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반쪽되어 돌아 온 여행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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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반쪽되어 돌아 온 여행기--4

여편네 1 1012

입 맛을 완전히 잃어버린 난 수박쉐이크만 연신 빨대로 빨아대고 울 아들은 한국에서도 밥을 잘 안먹어서 내 애간장을 다 태우는 넘 인데 여기 음식이야 두말 할 것도 없이 먹질 안았다.내 동생은 첨 먹어보는 타이음식을 맛나다며 잘도 먹어대고 내 친구 신랑은 나이프로 질긴 고기를 썰더니만 급기여 티자 뼈다귀를 손으루 들구 뼈다귀 사이사이를 얄궂게도 살을 발라 먹고있다.그것도 먹으가며 궁지렁 궁지렁 거리며......

다들 식사를 마치고 울 아들 직원들에게 다 악수하고 빠빠~~하며 거리로 나왔다.흐미~~~밖으로 나오니 추운 겨울 날 목욕탕에 가 따뜻한 물에 들어 갈때 느끼는.. 온 몸에 좌~악 퍼지는 찌릿찌릿한 온기가 내 온몸을 감싼다.식당안에는 에어콘 땜에 바들바들 떨고있다가 더운곳에 나오니 그런 기분이 들었다.다들 덥다고 휴~우 하는데....나 혼자 신났다.일행들 모두들 카오산을 신기하게 구경하고 다니지만 난 그냥 친정에 온 느낌 이라고나 할까!^^;; 석쇠위에 지글지글 타고 있는 꼬치 장사들이 보인다. 고기 좋아하는 성재(친구신랑)씨는 요라스럽게 경상도 사투리로 떠들어 댄다.고기묵고 가자고..목소리라도 작으면 조금 덜 챙피 하겠건만.....그놈에 목소리는 기차 화통을 삶아 묵었는지 대구공항에서 부터 여그이 태국 까지 쉴새 없이 떠든다.ㅡ_ㅡ;;

여행자들은 각 식당에 있는 티비로 월드컵을 시청한며 연이은 안타까운 탄식 소리와 함성 소리가 교대로 들린다.
일행은 내일 사무이 가는 기차를 타야 하기에 오늘은 그냥 호텔로 돌아 왔다.호텔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려 물,음료수,과자를 사서 호텔로 들어오니 도어맨 아자씨들 우리 아들에게 반가운 인사와 윙크를 보낸다.울 아들 자기 손바닥에 키스를 해서 아자씨들 쪽 으루 후~우 하며 날려 보내니 아자씨들 거의 뒤로 넘어가며 박장대소 하였다.고놈 참! 누구 새끼인지....
방으로 올라가기 아쉬워서 로비에서 맥주 한잔씩 하기로 해서 여자 싱어가 라이브로 부르는 커피샾 으로 가 앉았다.
너무나 감미로운 목소리...노래를 엄청 잘 불렀다.눈을 감고 듣자니 눈물이 흘러 나올려고 했다.히히히 난 감성이 풍부해서리 누가 노래를 잘 불러도 잘 운다.머라이어 캐리"without you"를 부르기 시작하더니 슬슬 걸어나오며 울 아들에게로 다가온다.지긋이 눈을 감고 아들의 볼을 부벼대며 손을 조물락조물락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우리 아들도 질새라 싱어의 얼굴에 키스 세례를 퍼붓는다.노래가 끝나고 싱어가 아들을 무대 중앙으로 안고 가더니 영어로 머라 머라 한다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들 눈이 ㄸ동그레져 그 여자 얼굴만 죽어라 쳐다보고 있었다.아들에게 노래 한곡 하라는 말 이었다.우린 함성과 우뢰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주위에 있던 모든 손님들도 환호를 하였다.울 아들 두손을 모으고 노래 부를 준비를 한다.
하나,둘,셋,넷!!!! 곰 세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아빠곰은 뚜뚜해 애기곰은 .......으쓰으쓰 잘 한다"
그래 울 아들! 어설픈 발음에 노래 중간에 가사 다빼먹고 어깨를 들썩 거리며 잘도 하였다.그리고 노래가 끝난뒤...........................
머리를 땅에 박을듯이 인사를 하며 "감사합니다"라고 하였다.
순간 호텔로비는 웃음바다였다.아들 노래 부를때 직원들두 다 구경하고 체크인 하러 들어오는 단체 여행객들두 들어가다 말고 함박 웃음을 머금은채 울 아들 라이브에 찬사를보내었다..

