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서방~ 내가 이겼소이다 --V 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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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서방~ 내가 이겼소이다 --V 쨘~

딸록딸록여진이 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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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파란만장 종횡무진 엽기일지(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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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 쿠알라룸푸르 -> 방콕-> 카오산 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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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비행기는 착륙 소식을 방송으로 알린다. 부시시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
보니 다들 옷을 추스리고 바쁜 모습들이다.


이제야 다왔군...에고 허리야...
엥 그런데 여긴 어디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 왜 비행기가 이리로왔
지? 여행스케쥴 표에는 서울->오사카->방콕으로 되어있는데..... 혹시 비행기를 잘
못탄건가?

혼자서 뭔일인지 모르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창문으로 보이는 시커먼 하늘에는 어
느새 비구름이 보이더니 비가 우르르 쾅쾅 쏟아지기 시작한다. 혹시....혹시......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비상착륙을 하려고 이곳으로 온건가? 으아아앙 T_T 이렇게 죽
을순 없어...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에 불안해 하고 있다가 용기를 내서 내 앞좌석에
앉은 캐나다 아저씨에게 쭈볏쭈볏 물어본다.

`저기요....이 비행기 어디가는 거에요?`
`-_- (황당한 표정으로) 말레이시아 가잖아요. 아마 5분 후면 도착할거에요`

어느덧 비행기는 착륙을 하고 모두들 우루루 빠져나간다. 난 아무런 사전 이야기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비행기가 여기 잠시 내렸다가 곧 태국으로 가는줄알고 가만
히 앉아서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데 스튜어디스가 내리라고 한다. 주위를 바라보니
나만 덩그라니 앉아있다. 스튜어디스 언니랑 걸어가며 알아보니 NH는 며칠 간격으로
쿠알라룸푸르를 경유를 한다고 한다... --+ 왜 한국에서 아무도 내게 이야기 해주지
않았지? 비행기표에도 달랑 오사카 방콕만 표시되어 있었는데 -_- 이런...

대기실로 걸어가는 동안 벌써 후끈후끈한 공기가 느껴진다. 아침에 언손을 호호 불
어가며 버스를 기다렸는데 비로 인해 눅눅해진 더운공기가 낯설게 느껴졌다. 한사람
씩 트랜짓 패스를 나누어주고 한장소에서 기다리게 한다. 쿠알라룸푸르공항은 간사
이 공항과 함께 사람을 기죽일만큼 시설이 좋다. 발밑에는 화사한 카펫이 깔려있고
커다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전철이 지나다니는데 알아챌수 없을만큼 조용하게 다
닌다. -_-;; 내가 알라딘램프에 사는 하인이면 이곳을 왕창 뜯어 김포공항자리에 바
꿔치기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터번맨 아저씨랑 둘이 나란이 쪼그리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반가운 한국말이 들린다.
아까 비행기에도 한국인이 타고 있었구낭 ^^* 쪼르르 달려가서 인사했더니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은미와 태광이 남매는 방콕을 거쳐서 인도로 들어간다고 한다.방콕
에서 2틀간 있다가 다시 인도로 들어간다는 대학교 1학년 은미. 고등학교 2학년 태
광이...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신중히 계획을 검토하는 그애들을 보면서 이때까지
미적미적거렸던 내가 너무 후회스럽게 느껴진다.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친해진 우리들은 같이 동행해서 카오산까지 가기
로 의기투합한다. 사실 혼자 방잡기가 걱정되었는데 든든한 동지들을 만나서 긴장했
던게 풀린다. 사람들에게 혼자 배낭여행가는게 뭐 어렵겠냐고 큰소리 뻥뻥 쳐놓았지
만 대학엠티이외엔 태어나서 한번도 혼자 여행해본적이 없는터라 은근히 걱정되었있
었데 ^^ 아이좋아...


또다시 비행기를 타고 ....졸다가...먹다가..허리를 두두려가며 온몸을 비트는데
드디어 태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T_T 드디어 이제야 태국땅을 드디어 밟는
구나..하는생각에 감개가 무량하다. 손목시계를 보니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 15분이
다.

아침 11시 55분발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서 오사카 쿠알라룸푸르 그리고 방콕
으로 장장 1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왔다니...에궁 -_-;; 돈 조금 아낄
려고 싼비행기 타고왔다가 골병들것 같다.에구 허리야 -__-;;;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갑자기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심사대로 가는 길구석구석마다 배낭객들이 누워자고있다. 대리석 바닥위에 놓인 화
단이나 의자에는 어김없이 배낭자들이 하나씩 누워있다. 분수대 밑에서 꽃들과 함께
자는 저 배낭객은 참 좋겠다. 만약 차가 끊겼으면 여기서 자야 할텐데.... 쫍쫍


