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8. 아답터, 방콕 그리고 쑤코타이
원래 되로라면 이곳 아유타야에서 쑤코타이로 바로 가야 되지만 그 놈의 아답터 때문에 방콕에 다시 돌아 갔다가 가야됐다. 방콕에서 쑤코타이 까지는 7시간. 서두르지 않으면 너무 늦게 도착 할 것 같아 아침부터 서둘렀다.
서둘렀는데도 10시 30분이 넘어서야 방콕행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한참 가고 있을때 미니버스를 타면 방콕 시내인 전승 기념탑에서 내려준다던데 아무래도 실수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뒤.. 후회하면 뭐하랴..
버스는 완행 버스인지 중간중간 사람을 태웠다. 2시간 정도 걸려 방콕 북부 터미널에 도착. 마분콩행 시내버스를 타려고 여기저기 헤맸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시간은 흘러만 가고 돈이 아깝긴 하지만 그냥 미터 택시를 잡았다.
기사 아저씨가 뭐라 뭐라 그러길래 무슨 소린지 잘 못알아 들어서 오케이 했는데 알고보니 고속도로 경유해서 갈거냐는 거였다. 태국은 택시타고 고속도로 경유시 승객이 고속도로 톨케이트 비용을 내야된다. 생돈 40밧 나갔다. 마분콩까지 택시비는 80밧. 도합 120밧이다. ㅠ_ㅠ
어찌됐든 마분콩에서 일을 빨리 처리하고 다시 되돌아 가야했다. 저번에 아답터를 샀던 그 매장을 찾아 상황을 설명하니 누군가를 불렀다. 그 사람에게 내꺼 PMP와 아답터를 주더니 좀 기다리랜다. 그런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그 사람이 안왔다. 불안했다. PMP는 맏기지 말아었어야 되는건데.. ㅜ_ㅜ
20여분이 지나자 별별 생각이 들었다. 그때즈음 다행히 그 사람이 나타났다. 아답터를 다른걸로 교체 해온것 같다. 혹시 몰라서 10분 정도 충전하는걸 테스트 할 수 있냐고 하니 그러라고 한다. 충전을 시켜놓고 뭐좀 먹고 오겠다고 했다.
점심을 그 근처에서 해결하고 오니 충전이 잘 되고 있었다. 이제 서둘러 북부 터미널로 되돌아 가야했다. 이번에는 버스 정류장이 마분콩 바로 근처에 있으니 버스타고 가야지. 방향을 생각해보니 길 건너편에서 타야 될 것 같아 육교를 건너 버스 정류장에 갔다. 조금 기다리다가 불안해서 현지인에게 물어봤더니 길 건너서 타란다.
이런 삽질 했군. 아까 길 건너기 전에 물어볼껄~! 다시 육교를 건너 되돌아가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되지 않아 북부터미널에 가는 159번 버스가 왔다.
"빠이 콘송 머칫 마이?"
버스 안내양 고개를 끄덕거린다. 휴~! 일단 버스는 잘 탔군. 버스라 그런지 택시 보다는 당연히 느렸다. 한 30분 정도 차이난듯 하다. 그치만 요금은 겨우 8밧. 무려 15배 차이가 나는셈이다. 북부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3시 정도. 아까 마분콩 가기전에 맏겨두었던 배낭을 찾아야 했다.
그런데 그 장소가 도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 곳인듯 곳이 보이길래 가려고 했더니 철망으로 다 둘러 쌓여 있어 들어 갈 수도 없다. 그렇게 한 30~40분을 헤맸나보다. 가이드북을 보니 버스 내리는곳과 버스 타는곳이 나뉘어져 있는데 내가 아까 배낭을 맡긴 장소는 아무래도 버스 내리는 곳 같은데 그 곳으로 어떻게 가야 되는건지는 가이드 북에도 안나왔다.
그러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니 상점들이 모여 있는 시장 같은 곳에서 나오는게 보였다. 혹시 저곳을 통해서 가는건가? 믿져봐야 본전아닌가. 들어가봤다. 내 생각이 맞았다. 그러고 보니 시내버스 탈 때도 이 시장을 통해서 나가면 되는거였다.
나 같이 이곳에 처음 오는 여행자가 이런걸 어떻게 아냐고~! 버럭~! 배낭을 찾아서 티켓을 사려고 창구에 가니 5시 출발이라고 한다. 32번에서 타라는데 이것도 물어 물어 찾아가야 했다. 이 눔의 버스 터미널은 왜 일케 큰겨?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아서 기다리는데 아무래도 불안했다. 쑤코타이에 도착하면 12시쯤 될텐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게스트 하우스들 다 문 닫았을것 같은데.. 묵으려고 하는 숙소에서 픽업 서비스를 해준다는 이야기를 깐짜나부리에서 만났던 최양에게 들었던 터라 일단 전화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못하는 영어나마 열심히 했더니 알았덴다. 도착하면 다시 전화하라고 한다. 아싸~! 일단 안심이 됐다. 버스가 와서 탔는데 핏싸눌룩행 버스다. 쑤코타이에 들려서 내려주는것 같았다. 이제 7시간 동안 버스만 타면 되겠군. 버스를 타고 가는데 에어컨이 어찌나 빵빵한지 너무 추웠다.
도저히 잠도 잘수가 없을 정도여서 궁리한 끝에 생각해낸 해결책이 커튼으로 몸을 감싸는거였다. 현지인들이 이상하게 보거나 말거나 일단 살고봐야 했다. 그렇게 반절 정도 왔을때 무슨 휴게소 같은데 세워줬는데 그곳에서 식사를 하면 되는듯 했다.
사람들을 따라 내려 식사 주문 하는 곳에 가서 주문을 하고 돈을 내밀었더니 못 알아들을 말을 막 하신다. 어리둥절 하고 있는데 뒤에 있던 사람이 버스 티켓을 보여 주라는 바디 랭귀지를 하신다. 아하~!! 버스 티켓이 세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던데 그게 이 용도였군.
밥 위에 올려 먹는걸로 계란과 돼지고기 볶음을 선택하니 5밧만 내란다. 꽤 맛있었다. 그 곳에서 좀 쉬고나서 다시 출발하여 쑤코타이에는 12시 20분쯤 도착했다. 나를 반겨주는건 역시나 툭툭 기사 아저씨뿐. >_<
픽업 하러 오기로 했다고 했더니 순순히 가신다. 전화를 다시 해보니 10분만 기다리라고 하신다. 조금 지나자 마음씨 좋게 생긴 아저씨가 차를 몰고 나타나셨다. 어찌나 고맙던지..
"싸왓디 캅~!"
"컵쿤 캅~!"
오늘도 피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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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내역
아침식사 : 50밧
인터넷 : 20밧
터미널까지 툭툭 : 40밧
방콕까지 버스 : 55밧
마분콩까지 미터 택시 : 80밧+40밧(고속도로비)
점심 : 35밧
북부 터미널까지 159번 버스 : 8밧
음료수 2개 : 19밧
물 : 10밧
쑤코타이까지 에어컨 버스 : 328밧
음료수 2개 : 30밧
저녁 : 5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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