방으루 올라온 아들은 바로 깊은 잠에 빠지고 우리도 뒤이어 바로 잠이 들었다.

담날 부시시일어나 아들 깨워서 식당으루 갔다.감기땜에 음식을 영 먹질 못하였다.아침도 쥬스로 떼우고.....
성재씨와 동생,울 아들은 수영장에 수영가고 나와 친구는 일단 짐을 싸놓고 체크아웃 할 준비를 해 두었다.창 밖 밑으루 수영장을 보니 아들은 삼촌과 성재씨랑 신나게 놀고 있다.맘이 내내 불안하였다.애기가 아프기라도 할 까봐....아직 까지는 적응을 잘 하는것 같아 다행이었다.
체크아웃 할 준비를 끝내고 수영장으로 내려가니 아들이 내게로 쪼로로록 달려와 "엄마 쉬 쉬"하였다. 화장실로 데려가기위해 수영복을 벗기자마자 이넘이 고추를 붙잡고 풀 에다가 신나게 오줌을 누는 것 이었다.풀에 있던 외국 사람들에게 얼매나 미안하던지....하지만 그 사람들은 큰 웃음으로 대신 하였고 어떤인은 아들의 그런 모습을 캠코더로 찍고있었다.울 아들의 나체 비디오가 외국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면 우짜지?

호텔에 짐을 맡기고 우린 일단 왕궁으루 가기로 했다.흐~~비 나에겐 증말 지겨운 왕궁이었다.왕궁 가이드 하라면 잘 할 거다^^
하지만 어쩌리오 나에겐 지겨운 왕궁 이지만 우리 일행들에겐 첨 접해 보는 곳 이거늘.....그 날 따라 날씨도 우ㅉ지이리도 더울까?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았지만 일행들을 위하야 그리고 우리 아들에게 새로운 것 을 보여준다는 기대감에 200바트를 내고 왕궁으로 들어갔다.아들은 모든게 신기한지 엄마 저ㅓㄴ 뭐야? 엄마 이건 뭐야?라고 묻는다.첨에는 대답을 해 주다가 나중에는 하도 시잘대기 없는 걸 묻기에 귀찮아서 한마디 했다"아들아 너무 많은 걸 알라고 하지마라 다쳐!!"

남동생은 첨 보는 태국의 화려한 문화에 혹 해서 섬세하게 보는데 울 친구 부부는?이런 문화에는 여~엉 관심이 없고 둘이 나무밑에서 1960년대 영화 포스터에 나올 법 한 이상야리꾸리 한 포즈로 사진찍기에 바빴다.사진찍는 뒷 배경도 쓰레기통옆,나무밑..........나원 참.....그러더니 덥다고 밥 먹으러 가자고 하였다.순간 난 무진장 화가 났었다.여행오기 전에 내가 그들에게 신신 당부를 했었다.태국에 대해서 조금씩이라도 공부 하고 가자고 난 태국이 좋지만 니네들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내가 태국 많이 가봐서 나 만 따라 다니는것 난 싫다 니네들이 공부해서 이리저리 다니면 내가 아는 곳 이라도 내가 따라 다닐께 조금 이라도 태국에 대해서 알고 가면 여행이 더 즐거울 거라고 했더니 그들의 대답은? 외국에 나가는 것 그 자체에 큰 의의를 둔다고 .......허구덩덩덩덩~~~~
내가 화가 난 이유는 물론 사람 맘이 다 같을 수 는 없지만 우리내와 다른 이 문화에 흥미로와 하고 나 보다 더 적극 적으로 여기저기 다녀보고 했었다면 내 몸이 비록 아프지만 맘 만이라도 신나고 즐겁게 여기저기 다녔을텐데 덥다고 축~~늘어져서 사진찍는데만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화 가 좀 났었다.흑흑흑 이래서 여행은 같은 뜻 을 가진 사람과 해야 하는디...내가 첨 태국에 와서 왕궁에 왔을때는 화려함과 웅장함에 넋이 나갔었는데....어찌 다 내 맘 같으리오....난 혼자 맘 속 으루 생각 했었다. 울 아들 보다 못 한 것 같은 철없는 부부였다.

