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10일차 (태국- 꼬싸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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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10일차 (태국- 꼬싸무이)

광팔이 0 997
2002년 9월 21일(토)

한국은 이날이 추석이다. 다들 이날 성묘들 가고 할 것이다. 여기서는 이날밤 풀문파티가 벌어진다. 밤새 술마시고, 춤추고, 마약도 하고...
똑같은 날이지만, 우리나라와 태국은 벌어지는 일이 정 반대다.

우리 일행은 이날 Sail Rock으로 가서 다이빙 실습을 하고, 인정증을 받게 된다. 전날 역동적인 나이트 라이프에 심취해서,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숙소로 돌아와서, 짧은 시간이나마 수면을 취했더니, 나름대로 개운하다.

아쉽게도, CD 라이터기가 고장나서, 내가 다이빙 하는 모습은 찍을 수가 없게 됐다. 정말 아쉬웠다. 내가 가지고온 일회용 수중 카메라는 7m 까지 밖에 쓸 수가 없기 때문에 30m 이상 내려가는 깊이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장비를 픽업차에 싣고, 빅부다 옆에 있는 선착장으로 향했다. 우리는 다이브 인딥에서 나온 팀들과 함께 호보야 보트를 타고 간다.
전날 차웽비치에서 만났던 다카하시를 만났다. 그는 이날 일본인 손님들을 인솔할 것이다. 이날 탄 배가, 작년에 탔던 배보다 훨씬 크다. 그 대신 속도는 더 느리다. 작년에는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갔는데, 이날은 스노클링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전부 다이버들 뿐이다.

전날 충분히 안자서, 다소 피곤했지만, 크게 문제될건 없었다.
이날 나는 Deep Diving, Mutilevel Diving을 할 것이다.
배타고 거의 두시간 정도 가니까 Sail Rock이 나왔다. 특별한 건 없고, 바다위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우뚝 서 있는데, 그것이 Sail Rock이다.
주위 풍경은 낭유안 보다는 못한것 같다. 물도 낭유안 처럼 투명하고 맑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해바다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깨끗하고, 푸르다.

이날은 파도가 제법 센편이어서, 배가 좌우로 많이 흔들렸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배멀미 할 수도 있겠다.

오전 다이빙은 Deep Diving 이었다. 나는 마스터 승문씨하고, 버디를 이뤄서 입수했다. Sunya 강사가 밑으로 잘 안내려 갈때는 몸을 밑으로 향하게 하고, 킥질을 하라고 했다. 그러면 밑으로 잘 내려갈 것이라고...
또 처음에 들어갈때는 부력 조절에 애를 먹더라도, 제대로 감만 잡으면 괜찮으니까 당황하지 말라고 했다. 이날 파도가 많이 쳐서, 물도 제법 먹었다.

처음에 입수할때는 BCD의 공기를 다빼고도, 밑으로 잘 안내려 가고, 자꾸 떠오르기를 반복했지만, 호흡 조절을 잘 해주면서, 몸을 밑으로 향하게 한후 킥질을 하니까, 잠수에 성공했다. 계속 내려가서 32m까지 들어갔다.
물고기의 종류가 작년보다 더 많아보였다. 아름다운 산호들, 산호속에 숨어 있는 갑각류들, 불가사리들...  밑에 큰 덩어리 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이 Sail Rock이다.  밑에 끝가지 아주 깊숙하게 쳐박혀 있다.  올라올때는 천천히 안전 정지를 해가면서, 올라와야 한다. 공기가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당황해서, 서두르면 안된다. 50 이하로 공기가 떨어져도 20분 정도는 다이빙 더 할 수 있다.

이날은 딥다이빙이기 때문에 작년보다 공기가 더 빨리 소모된다. 32m 깊이 까지 들어갔기 때문에, 귀도 제법 아프다. 물론 코풀어서 귀트기 하면 되지만...
갑자기 돌발사고가 생겼다. 내가 갑자기, 실수로 레귤레이터를 입에서 놓쳐버린 것이다. 그래서 물을 왕창 먹었다. 황급히 레귤레이터를 다시 입에 물어서 위기를 벗어났다. 어떤 경우에도 레귤레이터를 입에서 빠뜨려선 안된다. 그거 빠뜨리면 정말 큰일난다. 하다못해 토하고 싶어도 레귤레이터 입에 물고 해야 한다. 그러고서 레귤레이터 스위치를 눌러서 공기를 나오게 하면 깨끗하게 없어진다.

