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6. 짧은 동행 그리고 아답터를 구하다
아침 7시 40분쯤 일어나 얼른 씻고 인터넷을 이용하러 갔다. 아답터 때문에 태사랑에 문의 글을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 방콕에 들렸다가 아유타야에 가야 되는데 방콕에서 아답터를 살곳이 있는지 물어보는 글을 올렸는데 다행히 얼마있지 않아 태사랑 쥔장이신 요술왕자님이 댓글로 답변해주셨다. 요술 왕자님 고맙습니다. ^^
그 댓글에 의하면 마분콩이나 판팁이라는 곳에서 구할 수 있었다. 이곳에 들렸다가 아유타야에 가려면 시간이 많이 지체될것 같아 떠날 채비를 서둘렀다. 그래도 아침은 챙겨 먹어야지~! 음식은 랏나꿍(?)이라는 새우가 들어간 태국식 울면을 시켰는데 걸쭉한게 맛있었다.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체크앗한 다음 드디어 출발하는데 누군가 먼저 체크 아웃했는지 숙소를 나서고 있었다. 여자분이였는데 인기척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보면서 "헬로우~" 인사를 한다. 나도 "하이~" 하고 대답해줬다. 잠시 적막이 흐르고.. ㅎㅎ 그녀가 다시 물어봤다.
"버스 터미널?"
앗..!! 이 발음은 전통 콩글리쉬~!! 나는 바로 물어봤다.
"한국분이세요?"
그녀의 반가운 대답이 들린다. ㅋㅋ
"꺄~ 한국분에요? 반가워요~!"
한국 사람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그동안 여행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도 너무 심심하던차에 대화상대가 나타나니 너무 반가웠다. 그녀의 이름 CHJ.(앞으로 걍 최라고 부르겠다) 한달 정도 여행을 하고 방콕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잘됐다 싶어 우리는 방콕까지 아주 짧은 동행을 하기로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방콕행 에어컨 버스 티켓을 샀는데 2등 에어컨 버스였는지 77밧였다. 내가 깐짜나부리 올때는 99밧였는데 22밧이나 차이나다니~! 1등 에어컨 버스랑 별차이도 없구만~! 한가지 확실한 차이점은 공짜로 조그만 생수병 하나 준다는것 정로랄까? 쩝..
여하튼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최도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왔다고 했다. 한달 일정이라 방콕에서 토요일까지 있다가 귀국할 예정이란다. 처음에 나 봤을때 일본 사람처럼 보여서 말을 안건네 봤다고 했다. 태국에 와서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일본인 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ㅜ_ㅡ
최 자신은 중국인 처럼 생겼다고 많이 듣는다고 했다. 하긴 나도 그녀를 처음 봤을때 한국인 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ㅎㅎ 그게 그럴것이 최가 너무 타서 피부색이 현지인과 맞먹을 정도였기 때문이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해본다. 나도 한달 넘으면 저렇게 까매지려나? 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버스는 어느덧 방콕 남부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녀는 카오산 로드로 나는 마분콩으로 가야 했다. 어차피 버스타는 곳은 같았기 때문에 버스 정거장까지 같이 가기로 했다. 난 마분콩 갔다가 아유타야행 미니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남부터미널에 와야 했기 때문에 짐 보관소에 배낭을 맡겼다.
버스를 어디서 타야 될지 몰라 현지인에게 물어봤는데 그 현지인 아저씨가 너무 너무 친절하게도 버스 번호며 지명까지 종이에 태국어로 써주셨다. 거기에 데려다 주기까지.. 그냥 방향만 알려주셔도 되는데 에구... 그치만 거기서 이만 됐다고 그냥 갈길 가시라고 하기에는 왠지 미안했다.
여하튼 그 아저씨덕에 무사히 버스를 탈수 있었는데 내가 타는 버스가 먼저 와서 급하게 타는 바람에 최와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최는 무사하 버스타고 잘 도착했겠지? 하긴 여행한지 일주일도 안된 내가 한달 여행한 그녀를 걱정하는게 좀 어불성설이긴 하다. 어련히 알아서 잘 갔으려구..^^
마분콩까지는 예상보다 꽤 시간이 많이 걸렸다. 524번 버스였는데 가이드북에는 안나오던 번호던데 아마도 많이 돌아가는 버스가 아닐까 생각했다. 드디어 마분콩에 도착. 내가 찾아갈 곳은 4층에 있는 전자 상가다. 꽤 큰 건물였는데 여기 저기를 다녀도 내가 찾는 아답터는 없다고 했다.
