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11. 치앙마이를 둘러보다
오전에 시내에 있는 사원을 둘러볼 예정으로 DK와 나왔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빌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오토바이가 기동성이 좋을 것 같아 오토바이를 빌렸다. 수동의 경우 하루 대여 하는데 150밧.
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일단 타패문쪽 나이트 바자 거리쪽으로 향했다. 아침을 먹고 움직이기로 했는데 그 근처에 가니 노점이 있어 그 곳에서 해결했다. 고깃국 였는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다 먹고 나서 지도에 둘러볼 곳을 마크하고 가기로 했는데 사원의 경우 볼만한 꺼리가 있는 곳은 3~4군데 정도 밖에 없는 듯 했다.
나머지들은 규모도 작고 거기서 거기인 듯 해서 패스. 사원을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오토바이로 누비며 다녔다.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니 사진 위주로 찍고 다녔는데 그 중 특이한 곳은 불당 안에 유리 상자가 있는데 그 곳에 스님이 가보좌를 하고 앉아 있고 사람들이 그 앞에서 절을 하는 모습이었다.
처음엔 살아 있는 스님인가 했는데 둘어가서 가까이 다가가 보니 정교하게 만들어진 밀랍인형이었다. 그렇게 사원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도이수텝에 가기로 했다. 가이드 북에는 한 15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적혀 있는데 막상 가보니 30~40km는 되는것 같았다.
한참 산속으로 꼬불꼬불한 길을 달리는데 왠지 스릴 있는게 재미 있었다. 또 산속에 높은 곳이라 그런지 꽤 쌀쌀했다. 한참을 달려 드디어 도이수텝에 도착. 300계단을 올라가니 사원이 나왔다. DK는 계단 개수를 세어본다고 하다가 올라가는 도중 내가 말을 거는 바람에 까먹어 버렸다. ㅎㅎ
올라가는 도중에 고산족 복장을 한 이쁘게 생긴 꼬마애들이 계단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이뻐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환히 웃으며 포즈를 딱 취해준다. 사진을 찍고 나니 어디서 영어를 주워들어 외웠는지 "기브 미 머니"를 외쳤다. 10밧 동전을 하나 쥐어주웠다.
도이수텝에 다 오르면 사원외에 꼭 봐야 할 치앙마이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구름도 잔뜩있고 안개도 좀 끼었는데 그나마 눈으로 직접 볼 때는 괜찮았는데 사진을 찍으면 잘 안나왔다. 어쩌랴.. 눈으로 담는 수 밖에.. >_< (나중에 트랙킹 때 만난 일행한테 들은바로는 낮보다는 야경이 그렇게 죽인다고..)
중앙 사원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는데 들어가보니 제일 눈에 먼저 들어오는건 커다른 황금 탑. 번쩍 번쩍 빛나는듯했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의자에 앉아 잠시 쉬다가 다시 돌아가기 위해 계단을 다시 내려와 오토바이 주차 해놓은 곳으로 갔다.
오토바이를 타고 막 가려고 하는데 휘청하는 오토바이. 뭔가 이상한것 같아 체크해보니 뒷 바퀴가 납작하게 눌려있는게 아무래도 펑크가 난 듯 했다. 헉~! 이를 우째.. ㅠ_ㅠ 그 상태를 모르고 그냥 산을 내려 갔다면 큰일날뻔 했다.
그런 위험을 면하긴 했지만 이제 어떻게 하나 망연 자실한 모습으로 있는데 어느 태국 여자분이 오더니 손으로 방향을 알려주면서 태국어로 뭐라 뭐라 한다. 당연히 무슨 말이지는 몰랐지만 눈치로 오토바이 수리할 수 있는곳을 알려주는구나 하고 느꼈다.
그 분이 알려준데로 밑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니 정말 수리 하는 곳이 있었다. 그냥 밖에서 볼때는 전혀 그렇게 안보이는데 연장 꾸러미를 들고 오더니 한 15여분 안에 뚝딱 고쳐줬다. 역시 펑크난게 맞았다. 펑크난 부분을 때우고 바람도 빵빵하게 넣어줬다. 컵쿤 캅~!