배위로 올라와서, 마구 토했다. 또 어지러웠다. 강사가 정 힘들면 오후 다이빙 억지로 하지 말라고 했다. 또 배가 마구 흔들리니까, 계속 몸이 안좋아지는 듯 했다. 멀미도 났다 .  밥먹을때도 배가 이리 저리 흔들려서, 밥을 흘렸다.
전날 충분히 안자고, 밤에 여기저기 싸돌아 다닌게 화근이었다

하지만,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를 할수는 없었다. 배위에서 점심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셔주고, 화장실가서 쌀거 다싸주고, 1시간 정도 가만히 앉아서 쉬니까 몸이 괜찮아 졌다. 정말 다행이었다.

두주불사는 아예 그 후유증 때문에 다이빙을 아얘 포기해버렸다. 물에 들어가니까 호흡조절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돼서, 결국은 그냥 바로 나와야 했다.
그래서 다이빙은 강선생님 혼자서만 했다.

원래 깊은데가서 다이빙 가기 전날에는 충분히 쉬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젊다고 객기부린 것이 문제였다.

나는 그래도 밥먹고, 물 충분히 마시고, 토할거 다 하고, 쌀거 다 싸주고 나니까, 컨디션이 좋아져서 다행이었다. 오후 다이빙때는 오전 보다 더 잘되었다.
부력조절도 아까보다 잘됐고, 물에서 이동할때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오후에는 25m 까지 들어갔다. 오후에는 차분하게, 릴렉스하게 다이빙을 즐기면서, 바닷속 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날, 이 순간을 위해 1년을 기다렸고, 공사장에 나가서 고생고생 했던것 아닌가. 열심히 일한 당신 즐겨라...
컨디션이 좋아진 상태에서 다이빙 하니까,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전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정신력으로 이겨내서, 이날의 다이빙을 모두 마친 나는 강사님한테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Advanced Openwater Diver 증을 받았다.
일단은 임시자격증을 받고, 정식 인정증(카드로 되것)은 1달 후에 집으로 송부된다. 

하지만 아쉬웟던 것은, 이날 고래를 보지 못했다는 것, 또 하나는 내가 다이빙 하는 모습과, 바닷속 풍경을 사진 찍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음에 다이빙 할때는 꼭 그걸 해볼 것이다. 또 고래나 상어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Sunya 강사가 좋은 다이버가 되고 싶으면, 술과 담배를 가급적 멀리하고,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또 영어는 필수다. 전날처럼 나이트에 도장찍지 말라고 한다.  다이빙 전날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기 체력을 너무 믿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억지로 다이빙을 했다가는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한다.  큰 탈없이 무사히 코스를 마쳐서 천만 다행이란다.

다음부터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끔, 몸관리 잘하고, 충분히 자둬야 겠다. 다이빙 할때는 말이다.
어쨋거나 인정증 받으니까 기분 좋다.

두주불사는 다이빙 실습을 못했기 때문에, 인정증을 받으려면, 임시 증 가지고 가서, 한국에서든 어디에서든 다이빙 실습을 받아야 정식 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두주불사는 그런거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냥 경험 삼아 해본것이었고, 자긴 별로 다이빙에 관심을 안두기 때문에, 그딴건 별 신경도 안쓴다.
오직 자기가 좋아하는건 술과 여자, 나이트 라이프면 된단다.
또 이런데 와서 직접 즐기는것 보다 분위기를 보면서 구경하는게 더 좋다고 한다. 역시 못말리는 형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끝나고 나니까 좀 허무하긴 하다. 좌우간 이날의 경험을 거울 삼아 다음 부터는 몸관리 잘하고, 안전수칙을 꼭 지켜서, 좋은 다이버가 되고 싶다.

헬로우로 돌아오니까, 싱가포르에 갔던 매덕스가 거기로 전화를 했다.
모레 월요일 저녁때, kl의 푸두 호스텔에서 만나자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서 핫야이까지 오는 방법과 버스 편까지 다 알려줬다. 다시 kl에서 만나서 같이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 친구는 싱가포르에 가서 지난 6월달에 연수 갔을때 만났던 친구들하고 잼있게 놀았단다. 

푸켓은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핫야이로 가서 거기서 kl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이날밤에 풀문가서 놀고, 그 다음날 아침에  일찍 나가서 하루종일 빡시게 움직여야 하는 일정이다.

우리는 다음날 아침일찍 여기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이거저거 침 챙기고, 계산안한 것들 다 치르고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눈도 못붙였다.
여기서 10시 30분에 떠나는 배를 타고 꼬팡안으로 가야 한다.
싸무이에서 꼬팡안 까지 가는 왕복 보트는 350밧 이다.
배는 헬로우 바로 앞에 있는 조그만 보트 선착장에서 떠난다.
풀문파티 갈 사람들이 거의다 이리로 몰려든다.

풀문 파티는 매월 보름달이 뜨는 날에, 하는 파티로, 거의 대부분 서양애들끼리 논다.  꼬팡안에서만 하는 파틴데, 차웽의 나이트가 해변가로 옮겨졌다고 보면 된다. 9시경에 같이 가기로 한 동빈이형이 헬로우로 왔다.

