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의 일기.... 짐 톰슨 아저씨는 나쁜 놈이네~
♥점점 집에 가기 싫어진다..♥
씨암파라곤에서 한참을 놀던 우리는 씨암에서 멀지않은 Jim Tomson's house에 가기로 했다.
BTS를 타고 내렸는데 방콕의 길은 참 찾기가 애매하다. 보통 무슨 역에서 내려 몇번 출구로 나와 100미터쯤 가라... 라고 하는데... 출구에 나오면 나가는 길이 두 방향이다...
대체 어느방향인지... 확률 50:50을 가지고 마음의 결정을 한다..
어쨌든 언제나 그랬든 약간 헤멘 후에 무사히 도착~
짐톰슨의 집
이름처럼 짐 톤슨 할아버지의 집이었다.... 아기자기하게 꾸민 정원이 딸린 집... 집안 곳곳에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조각품, 그림, 가구 등이 있는 집...
짐 톤슨의 할아버지의 집을 구경하러 온 것이다..
입구와 연결된 매장을 둘러보고 예쁜 엽서 하나씩을 샀다.
그리고 100밧씩 내고 투어를 신청했다. 투어 시간에 맞춰 기다리다 K그룹 모이라는 소리에 가이드를 따라갔다. 대략 10명 정도 되는 사람이 가이드의 설명에 집안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 시작..
실크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정도라고 알고 있던 우리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나쁜 놈'이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집안 곳곳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조각품, 가구, 그림, 불상 등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참 예쁘다고 생각을 하다가... 과연 짐 톰슨 아저씨가 그 당시에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그것들을 수집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많은 조각품들과 불상, 그리고 특이한 그림 등등....
우리는 이국적인 수집품들로 진열이 잘 된 짐톤슨 아저씨의 예쁜 집을 구경하기 위해 돈을 내고 시간을 내어 온 것이란 생각에 사실 좀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짐톰슨 아저씨의 집엔 남자아이들을 위한 고양이 모양의 작은 도자기 요강이 있었다. 보통 태국의 집은 화장실이 밖에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을 위한 요강을 방안에 두었다고 한다.. 그 얘길 듣고 쑥이와 나는 또 짐톰슨 아저씨가 약간은 이해받기 어려운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니야? 하고 얘기했다... 어디까지나 우리의 추측이다!!!
우리의 추측이 틀리기를 바랬다... 아니라면 아저씨께 죄송 ^^;;
생글생글 웃으며 설명을 너무 잘 해준 태국 현지 가이드~ 그녀의 유창한 영어실력에 감탄.. 그리고 쑥이의 수상시장에서 물린 모기자국을 보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본인의 연고를 발라주고는..... 선물로 준 착한 마음씨의 그녀...
정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녀 덕분에 여행의 피로가 가시는 듯 했다.
짐톰슨의 집에 나와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한 우리....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가 꼭 가자고 약속한 닥터핏 마사지샵 전화번호와 주소가 적힌 종이를 내가 두고 왔다..
하는 수 없이 누군가가 추천했던 수플레 라는 마사지샵에서 받기로 했다.
노보텔 근처에 있는 수플레는 일본인 주인이 현지 마사지사를 고용해서 운영하는 조용하고 깨끗하면서도 고급스런 분위기였다.
일단 첫 인상 합격!! 하지만 예약을 하지 않은 우리는 바로 마사지를 받을 수 없었고 2시간 뒤에 받기로 예약을 하고 나왔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엠포리움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고 밥을 먹기로 결정!
엠포리움은 씨암파라곤과 비슷하긴 한데.... 둘이 비교를 하자면..
씨암파라곤은 엠포리움보다 접근성이 좋아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비교적 활기찬 분위기라면, 엠포리움은 씨암파라곤 보다는 조금 더 고급스럽단 느낌... 규모는 씨암파라곤이 더 큰 듯 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일식음식을 하는 식당에 나는 가츠동, 쑥이는 유부국수를 저녁으로 간단히 먹고 다시 쇼핑~
엠포리움에서 놀란 한가지!!
백화점 내에 레스포삭 이 있었는데.. 무심코 가격을 보던 우리는 깜짝 놀랐다.
숄더백이 무려 8,500바트..... 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백화점에서 1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는 가방이.. 절대 명품이라고 할 수 없는 가방이 태국 고급 백화점에선 25만원에 팔리고 있는 것이었다.
똑같은 상품이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가격차이로 팔릴 수 있는 지 의문....
쑥이와 나는 레스포삭은 태국의 부자들에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명품으로 팔리는 가방이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명품가방보다는 싼 값이긴 해도)
한참 이것저것 구경을 하다 우린 와코루 속옷을 사기로 했다. 엄마와 동생것도 같이 고르던 우리는... 한참 예쁜 디자인의 속옷에 심취해있던 엄마의 사이즈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아.. 이렇게 무심했던지...
할 수 없이 내일 전화를 걸어 물어본 후 사기로 했다.
주기적으로 커피를 마셔야 하는 카페인 중독자인 쑥이... 카페인이 오랫동안 들어가지 않으면 금단증상을 보이는 쑥이를 위해.... 스타벅스에 갔다. 한국보단 싼 가격이지만 태국 물가와 비교하면 비싼 값이다. 일반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보다 2-3배 비싼 가격...
나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기때문에 쑥이만 커피를 마셨다..
카페인 섭취에 힘을 얻은 쑥이한테 나는 농담삼아 말했다..
쑥아... 너 태국의 된장녀야
레스포삭 가방메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잖아... ㅋㅋㅋㅋ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한국에서 늘 하는 쇼핑하고 밥먹고 커피마시는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우리는 지금 이시간 둘이 함께 한다는 사실이 참 즐겁고 행복했다.... 한편으로는 점점 더 집에 돌아가기 싫었다.
장군 - 나.... 진짜 집에 가기 싫어..... 계속 이러고 살고 싶다....
쑥이 - 나도... 나 가면 일거리 산더미야......
1년 중 제일 바쁜 시기인 8월 말..... 그 다음년도 예산을 짜는 시기라 너무 바쁘다는 쑥을 꼬셔서 잡은 여행이었다... 이상하게도 우리는 작년 제주도도 그렇고 올해 태국도 그렇고 젤 바쁜 시기에 여행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가 얇고 결단력이 없는 의지박약아인 우리는 여름내내 여행계획만 세우다가.... 놀러가자고 입버릇처럼 말하다가.... 여름이 끝나기 직전 휴가도 못가고 올 여름이 또 가.... 라고 한숨을 쉬다가 보통 일주일을 남겨두고 여행을 가기로 구체적인 결심을 했다. 평소엔 의지박약아인데 어째 이럴때만 추진력이 있는 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