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20일차)-귀국일(마지막 날)
2001년 9월 23일(일) - 여행일정 모두 종료.
밤새 날아간 비행기는어느새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잠도 자는둥 마는둥, 화장실에 여러번 왔다갔다 하고, 몇번이나 뒤척이면서 하룻밤을 기내에서 그렇게 보냈다.
도착하기 1시간 30분전에 승객들에게 기내식으로 지루소바(모밀국수), 초밥 등을 나눠줬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먹은거 같지가 않다.
오사카에 내리니까 아침날씨가 제법 선선하다. 아니 춥기까지 하다.
이제 이쪽은 날이 많이 선선해져서 가을이 다 된 모양이다.
아침 6시에 도착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식당이 하나도 없다. 배는 고파죽겠는데...
대합실에 비치된 티비로 어떤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스즈키 이치로의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거 보니까 시간이 훌쩍 가는 것 같다.
1시간 후 식당에 문연데가 있어서 비프 커리하고, 콜라를 시켜서 먹었다. 얼마 돼지도 않는 양인데, 1300엔(13000원 이상)이나 했다.
진짜 살인적인 물가다.
남은 500엔 짜리 동전이 있어서 그걸로 편의점 비슷한 데서(全日空 商社) 껌하고 사탕, 과자등 간단한 먹을것들을 샀다. 500엔 짜리 동전 남겨가서 환전해 봐야 얼마 되지도 않으니까 먹을거나 사서 없애는게 낫겠다 싶었다.
모두 100엔짜리를 다섯개씩 사서, 귀국후 그것들을 2개는 내 동생한테 주고, 나머지는 후에 파주에서 군복무중이었던 내 친구에게 월텟 면세점에서 산 과일말려서 만든 제리하고 같이 보내줬다.
그놈이 그 때 전역을 2개월인가 남겨둔 말년 병장이었는데, 내가 태국 나가는날이 유격들어가는 날이었단다.
친구는 말년돼가지고, 유격 받는데, 나는 몸아파서 면제받고 해외까지 나가는게 미안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한테는(다들 면제 아니면, 공익요원, 방산요원) 과일로 만든 젤리를 하나씩 나눠 줬지만, 그 놈한테는 특별히 하나를 더 보내줬다.
그 친구가 두달후 제대하고 하는 말이 물건너 온 것이라 내무반 전체가 평소에 못보던 것을 봤기 때문에 신기한 반응을 보였고, 인기폭발해서 뜯자마자, 마파람에 개눈 감추듯 금방 없어졌다고 했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나를 태우러 와서 대기중이다. 1시간 30분 정도 비행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즐겁고, 기가 막혔던 19박 20일 간의 태국 여행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이제 나한테는 알바를 해서, 5000밧 현금서비스 받은거, 알바해서 메꾸는 일이 남았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니까 날이 나갈때하고 비교해서 많이 선선해졌다. 내 나라로 돌아온 것이지만, 혼란스러웠다.
마치 다른 나라로 온것 같았다. 태국과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선, 선선하다 못해 춥게 느껴지는 날씨, 길거엔 개세끼가 한마리도 보이지 않고(나는 방콕에서 버스타고 시내 중심가를 가는데, 밖에 있는 개 한마리가 엉덩이 쭉 빼고 사람들 다 지나다니는 길 바닥에다가 똥누는 것도 봤음. 그거 보고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었음)
자연스럽게 한국어가 통하는게 웬지 더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혹시 나는 전생에 태국인이 었을까?
난 여행중에 노느라고, 돌아다니느라고 바빠서, 집에다 연락을 단 한번 정도 밖에 안했다. 그리고 10박 11일의 여행일정을 비행기 스케줄을 일주일 뒤로 연장해서 19박 20일로 늘렸기 때문에 문안에 들어서자 마자, 그동안 뭐하고 싸돌아다녔느냐고 엄마가 절라 갈궜다.
집구석이 그래도 육체적으로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난 그날 이후로 한 3주동안은 극심한 태국병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안됐다. 밤이면 밤마다 태국에서 다이빙 하던 꿈을 꾸고, 공부 하다가도 태국생각나서 제대로 되지도 않고...
