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박 13일 혼자 시작한, 태국 여행 (4일-1) 왓포+야경
적당한 시간에 알람을 맞춰놓고, 못 일어나는 언니를 두고 조용히 방을 나선다.
오늘은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
미처 못 가본 방콕의 여기저기를 다녀 볼 예정이기에...9시경 서둘러 나온다.
숙소를 쪼로록 나와 카오산ro로 향하는 길을 따라간다.
오늘은 왓포와 왓아룬(새벽사원)을 갈 것이다. 천천히 즐겨야지.
ㄱ자로 꺽여진 코너를 도는데, 앗! 요거트프루트 30밧!
태사랑에 올라온 정보를 보며,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비요뜨가 1200원인가 하는데
큼직한 과일과 제대로 된 씨리얼이 얹어진 요거트가 900원, 콧노래가 절로 난다.
가볍게 아침을 먹는 나로써는 아주 든든한 한끼 식사였다. 과일이 참 크다.
식사를 하며 오늘의 일정을 점검한다.
1. 반나절 : (택시)왓포- (도보) 선착장- 왓아룬 - 선착장(르나두언)
2. 반나절 : -싸톤역 -(bts)부라싸캄 뷔페-(bts)통러역-(도보)스타벅스:휴식 및 방콕일정 정리, (도보)닥터핏
3. 밤 : 야경을 볼 수 있는 바, 시로코-버티고 중 한 곳
맛있게 먹고 10m정도 가니 앗!!! 이런 좌판에 과일쥬스와 푸르트요거트를 또 팔고 있다.
(태국 사람들의 생김새는 대체로 이렇게 동글동글한 인상이다.)
참 맛있어 보이는 딸기, 오늘 아니면 못 먹어보지 싶어서 쥬스 하나 시킨다. 20밧이었나...
우리학교 앞에서 사먹었던 생과일 쥬스와 비교가 안된다. 정말 실한 딸기맛
한국에선,,,카페라면 6천원도 받을만한 쥬스- 진하고 달콤하고 상큼하다.
택시를 타고 왓포를 가자고 한다.
택시를 타면 일단 지도부터 꺼내든다.
지도따위...제대로 볼 줄 모르는 나지만, 혹시나 사기택시일지 모르는 불안감 때문이다.
+ 실상 흥정택시는 만나도 사기 택시는 만나본 적이 없다. 미터기 조작 의심이 간 적은 있었지.
기사아저씨는 꽤 친절하다. 여긴 어디고 저긴 어디라고 일러준다.
나도 고마움을 표현하며, 기본요금밖에 안되는 짧은 거리를 기분 좋게 갔다.
도착하자 길을 건너면 된다고 친절하게 일러주는 아저씨.
왓포의 입장료는 50밧ㅠ
사당엔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뜨겁게 달궈진 돌계단을 달달거리고 올라가 사당으로 들어선다.
맨발에 시원하고도 차가운 느낌이 좋다. 소리를 찰싹찰싹내면서 들어가니
어마어마한 부처가 저 하늘에서 날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염화미소라던데...저 웃음은 땅에서 개글개글 자신을 우러보는 인간을...소일거리 삼아 내려다보는 모양새다.
우리 나라 부처가 30-40대라면, 저 청년은 20대 초중반이나 되었을까.
세상에 대한 근심도 걱정도 없이 무릉도원에서 천도복숭아나 따먹고 있는냥 보인다.
그런 한량같은 부처를 목이 꺽어지게 올려다보려니, 슬그머니 아니꼬운 마음도 생긴다.
아이고, 그래도 부처님인데 싶어 한없이 올려다 보아 드린다.
그나저나 신기하기도하다.
저렇게 기다란 부처는 처음본다. 관광책자엔 태국의 와불상이 많이 소개되어있다.
워낙 와불상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다보니 관광으로 소개가 많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저런 대형 와불상이라니, 봐도 봐도 신기하다...
엄청난 크기도 신기하고, 한 팔을 괴고 빈듯이 누운 모습도 신기하고,
부처를 이렇게 우러러 보게끔 만든 태국의 불교문화도 재미있다.
얼빠진것 처럼 마냥 저를 쳐다보든지 말든지...와불상은 태국의 왕궁처럼 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와불상의 앞면에서 뒤로 돌아가면, 이렇게 동전을 넣는 통이 주루룩 이어져있다.
아마 십원정도를 하나씩 넣으며 소원을 비는 것 같다.
무심한듯 그러나 찬찬히 동전을 떨어뜨리며 걷는 사람들...
시원하기도하고, 금색 와불상과 그 표정이 재미있기도하여, 작은 사당에서 오랜 시간을보내고 나왔다.
나가는 입구 반대로 걸어들어가니,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또 몇 미터 가니...왕궁에서도 보았던 관우상이 보인다. 이 역시도 슬며시 웃고있는게 기분이 좋다.
한국의 근엄해보이는 석상과 참 다른 모습이다. (고려시대의 석상들은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편이더라.)
다시 몇 미터 쪼로록 가면 학교를 볼 수 있다.
사원안에 학교가 있다. 불교학교일까?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학교가 파했는지 삼삼오오 몰려다닌다.
초등학생정도 되 보인다. 교실은 하나.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한복판의 절에 학교가 있는셈인데...
태국 전통의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안전하게 놀 너른 마당도 갖춘 셈이니,
좋은 교육장이라 볼 수 있겠다.
학교 앞 돌 의자에서 볼 수 있는 전경이다.
바로 옆에 또 하나의 건물이 있는데, 이쪽은 고학년이나 중등학교인 것 같다. 아직 아이들이 공부하고있다.
이 아이들은 등교길에서 매일 이런 태국의 전통적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돌 의자에 가만히 앉았다가, 사진 한 장 남겨야지 싶어
처음으로 타이머 기능을 만지작거렸다. 대략 10초면 되겠지...조정을 해두고, 의자에 잘 세워둔다.
의자 높이에서 찍으려니 난 앉아야 나온다. 왓포에 있는 또 다른 사원을 배경으로 하나, 둘.
하나, 뒤에 사원이 화려한듯 아기자기한듯 보기좋게 나왔다.
돌바닥, 그리고 돌인지 시멘트인지 튼튼하게 지어올려진 태국의 사원
둘, 노출조정을 했는데, 이날의 햇살이 잘 담아진 것 같다. 좀...오바스럽긴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