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쏟아지는해변으로가요(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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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쏟아지는해변으로가요(6)

새롬 4 974
새벽에 무시무시한 악몽을 꾸었다.
우리 방은 트윈룸이었는데, 한참 자다 보니
내 침대쪽 벽에 나무로 된 문이 하나 생겨 있는 것이었다.
뭘까???
궁금해하며 자다 부시시 일어나 문을 반쯤 열었는데,
물에 빠져 죽었는지 퍼렇게 팅팅 불은 서양 귀신이
고개를 반쯤 숙인채 눈을 치껴 뜨고 나를 보고 있는 것이었당!!!!
으악~~ 진짜루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순간 잠이 깨어 당장 정군의 침대로 뛰어들어갔땅...
우리 정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와이라노~" 엉엉~

오늘 하루의 시작은 왜 이리 으시시 한지???
오늘도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식사하는데 여전히 와장창..
직원들은 가장자리 테이블을 다시 정리하기 바쁘다.
고양이 녀석도 여전히 나타나서 야옹야옹.. 또 햄을 던져 주었다.

아침을 대강 먹고 여선생님 두분과
어제 만나기로 한 깡을 보러 출발했다.
깡(자기 이름이 깡이라고 소개를 했음)은 어제 만난 삐끼로,
좋은 가격에 스피트보트를 오전동안 대여해주겠단다.
그리고 마야베이도 가게 해 주겠단다.
난 솔직이 마야베이란 말에 귀가 솔깃했다.
얼마나 많은 여행자들이 마야베이에 대해 찬사를 보냈으며
김정은과 디카프리오는 마야베이에서 얼마나 즐거워보였던가.

여하튼 깡은 약속대로 8시에 나와있었다.
여전히 비바람은 분다.. 그래도 우리는 간!다!
어제 대강 가격에 대한 합의는 보았지만
선생님들이 다시 네고에 나섰다.
깎을수 있으면 우리도 좋지뭐. ^^
깡은 예쁘게 생간 스물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였는데
어찌나 깡(?)이 센지 절대 깎아주질 않는 것이었당..
처음에 자기가 제시한 가격이 이미 할인된 가격이래나 뭐래나.
우리가 이러쿵저러쿵 어떻게 할까 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딱딱딱딱’ 이래던가 뭐래든가 하면서
우리가 한국어하는 흉내를 낸다. ㅋㅋㅋ
외국 사람들이 듣기에는 우리 말하는게 '딱딱딱'이렇게 들리나?? 궁금~
여하튼 솔직이 기분이 쪼끔 상해서 그리서 너네들은 ‘앵앵앵앵’한다고 해줬지.. (괜히그랬나??? 쩝..)

여하튼 네고는 실패로 돌아가고 12시까지
마야베이와 몽키베이, 근처의 해안들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오고 바람도 장난이 아니다.
정말 마야베이까지 갈수 있냐고 몇번이나 물었더니
깡은 걱정말랜다. 예쁘고 멋있게 생긴 보트에 올라타도 보니
헉! 선장은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사람이었다.
(깡은 삐끼라서 안가는 모양..)
여하튼 마야베이로 출발했다.

그전에도 배타고 울렁거림을 많이 겪어 보았지만
정말 이렇게 무섭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건 처음이었다.
똔싸이 만을 벗어나자 마자 엄청난 파도가 몰아친다.
우리 보트는 한 10인승 정도 되는 조그마한 스피트 보트였다.
속도가 빠르다보니 파도 위를 텅텅 뛰어가는데
완전 장난이 아니었다.
난 무서워서 놀이공원가도 바이킹 한번 안탄 인간인데..엉엉~
우리는 너무너무 무서워서 얼른 구명조끼를 꺼내 입고 죽어라
눈에 보이는 걸 붙잡고 있었다.
정군은 선장(?)옆에 앉아 있었는데,
나중에 실토한 바에 따르면 정말 쫄았었다고 한다.
여하튼 마야베이까지 가는데 한 15분에서 20분정도 걸린 것 같은데,
그동안 겪은 공포는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였다.
오죽 심했으면 여선생님 두분중 한분이
교회다니는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친구의 종용을 받아 기도까지 했을 정도니..
(결국 우리는 나중에 다같이 기도를 하게 된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흑흑)
빠져죽으면 뼈도 못건질 파도였다.. 엉엉~
난 자꾸 오늘 아침에 본 물귀신 생각이 났다.
내가 물에 빠질려고 그런 꿈을 꿨나 이런 생각까지…
흑흑 정말 무서웠다.

