

아저씨 밥 그릇 들고 와서 열심히 드신다.

넋 놓고 보고 있었다.  그랬나 보다 정말 넋 놓고 보고 있었나 보다

먹을래?

! 네! 네~~~~~ 주세요 !!

 

부엌으로 따라 들어가 무 국처럼 끓여 놓은 것에 밥을 말아가지고 사발로 가져왔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느끼한 닭국 물에 새콤한 맛이 나는

새콤 느끼한 무 닭국에 말은 밥을 먹었다.

(김치기 미치도록 간절한 순간이었다.)

 

사약처럼 진한 콜라가 없었다면 아마

그 느낌함에 미끄러져 떵물에 빠질 뻔 했다.

그렇게 배 부르게 먹고 근데 여전히 느끼하다.

바로 옆집에 아니 바로 앞에서 태국 애들이 리오 맥주를 마시고 있다.

아 정말 갈등 갈등 저 맥주 한잔이면 이 모든 느낌함을 한방에 날려 줄텐데

근데 화장실…… 참자 참자 그러고 있는데 배가 왔다.

~~ 실망이다. 럭셔리 배 아니다. 그러나 늦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 난 우리 둘만 타는지 알고 은근 좋았다.

의자에 앉으려는데 키 잡이 아저씨가 그런다.

배 앞에 가판에 앉으라고

뭐 나름 운치 있어 보이고 일단 맨 앞이라 잘 보이겠지 했다.

배 돌리고 출발하는데 옆집에 멈춘다.

 

그리고 최악의 순간

한 자리도 안 남기고 한 20명 좀 안 되게 탔는데

모두 한 홈스테이에서 타서 그런지

영어나라 사람들과 태국나라 사람들이

친구가 돼서 탔다.

이미 한잔씩들 하고 맥주병에 빨대 꼽고 마시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는 거의 소음공해 수준이었다.

자기들 끼리 떠들고 웃고 노래부르고..

그렇게 출발하는데 또 비가 온다.

우산을 펴서 앞을 막았다.

춥다 비 보다 바람이 춥다.

(이제 태국사람 다 됐나 보다. 태국이 춥다)

 

 

배는 출발하고 작은 강줄기를 벗어나 큰 강줄기가 나오고

당최 어디에 있는 건지 왠지 방콕으로 돌아가는 길 인거 같다.

우리 집 옆에 있는 쨔오프라야로 가는건 아니야 하는 생각까지 한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어찌 알겠는가?

(나의 의심과 변덕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그 길을 가는데 아무것도 없고 물줄기 양옆으로 숲이 보인다.

 

빛이 없는 그곳에서

달빛 아래 강줄기를 오른다.

태초에 이렇게 아무 빛도 없던  

그 시절이 가슴을 에이듯이 그리워 진다.

그리워 진다함이 옳은 것인지

경험하지도 않은 태초의 어둠이

향수병처럼 마음에 스며오른다.

 

은빛으로 덮이는 숲에서 따뜻함이 베어 나온다.

주위에 있는 그대로의 소리가 들린다.

주위에 보이는 그대로의 색이 보인다.

 

물결이 이는 색을 보았는가

벌레들의 움직이는 은빛을 느꼈는가

달빛의 투명하고도

따뜻한 청청함이 바람처럼

온 강을 휘몰고 돌아 나를 품는

그 바람을 맞아보았는가

 

정신을 차리니 여전히

서양나라 태국나라 써라운드는 쌍방향으로 들린다.

사람의 능력이 대단한지라 순간 나는

모든 소리를 차단하고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모든 느낌을 한 곳에 집중하면 분명

보이고 들리지 않는 다른 세계를 경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배가 멈추고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댄다.

~~ 수백만 마리 어디 갔어? 니들 다 가출 한거야?

수백만 마리에서 백만을 빼고 수 마리가 나무에 붙어 있다.

진짜 웃긴다. 이쁘다기 보다 난 웃겼다.

 

아마 나 같이 의심 많은 사람이라면

! 이건 크리스마스 전구 켜 놓고 지금 저걸 반딧불이라고 하는 거야?

어디서 구라를? 했을 것이다.

정말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처럼 반짝거린다.

(애네들은 전기 먹고 살 거 같다. 집에 가면 콘서트에 앉아 충전할 거 같다.)

 

백만 마리는 어디로 온데 간데 없고 수 마리만 있다.

근데 갑자기 배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모아 잡았는데

내 손안에 있다.

난리 났다.

사람들 뒤에서 떠들고 일어나려 하고 자기 달라고 하고

~~ 감상 쫌 하려고 했는데 보내줬다.

 

잠깐 본걸 설명하자면

꼬리에서 불이 반짝반짝 하고 몸통은 좀 길고 얇다.

불은 자세히 보면 약간 청록색이다.(멀리서 보면 흰색처럼 보인다.)

꼬리 끝 부분으로 갈수록 색이 진하고

형광 청록색인데 명도 조절하듯이 몸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다르다.

 

세상에는 정말 정말 신기한 것들이 많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정말 신기하다.

내 손안에 있으니 미치도록 신기하다.

X고에 전구를 달고 다니는 벌레라니……

 

그렇게 여기저기 나무를 돌아다니면서 반딧불을 본다.

놀랄 만큼 아름답고 미치도록 멋지지는 않았다.

어쩜 시시하기도 하고 별거 아니기도 했다.

돌아오는 배는 바람을 가르고 달려서 그런지

내가 태국 촌년이 다 돼가서 그런지 춥다.

근데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반딧불이 반짝반짝 거린다.

아마 감기는 안 걸릴 듯 하다.

(분명 이 정도 떨었으면 100% 감기 온다.

물론 나처럼 이상한 경우에만……)

 

배에서 내리는데 이상하게 태국사람들이랑 영어나라 사람들에게 120밧 받는다.

순간 주인아저씨가 급 감사해 지고 급 고마워 진다.

(인간이 간사하기 짝이 없다. 40밧에 이 생각 저 생각 하고 20밧에

모든 의심 사라지고 나의 간사함에 다시 한번 놀랬다.)

 

배에서 내려 제일 먼저 한 것은 작은 화로에 숯을 넣고

집게 달린 왕 새우를 굽고 있는 곳에 가서 불을 쐤다.

태국 사람이 추워? 하길래 응 왕 추워!

그랬더니 자리를 비켜주면서 불을 쐬란다.

미X년 취급 안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열심히 몸을 녹이고 하루 일정을 마감했다.

 

반딧불 투어는 개인마다 느낌이 아주 다른 듯 합니다.

많이 지루해 하시는 분들도 있고

딱딱한 의자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철?이 아니라 반딧불 몇 개 못 보고 오신 분들고 있습니다.

개인의 성향과 그때의 주변 환경에 맞게 선택 하시면 될 듯 합니다.

1 Comments
타쿠웅 2008.11.26 21:58  
글 잘읽었어요~
장기간 여해중이신거에여?
아직 한국 안 오신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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