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00원짜리 티켓으로 떠난 여행-첫째날-
-첫째날-
금요일(9월14일)오후에 대학동창이 전화를 했습니다.
삐리리~ 응? 왜?
우리 일본 도깨비 안갈래? 동생이 그러는데 뱅기표랑 숙소, 택스까지해서 15만원 짜리가 나왔는데 2자리가 빈대!(동생이 일본관련 여행사 근무)
우와! 가자가자! 아싸~이러면서 룰루랄라 여권찾고 있는데 다시 문자가 띡
다팔렸대-_-;;;미안....
뭐야! 들쑤셔 놓고 이럴수가 있나!
허탈해진 저는...슬슬 땡으로 팔아치우는 사이트를 보고 있었져.
일요일출발 방콕49000원! 이럴 수가 있나! 이런 미친가격이! 에잇! 일본도 파토났는데 방콕이나 가쟈! 하면서 그자리에서 예약하고 돈도 입금해버리고...택스까지 다해서 15만원..이런 착한 가격이..^^
지금생각해 보면 무슨 바람이 불었던건지 참 알수가 없네여..ㅎㅎ 그리하야 일요일에 아침뱅기로 방콕엘 가게 되었습니다. 혼자...;;
평소라면 저런짓은 잘 안하는데, 그 주에 힘든일들이 너무 많아서..(사기꾼한테 사기를 당했습니다! ㅠㅠ)
난 사기같은건 안당해!라며 건방떨면서 살았더니 신께서 정신 좀 차리라고 뒷통수를 후려 갈기셨나 봅니다.
뭐 이런 저런 사정에 의해서 훌쩍 배낭하나 둘러매고 떠났죠
밑동네는 많이 가봤으니 이번엔 윗동네로 갈 생각으로, 미소네에도 예약해 놓고, 공항에서 북부터미널로 가는 방법도 프린트 하고, 나름 하루;;동안 준비 열심히 했지요
이번엔 돈도 없고 혼자가는거니까 카오산으로 가야지~하면서 요왕님의 카오산 지도도 뽑고, 북부터미널 버스 시간표도 뽑고..토요일 하루동안 착실히 여행준비 할라고 했는데 놀러나가는 바람에..ㅠㅠ
밤에 들어와서 새벽 3시까지 프린트 하고 있었더니 다음날 졸려 죽을뻔함;;
뭐 대충 프린트도 해놓고, 가방도 꾹꾹 눌러담아서 한시간만에 다 싸고, 7시에 룰루~랄라~ 집에서 인천으로 출발.
공항으로 9시까지 표찾으로 오랬으나, 약간 늦어주시는 미덕도 발휘하고,
섭웨이가서 대빵큰 샌드위치 우걱우걱 먹어치우고(이거 먹길 잘했다는 생각 백번쯤 했음. 오타항공의 기내식은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항공사의 기내식중 최악이었습니다..
하긴..요금도 지금까지 타본 항공사중 제일 싼거였으니 뭐 할 말 다했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기내에는 승객들이 얼마 없어서, 전 가운데 자리에서 팔걸이 죄다 올려놓고 어젯저녁 못잔 잠을 보충하면서 방콕까지 왔습니다.
자면서 오니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수완나폼 개항하고 처음 가보는 방콕이라(밑동네만 다녀서..;;방콕이랑 그간 별로 친하지 않았음)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역시나..시멘트로 대충 발라놓은 벽 하며..
페인트좀 거기 덧칠해 놓으면 안되나..당최 미적 감각들이...
활주로에 내려서 매연 폴폴 나오는 버스 타고 공항청사로 고고~!
오타항공은 왜 맨날 활주로 바닥에 내려주나! 이것들이!라며 혼자 광분...(뭐라 했다가 또 어떤분들처럼 경찰한테 끌려가면 안되니까..>_< 무셔무셔~)
신공항은 전체적으로 첵랍콕 삘이 나는듯 하더군요.(개인적인 생각임)
아주아주 운좋게도 출입국 직원의 일처리가 굉장히 빠른 사람을 만나서! 꺄욧! 이런적 처음인듯!
줄 선지 5분도 안돼서 짐찾는 곳까지 나오고! 이건 기적이야!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너의 행운은 여기까지였어! ㅠㅠ)
짐을 후딱 찾고서는 셔틀버스 타는곳으로 물어물어 가서, 오렌지색 버스를 타고 교통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북부터미널 가는 9XXX번대 버스들이 있다고 해서, 아주 기세좋게 도착하고서 버스타는곳을 보니, 눈씻고 봐도 9XXX번대 버스는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이상하다..맞는데...하면서 안내 아줌마한테 여기 9XXX번대 버스는 어디서 타나요? 하고 물어봤더니, 그런 버스들 없대!
