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늦바람 자유여행 07 - 커피이야기
태국의 보통 서양식 레스토랑에서는 커피 값이 40밧에
서 60밧정도이고, 노점상에서는 10밧에서 30밧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노점상에서 보통 15밧 이하는 분말커피를 타주고 20밧
이상은 커피콩을 갈아서 증기로 내려 진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노점상에서 파는 20밧짜리 커피도 우리네 호텔커
피 못지않게 맛이 있다.
태국 도착 둘째날 차이나타운 입구에서 처음으로 노점상
커피를 시켜먹었다.
가격이 30밧이라 씌여 있었는데 너무 더워서 그냥 커피쉐
이크로 주문했다.
커피콩을 직접 가는 것을 처음 보았다.
갈은 커피가루를 커피내리는 그릇에 넣고 뜨거운 수증기
로 커피를 내리는데 그 향기가 정말 구수하기 그지없다.
옛날 직장에서 여직원이 원두커피를 만들면 복도 전체에
커피향이 도지는데 이거보다 향기가 더 죽여준다.
이렇게 내린 커피에 연유를 듬뿍 넣어준다. 그리고 코코
넛당(코코넛에서 짠 일종의 엿)을 첨가한다.
옆에서 “Make Sweet, More Sweet” 하고 살짝 애교를 부리
면서 “I like sweet”하니까 코코넛당을 엄청 많이 더 넣어준
다.
이렇게 만든 커피에 얼음조각을 잔뜩 넣고 믹서기에 갈아
서 테이크아웃용 큰 컵에 담아준다.
빨대로 한모금 쭉 들이키니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다.
내 생전에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마셔 본 적이 없다.
커피가 이런 맛이 날 줄이야---
향기가 강하고---,
구수하고---,
부드럽고---,
달콤하고---.
특히 연유의 부드러운 맛과 코코넛당의 달콤한 맛이 기묘
한 조화를 이룬다.
그 이후로 커피를 주문할 때는 노점상이든 레스토랑이든
무조건 “Make Sweet, More Sweet”하고 주문을 했다.
그런데 레스토랑에서는 잘 안통한다.
자기네 레시피에 있는 대로 하는 것이 원칙인 모양이다.
하지만 노점상에서는 이 마법의 주문이 잘 통한다.
내가 마법의 주문을 걸 때마다 코코넛당을 조금 더 부어주
고 내 눈치를 본다.
씨익 웃으면서 "More" 하고 한마디 하면 또 코코넛당을 부
어준다.
태국에 있는 동안 주로 노점상에서 커피를 사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