왕궁을 나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다시 카오산으루 갔다.이지투어 에서 사무이행 조인트 티케을 발권 받기 위해 우린 택시를 타고 이지투어로 갔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국 남정네들 열댓명이 앉아있었다.그리고 태국여자 직원 한명이 있었다.그 열댓명 중에 한 총각 태국말을 월매나 잘 하던지......태국에서 대학교 다니고 있다고 하였다.어쩐지...이 총각의 도움으루 조인트 티켓을 발권 받고 시원한 냉수도 얻어먹고 짐을 찿기 위해 호텔로 다시 돌아갔다.


역시 활람퐁역도 변함이 없었다.세월이 자꾸 흐르니 역사도 더 낡아져 있었다.우리가 타고 갈 기차는 5시35분 기차였다.기차에서 먹을 간식을 사기위해 친구랑 역 건너편 시장에 들렸다.
흐흐흐 맛있는 람부탄이 눈에 띄었다.비쩍마른 주인 아짐마 어떤 아자씨랑 싸운다고 우리가 과일을 살려고 하는지도 모르고 목에 핏대를 세워 고함 치고 있다.힐끔 우릴 쳐다보더니.......
주인 아짐마: 니네들 머냐?머 살려고?
쫄아 있는 우리:람부탄 얼마여요?
주인 아짐마:1키로에 20밧! 주까?
쫄아 있는 우리:네~~에 2키로 주셔요
봉지에 람부탄을 주섬주섬 담더니 아까 그 쪽으로 보고 또 핏대 세워 고래고래 고함 을 지른다.그러더니 이내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험악한 인상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주인 아짐마:니네들 중국사람?
쫄아 있는 우리:헉!! 중국?우린 까올리
주인 아짐마:구래? 여기 있다 2키로 보다 더 많이 줬다.참 니네들 축구 잘 하대!
쫄아 있는 우리: 흐흐흐 고마버요 빠빠이~~~~~
우찌 저리 표정관리를 잘 할까?ㅡㅡ;;;


이것 저것 사서 돌아 온 우리 일행은 차 시간이 다 되어서 기차에 올랐다.기차 역시 세월의 흐름을 피 할 수 가 없었던것 같다. 무척 많이 낡아 있었다.우린 2등 침대 에어컨 칸을 탔었다.
근디 우리뿐 아니라 기차에 탄 사람들은 모두들 기차가 떠날 채비를 하며 짐도 얹어놓고 신발도 벗어놓고 편안한 자세로 가기만을 기다리는데 이놈에 기차는 10분이 더 지났는데도 도통 갈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하기야 내가 이 기차를 타 본게 다섯번째 인데 제때 출발 하는 걸 못봤다.오늘도 어김없이 30분을 훌쩍 넘어서 기차가 굼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처~~얼~~커덩 처~~얼~~커덩......


오늘은 대망의 울 나라와 이태리가 축구 경기하는 날 인데....
일정을 조금 변경해서 19일 날 사무이행 기차를 타고 오늘은 기냥 방콕에서 축구나 볼까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건 불가능 한 일이었다.일정에 차질이 생기기에....아쉽지만 그냥 일정대로 가기로 했었다.몸 이 극도로 나빠 오기 시작 하였다.으슬으슬 춥고 머리도 아프고....남 동생이 트렁크 문을 열고 긴옷 이란 옷은 다 꺼내 준다.그리고 성재씨도 긴옷을 모조리 다 내 주며 내 온 몸을 옷으루 칭칭 감아 놨다.다들 걱정스럽게 날 걱정 하였다.일행 들에게 미안 한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옆 좌석 친구 부부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희희낙낙 이고...내 남동생? 시커먼 썬그라스 끼고 아들이랑 놀고 있고(왕궁에서 사진 찍다가 안경에서 썬그라스 바꿔끼고 안경을 나무위에 얹어놓고 기냥 나왔다 그래서 여행 내내 썬그라스만 죽도록 끼고 다닌 넘!! 썬그라스에 자기 도수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이 것 마저 없었으면 까막눈 이다 뭐가 보여야지...)
창 밖에 어둠이 슬슬 깔린다.아~~~신랑이 왜케 보고 싶지?아프니깐 신랑이 더 보고 싶었다.그리고 왜그리 서러운지....눈물이 하염없이 주루루룩 주루루룩 흘러 내렸다.일행들 몰래 울고 있었는데 울 아들이 내 모습을 봐 버렸다.그리고는 큰 소리로 엄마 울어?하며 조막 손으루 내 눈물을 훔쳐 내 주며 자기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거 였다.울 아들은 내가 드라마 보다가 울어도 내 눈물 닦아주며 같이 우는 귀여운 넘 이다.즐건 기차여행에 초를 친 것 같아 내심 미안했었다.울고 나니 아까 먹은 약 때문인지 몸 상태가 조금씩 괜찮아져었다.


