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방콕 - 5. 걸어서 방콕돌기
- 재밌다고 해주신 분들 감솨합니다. 쪽팔펴서 안쓸까 했는데, 저처럼 정말로 완전 초보이실 몇 몇 여행자 분들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씁니다. -
7월 21일 월요일
꼴딱 밤 샜습니다.
아침입니다.
창 밖으로, 전깃줄 위로 다람쥐인지, 막 기어다닙니다.
오호~~ 진정 여기가 태국이란 말인가...
내가, 내가, 드디어 온겨...?
애들 깨우고 싶은데, 몇 번 방인지 모릅니다.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제 늦게까지 놀고 아마 자고 있을 것 같습니다.
KTF 오토로밍.... 벼락맞을... 무지무지 비싸더군요~
문자가 건당 400원입니다.
전화는 받을 때도, 걸 때도 돈이 올라가더군요. 받을 때는 1분에 890원, 걸 때는 1,570원... 허거거...
오토로밍은 sk가 훨씬 싸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핸드폰 안가져갈까 했지만, 태사랑에 자문을 구한결과, 그냥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위급상황시, 한국에서 저에게 연락이 와야 하고, 그리고, 한글로 sms 보내려면, 한국핸폰이 있어야겠더라구요. 현지에서 폰 사거나, 랜탈하면, 영문으로밖에 sms 못보내잖아요~~
딴 친구들은 sk오토로밍 했는데, 이상하게 핸폰 잘 안된다는 애들 많더군요. 모토로라 폰이었던가... 저는 애니콜 고아라폰이었는데, 무쟈게 잘 됐습니다.
9시가 넘자, 애들이 일어났습니다.
밥 먹으러 가잡니다.
태국책에서 봤던, 나이쏘이 소고기쌀국수집이 바로 옆집이더군요.
흠... 생각했던 것 보다 허름합니다. 노점과 별로 다를 게 없네...
근데...
이게 뭐꼬~~~~!
쌀국수가 나왔는데, 양이.... 양이..... 너무너무 적습니다.
어쩐지... 왜 태국사람들이 작고, 여자애들이 그리 말랐나 했더니, 밥을 일케 쬐금 먹으니 그렇구만....
밥을 한공기 시켰는데, 일명, 불면 날아가는 그런 쌀입니다.
꼭 옛날에 울 나라 수해났을 때, 북한에서 도와준답시고, 보내줬던 쌀, 그거 같습니다. 맛도 없고, 찰기도 전혀 없는...
(.... 여기서 저의 연륜이 나오져... 이 쌀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다 30대이상이겠죠? ^^.... )
그래도 이거 꼭 넣어서 말아먹어야 합니다.
양도 적지만, 제 입맛에는 너무 짜더라구요~
밥을 넣으니까, 좀 덜 짜져서....
그리고 물을 시킵니다. 근데.... 컵에 얼음이랑 갖다줍니다.
더운 나라니까....
근데....? 얼려? 여기는 물 먹는데도 다 빨대로 먹는가 봅니다.
몽땅 빨대가 꽂혀있습니다.
참 사소한 것에서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H군이 어디 가고 싶냐고 하는데, 뭐 아는게 있어야지...
아무 생각 없습니다.
그냥 너네 가는데 그냥 조용히 쫓아갈께~~~ ^^;;;
그 때부터 걷기가 시작됐습니다.
제 이삿짐 같은 가방 안에는 신발이 5켤레나 들어있었는데, 그 중에 굽이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키가 작은 관계로 첫날이니 만큼 나름 멋을 내고 싶었는지, 그 6센티 슬리퍼를 신고, 그 때부터 방콕을 걸어서, 걸어서....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날은 솔직히 쫓아다니는데, 내가 어딜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다시 방콕왔을 때, 내가 어디 갔었구나.... 그 때 알았죠~
싸남루앙 광장이랑, 무슨 박물관은 입장료 있어서, 안들어가고, 한바퀴 돌다가, 다시 시내버스 탔습니다.
14밧짜리 에어컨 버스~ 느므느므 행복합니다.
만원의 행복이 아니라, [14밧의 행복] 입니다.
C군, 그냥 이 버스타고, 시티투어 하잡니다. ^^ 콜~~~
태국버스는 아직도 버스안내양이 있었습니다.
양철통을 들고 다님서, 돈 받고, 버스표를 살짝쿵 찢어서 주는데, 그 솜씨가 역시, 프로입니다.
시내로 갔더니, 태국도 교통체증이 아주 심하더군요.
근데, 소음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합니다. 아마, 뚝뚝이나, 차량 상태가 안좋아서 그런가... 소음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택시들은, 완전히 츄파츕스입니다~~ ㅋㅎㅎㅎ
핫핑크, 보라, 빨강, 초록, 줄무늬~~ 눈에 띌라고 그런건가?
우리나라 택시들은 흰색, 회색, 검정인데, 여기는 정말 칼라풀 하네요~~
그렇게 거리를 구경하던 중 정말 신기했던 것 하나,
오토바이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아이들을 태우고 다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으면, 헬맷이 하나면, 아이를 씌워주고, 아빠는 그냥 갈텐데,
여기는 아빠는 핼멧쓰고, 애는 맨 머리 입니다.
