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푸켓 혼자 일주일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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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푸켓 혼자 일주일 - 3

처란 1 2293

눈을 뜨니 5시 몇 분이다.

읔 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누웠는 데 벌써 깨면 어떻게 하냐..
시차를 생각해 보니 7시 몇 분인 셈이다.
당연히 일어나는 시간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일어나기로 한다.
돌아가서 시차에 흔들리는 것 보다는 조금 피곤한 것이 나을 것 같아서이다

덕분에 난 여행내내 3-5시간만 잠을 자게 되었다.
4시 몇분에서 5시 몇 분에는 전날 무엇을 하였어도 잠이 딱 깨어졌으니..
여행지의 떠들석 함에 취하다 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늘 12시를 넘게 되고
일어나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그참..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주변을 순찰해 본다.
강이 있고 자그마한 공원이 있고
자그마한 학교 - 연극학교라나?-가 있다.
약간은 후덥지근 함도 있고 .. 근데 낯설지는 않다.
산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도 7시 전이다.
아침이 7시 부터라던데 ..
7시까지 기다렸다가 밥을 먹으려고 하였다.
사실은 7시 전에 아침 주문이 나왔다.
오믈렛 , 쏘세지, 라이스 다른 이의 여행기에서 나왔듯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이의 인상이 좋다. 사람좋은 미소가 아침을 편안하게 한다.

조금은 이른 시간이지만 왕궁구경을 나섰다. 왓포. 택시를 타면 맘은 불편하다.
이 친구가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이런 류의 생각들이 들고 일어나서이다.
얼마쯤 시간이 지나서야 이런 내 모습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고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모습들 .
혹시나 실수를 할 까 신경을 쓰고 주변을 의식하는 모습들.
작은 허세들.

사람은 어떤 벽에 마주치면 자신의 지점이 크게 드러난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존엄함을 놓치면 생각에 끄달려 지게 된다.
영어의 장벽, 낯선 곳에서의 어색함, 혼자라는 상황 , 준비되지 않는 여행의부실함 ...
이런 것들이 어우려져서 장벽으로 서 있고
그 장벽앞에서 평소의 내 지점들이 쑥쑥 드러나고 있었다.

왓포에 도착하니 아직 오픈 시간 전이다.
잠시 담배를 꼬나물고 다시 잠시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입장을 하게 된다.

사진에서 보던 모습들이 눈 앞에 있다.
엄청 큰 누운 부처. 또 어떤 공간.. 마사지스쿨.. 제사 같은 걸 준비하는 사람들..
사람들이 몰려올 때 즈음에서 그곳을 나와서 왕궁으로 가고자 했다.
방향을 잡아나가다 보니 작은 시장같은 곳이 나온다.
그곳을 따라가니 건너편 탑쪽으로 가는 선착장이다.
배를 타고 건넜지만 입장하고픈 맘은 그다지 없어서 주변만을 보고 돌아왔다.
왕궁으로 향해 가는 길에 왕비같은 분에게 제를 올리는 곳들이 곳곳에 있었다.
나중에야 알았는 데 이 분이 돌아가신 것이 작년인 데 아직까지도
곳곳에 그런 시설들을 해 놓았다니 생소한 경험이다.

우린 박정희시절의 어둠을 경험했었다.
국민 대다수가 박정희 향수를 이야기 하고
박근혜가 그 덕을 보는 세상에 살고는 있지만
박정희에 대한 기억은 불쾌감, 분노 같은 단어 외에는 그다지 표현할 것이 없다.
그가 부하에게 죽임을 당했을 때는 하늘이 이 나라를 살린다는 다행스러움도 가졌었다.
근데 이 나라에서 신격화되는 한 모습들을 본다. 여러 실루엣들이 머리속을 지나간다

왕궁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있었다.
태국을 다니면서 수많은 여행자들을 보았다.
그리고 잘 짜여져 있는 시스템과 여행자들이 주도하는 문화를 만나는 경험을 하였다.
카오산에서도 빠통비치에서도 여행자가 주인이고 태국인들은 그 공간을 유지하는
역할들을 하고 함께 있지는 않았었다.
동대문에 한국인들이 주도하고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그런 모습과는 전혀 달랐었다

태국인들이 있는 곳에서 여행자들이 함께 하는 모습은 왕궁과 절에서만
보았던 것 같다. 왕궁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국적도 무척 다양할 것 같다.
일단은 인종부터가 다르니.. 동아시아계 부터 유럽 인도까지 ..
그리고 여행 내내 그랬던 것 처럼 흑인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과 함께 밀려다니면서 사람구경을 건물과 함께 하는 모양새 였다.

와~ ㅎㅎ

약간은 지쳐서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1 Comments
ijoseph 2008.04.22 15:04  
  앗 저보다 6 년 위시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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