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막바지에 떠나는 방콕 불건전 일상탈출 10
16일 아침
송양과 사군은 라운지에서 식사중이다.
사군아...방콕은 너무 좋은 곳 같아...그치~?
응...참 재밌었어..
(정말이냐...너?그렇게 당하고도??)
마져마져.
아~가기싫다.
그~치? 그래서 말인데 난 안갈래.너 혼자가.
엉?
난 하루 더 있다 갈꼬야. 벌써 티켓이랑 호텔 변경해놨어.
엉??
이 순간의 사군의 얼굴을 송양은 잊을 수가 없다...ㅋㅋ
그럼...나도 더 있을까?
안돼..(안돼고말고) 넌 출근해야잖아
아..맞다...알았어. 대신 조심해야돼.
아~~착한 우리의 사군.
이렇게 순하고 착한데 왜 송양에겐 남자로 보이질 않는걸까...
진정 송양은 시집가긴 다 틀렸단 말이던가....라며 송양이 잡생각에 빠져있을 때
나 왕궁 가고싶어
라는 사군의 한마디.
왕궁?
왕궁이라함은....신발사기,보석사기,비둘기사기 등등...온갖 사기가 판을 친다던 바로 그 곳???
ㅎㅎㅎㅎ아니갈 수 없지...사기란 사기는 다 당해주리라....ㅎㅎ
택시로 왕궁이동.
그런데 ...부푼 가슴을 부여안고 아무리 왕궁 주변을 얼쩡거려 보아도 아무도 아니오신다.
와이? 와이?? 와~~~~이???
어떤 종류의 사기이던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송양인데...와~~이??? ㅠㅠ
송양과 사군이 왕궁을 둘러보는 동안 서너차례 소나기가 내렸는데 오히려 맑은 날보다 제법 운치가 있었다.
비가 오는 동안 송양은 지붕있는 곳 아무데다 주저앉아 상념에 빠져든다.
얼마나 많은 인생이,추억이 이 곳을 스쳐갔을까...
이곳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땀을 흘려야 했을까...
송양에게 왕궁은 화려함이나 웅장한 그것이 아닌 왠지 모를 쓸쓸함으로 다가왔다.
이번 여행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컷.
불상 위의 파라솔을 보며 다시한번 태국인들의 깊은 불심을 느꼈다.
시시(우리말로도 시시 맞는지..?)가 아기시시를 안고 있는 것이 인상적.
지다가던 가이드 언니의 설명을 훔쳐들은 바로는 영빈관이라고.
왕궁에 가시면 꼭 벽화를 유심히 보시기 바란다.
그림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절대 뭔가 스토리가 있다.
태국 역사나 설화에 전무한 송양은 진작 공부 좀 해갔고 올껄...하며 땅을치고 후회했다.
송양은 호텔 돌아가는 길에 사군을 꼬여 다시 툭툭을 타기로 한다.
요기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귀여운 총각기사를 선택해주시는 센스~^^
귀여운 총각은 운전을 매우 잘하였다.
얼마나 잘하였느냐 하면 왕복 6차선인가 8차선인가였던 도로를 가로로 쭈~욱 횡단하셨다.
총각 생긴건 곱상한데 운전은 장난 아니시다.
이것이야말로 어메이징 타일랜드??ㅋㅋ
라며 사군과 농담을 주고받는데 그럼 그렇지....
폴리스맨 등장 되시겠다.
도로한쪽에 툭툭을 세우고 총각과 폴리스맨은 대화에 열중하신다.
절대 알아들을 수는 없으나 송양의 재빠른 눈치로 때려잡아보건데 대화의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너 신호 위반했지??
아니요
했잖아~내가 다 봤어.
아니모...바쁘다 보니까....죄송합니다.
니가 모가 바뻐?
손님이 있잖아요...일단 손님부터 모셔드리고 얘기하죠...
어디 가는데?
반얀트리방콕이요
정말이야?
정말이에요.
이 때 갑자기 폴리스맨이 송양을 째려보셨다.
송양은 순간 시껍했다.
이론~이러다 우리가 벌금 뒤집어 쓰는거 아냐~안돼겠다.
일단 송양 필살미소 한번 날려주신다.
송양은 결코 미인은 아니지만 맘만 먹으면 미소 한방으로 앤간한 남녀노소는 다 보내버릴 수 있는 희안한 재주의 소유자 되시겠다.
하이~써~헬로우~
음...어디가시남?
반얀트리방콕
음....
무진장 천진한 미소 날려주시며
아 유 타일랜드 폴리스?
예쓰.
굳히기다.
타이 폴리스 베리 핸섬~~!!^^구~~웃!!
아싸~웃었당~! 타이폴리스 좋아라하신다. 쇼부 끝이다.
왔츠 프러블럼?
노...어쩌구저쩌구....(영어울렁증 덕에 길어지면 알아들을 수 없다..)
타이폴리스 다시 한번 총각과 얘기를 하시더니 그냥 가란다.ㅋㅋ
역시 송양의 필살 천진미소공격은 만국공통이다..ㅎㅎ
송양은 툭툭총각의 땡뀨~~뷰띠쁠~~이라는 심한 찬사와 사군의 존경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호텔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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