첨엔... 어머,어머~~ 애 다치면 어쩌려구~~~ 그냥 이랬습니다.
근데,
또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엔, 애를 두 명 태웠습니다.
근데, 핼멧은 두개입니다. 그렇다면?
희한합니다. 아빠 하나 쓰고, 아이 둘 중 큰 애만 핼멧을 씌우고, 작은 애는 또 그냥 맨 머리 입니다.
핼멧을 연장자 순으로 쓰는건가....?
정말 희한한 광경이었습니다. 아직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군요... -_-a...
여자들은 오토바이 타는 수준이 거의 묘기입니다.
치마입고, 옆으로 앉아서 남자 허리도 잡지 않고, 그냥 갑니다.
뒤에 앉아서, 음료수도 마시고, 거울보며 화장도 고치네요~~ -_-;;;
저걸, 우리나라 여자들 지하철 안에서 화장하는 거랑 비교할 수 있을라나...?
씨얌스퀘어인가, 시내에 도착했습니다.
헐~ 울 나라보다 더 좋습니다. 이 나라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길거리 육교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있군요~
그리고....... 무지 빠릅니다.
울 나라 사람들 좋아할 것 같습니다. 성격급한 한국사람들인데, 우리나라 에스컬레이터 이렇게 빠르면 좋아할텐데, 싶지만, 전 오히려 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 빠르면 이거 사고도 많이 날 것 같은데....
그런 얘기는 잘 안나오나 봅니다.
이 더운 나라에서 민 소매 옷이나, 핫 팬츠, 헐벗고 다니고 있으면 외국인이고, 긴 청바지에, 긴 소매 옷, 양말까지 신고 있으면 태국사람이더군요.
살 타는 걸 싫어하는 것 같은데, 안 덥나...?
어떤 커리어우먼은 우리나라 춘추복 같은 양장을 입고 다니더군요.
보기만 해도.... 턱,턱 숨이 막힐만큼 더워보이는데, 땀 한방울 안흘립니다.
아마...체질이 우리랑 좀 다른가 보네요.
아침에 자느라 입었던 핫팬츠랑 민소매 차림으로 시내를 나오니, 좀 창피합니다. 태국 사람들도 옷 쫙 빼 입고, 쇼핑몰 돌아다니는데, 나는 자다나온 꼴을 하고 있으려니, 민망함이 에고에고....
지하 푸드코트에서 밥 먹었습니다.
제가 자리 지키고 애들이 밥을 시켜왔습니다. 어짜피 저는 뭐 파는지도 모르고, 말도 못하고...
이상하게.... 하루종일 뭐를 안먹어도 배가 안고픕니다.
잠도 안오고, 배도 안고프고...
감각이 정지했나?
밥을 먹고, 돌아서 나오는데, 헙... H군이, 밥사먹은 캐쉬카드를 테이블에 놓고 나왔답니다. 것도 두 장인데...
다시 돌아갔는데, 흐미~~ 그 짧은 새에 벌써 테이블을 치우고 다른 손님이 앉아있습니다.
거기서 사람 불러서, 얘기를 하는데, 매니저인듯한 여자가 왔습니다.
H군이 얘기하는데, 뭔가 잘 안됩니다.
돈이 걸려있는 문제잖아~!
갑자기 저 목소리가 커지면서, 입을 열었습니다.
"before 2 minutes ! two money card! on the table! "
바로, 테이블 청소했던 알바 두 명 데리고 옵니다. 갸들이 가지고 있더군요. 바로 찾았습니다.
H군, 황당해 합니다.
이게 30대의 힘이지.... 암... 돈 문제에선 말 안통하는 나라에서도, 눈 반짝이면서 바로 달겨들지~~ ㅋㅎㅎㅎㅎ
밧으로 돈이 달라도 뭐 계산할 때는 바로 암산으로 확,확 돌아가는 머리~
암만 술이 취해도 암산 하나는 끝내주는 게,
바로 저의 장점 중 하나죠~ ^.^
하루종일 그렇게 걷고, 또 걷고 하면서 돌아다녔습니다.
H군에게 미안한데, 어디어디 다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설명해줬는데도 다 기억을 못합니다.
제 머릿속에는 자가발전 하는 지우개가 있습니다....
해진 다음에는 룸피니 공원에 갔는데,
여기 정말 좋더라구요~
근처 호텔에 묵는 외국인들인지, 저녁에 조깅을 하는데, 그 모습도 멋지고, 정말 방콕의 센트럴파크라고 할만 합니다.
풍경이 정말 멋졌어요.
해가 떨어지니까, 그다지 덥지도 않고,
그렇게 공원 벤치에 앉아서 잠시 시간을 보냈답니다.
룸피니 공원 근처에서 숙박 하시는 분들은, 정말 꼭 아침일찍이나, 저녁 한 8시 넘어서, 공원 산책이나, 조깅 한번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