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이네 가족 태-캄-베 여행기(6) -- 프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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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이네 가족 태-캄-베 여행기(6) -- 프놈펜

아자씨 4 970
<제 6일 -- 7/18(목)>
아침 6시 20분, 모두 자는데 픽업왔다고 깨운다.
이크, 다리가 안보이게 전속력으로 준비,불과 5-6분 만에 픽업트럭에 타니 벌써 서양인 둘이 타고 있다. 1-2군데의 G.H.를 들러 서양인 2명과 합세, 톤레삽 호수의 프놈펜행 스피드보트 선착장으로 향한다.
아니,근데 오른쪽 통행인 이 곳에서 픽업의 운전대가 오른쪽에 붙어 있다. 내 참... 그래도 잘도 간다.
7시가 다 되어 선착장 입구에 가니 손님,차량,애들,행상들이 엉겨 매우 복잡하다. 착해 보이는 소녀로부터 조식용으로 바게뜨와 물을 사서 보트에 오른다.
근데, 납작한 긴 보트는 1층은 좌석이고,지붕은 평평한데 많은 여행객들이 별 안전대책이 없어 뵈는 지붕위에 자리잡고 있다... 서양애들도 많고... 참 별일이다. 쟤들이 안전의식이 좀 있는 줄 알았는데...
7시 반 경 출발, 곧 대양 같은 호수로 쏜 살같이 나간다. 수평선이 보이고 어디에도 육지가 안 보인다.정말 크다.
좌석에 있다가 심심해서 출입문 밖 난간에 서니 맞바람이 매우 시원하다. 지붕엔 많은 이들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앉아 구경하거니 누워 자거니 한다. 아마 이게 좋아 지붕에 온 이도 있겠고, 덤핑 입석표라 위에 있는 이도 있으리라.
선실의 아내에게 양해받고,딸내미를 데리고 운전석 바깥쪽 난간에 나왔다. 조금 위험하지만 난간에 있는 몇 몇 사람이 하는대로 손잡이를 잡고 선체에 몸을 밀착시킨채 바람을 맞으며 구경한다.
딸내미가 좋아 입이 찢어진다. 최고란다... 스릴 있거나,호쾌한 재미를 너무 좋아한다... 조금 뒤 아들내미도 주의를 시켜 내보냈다. 내가 뒤에서 수시로 붙잡으며,주의를 준다.
1-2시간 가다가 애들에게 주의를 줘 놓고 잠깐 선실에 들어왔더니, 5분도 안되어 두 녀석이 들어온다. 딸내미가 모자를 날렸단다.
벌로써 이제 못나간다.하고 선실에 가둬 두니 4시간 정도 지나자,딸내미가 지겨워 병이 나려 한다.
다시 나가니 이제는 호수를 지나 똔레삽 강을 지나고 있다. 물이 하류에서 호수쪽으로 역류한다. 요건 오기 전에 몰랐다. 현지인들에 물어보니, 우기에는 수량이 많아 메콩강 하류 용량이 부족해서 톤레삽으로 물이 역류하면 호수가 그걸 저장하고, 건기에는 강에 물이 부족하니 호수에서 거꾸로 물이 흘러나와 수량이 유지된단다. 기가 막힌 섭리다.
그래도 우기에는 농토가 1-2m 씩 잠기고,건기에는 바짝 탄단다. 내가 댐을 개발해야겠다고 하니,모르는 소리 말란다. 니네 나라는 모르겠지만,여긴 산이 없고 경사가 없어 댐을 못 막는단다. 허 참...
출발 5시간 반 만에 드디어 프놈펜에 도착하니,오후 1시다. 선착장에는 수 많은 숙소 삐끼들이 몰려 정신 없다. 이럴때 대처법은,짙은 썬글래스를 끼고 의연한 태도로 내 갈 길을 가는거다.
조금 가니, 글로벌에서 전화해 둔 걸리버G.H.의 홍사장께서 나와 있다. 얼마 가니 바로 걸리버가 나온다. 우리가 온다해서 방 2개에 긴급히 중고 에어콘을 달았단다.
우린 오늘만 프놈펜에 있고 내일 육로로 베트남에 갈 계획이니, 관광은 오늘 오후 뿐이다.음 너무 강행군이다. 그러나 얘들이 건강하고 재미있어 하며 잘 다니니 다행이다.
1층에 내려와 점심을 먹는 중에 렌트카 기사가 와서 인사를 한다. 20대 후반의 영어도 잘하고 착해 보이는 친구다. 아들놈과 인사 하고 금방 친해진다.
맨 먼저 뚜올슬랭 감옥으로 간다. 포장도로를 조금 가다 비포장 소방도로로 조금가니,의외로 가깝고 평범한 곳에서 갑자기 감옥이 나타난다.
구걸하는 상이군인 둘에게 500 크메르 리엘(약 170원)씩 주고,입장료 $2에 들어간다. 기사가 영국식 발음으로 영어를 매우 잘 해서 정식으로 가이드까지 시킨다.
폴폿 휘하의 크메르 루주가 전 정부의 고위관료를 고문하고 처형했던 독방을 지나, 수십명씩 수용되어 고문당하고 죽어간 일반실을 둘러본다. 아들내미도 의외로 충격을 받지 않고 진지하게 질문해대며 잘 관람한다.
이제 왕궁으로 향한다. 왕궁은 태국 양식과 비슷하다. 기사는 시종일관 자신들이 진정한 크메르 왕국의 계승자이고,태국은 여기서 영향받은 아류라고 강조한다.