너무너무 힘들게 마야베이에 들어서는 순간,
아~ 우리는 할말을 잃었던 것이다.
정말 우리는 또 한번 공포에 휩쌓였다.
마야베이는 입구가 좁은 조그마한 만인데
둥그렇게 바위산으로 둘러져 있는 곳이었다.
그런곳에 엄청난 파도가 쳐대고 있으니
그 엄청난 파도 소리는 한마디로 괴기스러웠던 것이다.
더 우울했던 것은 파도가 너무 심해서 보트가 정박하는데
10분 이상 걸린데다,
그 아름다웠다는 마야베이의 해변에는 온 세상의 쓰레기가
다 밀려와 있었던데 있다.
물병, 비닐봉지, 신발짝들, 옷가지들…
거기다 밀물이라 해변은 좁디좁았고..
계속 비바람은 몰아치고.. 엄청난 악조건이었다.

그래도 육군병장 정병장은 용감하게 보트에서 뛰어내려
해변으로 가다가 파도 때문에 물안경과 썬그라스를 다 잃어버렸다.
(이로써 우리는 가져간 모든 눈에 걸치는 것을 다 잃어버렸다.
흑흑..)
만약 건기이고 햇볕이 있고, 파도가 없고 그랬다면
마야베이도 아마 좋았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우리가 마야베이를 보겠다는 욕심에
너무 무리를 한 것에 있지 않았을까…

여하튼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파도가 너무 심해서 해변에서는 제대로 서있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모래가 너무 고와서 발이 푸욱 빠져있는 상태에서 파도를 받으면
바로 넘어질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비바람은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괴기스런 파도소리는 엄청나게 크고, 비바람은 몰아쳐서
춥기도 추운데, 다시 배를 타고 나가려니 정말 죽을것 같았다.
해변에서 바라본 우리배는 정말 낙엽처럽 흔들리고 있었따..
(그래봐야 해변에서 5비터도 안되는 곳이었지만..)

절박하게, 우리 넷은 네명이서 동그랗게 원을 만들고 기도를 했다.
사실 비키니에다 삼각팬티에다 다들 복장은 불경하지 그지 없었지만 살아야겠다는 마음 하나는 정말 강렬했다..TT…
무슨 방법을 취하지 않고서는 살아나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정말 그 당시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신의 손에 맡길수 밖에..
어찌 생각해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정말 절박했던 순간이었다.
여하튼 그 교회다니는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에다
주일학교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정말 기도를 잘(?) 하셨던것 같다.
난 그 공포에 떠는 와중에도 ‘와~ 기도 잘한다’ 이런 생각을 했었으니까. .
덕분에 우리는 그나마 마음을 좀 안정하고 그 무시무시한 마야베이에서 빠져나올 마음을 먹을수 있었다.
파도를 보니 엄두가 다시 배를 탈 엄두가 안나서 사실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을 정도로
날씨며 파도가 엄청났던 것이다.

여하튼 다시 배를 타고 출발. 기도를 해서 그런지 마음도 안정되고
불안에 떨어봐야 좋을거 하나 없다는 생각에 이번엔
좀 여유를 가졌다.
그런데 사실 파도도 좀 덜한 것 같기도 하다.
올때는 피피레의 바깥쪽 해안을 따라왔는데
이번에는 안쪽 해안을 따라 나가서 그런 것 같다.
어제 스노클링 했던 포인트도 전부 안쪽 해안에 있는걸 보면
파도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여하튼 우리의 보트는 어제 처음으로 스노클링을 했던 장소인
피레베이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배가 벌써 몇척이 떠있었고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었다.
정말 그렇게 고생을 하고도 우린 거기서 스노클링을 또 했다.
(그 다음날 신랑과 난 체력이 거의 바닥났었다.)

난 거기서 한가지 놀이를 개발했다.
우리 속담에 미운놈 떡하나 더준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ㅋㅋㅋ..
그래서 나는 미운놈에게 빵던지기놀이를 했다. 크하하하..
빵이 떨어진 자리에는 고기들이 무섭게 많이 모여드는데,
스노클링하는 옆에 빵이 떨어지면
그 공포스러움은 장난이 아니다.
사람이고 뭐고 전혀 무서워 하지 않고 몰려들기 때문이당..

