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7년 만의 여행 2 - 출발
'잊어버리기 전에' 여행기를 빨리 올리고 싶었는데 애들과 밀린 집안 일때문에 시간이 없어 이제서야 겨우 하나 썼다. 언제 다쓰나~ 하긴 누가 쓰라고 한것도 아닌데.....
누군가 '인생은 우리가 살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라고 했다는 말이 떠올라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내 삶이 더 풍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릴때 맞으면서도 안 썼던 일기라는 것을 써본다.
출발 하는 날, 잠이 안온다.
오늘 저녁 7시 15분 출발, 3시에 버스를 타고 가서, 1. 발권을 하고, 2. 여행자 보험을 들고 3. 세탁소에 오리털 잠바를 맡기고, 4.어비스 핸드폰 찾고, 5.출국장으로 들어간다.
이 순서를 머리속으로 몇번이고 되뇌이고 잊어버릴까 수첩에 적어 놓았는데도 불안한지 잠이 안온다.
새벽 5시, 그냥 일어나서 짐을 다시한번 풀었다 다시 싸고 여행싸이트를 둘러보고 수첩을 정리한다.
아~ 시간이 정말 안가는 구나.
남편이 힘내고 잘 갔다오라고 사주는 돼지갈비도 안넘어 간다.
드디어 3시. 버스를 타러 간다.
3시 10분, 같이 가겠다고 엉엉 우는 둘째를 뒤로 하고 버스비 9000원을 내고 아들손을 잡고 버스에 오른다. 정말 가는구나.
자려고 했는데 역시 잠이 안온다.
너무너무 긴장이 되었나보다.
수첩에 적힌 순서대로, 첫째 발권을 한다.
근데 어디지? 겨우 찾아 발권을 하고, 아이가 있으니 얘기 안해도 창가자리로 해준다. 좋다.
근데 H와 K? 떨어져 가는건가? 물어보니 옆자리란다. 다른 비행기도 다그런가?
발권을 하면서 리컨펌을 해야하냐고 물어본다는걸 깜빡했다. 그럴줄 알았다.
내 여행자 보험은 국민은행에서 환전하면서 500불이상이면 공짜로 들어준다고 해서 그걸로 하고
아들것만 들었다. 11000원 정도? 이거 쓸일 없어야할텐데......
옷을 어찌할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그냥 더러운거 입고 가서 세탁소에 맡기기로 했다. 3층 출국장 10번출구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지하 1층으로 내려가서 B구역으로 가면 있는 크리스탈 세탁소에 잠바를 맡겼다. 내건 17000원, 아들건 12000원, 합이 29000원이다. 세탁비하고 열흘 하고도 이틀치 보관비하면 비싸지 않은 것 같다.
3층 출국장 M 12번에서 대여한 어비스 핸드폰을 찾는다. 젤 싼 일주일에 13000원짜리를 빌리고 5일더빌리는 비용 5000원해서 18000원, 타이비전에서 4000원 할인쿠폰을 인쇄해가서 14000원에 빌렸다. 충전은 가서 하려고 충전안된걸로. 혹시 하고 보니 한푼도 안남았다. 남들은 돈이 쬐끔은 남아있다고도하더만......
자, 이제 다 끝났나? 출국장으로 고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구경도 하고(눈에 안들어온다) 비행기타러 갔다.
우리가 타고 타이페이로 갈 에바항공 159호.
2시간 45분뒤 타이페이 공항 도착이다.
개인 모니터가 있는 비행기닷! 처음본다. 촌스럽기는.... ㅋㅋ
우리 아들. 갤러그 게임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국 영화는 없네. 한국노래는 SG워너비가 있다. 반갑다.
나도 게임 삼매경에 빠져본다. 마작, 갤러그, 오목 등등 종류도 다양하고 좋다. ㅋㅋ
에바 항공에서 준 아이들 선물. 처음에는 두개 주더만 나중에는 하나씩만 준다.
위쪽은 자동차 조립하는거, 아래쪽은 순서대로 맞추는거, 어릴적에 많이 했었는데.....
기내식. 닭고기와 감자. 조금 짜다. 누구 말마따나 왼쪽위의 찹쌀떡은 진짜 맛없다. 옆의 샐러드는 무순, 배, 건포도, 옥수수로 되어있고 오리엔탈소스같은걸 준다.
아이들 기내식을 미리 신청하면 된다고하던데, 안그래도 양이 적은 기내식, 양은 어른양인 우리아들, 적다고 할까봐 그냥 어른걸로 먹었다. 나중에 나온거 보니까 아주 예쁜 케이스에 담겨 있던데 해줄걸......
대만 공항에는 참 구경할게 많다. 인천공항도 그런가? 후닥닥 비행기 타고 오느라 구경을 제대로 못해서 모르겠다.
우선 공짜로 한다는 안마의자를 찾아본다. C7정도에 가면 있는데 옆의 서점에서 토큰을 받아야된다. 그걸을 받아서 넣으면 약 15분간 작동이 되는데 아주 시원하고 좋다. 또 어린이 놀이터도 많고 인터넷 서비스도 잘 되어있고 3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잘 지나갔다.
이건 C구역에 있는 헬로키티놀이터, 여자애들이라면 좋아라할텐데..... 우리 아들은 영 관심도 없다. 우리 딸한테도 언젠가는 구경을 시켜주고 싶다.
다시 11시 15분 비행기를 탄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2시 15분.
우리 아들 모니터 없다고 투덜거리더니 타자마자 잠이 들어 착륙한뒤에야 일어난다. 그러고는 하는 말,"엄마, 두번째 비행기는 이상해.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방콕에 왔네~"ㅋㅋ
방콕시간으로 2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벌써 새벽 4시다. 새벽에 도착하니 사람이 없어 입국심사도 금방 끝난다. 아싸~
에라완에 디파짓 비용을 있다고 하여 우선 100달러를 바트로 바꾼다. 3241밧준다. 이럼 얼마지?
1달러를 959원에 사고, 100달러를 3241밧으로 바꾸면.......
1원에 29.5밧정도 인것 같다. 맞나?
B출구로 나와 LK택시(태국택시)아저씨를 만나기로 했는데 C출구로 나와주는 센스~
다시 B출구로 가니 아저씨가 와계신다.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야~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되니 정말 신난다.
나, 태국에 왔단다~ 하하하하
허나 공항 출구를 나서는 순간, 더위에 할말을 잊는다.
허걱, 이렇게 더울 줄이야~ 더위에 쥐약인 내가 왜 이리 더운 나라에 왔을까,
지금이 겨울이라며~어~엉~엉~엉~
그래도 시원한 택시를 타니 살것 같다.
친절한 택시 아저씨, 에라완까지 짐들어주신다며 앞장서시더니 에라완을 살짝 지나가주신다.
아저씨~ 여기거든요. 안와본 내가 더 잘안다. 사진으로 하도 많이 봐서리~
디파짓 비용 500밧주고 영수증 챙기고 404호 키를 받아 올라간다.
짐도 들어주시고 쌩유~ 팁을 줘야하나 망설이는 동안, 오빠 그냥 가버렸다. 줬어야했나?
냉장고있는 방이다. 나이스~
드디어 도착, 아무탈 없이 도착해서 다행이다.
내일부터 맘껏 즐거주리라~
그저 밥 안해도 되고, 청소 안 해도 되고, 빨래도 안 해도 되는 것만으로도 즐겁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