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의 아쉬움을 씻어준 두번째 방콕<나를 매혹시키는 도시 방콕>
라차다에서 카오산에 오자마자.. 우리는 짐을 싸고... 공항에 갔다.
카운터가 열리길 기다렸다가 티켓팅을 하고, 들어가 우리는 뭔가를 먹기로 했다.
신라면 냄새가 나는거 같지 않아?
한국 음식 파는 곳이 있네?
- 마카오에서도 그랬다.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오는 배 안에서 우리는 미세하게 신라면의 존재를 느꼈다. 배 안에서... 그것도 마카오 배안에서 신라면을 팔거라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신라면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뜨거운 물을 붓고, 자리로 가져오며, 갑자기 흔들리는 배때문에 라면과 함께 천장으로 솟아오를뻔 했지만...배안에서 먹는 신라면은 참으로 깊은 위로가 되었었다..-
우리는 신라면 작은 사이즈 2개와 모듬김밥 1인분, 물 1병을 주문했다.
500밧??
엄청 놀랐다. 라면 2개에 총 10개쯤 들어있는 김밥이 500밧이라고?
그치만 감사하며 먹었다. 탑승하면... 기내식에 손도 못댈것이기 때문에.. 대만에서 경유를 해야하므로... 어쩌면 오늘 하루종일 굶어야할지도 모르기때문이다.
근데 라면 맛이 뭔가가 좀 달랐다. 우리가 먹던 그 맛이 아닌..
수출용 라면은 뭔가 다른가??
김밥도 느끼하면서 좀 그랬다. 현지인들이 흉내낸 맛이라 그런가?
밥을 먹고.... 탑승을 했다. 만석이라.. 우리 둘은 아예 서로 떨어져 가야한다고 했다. 난 맨 앞... 쑥은 거의 뒤..
나는 비행기에 타자 마자 기절을 했다. 기내식도 못먹고.. 아니 안먹고...
옆의 아저씨가 이상하게 쳐다본다. 큰 가방에 쿠션 커버만 잔뜩 담아가지고 탄 모습이 이상한가?
아니 좀 추리하긴 했지 ㅋㅋ
쑥과 나는 인천에 도착해서.... 다짐했다.
" 우리 지겨운 회사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다니자... 열심히 돈 벌어서... 방콕에 또 가자..."
" 그래.. 이제 그만둔다는 얘기 안할래... 열심히 일하고... 가을이랑 크리스마스때 또 가서 그땐 더더욱 재미있게 놀자"
" 아... 근데 10일동안 놀았더니... 출근하기 진~~~짜 싫다..."
" 나두..ㅠㅠ"
우울한 마음을 뒤로 한채... 우리는 각자의 버스를 타고 헤어졌다.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웬지 낯설다. 내가 언제 여행을 다녀왔나 싶기도 하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자려고 했지만 잘수가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어떻게 사는게 행복할까.... 이제 그만둔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소리 그만두고 전념할까... 집에 가서 뭘 먹을까...김치찌개 해달라고 할까...화는 풀렸을까... 아빠가 정말 차를 수세미로 문질렀을까... 그리고 내일 출근을 어찌해야할까... 하는 별의별 생각 들..
쑥과 나 모두..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빨리 시집 안가냐고 닥달을 당하는 처지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아닌척 하지만 마음속 깊이 느끼던 조바심과 불안감을 떨쳐버렸다.
엄마와 친구들한테 이 느낌을 말했더니 "바람이 단단히 들었다"고 한다.
너무너무 아쉽다..
방콕이 이리 좋은걸............ 왜 이제야 알게 됬을까?
그동안 방콕을 여행할 여러번의 기회를 다 날리고...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너무너무 아쉽다.
마음같아서는 한달쯤 와서 푹 쉬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원없이 있다가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나를 매혹시키는 도시 방콕...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더더욱 매력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12월 크리스마스에 다시 보자! 방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