어쨋던 한번 나가보자 결심하고 심사대에 줄을 선다. 늦은 저녁인데도 길게 줄이 만
들어져 있다. 뚱순이배낭을 맨채 입국신고서를 심사대에 놓고 씨익 웃었다. ^^ 심사
대아저씨가 웃고 있는 내모습이 신기하게 보였나보다. 다들 무표정으로 휙~ 여권받
고지나가는데 계속 싱글싱글 웃고 있고있는 모습에 무뚝뚝한 얼굴이 금새 환해지면
서 사왓디캅~하고 대답을 해주신다. 출국신고서를 여권에 찰칵 찍어주시면서 뭐라고
말해주시는데 -_- 태국말이라 못알아 들었다. 나중에 다른사람에게 물어보니 `여행
잘해요~`라는 뜻이란다 ^^*

은미랑 태광이는 짐을 부쳤다고 한다. 그래서 한참 짐 찾는 곳에 가서 찾으려고 하
는데 아무리 기달려도 짐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리무진 버스가 11시면 끊긴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던것 같은데...좀 무겁지만 짐을 들고탄건 잘한일이었다고 생각
되었다 --;;; 하지만 동행자들이 짐을 못찾는 바람에 별 소용은 없었지만.... 카터
를 끌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안내대언니에게 짐이 안나온다 말해도 기다리란 말
만하고 -_-a 어느덧 전광판에는 우리 비행기이름이 없어지고 방금 도착한 비행기짐
이 도착했다는 표시가 나온다.

그 넓은 광장을 왔다갔다 한끝에, 마지막으로 짐 도난&트러블센터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_-;;; 거기서 은미와 태광이의 짐을 찾을수 있었다. 한쪽에 쌓인 짐속에서
가방을 끌어낸채 시계를 보니 11시 58분 -_-;;;;;; 으아아아아악~~~~~~

`얘들아 뛰자!!! 달려 달려`

후다다닥~~~ 전속력으로 출국장을 빠져나와 공항밖으로 나섰다. 짐찾다가 물어보니
리무진 버스가 12시가 막차라고 했기때문에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문을 열고 밖으
로 나서는 순간 숨이 턱 막히게 밀려오는 더운바람에 질려버렸다. 왜이렇게 더운거
야~~ 수많은 카터와 인파를 헤치고 공항 왼쪽편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앞에서 버스
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 에유 살았다아.

셋이서 벽을 붙잡고 헥헥 거리면서 그냥 주저앉았다. 정말 어메이징한 첫날인것 같
다. 여행내내 이러면 안될텐데.. 청바지에 땀이 줄줄줄... 완전히 젖어버렸다. 더위
와 피곤에 지쳐 긴머리도 그냥 손수건으로 대충 매고 --;; 거의 난민꼴로 앉아있으
려니 A1버스가 지나가고 A3버스가 지나가고.... 12시 4분쯤에 드디어 A2버스가 나타
난다. 상쾌한 에어콘 공기에 감격해하면서 이제서야 한시름을 놓고 방콕의 야경을
감상한다. 휘황찬란한 건물들 불빛....수많은 차량... 마치 여의도에 온기분이다.
태국을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라 여겼던 내 문화상대주의시각에 찬물을
끼얹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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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리무진 버스는 카오산으로 가는 A2외에도 여러 노선이 있습니다.  │
│ 막차는 12시(PM)이며, 가격은 70B입니다. 아저씨에게 카오산만 외쳐도│
│ 알아서 세워주신답니다. 여행 혼자 오신분이나 소수로 오신분은          │
│ 이 버스 타시는게 편하세요.. 4명이상은 택시타시고요.                      │
└────────────────────────────────┘


어느덧... 45분이 흐르고 민주기념탑을 지나...왕의 사진탑도 지나서...카오산로드
라고 하는 곳에 내렸다. 음 --a 여기가 어디지? 피자헛이 보이고 세븐일레븐이 보이
는걸 봐선 분명히 카오산로드로 들어가는 입구인것 같은데.... 길이 두갈래길로 나
뉘어져 있었는데.. 셋다 지도맹이라 어디로 들어가야할지 몰랐다...

과감히 동전 굴리기를 해서 오른쪽편 길로 들어섰다 --;; 뭐 어떻게 가다보면 나오
겠지뭐.. 한참을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걷고 있으려니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
진다. 야릿한 불빛아래...어떤 언니야가 태광일 보면서 요시시한 웃음을 짓는다.


` 이봐 --;; 태광인 고2란말야 피도 안마른 아가 꼬시지 말것이니라..` 라고 중얼대
면서 언니야 얼굴을 보는순간......허걱.....이게 게이란 거구나... 몸매도 얼굴도
미스코리아 저리가라하는 수준... 단지 어깨랑 다리가 남자라는것을 짐작하게 했다.
은미 얼굴을 보니 바짝 질린 표정이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찾아온것 싶다.



10분쯤 가다보니...홍익여행사라는 낯익은 한국글씨가 보인다 T_T 이제야 살았구나.
하지만 문이 굳게 닫혀있었고 굿모닝 태국을 보니 홍익인간이랑 홍익여행사랑은 많
이 떨어져있었다. --;; 엥 좋다 말았네.. 계속 두리번 두러번 하고있는 우리를 보던
태국 술집아가씨들이 뭘 찾냐고 물어본다. `잠잘 방을 찾고있다`고 말하니 따라오라
고 한다. 설마 --;;; 나쁜삐끼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에 따라가기로 한다.