좌우지간 한국생활에 적응이 안돼서 몇주동안 몸과 마음이 무기력한 상태였다.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친구들이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다온 사람들은 다들 그런다고 했다. 특히 영어를 잘하는 우등생 친구는 내가 나가면, 원래 계획했던것 보다 더 있고 싶어질텐데, 그럴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 무기력한 상태와 후유증은 귀국후 며칠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두산베어스의 (나는 개인적으로 광적인 두산팬임)기적같은 선전때문에 월드컵에 열광하던것 이상으로 야구에 열광하고, 야구장가서 응원하느라고 그래도 많이 치유가 됐다. 그때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4게임중 두 경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경기중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경기 전부 모두 직접 가서 관전했다.
그해 두산베어스가 전문가들과 많은 야구팬들의 예상을 뒤엎고 기적같이 삼성을 꺽고 우승을 해서 기쁨이 두배였다.
그때 두산베어스의 선전, 기적같은 우승 때문에 태국병과 후유증을 완전하게는 아니어도 상당히 많이 치유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완치하는 방법은 다시 여행을 떠나는 길 밖에 없는것 같다.
좌우지간, 이렇게 해서 나의 생애 첫 해외여행 이었던 태국 자유여행은 이것으로 모두 끝이 났다.
나는 올해 9월 10일경에 딱 다녀온지 1년만에 그곳으로 다시 간다.
같이갈 동행자도 구했고, 나름대로 루트도 다 짜고, 경비도 어느정도 벌어놓긴 했다.
이번에 가면 태국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폴까지 육로로 가볼 계획이다. 또한 10일 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다이빙을 좀더 배워볼 생각이다.
이번 여행은 참 웃긴, 신기한 에피소드도 많았고, 나한테 얻은것도 많은 상당히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짧은 생을 살면서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여행 이후, 외국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영어학원을 다니고 , 정찬용이 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을 읽고, 어떻게 해야 영어회화를 잘 할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암튼 그동안 시리즈로 연재했던 "2001년 태국원정 일기"도 이만 접으려 한다. 보너스로 결산편이 올라간다.
그동안 광팔이의 여행일기를 잼있게 읽어주시고 리플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밤새 날아간 비행기는어느새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잠도 자는둥 마는둥, 화장실에 여러번 왔다갔다 하고, 몇번이나 뒤척이면서 하룻밤을 기내에서 그렇게 보냈다.
도착하기 1시간 30분전에 승객들에게 기내식으로 지루소바(모밀국수), 초밥 등을 나눠줬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먹은거 같지가 않다.
오사카에 내리니까 아침날씨가 제법 선선하다. 아니 춥기까지 하다.
이제 이쪽은 날이 많이 선선해져서 가을이 다 된 모양이다.
아침 6시에 도착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식당이 하나도 없다. 배는 고파죽겠는데...
대합실에 비치된 티비로 어떤 다큐멘터리 프로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스즈키 이치로의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거 보니까 시간이 훌쩍 가는 것 같다.
1시간 후 식당에 문연데가 있어서 비프 커리하고, 콜라를 시켜서 먹었다. 얼마 돼지도 않는 양인데, 1300엔(13000원 이상)이나 했다.
진짜 살인적인 물가다.
남은 500엔 짜리 동전이 있어서 그걸로 편의점 비슷한 데서(全日空 商社) 껌하고 사탕, 과자등 간단한 먹을것들을 샀다. 500엔 짜리 동전 남겨가서 환전해 봐야 얼마 되지도 않으니까 먹을거나 사서 없애는게 낫겠다 싶었다.
모두 100엔짜리를 다섯개씩 사서, 귀국후 그것들을 2개는 내 동생한테 주고, 나머지는 후에 파주에서 군복무중이었던 내 친구에게 월텟 면세점에서 산 과일말려서 만든 제리하고 같이 보내줬다.
그놈이 그 때 전역을 2개월인가 남겨둔 말년 병장이었는데, 내가 태국 나가는날이 유격들어가는 날이었단다.
친구는 말년돼가지고, 유격 받는데, 나는 몸아파서 면제받고 해외까지 나가는게 미안했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한테는(다들 면제 아니면, 공익요원, 방산요원) 과일로 만든 젤리를 하나씩 나눠 줬지만, 그 놈한테는 특별히 하나를 더 보내줬다.