태국 왓 프라깨오에 있는 것과 같은 에메랄드 부처가 여기도 있다. 기사는 이게 진짜고 태국 것이 카피라고 강조한다. 좀 더 가니,국보 2호인가,좌우간 사람보다 조금 큰 엄청 중요한 불상이 하나 있다. 전체가 순금으로 주조되었고, 겉에는 2700 여개의 다이아로 장식되어 있다.
애들 둘이 기사에게 붙어서 이게 가격이 얼마나 나갈 것인가 등의 질문을 해대니, 옆에 있던 서양인 할매 둘이 웃는다. 근데 이 할매들이 기사에게 붙어 질문도 하고 하는 것이 따라다니고 싶은 눈치다.
내가 가이드 써비스를 공짜로 쉐어 하라고 권하니,좋아 하면서도 미안해 한다. 여행 나서고 첨 만난 미국인들이다. 참, 유럽인들은 많은데 왜 미국인들이 잘 안만나지는지 모르겠다.
실버파고다에 가니,사원바닥이 5000 여 장의 교과서 만한 은제타일로 깔렸다. 애들이 또 이거 다 팔면 돈이 얼마겠냐 해댄다. 할매들이 웃으며,애들의 철없음을 귀여워 한다.
왕궁을 나와 러시안 마켓으로 향했다. 이 곳은 우리나라 황학동 만물시장 같은 곳인데,예전에 주변 지역에 러시아인이 많이 거주해서 그렇게 칭하는 거란다. 은제 보석함과 텍스타일 공예품 몇개를 사고 걸리버로 돌아왔다.
기사에게 차량비 $10,가이드비$10 & 를 주어 보낸다. 1층에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려니, 교민 한 팀이 와서 인사하고 술을 한잔씩 교환한다.
저녁을 먹고,아내와 딸내미는 방으로 올라가고,나와 아들놈은 똔레삽 강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강 가에 서니 눈 앞의 똔레삽 강과 그 너머에서 흘러내려와 똔레삽과 합류하는 메콩강이 보인다.
도로 돌아와 시내 쪽으로 조금 산책해 보니,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어두운 곳에서 현지인들의 반들거리는 눈빛들이 부담스러워 걸리버로 돌아 왔다.
아들놈은 올라가고 여종업원 3명 중 한 명이 온다. 애기를 하다 보니 베트남인이란다. 내가 베트남어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니 눈이 회등잔 만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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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7년 하반기에 베트남 현지공장 설립을 위해 4-5개월간 나와 있었다. 베트남에 나오기 전에 외대 어학연수원에서 베트남어 집중연수코스 3개월을 이수했다. 그 때 베트남어 학과장님인 60줄의 조교수님께서 나와 한문까지 똑같은 동명이인이셨다. 이 분의 배려로 1988년 미쓰베트남 출신으로 외대 연수중이었던 미쓰 프엉 등으로부터 심도 있고 좋은 교수를 받았다...음 증말로 이이뻣는데... 근데, 그 해 11월에 IMF가 터져 본사에서 투자를 취소하여 난 귀국하게 되었다... 이번에 나오기 전에 옛 교재로 학습을 조금 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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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26살로 부모때 캄보디아로 이주해 왔단다. 베트남인과 캄보디아인은 매우 반목하며 융화가 안된다. 그런 중에 낮선 외국인이 꽤나 베트남어를 해 대니, 반가워서 꼭 고향 삼촌 만난듯 군다.
내일 베트남에서는 조금 나은 호텔서 자려고, 그녀에게 전화예약을 부탁했다. 호치민의 팜 응우 라오 거리에 있는 리버티4 호텔에 전화하니, 4명 전체의 이름,여권번호를 대라 어쩌라 하다가 전화가 끊어졌다가 한다.
베트남이 아직 사회주의 무사안일이 남아 있나 싶어 그만 뒀다, 내일 가서 방 잡지 뭐...
내일 아침 베트남 호치민 들어가는 버스편을 예약해 두고 잠자리에 든다. 식구들에게 또 조금 고생이 될 거라고 각오시켜 둔다.
누워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예전에 베트남 현지인을 통해 가이드로 몇 번 썼던 쟈니(베트남명은 Duc,득 -- 지금 32-3세 되었다)란 녀석에게 오기 전에 연락이 닿았는데, 지금은 데탐 거리 주변에서 씨클로(베트남 발음으로는 씩로 에 가깝다) 기사를 한단다. 영어도 매우 잘하는 녀석이었는데... 우찌 그리 됐는고... 어쨌든 내일 저녁 7시경 데탐 거리의 Shin Cafe 앞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가보면 알겄지... 담에 또 ∼.
4 Comments
아자씨 1970.01.01 09:00  
그렇기도 하겠군요. 좌석이 좀 좁긴 하더라구요...
ankor 1970.01.01 09:00  
앉아간다는건 거의 고문에 가까운 수준이죠. 그래서 거의 지붕을 선택하는 겁니다. 절대로 낭만이 있거나 그런거 아님...
ankor 1970.01.01 09:00  
스피드보트의 좌석 우리가 앉아가기에도 굉장히 불편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우리보다 체격이 큰 서양여행자들이 그곳에서
ankor 1970.01.01 09:00  
서양애들이 지붕에 올라가는 이유는 안전의식이 없어서가 아니구 좌석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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