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17. 무사히 오토바이 투어를 마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나갈 준비를 마치고 숙소를 나오기전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 오토바이 대여 할 곳을 알아냈다. 그 근처에서 아침으로 간단하게 쌀국수와 찐빵을 먹고 오토바이를 빌렸다. 그런데 오토와 수동 가격이 너무 차이가 나서 그냥 100cc짜리 수동 오토바이(CT 100과 비슷)를 빌렸다.
오토와는 틀리게 왼쪽 발로 기어를 넣고 오른쪽 발로 뒷 브레이크를 잡아했는데 처음 타보는거라 좀 걱정이 됐다. 오늘 타면 두번째로 운전하는건데 내가 잘 할수 있을까? 더구나 동네를 슬슬 타는게 근교 도시를 도로 타고 달려야 되는데 걱정이 안될 수 없었다.
그전날 저녁에 번개가 무지 치더니만 다행히 비는 안왔다. 오토바이를 대여해서 타고 가는데 영 불안하다. 우선 주유소에 들려 기름을 만땅으로 채우고 첫번째 목적지인 치앙센으로 출발했다. 처음엔 많이 서툴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적응이 되는것 같았다.
한 30분 정도 달렸을까? 첫번째 위험한 고비가 찾아왔다. 앞에서 달리던 DK가 움푹패인 길을 지나면서 오토바이 앞 바구니에 넣어놨던 가방이 떨어졌다. 이때 DK가 오토바이를 세웠는데 나도 따라 오토바이를 멈춘다고 뒷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너무 급하게 잡았나보다.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면서 뒷 바퀴가 S라인을 그리며 한들렸다. 순간 으~ 여기서 넘어져 다치는구나 이제 나머지 여행은 어떻게 하나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 이때 갑자기 드는 생각 앞 브레이크를 잡으면 괜찮을것 같았다. 재빨리 행동으로 옮기니 다행스럽게도 더이상 미끄러지지 않고 멈춰섰다.
휴~ 십년감수했네. 여기서 다쳤으면 꼼짝없이 우리나라에 돌아가야 될지도 모르는거였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도로를 타보니 확실히 빠이에서 타던것과 틀렸다. 빠이에서 탈때는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신경 거의 안썼도 됐는데 이번엔 안 그랬다.
차도 많이 다니고 오토바이 속도도 거의 60km 이상은 꾸준히 내줘야 했다. 처음 길을 떠날 때는 근교 도시 관광할 곳 찾아서 여기저기 다녀오는게 목적였는데 어느 순간 살아서 무사히 돌아 가는게 목적이 되버렸다. >_<
달리다 보니 어느덧 60km 정도 떨어진 치앙센에 도착했다. 골든 트라이 앵글로 가기전에 치앙센 시내에 들려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음료수도 사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다시 출발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데 좌우에 지평선이 보일만큼 넓게 펼쳐진 곳을 지날때면 왠지 가슴이 뻥 뚫리는듯 기분이 좋았다.
더운 바람과 시원한 바람이 섞여 나를 스치고 지나 가는 것도 신기했다. 얼마안가 라오스와 미얀마 그리고 태국 이 셋고이 만나는 지점인 골든 트라이앵글에 도착했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구경을 시작하는데 꼬끼리상 앞에 달려있는 징 비슷한 물건 앞에 관광객 몇명과 고산족으로 보이는 꼬마애가 있었다.
징 비슷한 악기는 손으로 문지르면 기묘한 소리가 울리는데 꼬마애가 하면 소리가 잘 나던게 관광객들이 하면 소리가 안났다. 나도 신기해서 한번 도전 해봤지만 아무리 문질러대도 묵묵부답였다. 뭔가 요령이 있을것 같은데.. 쩝..
여러가지 포즈로 기념 사진좀 찍다가 근처 왓 프라탓 푸까오라는 사원이 언덕 위에 있어 골든 트라이앵글 일대의 주변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그 곳을 찾아갔다. 그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10밧에 팔고 있길래 하나 사서 DK와 의자에 앉아 나눠 먹으며 경관을 구경하며 휴식을 취했다.
다음으로 갈 곳은 태국의 최북단인 매싸이. 미얀마와 국경이 접해 있어 이 곳을 통해 미얀마로 입국을 한다. 조그만 다리 하나를 두고 이쪽은 태국 저쪽은 미얀마라는게 신기했다. 매싸이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뱀부 하우스라는 곳을 찾았다.
왜냐하면 이 곳의 소개가 돈까스, 소바, 돈부리 같은 일본 음식이 주를 이룬다고 되어 있었는데 오랜만에 시원한 냉소바나 냉모밀 같은걸 먹을 수 있을까 해서였다. 약간 헤맨 끝에 찾긴 찾았는데 일본 음식은 전혀 구경할 수 없었다. 주인이 바뀌었나? ㅠ_ㅠ 한가지 메뉴만 파는 듯 했는데 닭고기 덮밥였다. 맛이 으... >.<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태국 출입국 관리소 근처에서 건너편 미안마와 태국 최북단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서 사진좀 찍다가 돌아가기로 했다. 원래는 매싸롱도 갈까 했는데 아무래도 무리이지 싶었다. 다시 치앙라이로 돌아가기로 하고 출발.
한참을을 달리고 있는데 헉~!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늘게 오더니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시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운전하는게 불안한데 이 빗속을 뚫고 도저히 계속 갈 수 없을것 같았다. 기분 탓인지 오토바이도 자꾸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이라 불안했다.
비가 좀 약해질때까지 좀 쉬기로 하고 도로 옆 비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오토바이를 댔다. 비가 언제나 그치려나 걱정하다가 도로 반대편쪽을 뒤돌아 보니 무지개가 보이는게 아닌가. 저 멀리 언덕 위에는 하얀 사원도 보이는게 왠치 운치있어 보였다.
한 20여분 기다렸나? 비가 거의 그치는듯 해서 다시 출발했는데 얼마 못가 비가 또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안되겠다 싶어 버스 정류장을 보이는 비 피할수 있는 곳이 보이길래 그 곳에서 잠시 쉬었다. 하늘을 보니 비구름이 우리가 갈 방향으로 움직이는것 같았다. ㅠ_ㅠ
다행히 조금 기다리다보니 빗줄기가 약해졌다. 치앙라이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 어두워지기 전에 가는게 아무래도 좋을듯 해서 서둘러 출발했다. 한 20여분을 달려 드디어 숙소에 도착. 휴~ 살아서 무사히 돌아온것만해도 너무 기뻤다.
오늘 먼길을 다녀 왔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저녁을 맛있는걸로 먹기로 했는데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한국 식당도 겸했기 때문에 그 곳에서 제육볶음을 시켰다. 으~ 이게 얼마만에 보는 우리나라 음식이란 말인가~! 저녁을 배불리 맛있게 먹고나니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냥 잘까 하다가 인터넷좀 하려고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인터넷 사용 가능한곳이 있었는데 빠이에 비하면 한 10배는 빠른듯 했다. 가격은 1시간에 30밧. 가격도 빠이보다 저렴했다.
인터넷을 한 시간 정도 하고 나서 맥주 한 병 사가지고 숙소에 돌아와 마시고 쓰러져 잠들었다. 이제 당분간 오토바이 탈일 없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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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내역
아침 : 30밧
오토바이 : 200밧
숙박 : 75밧
음료수 : 10밧
점심 : 30밧
음료수 : 23밧
음료수&아이스크림 : 21밧
저녁 : 130밧
인터넷 : 40밧
맥주 : 4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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