그 친구가 두달후 제대하고 하는 말이 물건너 온 것이라 내무반 전체가 평소에 못보던 것을 봤기 때문에 신기한 반응을 보였고, 인기폭발해서 뜯자마자, 마파람에 개눈 감추듯 금방 없어졌다고 했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나를 태우러 와서 대기중이다. 1시간 30분 정도 비행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즐겁고, 기가 막혔던 19박 20일 간의 태국 여행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이제 나한테는 알바를 해서, 5000밧 현금서비스 받은거, 알바해서 메꾸는 일이 남았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니까 날이 나갈때하고 비교해서 많이 선선해졌다. 내 나라로 돌아온 것이지만, 혼란스러웠다.
마치 다른 나라로 온것 같았다. 태국과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선, 선선하다 못해 춥게 느껴지는 날씨, 길거엔 개세끼가 한마리도 보이지 않고(나는 방콕에서 버스타고 시내 중심가를 가는데, 밖에 있는 개 한마리가 엉덩이 쭉 빼고 사람들 다 지나다니는 길 바닥에다가 똥누는 것도 봤음. 그거 보고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었음)
자연스럽게 한국어가 통하는게 웬지 더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혹시 나는 전생에 태국인이 었을까?
난 여행중에 노느라고, 돌아다니느라고 바빠서, 집에다 연락을 단 한번 정도 밖에 안했다. 그리고 10박 11일의 여행일정을 비행기 스케줄을 일주일 뒤로 연장해서 19박 20일로 늘렸기 때문에 문안에 들어서자 마자, 그동안 뭐하고 싸돌아다녔느냐고 엄마가 절라 갈궜다.
집구석이 그래도 육체적으로 편하기는 하다. 하지만, 난 그날 이후로 한 3주동안은 극심한 태국병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안됐다. 밤이면 밤마다 태국에서 다이빙 하던 꿈을 꾸고, 공부 하다가도 태국생각나서 제대로 되지도 않고...
좌우지간 한국생활에 적응이 안돼서 몇주동안 몸과 마음이 무기력한 상태였다.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친구들이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다온 사람들은 다들 그런다고 했다. 특히 영어를 잘하는 우등생 친구는 내가 나가면, 원래 계획했던것 보다 더 있고 싶어질텐데, 그럴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 무기력한 상태와 후유증은 귀국후 며칠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두산베어스의 (나는 개인적으로 광적인 두산팬임)기적같은 선전때문에 월드컵에 열광하던것 이상으로 야구에 열광하고, 야구장가서 응원하느라고 그래도 많이 치유가 됐다. 그때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4게임중 두 경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경기중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경기 전부 모두 직접 가서 관전했다.
그해 두산베어스가 전문가들과 많은 야구팬들의 예상을 뒤엎고 기적같이 삼성을 꺽고 우승을 해서 기쁨이 두배였다.
그때 두산베어스의 선전, 기적같은 우승 때문에 태국병과 후유증을 완전하게는 아니어도 상당히 많이 치유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완치하는 방법은 다시 여행을 떠나는 길 밖에 없는것 같다.
좌우지간, 이렇게 해서 나의 생애 첫 해외여행 이었던 태국 자유여행은 이것으로 모두 끝이 났다.
나는 올해 9월 10일경에 딱 다녀온지 1년만에 그곳으로 다시 간다.
같이갈 동행자도 구했고, 나름대로 루트도 다 짜고, 경비도 어느정도 벌어놓긴 했다.
이번에 가면 태국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폴까지 육로로 가볼 계획이다. 또한 10일 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다이빙을 좀더 배워볼 생각이다.
이번 여행은 참 웃긴, 신기한 에피소드도 많았고, 나한테 얻은것도 많은 상당히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짧은 생을 살면서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여행 이후, 외국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영어학원을 다니고 , 정찬용이 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을 읽고, 어떻게 해야 영어회화를 잘 할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암튼 그동안 시리즈로 연재했던 "2001년 태국원정 일기"도 이만 접으려 한다. 보너스로 결산편이 올라간다.
그동안 광팔이의 여행일기를 잼있게 읽어주시고 리플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