여하튼 이리저리 포인트를 옮겨 스노클링을 하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비는 계속 쏟아진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면서 책을 마저 다 읽었다.
여하튼 책을 다 읽기는 읽었다.
1초라도 더 세게 놀려고 안달복달 하느라
느긋한 유럽형 휴가는 못보냈지만 여하튼 책을 다 읽긴 읽었다.
점심을 먹고 선생님들과 안녕을 고한 뒤
(오늘 푸켓으로 돌아간단다, 조심해서 잘 가시길..),
식빵 한 줄을 사들고 또다시 긴꼬리보트를 빌려 몽키비치로 갔다.
우리 정군과 나는 사실 좀 망설였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또다시..
아까의 악몽이 또다시..
그러나 몽키비치는 똔사이만 안쪽이라 괜찮을것 같았당.
긴꼬리배(롱테일보트), 이름도 참 예쁜데 그냥 길죽한
일종의 통통배다. 3시간을 빌리기로 하고 몽키베이에 갔더니
비바람 떄문인지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해변에 원숭이떼가 나와있었다.
해변으로 올라가려했더니 선장이 올라가면
원숭이떼가 공격을 하니 물속에서 빵을 던져주란다.
물속 한 2,3미터 정도의 위치에서 빵을 던져주니
원숭이들도 난리가 났다.
소리지르고 서로 싸우고 뺏어먹고 때리고.. 아이구 무서워라..
그래도 아기 원숭이들은 참 귀여웠다.
원숭이들에게 식빵 반봉지를 던져주고 배를 타고
다시 산호초들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게 왠일.. 스노클링을 하려고 보니
썰물이라 물이 다 빠져서 무릎까이기 딱 알맞겠다.
거기다 배가 우리 배밖에 없으니
모든 초록노랑의 물고기떼가 다 우리 배 밑에 우글우글
몰려있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빵을 던져주니 고기등이 물위로 튀어올라올 정도로
난리가 난다.
옆에서 스노클링 하던 신랑이 기겁을 했다.
난 물도 너무 얕고
(배를 빌려 나갈때는 썰물과 밀물도 깊이도 꼬옥 고려해야할 듯)
고기도 지나치게 많아(물20고기80) 도저히 스노클링할 엄두가 안났다.

사실 아침에 마야베이에서 너무 기력을 소진해서
피곤하기도 하였고….
배위에서 빵을 던지고 고기랑 놀고 있었는데,
신랑이 얕은 물에서 스토클링을 하다가
무릎을 바위에 찍어 피를 흘리면서 배로 황급히 올라왔다.
고기들이 또 몰려올까봐.. 으 무서워..
배는 3시간을 빌리기로 했는데 고기들 등쌀에
스노클링도 어려울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고기를 한번 잡아보기로 했다.
빵을 던져서 고기가 떠오르면 때려잡는(?) 방법으로…
뭐 전혀 잡힐리가 없지… 여하튼 재미있긴 했다.
빵도 다주고, 결국은 두시간이 못되어 해변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 와중에 선장(?) 아저씨는 비가 와서 물이 고이니까
깡통으로 배안의 물을 계속 퍼내고 있다가
우리가 예정보다 빨리 돌아가자니까 좋아서 입이 귀에 걸린다.

방에 돌아와서 일단 샤워를 하고 잠시 눈을 붙이려다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비바람이 치는데도
바다위에 계속 떠 있었기 떄문에 둘다 상태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이 피피에서의 마지막 밤, 어찌 그냥 보낼수 있으리.
카메라와 캠코더를 챙겨들고 피피섬 탐험에 나섰다.
못가본 힌꼼 해안까지 천천히 산책. 똔사이만은 시끄러웠는데
힌꼼해안 쪽으로 들어갈수록 조용하고 예쁜 방갈로들이 많았다.
모스크에(으하하하.. 모스크.. 아.. 좀 작았다. 음 좀 많이 작았다. 지붕도 안동그랬다..),
이슬람교도들을 위한 무덤, 피피 초등학교,
이런 곳들을 둘러보면서 하는 조용한 산책.
난 이런 여행이 좋은데 왜 방이 없을거라는 두려움에 떨면서
미리 호텔을 예약했을꼬.. 호텔도 좋았지만.. 그래도
방갈로에서 자는 소박한 여행이 난 더 좋다..
혹시 담에 피피 가시는 분들은 힌꼼해안쪽의 방갈로들을 이용해보세용..

나오면서 새우와 게를 바비큐로 저녁도 먹고, 맛사지도 받았다.
다음에 혹시 피피에 오게 되면 힌꼼해안의 방갈로에 머물러야지..
이런 생각도 하면서.. 마지막이란 생각에 모든게 섭섭한데,
몸이 힘드니 침대에 눕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여전히 비는 오고, 눈을 감으니 달려드는 물고기떼의 환영이 보였다. 아이~ 오싹해라. ^^
4 Comments
부러버 1970.01.01 09:00  
와~~~~~재밌어요. 느낌을 예쁘게 잘 쓰셨네요...<br>읽으면서 절로 미소가 ~~~~~~~~~
새롬 1970.01.01 09:00  
근데 제가 오타를 발견했는데 수정하는게 자꾸 에러가 나서요. 스토클링이 안고 스노클링.. 잘못썼어요.. 이해를..
새롬 1970.01.01 09:00  
아궁~ 감사합니당. 너무 기쁘네용..^^
paran 1970.01.01 09:00  
우헤헤..넘 잼있었어요..소박하면서 귀엽다는 느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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