지금은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아주 컴컴한 숙박집속으로 따라가니 중국인 왕서방이
히쭉 웃으면서 우릴 반겨준다 --;; 예감이 좋지않다. 트리풀룸을 원한다하니 물론입
죠~하고 따라 오란다. 4층으로 올라가서 방을 열어주는데..........


`으악~~~~ 이게 사람방이야 멍멍이집이야?` 바닦에 메트리스가 덜렁 깔려져있고
메케한 발냄새 비슷한게 뭉클뭉클 솟아서 방안에 감도는 아주 지저분한방이었다.
우리를 따라온 흑인총각도 기가막힌듯 입만 벌리고 있다.

하도 기가 막혀서 왕서방에게 `얼마유?`하고 물어보니....
히쭉 웃으면서 특별세일해서 500B만 달라고 한다.

`뭐뭐뭐시라? 500밧이라? 이양반이말야 우릴 뭘로 보는거야?`

기도 안차는 듯이 내가 `노우`라고 하면서 째려보니 300밧해주겠단다. 은미랑 태광
이는 짐이 무거운지 그냥여기서 자자고 하지만 --;;; 도저히 정의의 용사로 변신한
나로썬 용납할수가 없었다. 100밧이면 3000원이지만 첫날부터 바가지를 쓰고 싶진
않았다.

두 아가를 이끌고 다시 고난의 행군을 하기로 한다. --;; 왕서방은 이밤에 아무데도
자리가 없다면서 행운을 빈다라고 비웃는데 차라리 그곳에 자려면 길가에서 멍멍이
들과 자겠다. 흥! -_-;;;;



벌써 새벽 1시... 한국시간으론 새벽 3시이다. T_T 엄마~ 지금 제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요. 12시간동안 비행기타고 12kg짜리 뚱순이 가방매고 이국의 낯선 밤거리
를 정처없이 헤메는 신세가 되다니... 이건 여행이 아닌것 같에..훌쩍...

졸린 눈은 이젠 멍~~해져서 기계적으로 발걸음만 옮긴다. 도저히 힘이 빠져 못걸어
간다고 징징거리는 은미를 달래면서 태광이랑 비장의 각오로 지도책을 쳐다봤다. 가
만히 보니 카오산 뒷길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 이럴수가.. 뒷길에서 우체국쪽
으로 그리고 뉴월드 백화점 아래쪽 길로 뱅뱅뱅 --;;;;; 고지가 바로 앞인데...어떻
게 헤멜수 있을까 잠시 반성한뒤에...드디어 카오산 남쪽으로 입성한다.

길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 셋은 입을 짜악~~~~~~~~~
이게.....카오산의 불야성이구나... 시끄러운 테크노 음악이 여기저기서 귀가 찢어
지도록 울려대고...수많은 인종들이 술집에서..바에서..길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앉아
술을 마셔대고...수많은 노점들... 새벽 2시가 다되가는 시간인데.... 와~~~



정신이 나가 있다가.. 빨리 샤워하고 싶은 생각에 보이는 게스트 하우스마다 둘러보
기 시작한다. 그때 눈에 뜨인 CH1 GUEST HOUSE.. 세계로 가는 기차에서 추천을 받았
던 숙소라는걸 기억하고 셋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짐들이 산더미 처럼 쌓인 곳을 지나 카운터에 가서 트리풀룸을 물어보니 180B라고한
다. -_-V `왕서방 내가 이겼소이다`

너무나 지쳐서 이젠 발 한걸음도 못 걷는 상태지만 `May I show the room? `하고 4
층까지 기어서 올라갔다. 비록 판자대기위에 메트리스 3개가 깔려있는 방이었지만
한사람당 60B치고는 시트도 깨끗한 편이고 바로 밑 카오산로드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창이 3개나 나있어서 썩 맘에 들었다. 샤워실도 그만하면 깨끗한 편이었구..

셋다 만족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다. 이렇게 하루를 마치다니... 여행첫날
이었는데도...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난 것 같다. 일상생활과 전혀다른 타국에서의 하
룻밤... 왠지 가슴이 설렌다..


땀에 범벅이 된 몸을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뒤 셋이서 짐도 풀고 한국에서 사온 모
기향도 피우고 만발의 준비를 하고 나서 3개 창문에 하나씩 매달려 바깥을 내려다
보았다. 처음으로 보는 카오산 로드.... 그곳은 열정과 술과 자유로움이 넘치는 거
리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_-;;;; 그..렇...지...만....... 그런 낭만적인 기분도 잠시
불을 끄고 누워서 잠을 청하려고 하니 이건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음악소리가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울려오고 요란한 뚝뚝이 시동소리..
태국 폭주족 오토바이 소리.... 으아아악~~~~~~~~~~~ 살려줘 T_T

과연.... 이런 지옥속에서 잠을 청할수 있을지....
휴지를 꺼내 셋이서 귀에 틀어막고 배게를 눌러쓴채 잠을 청한다.
빨리 새벽이 왔으면...이제 3시간만 있으면 아침 6시인데 T_T 훌쩍훌쩍....

정말 어.메.이.징. 태.국 모토가 어울리는것 같다 --;; 흐흠..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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