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16일차)-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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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팔이의 2001년 태국원정 일기(16일차)-치앙마이

광팔이 2 985
2001년 9월 19일(수)

전날 잘자고 인나서, 몸이 개운했다. 고산족 움막 이었지만, 시설도 괜찮고 지낼만 했다.

넝포도가, 아침식사로 토스트를 만들어 줬다. 또 파인애플하고, 바나나가 디저트로 나왔다. 어제 저녁하고, 오늘 아침 생각했던것 보다 진수성찬 이었다. 난 고산족 움막이라 식사가 다소 부실할줄 알았는데...

관광객들이 뿌리고 간 돈이 많아서 걔네들도 생활수준이 많이 나아진듯 하다.

추장하고 작별 인사를 하고, 서서히 마을을 출발했다.
내려가는 길도 상당히 가파르고 흙에 습기가 있어서 미끄러웠다.
또 길도 좁은 낭떠러지여서 발을 잘못 디디면, 기냥 새돼는거다.

내려가는것도 올라오는것 못지 않게 힘들다. 그렇게 숨이 턱밑가지 차오르고 하진 않았는데, 발을 조심조심 내딛어야 하기 때문에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내려가는 길에 폭포가 있어서 거기서 또 한번 수영을 하고 놀았다.
넝포도는 완전히 물개다. 물살이 가파른데도, 자기몸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해서 반대편으로 헤엄쳐간다.

나도 수영을 엔만큼 하기는 하는데(자유영하고 배영 만), 계곡물살이 워낙 가팔러서 수영장에서 배운대로 할 수가 없었다.
나락아저씨는 워낙 물을 싫어하시는지, 여전히 손씻고, 세수만 하셨다.

남은 길을 내려가는 도중, 나는 뱃속에서 난리 부르스를 춰서, 한 두어번 정도 풀숲에다가 응가를 해부렀다. 그때 설사가 난 이후 어제 부터 다소 변비 증세가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폭발한 것이다.

아까 고산족 움막에서 큰거 보고 출발하려고 화장실에 갔었는데, 쪼그려 앉아 싸는데라, 워낙 신경쓰이고 불편해서 제대로 못봤다.
게다가 변비 증세라 쉽게 마음먹은대로 나오지 않았다.
다소 찜찜한 느낌이었다. 슈팅은 날려대는데 골은 못 넣은 격이다.

내가 한국에 있을때는 깨끗하고 좌변기 있는 화장실만 골라 다녀버릇해서 좀 지저분하고, 불편한데서는 너무 다리아프고 신경쓰여서
편안히 볼일을 못봤던거 같다.

평소에 수세식 변기만 사용하다보니 여기 처음에 왓을때는 변기에 바가지 로 물퍼서 붓는것도 찜찜하고 적응이 안됐다. 처음에 홍익인간에 있을때가 그랬다.

하지만 노네임 방갈로에서는 계속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적응이 돼서 그게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

어느새 다 내려와서, 구멍가게 비슷한데서 음료수 한잔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나락아저씨 만난 기념으로 같이 사진을 박았다.
가서 친구들한테, 나락아저씨하구 같이 트레킹 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 증거를 남길 필요가 있었다.

또 쏨삭 할아버지, 넝포도, 아줌마 하고도 트레킹 투어 기념으로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넝포도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헤어져야 했다.

우리 일행은 썽태우에 올라타고, 뗏목 타는 곳으로 갔다.
점심때는 가이드 아저씨가 이번에는 카우팟을 만들어 줬다.

점심먹고 썽태우 타고 조금더 가니까 뗏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또 떵꺼에서 난리 부르스다. 난 부리나케 뒷간으로 튀어가서 절라게 싸부렀다. 평소에 막혀 있던것이 한번 터지면, 무섭다더니... 한번은 설사땜에 고생하고, 이제는 변비때문에 고생하고..
이랫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돌아버리겠다.
트레킹 끝나고도 그날 저녁때 화장실을 두어번은 더 갔던것 같다.
오늘 하루 응가 참 많이도 한다. 그렇다고 설사가 다시 도진 것은 아니다.

뗏목타기가 시작됐다. 나락 아저씨가 노를 저어갔고, 나는 황제처럼 뗏목위에 대자로 누워서 편하게 갔다.
계곡물이 아주 시원해서 더위를 몰랐다.

이번 트레킹 코스 중에 뗏목타기가 제일 재밌고 좋은 코스였다.
역시 나는 물가 체질이다. 가다보니까 다른코쟁이들 팀도 보인다.

