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의 첫 태국 자유여행기 - 캐서민의 라운지 이용기
안녕하세요 ^^
전 21살 남자구요 대학교 2학년입니다
전 6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어머니와 둘이서 태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루트는 방콕 - 피피 - 푸켓 - 방콕 - 씨엠립(앙코르유적) - 방콕입니다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부족한 글솜씨지만 여행일기를 작성해봅니다
시험을 끝내고 집에 곧장 달려가니 11시였다
비행기 출발이 5시 20분이니 3시 20분까지 공항에 도착하려고 하니 집에서는 대략 2시엔 출발해야 했다
출발 당일에 준비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한 모든 물품(ex. 옷가지, 세면도구 등)은 아직 준비를 안한 터라 11시부터 2시까지의 3시간을 빡빡하게 써서 결국 2시에 나올 수 있었다;;
집 근처의 609번 공항버스 개포동 역에서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서 로밍을 하고 여행자 보험을 든 뒤 티켓팅을 하고 면세 구역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집에서 점심을 안 먹고 온 것이 기억났다 ㅠㅠ
주린 배를 부여잡고 공항내의 음식점을 돌아다녀보았지만 음식의 가격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공항 음식가격 책정자는 같은 물건이라도 비싼 가격에 내놓으면 싼 가격이었을 때보다 더 잘 팔리는 한국인의 습성이 외국인들에게도 먹힐 거라 생각했나보다
물론 나한테는 안 먹힌다
그렇지만 기내식을 먹기 전까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있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어느 일식집에 들어가서 가격 대비 양이 가장 훌륭해 보이는 초밥 세트를 시켰다
15000원, 이 돈이면 회전초밥 뷔페 가서 40개는 먹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고작 10개 정도의 초밥 밖에 먹을 수 없었다 흐엉흐엉
그나마 이마저도 어머니와 둘이 나누어 먹었기에 심리적 공복감은 더했다.
이래도 시간이 남았길래 면세점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롯데 주류 코너에서 평소 관심 있던 앱솔루트 보드카 오리지널(15달러)과 글렌피딕 12년산(36달러)을 구입해서 어머니와 한 병씩 일단 나누어 가졌다
여행 가는데 이런 무거운 짐을 더 늘려서는 안 되는 법이지만 남대문 주류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싸기 때문에 좀 힘들어도 산 것이다
(하지만 이 판단은 여행을 간 뒤에 완전 뻘짓으로 판명된다. 캄보디아 씨엠립의 어느 보통 할인마트에서 앱솔루트 보드카를 8달러, 글렌피딕을 22달러에 팔았기 때문이다... 술 살 분들은 참고하도록)
면세점을 둘러봐도 시간이 남길래 티켓팅 할 때 직원이 주던 라운지이용권을 가지고 대한항공 라운지로 가봤다
어머니만 비즈니스 석이고 나는 이코노믹이기 때문에 어머니 꺼 한 장 밖에 안줬다
라운지에도 어머니밖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착한 직원이 나도 들여보내줬다 히히
라운지에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던 나는 라운지는 단순히 푹신한 의자가 놓여있어서 편히 쉬는 곳으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그곳은 천국 이었다
내부의 샐러드바의 모습은 대략 이러하다
편안한 휴식처는 물론이고 간단한 음식(이라곤 하지만 식사, 음료, 디저트)과 주류, 심지어 칵테일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이걸 진작 알았으면 아까 15000짜리 초밥 안 사먹는 건데... 윽
심지어 내가 무지 무지 좋아하는 맥주인 아사히 수퍼 드라이와 하이네켄도 있었다;;
아까 공항 매점에서 보니깐 이것들은 각각 6000원에 팔리고 있더라
그렇지만 여기선 냉장고에 그득그득 쌓여서 공짜로 마실 수 있었다 ㅡㅡ+
생각 같아선 몇 캔이고 마시고 싶지만 비행기에서 쉬야 마려울까봐 참았다
간단히 샐러드로 안주를 했다
본인의 모습이다.. 보는 분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약간의 처리.. 를 했다
어머니이시다
비행기 타는 건 나중으로 미루고 여기서 1박하고 다음날에 떠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났다...
안녕.. 라운지..
내 생애에 너를 다시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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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같이 비행기에 탔지만 어머니는 비즈니스, 나는 이코노미로 자리가 다르기 때문에 갈라졌다
러시아 승무원이 어머니를 비즈니스로 안내하는 모습이 마치 염라대왕에게 천국행 판결을 받은 사람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 같았다.