축구경기도 궁금하고 배도 고프고.....조금 있으니 우리가 좀 전에 시켜 놓은 저녁이 배달되어 왔다.치킨덮밥 먹었는데 켁!!왜그리 짭던지....닭을 간장에 완전히 푹~~절인 맛 이었다.울 아들 또 안먹을려고 한다.세상에서 아들이 젤 좋아 하는 삼촌이 살살 꼬셔서 조금 먹이고 또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아자씨(친구신랑을 울 아들 그케 부름)가 조금 먹이고.....여기와서 콜라 맛 을 알아버린 아들넘 콜라 달라고 떼쓰길래 혼쭐 내주고 물 만 먹였다.
남자 승무원이 오길래 한국하고 이태리 축구경기 어케 됐냐고 하니 자기도 잘 모리겠단다 자기도 궁금하다고...
시계를 보아 하니 경기가 꽤 진행 되었을 시간 이었다.
축구강국 이태리랑 경기를 하니 내심 우린 설마 이기겠냐 싶었지만 그래도 혹시나해서리 스코어가 무척 궁금 했었다.


기차는 간이역을 지날때 정차 하는 곳 도 있고 아주 천천히 달릴때 도 있었다.그 때 동생과 성재씨가 기차 문을 열고 난간에 대롱 매달려 기찻길 옆에 혹시 사람들 있나해서 기웃기웃 하니 철도옆 노천 식당이 반짝반짝 형형색색의 불빛을 바라며 그 밑에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동생이 고래고래 고함치며 그들에게 물었다.
그들이 우리에게 대답 한 것을 우린 믿지를 못 했다.1대1!!!!
헉! 정말 1대1 일까? 우린 주위사람을 아랑곳 하지 안고 서로 얼싸안았다.흥분하고 난 뒤 친구의 한마디가 찬물을 끼얹었다.혹시 저사람들 영어를 잘 못 해서 1대0인데 잘못 말한것 아닌지....라고
그래 그럴 수 도 있었다.서로 잘 못 알아들을 수도 있고.....정말 궁금했었다.한참을 갔나? 우린 또 난간에 매달려 물었다.
헉!!!그런데 세상에나 세상에나 한국이 2대1로 이겼다는 것 이다.
얼매나 기쁘던지....마치 꿈 만 같았다.조용하던 기찻칸에서 우리 땜에 어수선하게 되었다.그리고 우리칸에 타고 있던 모든이들이 축하 한다고 자기들도 경기 결과가 궁금했다며 한국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흐~~~~~~~~꿈 을 꾸는 것 같았다.내가 언제 아팠냐는듯이 나는 파릇파릇 해었다.지금 한국은 난리 났겠구나 라고 우린 우리끼리 맥주 한 캔씩을 따 머나먼 이국에서 우리만의 자축을 하였다.8강에 들다니......


너무나 흥분들을 해서리 쉽게 잘 수 가 없었다.아니 우리 눈 으로 확인을 하지안는 한 믿을 수 없었다.승무원이 침대로 만들어준 자리에 아들 옷 갈아 입히고 재우고 동생은 이층 침대에 자고 난 쉽게 잠이 오질 안아서 머리맡에 있는 등 을 켜고 책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쿵쿵쿵 하는 소리가 기찻칸에 쩌렁쩌렁 울린다.
순간 놀래서 커텐을 확 치고 보니 성재씨가 자는 이층 침대에서 나는 소리 였다.내 친구도 놀래서 후딱 일어나 이층 커텐을 치니...........이 남자 자면서 벽에다 머리를 쿵!쿵!쿵 박고 있는거다.
잠자다가 꿈 꿨는데 자기가 축구를 하며헤딩을 여러번 하는 꿈을 꿨다고......얼매나 좋았음 헤딩하는 꿈을 꿨을까!!!!!!!우쨌든 너무나 좋은 밤 이다.울 아들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다.얼굴에 함박미소를 머금은채....


1 Comments
망고스틴 1970.01.01 09:00  
넘 재밌네요  한참을 웃었답니다.^^ 저두 스페인전할때 칸짜나부리에 있었어요 그 감동... 이국에서의 감동은 두배더군요. 마저 빨리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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