이번에 타고가는 배는  아까 다이빙 갈때 탔던 배하고는 비교가 안될 만큼 작다. 한 2,30명 정도 탈수 있나?
작년에 스노클링 팀들하고 다이빙갈때 탓던 배하고 크기가 똑같다.
미리 줄서 있던 서양애들이 안쪽에 좋은 자리 다 차지해서, 나만 좌석에 겨우 앉고, 두주불사와 동빈이형은 아예 난간 잡고 매달려서 간다.
파도가 제법 세서 물이 다 튄다.
  어두운 바다를 달리던, 보트는 30분만에 꼬팡안에 다다른다. 꼬팡안 해변가에 보면, 싸이키 조명이 돌아가고, 그게 반사돼서 하늘에까지, 바다에 까지 비친다.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여기서 또 사고가 난다. 이넘들이 보트를 제대로 안대놔서, 사람들을 뱃머리에서 뛰어내리게 한다. 나도 뛰어 내릴때 발목에 약간의 충격이 가해졌다. 그런데, 두주불사가  뛰어내리는 순간, 뭔가에 엄지 발가락을 찔려서, 피가 철철 나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질라고 한다.

나하고 동빈이형이 두주불사를 부축해서, 해변가의 벤치로 옮겨서 눞힌다음, 가지고 있던 휴지로 일단 지혈을 하고, 동빈이형이 급히 약국으로 달려가서 소독약하고, 붕대, 헝겊 사가지고 와서, 두주불사를 치료해줬다.
갑자기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사고 였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 이상 없는데, 왜 두주불사만 그런걸 당했을까...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뱃머리 위에서 바닷가로 사람들을 뛰어내리게 한건 위험한 일이다. 보통 배를 대놓으면, 다들 배 뒤에 타는 출입구로 사람들을 태우고, 내리게 해야 하는데, 이 자식들은 배를 돌려서 대기가 귀찮으니까, 그냥 뱃머리위로 뛰어 내리게 한 것이다.
해변가에는  자갈 돌들도 있고, 부서진 조개들의 파편도 있고, 더구나 어두운 밤이면 뭔가 위험한 물체가 바닥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을 뛰어 내리게 하는건 이해 할 수가 없다. 다들 안전 불감증에 걸린 자들 같다.

여기는 다른 데 처럼 부두가 없고, 전부 해변가에 사람들을 내려주기 때문에 보트가 얕은데까지 못들어와서 나갈때도, 사람들이 보트가 있는데까지 옷 다젖어가면서 걸어나가야 한다. 풀문 파티때 꼬팡안 갈사람들은 반드시 젖어도 되는 옷, 수영복을 입고 가기 바란다. 배에서는 파도가 심해서, 물 다 튀겨서 옷 버리고, 섬에 들어갈때와 나올때는 바닷물에 젖어서 옷버린다.

두주불사는 잠시 의식을 잃었다가, 30분후에 다 깨어났다. 조금만  더 늦게 치료 했어도 큰일 날뻔 했다. 발가락이 아프기 때문에, 당분간 움직일수가 없을 것이어서, 다음날 kl 가는건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기운을 차린 두주불사는 자기는 괜찮다고, 무조건 가자고 한다.
동빈이형이 그런 상처는 며칠 푹 쉬면서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당장 떠나지 말고, 당분간 꼬 사무이에 머물러야 한다고 극구 만류했지만, 동빈이형은 언제 다쳤냐는듯,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정말 무대뽀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이다. 

두주불사의 부상으로 풀문파티를 제대로 즐겨보지 못하고, 우리 일행은 꼬팡안에서 나와야 했다.

하지만, 대충 해변가에서 살펴보니까, 그렇게 기대만큼 재미있는 축제는 아닌듯 하다. 그냥 차웽의 나이트가 해변가에 펼쳐진 것 뿐이다. 주위에서 미친사람들 처럼 뛰어 다니는 서양애들,  술먹고 비틀비틀 거리는 사람들, 해변가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커플들,  마리화나 피는 사람들...

해변가가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한 분위기, 나쁘게 말하면 개판이다.
이번 사건 때문에, 풀문은 다시 가고 싶지가 않다. 이번 사건 때문에, 태국이 개발도상국이라는게 다시 한번 느껴졌다.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다.

나올때는 보트가 있는데 까지, 한참 걸어가는데, 파도가 쳐서, 바지 다 젖고, 배타고 올때도, 물 다 맞아서,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가 돼서 돌아왔다.

동빈이형하고는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면서, 한국오거든 연락하라고 하고, 헤어졌다. 동빈이 형이 잘 치료해서, 두주불사가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잘못하면 쇼크사 할 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날도 잘놀다가, 막판에 사고가 나서 찜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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