물론 나는 닭장 같은 이코노미 좌석으로 끌려가는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남루한 좌석에 거처를 정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조금 기다리니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한다
작은 비행기라 그런지 탑승구에서 활주로 까지 이동할 때 재빠르다
아니면 러시아 조종사분이 과속운전을 좋아하시는지도 모른다
5시 20분 비행기였는데 6시 30분이 돼서야 출발하는군;;
블라디보스톡은 기내식이 꽤 잘 나온다고 하는데 정말이었다 낄낄
작년에 일본 갈 때 탄 JAL의 음식보다 훨 맛있고 양(이게 중요)도 많았다.
전반적인 모습
개봉후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고기가 큼지막해서 씹는 맛이 죽였다.. 근데 광우병 소고기는 아니겠지? ㅡㅡ;;
더군다나 소고기 덮밥에 들어있는 청경채의 아삭함이 제대로였다
소(牛)다... 입안에서 소가 뛰어놀고 있어!! 소와 밥, 청경채가 한테 어우러져 춤을 추는구나
美味!!(요리왕 비룡 심사관 버전)
음식은 소고기와 씨푸드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내가 먹은 고기는 소고기 덮밥 이었다
고로 씨푸드를 고르면 해산물 덮밥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얘네들은 술을 안준다는 것이다;;
JAL 탈때는 아사히 수퍼드라이에 에비스가 공짜였지만 얘네들은 술 자체가 없다
나쁜 녀석들.. 보드카라도 주지
술 대신에 마신 토마토 주스는 분명 무가당(토마토의 천연적인 당분에 설탕을 가하지 않았음)이 아니고 무당임이 틀림없다.
전혀 단맛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무지 썼기 때문이다
대학교 MT 가서 마시는 김치 국물, 고추장, 케첩, 식초, 맥주, 소주, 계란을 섞어 만든 벌주가 더 맛있게 느껴질 정도로 맛이 환상인 토마토 주스였다
바로 이것이 문제의 토마토 주스이다
이런게 러시아애들 취향인가? 아니면 러시아 토마토는 원래 그런가? 미스테리다
한 입 마시니 이미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편도 여행을 가서 말뚝을 박고 돌아올 생각을 안했다
비행기 창문 열고 밖에 쏟아 버리고 싶었지만 창문을 깼다간 하이잭킹으로 오해받을까봐 참고
한국과 러시아의 나라간 평화를 위해서 내 위장을 조금 희생하기로 했다
남자답게 스트레이트로 원샷!!
여러분, 애국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토마토 주스를 식도에 깔대기 대고 꾸역꾸역 붓고 있는 도중 어머니에게서 전갈이 왔다
어머니가 비즈니스에서 밥 먹고 받으신 후식을 가지고 오신 것이다
그것은 딱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작은 케잌들이었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그곳은 승무원들이 귀찮을 정도로 음식을 갖다 바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술(와인)까지 준단다.. 거기에 안주하라고 치즈랑 과일까지 ㅡㅡ
얘들아 차별이 너무 심하구나 으앙 ㅜㅜ
그래 얼마면 되니? 얼마면 돼?.... 는 훼이크고 돈 없는 나는 여기 있어야겠다 ㅎㅎ
밥을 먹고 잠을 청했지만 다리 뻗기도 불편한 닭장에서 잠이 올 리가 없다
마치 일제 치하의 독립투사들이 받았던 작은 공간에 갖히는 고문을 현대에 겪어보는 일일투어 같다
음...?!! 이것이 블라디보스톡 항공이 가지고 있었던 깊은 뜻이었단 말인가?
일부러 고난을 겪게 하여 자신을 겸허히 하고 독립투사를 기리게 하는 것이?
나는 그것도 모르고 토마토 주스에 대한 불평이나 하고 있었으니.. 정말 미안하다
여튼 헛생각이나 해대는 나를 태우고도 비행기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해서 결국 방콕 쑤반나품 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오늘의 요약
1. 친구를 믿지 말자
2.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으면 공항에서 음식을 사먹지 않는것이 좋다
3. 땡처리 항공권은 출발일에 임박해서 사면 운 좋게 이코노미와 같은 값에 비즈니스에 걸릴수도 있다(과신 금물)
4. 블라디보스톡 기내식 맛있다
5. 하지만 토마토 주스는 먹지 말자
to be continued....
휴... 글쓰는게 생각보다 힘드네요;;
다음글은 카오산 초짜가 새벽에 방 잡는거랑 왕궁 관람, 삔까오, 피피로 버스를 이용해서 가는 것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