컥! 무슨 소리야~ 분명히 여기를 들러서 북부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나와있는데!라고 했더니
아줌마@#$^&*^$#%@#$@*)_&@#$!#%#$#$&^~!@$#%라시는군요
(음..없다는 소리야? 여기서 물러설 순 없지)
아니에요 아줌마~ 보세요~ 여기 태사랑에서 뽑아온 프린트에 9XXX대 버스 있다고 나와있잖아요~ 가르쳐 주세요~
아줌마: 아니야~ 그버스들 없다니까~! 북부터미널 가는 버스는 없어! 라며 또 뭐라 뭐라 %#$#@^*%$&^$%^%$ 시작은 영어로 하고 끝은 태국어로 맺음.
에잇! 다시 공항으로 가서 택시나 타야겠다! 이번 여행은 택시 안탈라구 했는데! 궁시렁 거리며 하얀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여기는 택시타는데가 없나? 왜 안보여? 공항에다가 버스 타는데 만들어놓지 이리 멀리 만들어놔서 셔틀타게 만들어 줵일..하여간 동선 꽝이야! 인천공항을 봐! 얼마나 좋아! 바로 나오면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고...궁시렁궁시렁 대면서...)
하얀버스는 출국장에서 사람들을 내려주더군요..
음..택시는 입국장에 있으니까 이 버스가 돌고 돌아서 입국장으로 가겠지? 하며 계속 타고 있었더니 아니 글쎄 이놈에 버스가 입국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다시 교통센터로 가는게 아니겠습니까! 교통센터 또 가..
으윽..좌절....이 무슨 삽질이란 말인가..ㅠㅠ 창피해 창피해..ㅠㅠ 내 이 수치스러운 일을 죽을때까지 남에게 말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였거늘, 여기서 이리 다 까발리고 있네요..;;
다시 교통센터로 와서...ㅠㅠ
아아..여기 사람들 나 기억하면 우짤꼬...얼굴을 가려야지..하며 들고있던 프린트 종이로 부채질을 하는 척 하며ㅠㅠ 다시 주황색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무사히 입국장으로 와서 택시를 타고 머칫마이를 외치니, 택시아저씨 하이웨이로 갈껴? 응~ 하고서 하이웨이로 슝~
톨비 2번 내고(25밧,40밧)북부터미널에 도착해서,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표를 사러 갔습니다.
저도 정부에서 운영하는 VIP버스를 타고 싶었으나, 7시에 출발하는거 밖에 없어서, (그때 시간이 거의 5시..공항 도착은 2시 좀 넘어서 했는데 교통센터 왕복 2-3차례 하는 쌩쑈를 혼자 벌였더니 시간이 벌써 저렇게 흘렀지 뭡니까..;;) 옆 카운터 보니까 또다른 민간회사 버스가 6시 반에(그게 그거군..;;)출발한다고 아줌마가 뻐꾸기를 마구 날려서, 저는 그만 그 아줌마에게 표를 사고 말았지요..;;
이리 귀가 얇으니 사기꾼한테 사기나 당하지!
버스사진 보여달라니까 쫌 좋아보이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거라고~ 어여 이거 사라고~ 마구 꼬셔대서 걍 샀습니다. 518밧.
표도 샀겠다, 이제 배가 슬슬 고파지더군요. 섭웨이에서 빵쪼가리만 먹고 이시간까지 아무것도 안먹었더니 늠 배가 고파서, 나름 푸드코트라고 써있는 데로 가서 쭈욱 살펴보니, 오오! 덮밥이다!
귀엽게 생긴 총각이 맞이해 줘서..ㅋㅋ 저는 손으로 이거 볶음밥이랑 저거 괴기반찬 올려주삼~ 했더니
총각이 $#@%&(^&%$^@#$!@~~~!@라는겁니다
오호~옆을 보니 사람들이 죄다 식권을 들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아 식권을 사오란 소리군
식권 어서 사요?
저기~식권 부스~
(이 대화는 모두 손짓발짓으로 이루어짐. 나 태국어 모름, 그 총각 영어 모름)
밥값은 얼마에요?
%$#*)_%^$#야~
뭐라는거야..대충 60밧짜리 사면 되겠지 뭐..하며 60밧쿠폰 사서 내밀었더니 25밧 거슬러 주더군요
싸군! 이 괴기 덮밥이 겨우 35밧짜리라니! 우옹~ 넘 좋아! 맛도 좋고 싸고!
꾸역꾸역 밥만 먹었더니 목이 말라서, 음...태사랑에서 그리 극찬에 마지 않았던 생과일 주스를 먹어야겠다! 하며 과일이 수북히 쌓여있는 코너로 가서 아주 자신있게 이거 쥬스로 만들어주삼!
쥔장 아줌마 %$#%#$%&%*^&*%^%$
음...뭐라는겨...