가는 도중에 경사가 가파른 폭포가 있어서 잠시 땅위로 올라와서 걷다가 폭포 지나고 나서 다시 뗏목에 올라탔다. 그냥 개울가에서 타는 뗏목이라 동강 래프팅하고는 당연히 비교대상이 안되지만, 힘들게 헉헉 거리고 산타는거 보다는 나았다.
거기도 물살이 아주 느린 편은 아니어서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하지만, 뗏목에서 떨어져도 일어서면 발이 닿을만큼 수심이 얕다.

뗏목이 목적지에 도착. 이제 트레킹 투어의 모든 코스가 다 끝났다.
진짜 1박2일짜리만 신청하기를 잘했다. 2박3일짜리는 특별한건 없고, 산을 하루 더타고, 고산족 마을에서 하루 더 자는거 밖에는 없다. 아마 그거 했으면 진짜 뒤졌을 것이다.

썽태우를 타고 다시 출발했을때의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서 해산했다. 쏨삭 할아버지는 다시 여행사 사무실로 돌아가시고, 나락아저씨하고 기자 아줌마는 방콕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작별인사를 했다.

나는 뚝뚝을 타고 파라다이스 게스트에가서 체크인 했다.
해가 넘어가면 선선해져서 굳이 선풍기 방은 필요 없을듯 했다.
개별욕실에 선풍기,침대방이 160밧 이었다.

하지만, 말이 게스트하우스지 중급호텔 정도 수준은 되는거 같았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방도 깨끗하고 쾌적한 편이었다.
옷걸이, 옷장도 있고, 재털이도 있었다. 욕실에서는 온수도 나왔다.
그리고 1층 로비에는 풀장이 있었다.

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는 방에다가 짐 풀자 마자
곧바로 속에 수영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내려가서 풀장에서 1시간 정도 수영하고 놀았다.

기왕에 치앙마이에 왔으니, 트레킹만 하고 그냥 가기엔 뭔가 빠지는게 있을거 같아서 하루정도는 시내나 근교를 보기로 했다.
이날 저녁은 근처 타패거리에 있는 나이트바자를 구경하고
도이수텝같은 투어는 다음날 하기로 했다.

그래서 1층 로비에 있는 여행사에다가 내일저녁때 출발하는 방콕행 여행사 VIP 버스와 도이수텝을 비롯한 일일투어를 신청했다.

여행사 가이드 아저씨가 그다음날 8시 반까지 그곳으로 나오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나이트 바자 간다니까 퇴근하는 길에 자가용으로 태워다 줬다.

타패문 근처의 나이트 바자는 밤거리에 노점들이 들어서서 여러가지 옷가지, 악세서리, 생필품 등을 파는 한마디로 시장통 이었다.
거기가 치앙마이의 최고 명소고 볼거리라고 해서 갔더니, 생각보다 별로 였다.

거기서 파는 것들은 이미 방콕의 빠뚜남 시장, 카오산로드, 꼬싸무이 차웽비치의 노점들,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에서도 충분히 다 봤던 것들이다. 또 거기서 다 살수 있는 것들이고..

그래서 별 감흥도 안오고 시시했다. 별로 사고 싶은 것도 없었다.
반팔티 같은 옷가지는 많았는데 굳이 살필요가 없어서 그냥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그런데 지나가다가 어떤 고산족 복장을 한 아기를 업은 젊은 아낙네가 자꾸 나를 따라다니면서 악세사리를 팔아달라고 한다.
난 귀찮아서 안산다고 했더니, 애 분유값 땜에 그러니까 한 번만 팔아달라고 거의 애원한다. 안사면 울고 떼쓸거 같은 표정 이었다.

그래서 결국 못이기는 척 팔찌하고 목걸이를 200밧에 샀다.
아이를 앉고 있는 어머니라서, 도저히 매몰차게 거절 할 수가 없었다.

부디 꿋꿋하게 살아서 좋은 어머니가 됐으면 한다.

카우카무(족발덮밥)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진짜 볼것도 살것도 없어서 그냥 근처 맛사지 샾에서 맛사지나 받았다.

전신 맛사지와 안마에 450밧 하는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맛사지샾이었다.
실내도 쾌적하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서비스를 받았다.
피로가 풀리는것 같다.

맛사지 받고 나오니까 부슬부슬 비가 온다. 나는 비를 피하기 위해
뚝뚝이 대기하는 쪽으로 잽사게 튀어가서, 그거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가격에 비해서 좋았지만, 나이트바자는 영 실망이다.
2 Comments
yo 1970.01.01 09:00  
ㅎㅎㅎ 바가지 옴팡쓰고 다니셨당~~ ^^<br>고소해서 드리는 말씀은 아니구여.. -_-;;<br>우리나라보다 약간은 싸다보니 물가개념이 없어지는것도 같아여 ^_____^
^^ 1970.01.01 09:00  
언능 언능 올려주세요.^^ 뒷편 궁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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