어느 큰 전자 제품 매장에서는 누군가를 불러 내 아답터를 보여주고 뭐라뭐라 태국어로 이야기를 했는데 나보러 따라 오란다. 따라 갔더니 어느 매장 앞에서 잠간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딘가로 휭하니 갔다. 한 20여분 기다렸나?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고 했다.
으.. 큰일이다. 포기할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느낌이 오는 매장에 들어갔는데 알았다며 잠시 기다리란다. 누군가 왔는데 내가 찾는 아답터가 내 PMP와의 연결잭이 맞는게 없다며 잭을 서로 교체하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아~ 맞다~! 이런 방법이 있었군~! 진작에 생각해냈더라면 깐짜나부리에서 가능 했을지도 모르는거였는데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ㅜ_ㅜ 시간이 좀 걸린다며 어디가서 차라도 한잔 하고 오라길래 점심도 못먹고 해서 6층 식당가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그 매장에 갔더니 아직 다 안되어서 조금 기다리니 아답터를 가지고 왔다. 깎아서 700밧이라는 바가지라 생각되는 금애경ㅆ는데 흥정을 할만한 여유가 되지 못해서 더 깎지 못했다. 어쨌든 테스트를 해보니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휴~! 정말 다행이다.
기쁜 마음에 마분콩을 나온 시간이 5시쯤 였는데 아유타야로 가는 미니버스를 탈수 있을지 걱정됐다. 길은 어찌나 막히던지 버스는 굼벵이 처럼 느리게 가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안내양이 이번에는 내리는데를 안 알려줘서 한 정거장 지나쳐서 내렸다.
지금까지 목적지 말하면 내릴곳 도착하면 항상 말해줬는데 왜 이번에는 말 안해주는거냐고~!! 하긴 그 안내양이 무슨 죄가 있을까 미리 목적지 도착하면 말해달라고 얘기 안한 내가 잘못이지.. ㅠ_ㅠ 근데 그 지나친 다음 정거장이 하필이면 강을 건너는 다리였다. 에휴.. 멀기도 해라.
그래도 재주껏 걸어가서 남부터미널을 찾아가 짐을 찾고 서둘러 아유타야행 미니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다행히 저녁 7시 막차를 탈 수 있었다. 65밧. 가이드 북에는 60밧이던데 그새 5밧 올랐나 보군. 8시 30분이 조금 넘어서 아유타야에 도착. 썽태우를 타고 이틀간 묵을 숙소인 M.M 게스트 하우스로 갔다.
주인이 예상외로 서양인이었다. 체크인 하고 뭐좀 사먹을까 했는데 짐을 풀고 나오니 숙소 문이 잠겨 있었다. 이 동네.. 아무래도 깐짜나부리 보다도 더 갈데가 없는것 같다. 아니면 여기 숙소가 여행자 거리와 좀 떨어진 유적지 근처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음부턴 여행자 거리와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들어야만 했다. 흑..
잠자기 전에 PMP를 충전하려고 아답터를 꼽았다. 불꽃이 튀는 것 같아 불안 했는데 정상적으로 작동하길래 별 문제 없다보다 했는데 왠걸~!! 5분 정도 후에 타다닥 소리가 나서 보니 아답터가 탄것 같았다. ㅠ_ㅠ 천만 다행으로 PMP에는 이상이 없었다.
으~!! 700밧이나 주고 사왔는데 하루도 못가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짜증나는군. 어떻게 보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여기 아유타야가 아니라 쑤코타이나 치앙마이였다면 방콕으로 아답터 바꾸러 가는건 꿈도 못 꾸었을테니깐.
원래 일정대로라면 여기서 바로 쑤코타이로 가는건데 어쩔 수 없이 내일 다시 방콕에 되돌아 갔다가 방콕에서 쑤코타이로 가야겠군. 에휴.. 잠이나 자자. 꼬르륵~~~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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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내역
아침식사 : 70밧
깐짜나부리 터미널까지 오토바이 : 한사람당 25밧
방콕 남부터미널까지 버스 : 77밧
물 : 7밧
티슈 : 21밧
남부터미널->마분콩 버스 : 17밧 (542번)
충전기 : 700밧
마분콩->남부터미널 버스 : 15밧 (542번) 왜 2밧 차이가 나지?
점심 : 50밧
남부터미널 수코 주유소 옆 미니버스-아유타야 : 65밧
M.M 숙소까지 썽태우 : 4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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