돈을 많이 달라고 하면 어쩌나 은근 걱정이 되었는데 40밧만 달라고 한다. 휴.. 다행히 안비싸다. ^^ 우리나라 돈으로 생각하면 1200원 정도인데 만약 우리나라 였따면 얼마나 달라고 했을까? 그렇게 오토바이를 수리하고 약간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왔다.
올라 갈 때는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내려 올 때는 금방이었다. 점심 시간도 되고 해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치앙마이 대학 정문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메뉴는 카우 카무라 불리는 족발 덮밥. 역시 마있다. ㅜ_ㅡ
숙소에 돌아오니 아직 오늘 관람하기로 한 쿰 깐똑쇼 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 동안 뭘 할까 하다가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조사한 바로는 샬라 치앙마이 마사지 샵이 잘 한다는 소문이 있어 그 곳을 선택했다.
일행의 한명 늘어 3명이서 오토바이를 타고 그 마사지 샾을 찾아 삼만리를 시작했다. 약간 헤맨 끝에 드디어 찾아낸 가계.. 헉~!! 그런데 문이 닫혀있다? 옆에 붙어 있는 메모가 눈에 띄였다. 메모를 보니.. 이런~ 일요일은 쉰덴다~!!! ㅠ_ㅠ 뭘할까 하다가 근처에서 열리는 썬데이 마켓을 구경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직 이른 시간인지 장사를 시작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 썬데이 마켓은 저녁에 쿰 깐똑쇼 끝나고 다시 와서 구경하기로 하고 우리는 시원한 뭐좀 마실까 하고 두리번 거리는데 마침 바로 근처에 까페가 하나 있어 각자 마음에 드는 걸로 시원하게 먹었다.
그리곤 숙소로 돌아 왔는데 그래도 시간이 남아 각자 볼일을 보다가 저녁 6시 45분쯤 모이기로 했다 7시 정도까지 차가 픽업하러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충 시간을 때우고 드디어 깐똑쇼를 보러 출발. 쿰 깐똑쇼란 치앙마이의 전통 음식을 먹으며 전통 공연을 관람하는거다.
사진이랑 찍고 그럴려면 좋은 자리에 앉을 필요가 있는데 우릴 안내한 곳은 너무 자리가 안좋았다. 자리를 다른 자리로 바꿔 달라고 하니 그 자리는 예약이 되어 있다며 안된다고 한다. 이런.. 우리는 뭐 손님 아닌가? 나중에 보니 그 자리는 서양인들이 차지했다. 우리가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는 건가? 은근 차별하는것 같아 기분이 좀 나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의지의 한국인 아니던가~! 계속 요구를 했더니 무대 근처에는 비가 올것 같은 날씨라 자리를 전부 치웠는데 우리만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 줬다. 더불어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계셨던 우리나라 두 분도 같이 그 스페셜 자리로 모셔졌다.
우리만 무대 바로 옆에 있어 뒤통수가 따끔거리긴 했지만 꿋꿋이 공연을 보며 사진도 열심히 찍어댔다. 역시 무대 바로 옆에서 보니 훨씬 나은것 같았다. 만약 원래의 자리에 앉았었다면 많이 실망 했었을지도..
방콕에서 봤던 시암 니라밋 공연에 비하면 아주 소박했지만 다른 일행은 다행히 재미 있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깐똑쇼가 끝나고 찾아간 썬데이 마켓 거리는 마치 카오산 로드를 방불케 했다. 오후와 비교해 엄청 많아진 인파들과 장사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북적댔다.
그 길이 꽤 길었는데 족히 1km는 되보였다.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여행 끝나고 돌아가면 나눠줄 선물도 샀다. 정말 저렴하긴 했다. 그렇게 쇼핑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니 11시 20분쯤. 원래는 술 한잔 할 생각였는데 피곤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더구나 나 같은 경우엔 내일 1박 2일 트래킹도 떠나야 하고.. 휴~ 늦었다. 내일 고생좀 하려면 그만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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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내역
오토바이 대여 : 75밧+펑크(20밧)+기름(20밧)
아침 : 20밧
도이수텝 입장료 : 30밧
쿰 깐똑쇼 : 350밧
1박 2일 트래킹 : 13000밧
도미토리 : 100밧
선물 : 90밧
썽태우 : 30밧
커피 : 65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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