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STORY. GO FOR LYF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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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여행 STORY. GO FOR LYFE2

민서기 5 1123

당황할 기색도 없이, 어찌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나를 덮치더니,

한 몸이 된 우리는 이제까지 맛 보지 못한 엄청난 속도로 미끄럼을 타 내려갔다.

서로를 처다 보며 얼마나 웃고 탄성을 질렀는지 모르겠다.

물 속으로 내동내이 쳐지고, 무슨 말을 꺼낼까 고민 끝에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라고 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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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엉뚱한 나의 말에 그 역시 엄청난 대답을 건내 주었다.

“ no! i'm korean~~ ! where are you from? "

듣기에 약한 내가 코리언을 캐치했다. 한국인이었다.

나 말고 한국인이 또 있었다니! 그 것도 노인 분께서 말이다.

기쁨이 가득한 우리 꼬마들은 자리를 옮겨 조국의 소식과 서로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예? 혼자서 배낭여행을요?

너무 무례한 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오버를 하며 놀랐다.

“아이고` 역시나 너무 놀라시네요. 혼자 왔어요 정말~ 여기도, 그리고 태국도요 ”

“실례하지만 연세는 어떻게 되나요? ”

“61 세입니다! 만으로 60, 생일이 안 지났으니 59세! 아직 50대죠!? ”

맞장구를 쳐야 했다. 아무리 봐도 한 갑에 가까운 연배로 보이지 않았다. 웃으실 때의 눈가 주름이 세월을 느끼게 했지만, 천진난만한 미소와 순수함이 넘치는 눈동자를 보면 그러했다. 몸도 비쩍 말라 부실해 보이긴 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과 생기 넘치는 표정은 60대라는 사실을 자꾸만 거부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존대까지 해 주시는 모습에서 그 분의 높은 인격까지 느낄 수 있었다.

말씀을 놓기로 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 자네가 눈치나 보고 있던 이 노인네한테 용기를 줬어~ 하하~ 한 이백 번은 탔나? ”

당당하게 대답했다.

“ 아뇨~~ 정확히 102 번째 탔습니다. 저기 지나가는 꼬마 애 있죠? 제가 저보다 더 탔을 거에요 ”

“ 하하! 나는 몸이 안 따라져서 50번도 체 못 탔어. 이럴 땐 늙은 게 서러워~”

“ 우와~ 50번이면 대단하신 거에요. 너무 부럽습니다. 혼자서 배낭여행을 오셨다는 것도

그렇고요.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이내 대답하셨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시간도 늦었는데 한 두어번 더 타고 가자고. 그냥 가자니

늙은이가 후회할 거 같아 “

어쩜 이리 궁합이 잘 맞는 걸까! 그냥 가자고 하셨다면 나는 남아서 더 타고 가겠다고 하려했기 때문이다.

무리하는 것도 안 좋지만 미련이 남아서도 절대 안 되는 법이다.

102, 103 , 104... 무리하는 걸까?

선생님의 숙소도 나와 같은 곳이었다.

배낭여행의 베이스 캠프! 여행자들의 천국, 자유와 열정, 사랑과 우정, 태국속의 세계, 젊음과 낭만, 춤과 맥주, 그리고... .... 분실과 습득, 바가지가 가득한 곳!

바로 방람푸! 카오산이다!

숙박비도 저렴하고, 여행 정보, 다양한 먹거리, 전 세계 사람들로 가득한 이 곳에서 다만 유감이 있다면, 전 세계 사람이라고 치기엔 너무나 서양사람들로만 가득하다는 거다. 일본과 우리나라, 간혹 중국인을 빼면 동양인을 찾기란 힘들었고, 아프리카나 남미는 더더욱 그랬다. 국력과 삶의 질! 그 얼마나 중요한가!

지구는 둥그니깐 앞으로만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볼수 있다는 건 역시 구라다.

여권과 머니가 있어야 하느니라.

지겨운 교통 체증과의 전쟁을 끝마치고 무사히 카오산에 도착했다. 그래도 줄곧 주무셔서 그런지 다시 기운을 되찾은 듯 보이는 선생님께서는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자신의 인도여행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실 지호와 나의 첫 번째 배낭여행지도 태국이 아니라 인도였다. 지호가 그리도 인도를 원했지만, 집요한 강요와 설득 끝에 지호를 꼬셔 이곳으로 오게 된 거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자하니, 인도도 참 가볼만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기사가 졸리면 자기 멋대로 잠을 청하고, 누군가가 배낭을 들어주겠다며

돈을 청하고, 소가 골목을 막고 있어 20분 가량 길가에서 소님의 거동을 바랬던 일.