나도 질 수는 없지. 한국말로 아줌마 쥬스 만들어주삼~쥬스~~
그러자 쌩뚱맞게 과일을 짤라서 먹어보라고 주더군요.. (주는건 먹어야지~ㅋ)
아니 달라는게 아니라, 쥬스~~목말라요~~
서로 동문서답만 주고 받기를 1분정도..
알고봤더니, 거긴 쥬스코너가 아니라 과일 잘라서 파는 데였지뭡니까..
바로 옆에서 10밧짜리 생과일 주스를 팔길래 거기로 가서 좋아라 샀더니 얼음95%+생과일주스5%짜리...
이러니 10밧이지! 한번 쭈욱 들이켰더니 다 먹었네..
배도 채웠겠다 6시 반이 되기를 기다리며 와리오도 좀 해주시고, 엠피삼도 들으면서 있었더니 어느덧 6시 20분..
음..여긴 한국이 아니니까 일찍 가야지~ 플랫폼이 많군..매연도 쥑여주네..하며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버스가 미리 와 있더군요
지금와서 보니 그 버스는 북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아니라, 지방에서 출발해서 방콕을 거쳐 치앙마이로 가는 버스였었나 봅니다.
치앙마이에서도 저를 내려 주고도 또 어디론가 가버린걸 보니..
근데 이놈에 버스가 시간은 6시반이라고 하고선 출발은 7시가 다 돼서 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걍 30분 더 기다려서 VIP버스 타는건데..ㅠㅠ
그래도 뭐 삐끼아줌마의 손에 끌려 어리버리하게 탄 버스 치고는 시설도 좋고, 의자도 훌륭하고 물도주고, 간식도 주고, 담요도 주고~ TV도 틀어주고~어찌나 시끄럽던지..;;
중간중간 들려서 화장실도 가라고 하고, 휴게실에서 밥도 먹을 사람은 먹으라 하고 했는데 전 다 귀찮아서 치앙마이까지 쭈욱 잠만 주구장창 잤습니다.
계속 열심히 자는데 새벽 4시에 차장 아줌마가 깨워서 치앙마이라고 내리라기에 후다닥 짐 챙겨서 내렸더니,
무슨 시골 버스 터미널같은데에 휑~하니 내려준거 있져..
아아...내 여기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돈 내고 이 고생이라니..나 여기서 인신매매 당해서 원양어선 배로 끌려가도 아무도 모르겠지 흑흑 하고 자책하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쓰윽 다가오더니 오토바이 안탈래? 싸게 해줄게~이럼서 또 삐끼질을...;;
역시나 귀가 펄럭이는 저는,
얼만데요? 하고 삐끼 할아버지를 따라가고 있었더랍니다.
응..80에 해줄게..
그려..새벽 4시에 돈벌겠다고 나온 할아범인데 몇푼 깎아서 무엇하리~걍 타자(사실은 이런 흥정에 굉장히 약함..거의 못함..ㅠㅠ)
할아버지, 타논 쑤웨이깨우 오키드호텔! 을 구린 발음과 성조로 외치고 할아범의 오토바이에 탔습니다.
부릉~출발~! 오빠 달려! 이거 함 해보고 싶었는데, 이놈에 오토바이가 시동이 자꾸 꺼지네..ㅠㅠ 내가 그렇게 무거운가!ㅠㅠ
시동 6번 정도 꺼지고 다시 걸고를 반복..;;
웬지 이거 믿음이 안가는데..
할아버지 이거 괜찮은거야?
응~괜찮아 괜찮아~ 원래 이래~갈수 있어~ 걱정 마~
서로 자기네 나라 말로 하는데도 이상하게 다 이해되더군요 ㅎㅎㅎ
드디어 시동이 걸리고 미소네로 15분 정도 걸려서 갔습니다..
옴마야.. 문이 잠겼다! 불도 다 꺼지고!
실례를 무릅쓰고 그 시간에 사장님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7시나 돼야 문을 여니까..음..오키드 호텔에 가서 잠깐 시간 때우고 있으라고 해서 전 또 그 새벽에 오키드 호텔로 가서 로비에 앉아서 추잡스럽게 드르렁거리며 7시까지 잤답니다.
열심히 자고 있는데, 나의 단잠을 깨우는 저 한국인 아저씨들! 새벽부터 뭔 기차화통을 삶아먹었나 왜그리 크게들 말하면서 로비를 서성이든지!
로비 세냈냐! 나 자는데 조용히 말하면 안돼?! 라며 소심한 저는 속으로 외쳤지요..;;
더 잘 수 있었는데 청소를 시작해서 저는 7시 반에 슬슬 일어나서 미소네로 갔더니 문을 열었더군요^^ 아이 좋아라 으하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하루일정이 겨우 미소네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리버리한 인간이 혼자 다니느라 길에서 허비한 시간이 너무 많아서.. ㅠㅠ
다음에 오면 더 잘할수 있을꺼야!라고 말해봤자 공허한 외침..
다음에 또 해도 또 헤매고 다닐듯..제가 그렇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