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막바지에 떠나는 방콕 불건전 일상탈출 완결
송양 처음에는 감탄하였다.
오~이 아자씨 베스트 드라이버네.....어쩜 이리도 골목골목 잘 댕길까...
근데 분위기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골목골목 댕기다 보통 도로가 나와야 하는데 점점 골목이다....
인적이 없다...
송양은 설마설마 하며 처음엔 스스로 위로하였다.
괜찮아...괜찮아...밀리는 시간이라 뒷길로 돌아가는 걸거야..
....
허름한 주택가... 아직 저녁전인데 지나는 사람이 없다.
점점 말로는 표현 못 할 불안이 엄습한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 착각이야... 뒷길로 가고 있을 뿐이야..
처음 와보는 곳이라 괜한 걱정하고 있을 뿐이야...
설마 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그래....쓸데없는 생각 말자....
심호홉해 송양..괜찮아...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든다...
별일 없을거라 자신을 위로하면서도 불안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다.
만의 하나를 대비해 일단 사방을 살펴본다.
어느 골목이 바깥쪽과 제일 가까울까...
속도가 빠르지 않으니 여차하면 뛰어내리자...
아냐...조금만 더 가면 분명 도로가 나올거야....나올거야...
하지만...
점점 구비구비 방향조차 알수 없는 골목으로...
이게 무슨 일일까...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인정할 수 없다.인정하고 싶지 않다...
이 때 문득 송양은 깨닫는다.
조금 전부터 자동차 한대가 따라붙어 있다.
이 좁은 골목길을 골목도 많고 많은데 계속 같은 방향이다.
가슴이 철렁한다.....이 말을 절실히 온 몸으로 느낀 순간이다.
어쩌지...어쩌지...
일순간 오만가지 상상이....
아...나....어쩌지??
그냥 죽는건 괜찮지만 ...당하고 ...당하는거 아냐...
어떻게...어떻게...
아무 생각이 안든다...
오직 이게 무슨 일이야.....모야...모야...
심호홉하자....심호홉이야...진정해...
가쁜 숨을 고르고 골라 보지만...
차가 따라붙어 있어...
최소 두 명일텐데...
어쩌지...어쩌지...
송양은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무서운게 없었다.
하지만 이 날 이 때의 두려움이란...두려움도 아니다.
머리 속이 새하얀 느낌...
무기력한 자신을 절감하고 또 절감했다...
어쩔수 없어...
살아만 나가자...
무슨 일을 당하던 살아서만 나가자....
진정하고 또 진정하자....절대 살아서 나가야해...
흐트러진 정신을 가까스로 부여잡고 다시 한번 주변을 살핀다.
주택가니까 분명히 어딘가에 입구가 있을거야...
살펴봐야돼...정신차려.....
이 때...
아...살았다...살았다....
골목 구석진 곳에 서있던 경찰을 발견한다.
소리를 질러야 하는데...소리를....
안나온다.
마음과 달리 한마디도 나오질 않는다.
어쩌지....기회는 지금 뿐이야...소리를 질러...어서...
안나온다...
좀 있으면 경찰의 시야에서 벗어나버릴 텐데....어쩌지...
지금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송양이 정신을 차렸을 때 송양은 땅바닥에 나뒹굴어 있었다.
황망히 달려온 경찰...
그의 품에 안겨 송양은 한참을 울었다...
지금도 송양은 그 때 일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송양이 그 순간 뛰어내리지 않았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혹은 송양의 불안감이 만들어낸 헤프닝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의아해하며 왓츠헤픈?을 몇번이나 물어오는 경찰에게 송양은 바보처럼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아이 원트 고 반얀트리를 되내었을뿐이다...
제 여행기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고마운 경찰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돌아와 지금 여행일기를 쓰고있구요..
지금까지 길고도 짧았던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처음 방문 했던 방콕의 여러가지 매력들에 저는 매료되었답니다.
20일 두번째 방콕 여행을 감행합니다.
이번엔 어떤 사건들이 송양을 기다리고 있을지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