낙타를 타고 태양을 벗 삼아 끝없는 사막을 가로지르던 얘기 등.

하나 하나 믿기 않는 신비로운 일화들로 가득했다.

40분 후 쯤에 한인 식당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흩어 졌다.

그러고 나서 숙소로 나홀로 향하는데... 그러고 보니 지호가 있었구나!

이 자식은 하루 종일 무얼했으려나...

방문을 열고 숙소로 들어 갔다.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카메라 액정을 살피고 있는 지호가

눈에 띄었다.

“ 왔네? 잼있디? ”

“ 그럼 임마~ 재밌어 죽는 줄 알았다. 100번을 넘게 탔더니... 질린다 질려. ”

지호가 이 말에 부러움을 표시하더니, 곧 바로 전쟁을 선포했다.

“ 아~좋겠네. 나는 니 가고 나서 혼자 왕궁이랑 수상시장이랑 거기 어디냐? 바이욕 호텔?

거기 갔다 왔는데... 근데 모 별 매력이 없는 거 같기도 허구... ... 아무튼 내가 사전 답사를 했으니 이건 계획에서 빼도 되겠네. 나도 모... 워터 파큰가? 거긴 포기... “

“야! 난 왕궁이랑 수상시장 꼭 갈 거다. ”

단호한 말투였다.

“ 뭐? 그다지 모 큰 매력이 없다니까. 그럼 난 또 가라구? 아닌가... 또 따로 움직여야하나? ”

괜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 그니깐 같이 가자구 했잖아. 모야 자꾸 계획한 거 어긋나고, 내가 수상 시장은 꼭 가보고 싶다 안그랬어? ”

“아니 왜 또 화를 내!? 계획이야 다시 짜면 되고, 까짓 것 모 내가 같이 가든...

아님 숙소에서 기다리던가 하면 되지. 왜 화를 내고 지X이야 “

아니 화도 못내나? 우리가 언제 이런 걸 따젔지?

“ 아니 좀 미안한 마음 좀 갖어라. 말을 꼭 그렇게 해야겠냐? 하루종일 니 땜시...”

하는 순간 지호가 말을 잘랐다.

“ 야! 관두자. 머더러 이런 데 까지 와서 싸우냐. 관둬 젠장! 찌저지자 우리”

“ 모? ”

짐을 싸기 시작한 지호... 말대꾸도 없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미리 싸놓은 것처럼

순식간에 모든 짐을 싸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 말을 남기면서 말이다.

“ 잘 먹고 잘 살아라 ”

멍하니 담배만 피며 지켜보기만 했다. 자존심없기로 소문난 나인데...
왜 그랬는지 말을 걸기가 불편했다. 로우킥땜에? 이번엔 눕혀 놓고 팰까봐?

아냐... 그냥 그 상황이 어이가 없던 거였다. 이 즐거운 곳에서 이 즐거운 날에 이 즐거운 친구들이 또 어긋나버려... 결국 따로 여행을 하게 된 게 말이다.

여행 삼일 만에 우리는 파경을 맞았다. 정말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헤어짐은 쪽팔림이나 억울하고 후회되는 기억이라기보단 새로운 만남과 색다른 여행의 계기일 뿐이였다.
그게 후회 할 수 없는 이유다!

P.S 아~~이거 힘드네요. ㅋ 그래도 끝가지 하기로 했으니 최선을...
아~~사진은 , 여기가 자취하는 곳이라 사진 한장 없네요ㅜㅜ 날씨도
더운데 해나 찍은 다음 태국의 강렬한 태양~해서 올릴까 했는데...
굳이 모...^^; 담에 차차 올릴께여~ 잘찍은 건 없지만 잼나는 거 위주로~
ㅋㅋ 여러분 태국가는 그 날까지~~ㅋㅋ

5 Comments
Mei " 2008.06.14 23:14  
  헉 친구분이랑 결국 각자여행하게되셨군요 ... 지금은 다시 회복되셨겠죠???  여권과 머니 ㅋㅋ
시골길 2008.06.14 23:50  
  [[원츄]]여권과 머니가 있어야 하느니라....가 진리~!!

mloveb 2008.06.15 13:27  
  에궁...아무리 친했던 친구사이더라고 여행에서 의견차이로 싸우고 헤어지는(?)분들 꽤 있더라구요..어쩄든 다시 화해하셨길 바래요 ^^
블루파라다이스 2008.06.18 13:08  
  헉.. 즐거움 뒤의 대반전~!!

친구분과 화해는 하셨나요?^^
달빛여행 2008.06.26 02:42  
  여행가면 진짜 맘 잘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친구가 나뉘던데..지금은 어쩌신지 궁금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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