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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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프롤로그

MOON 0 809
프롤로그

이 여행기는 2002년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태국을 여행한 내용입니다.

- 이번에는 여행기를 쓸 생각이 없었지만, 다녀온 지 일주일만에 그 곳에서의
기억이 너무 소중하게 떠오르고 한 편으로는 벌써부터 아스라이 느껴지기에
기록의 필요성이라는 일종의 의무감에 시달려 이 글을 쓰게 됐다. 언제
끝이 날 지, 과연 이 쓰기라는 작업을 마칠 수 있을 지는 스스로에게도
의문이지만, 일단 시작은 하려 한다. 시작은 반(半)이라 하지 않았던가.

직장생활을 하는 유일한 낙(樂)이라면, 보너스 나오는 날과 여름휴가가
아닐까 싶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일주일을 통째로 뺄 수 있다는
즐거움, 휴대폰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있음은 학교 다닐 때 방학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더 이상의 기쁨이 있다.

년초에 친구와 휴가계획을 논의한 적이 있었다. 우연히 의기투합이 되어
여름 휴가날짜를 맞춰서 베트남이나 필리핀을 가자 잠정 합의하였지만,
늘 그렇듯이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고 작년 보다 많이 오른 비행기 값을
감당하기에는 일주일의 휴가가 사치스럽게 느껴졌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일단 같이 계획했던 친구와의 일정은 진행도중 캔슬...
나 역시도 일에 치이다 보니 휴가고 뭐고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일년에 한 번 뿐인데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자 마음을 먹고 보니, 작년에
다녀온 태국이 가장 먼저 선상에 올랐다.
태국! 작년에 이미 다녀왔지만 아직 태국 남부와 북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지 않던가. 일단 결심이 서고 나니 그 다음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혹자는 작년에 갔다 왔는데 또 태국이냐며 의아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여행이 백화점처럼 어디를 다녀왔다고 나열하는 식의
눈도장이 아닌 적어도 그 나라에 대해서 공부하고, 알고자 하는 성의쯤은
보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그래서 좀 더 편한 패키지 여행에
거부감부터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한편에는 그래도 나는 '배낭족'
이라는 일종의 자존심이 한 몫 했음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사실 나의 배낭 스타일은 혼자 다니는 것이다. 외로울 것도 같지만, 의외로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모르던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조금 더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내 오래된 친구 한기와의 동행이었다. 그라면
내 계획과 의견에 대해 존중해줄 만큼 넓은 가슴을 가졌기에 흔쾌히 그와의
동행을 즐겁게 받아들이게 됐다. 물론 이 친구와도 일정이나 여러 사정들
때문에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다.

원래 혼자라면, 이번에 남부(푸켓, 피피)와 북부(치앙마이) 모두 섭렵할
생각이었다. 몸은 많이 피곤하겠지만, 젊은 날 이정도 고생은 사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휴가, 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어느 정도의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금은 넉넉한 일정을 택했고
그 대상은 푸켓과 피피가 되었다.

처음 작업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태사랑에 올라온 여행기와 각종 카페들의
게시판을 섭렵하는 일이었고, 그 와중에 푸켓 현지의 잠롱인이란든지
선라이즈와 같은 한국인 게스트 하우스를 알게 된 건 큰 소득이었다.
그 다음으로 하는 일이 비행기 티켓 공구를 하는 일이었는데, 마침 다음카페의
'방애콕'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일정에 맞는 저렴한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오리엔탈 타이항공, 왕복 38만 5천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는
새벽까지 인터넷 검색을 해야하는 수고는 있었지만, 너무 많은 기대와 너무
많은 소득을 원하지 않기로 시작하니 이번 여행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미지의 새 땅으로 나는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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