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4. 카오산로드를 떠나 깐짜나부리까지
5월 13일 일요일
오늘은 카오산 로드를 떠나 깐짜나부리로 가야되는 날이다. 아침 일찍 부터 부리나케 채비를 했다. 체크 아웃을 하고 하고 나오는데 테이블에 준비된 커피와 토스트가 보였다. 아.. 맞다~!! 이 게스트 하우스는 아침마다 무료로 커피와 토스트 제공하지~! 으.. 그동안 그걸 까먹고 못 챙겨 먹다니 배낭 여행자로써의 준비 자세가 아직 덜 되어 있다는걸 느끼며 꾸역 꾸역 챙겨 먹고 숙소를 나왔다.
깐짜나부리로 가기 위해선 일단 남부터미널로 가야 되는데 미터 택시를 탈까 하다가 지도를 보니 꽤 멀어 보였다.
'이 정도면 요금이 꽤 많이 나올것 같은데.. 흠.. 그래 버스 함 타보자~'
가이드 책에서 본 기억으로는 내가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로 들어올때 탔던 버스가 남부 터미널까지도 가길래 잘 되었다 싶었다. 그 버스라면 어느 정류장에서 서는지 알고 있으니깐 말이다. 30분 마다 1대씩 있다고 적혀 있는걸 철석같이 믿고 아무리 기다려도 님은 오지 않았다. ㅠ_ㅠ
한 50분 넘게 기다렸나? 이제는 어깨가 무거워서 더 버티기도 힘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가 가져갈세라 배낭을 벗어 놓지도 못했다. ㅋㅋㅋ)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택시를 탈까 했는데 마침 지나가는 버스가 그 버스 번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남부 터미널 써있는게 보이는게 아닌가~! 냉큼 탔다. 이건 하느님이 보우하사 돈 아끼라는 계시?? 안내양에게 멘트 하나 날렸다.
"빠이 콘쏭 싸이 따이?"
오케이. 간덴다. ㅋㅋ
버스 안내양이 여기가 남부 터미널이라고 해서 내렸는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터미널이라면 버스들이 많이 보여야 될텐데 안보이는거다. >_< 어리둥절 하고 있다가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조금만 가면 나온다고 한다. 알고보니 한 70미터 정도 떨어진곳에 내려준거다. ㅡㅡ+ (원래 그런건가? 쩝)
남부 터미널 매표소 안에 들어가서도 어디에서 표를 사야 할지 몰라 헤매는데 어떤 현지인 남자가 어디 찾냐고 물어본다. 깐짜나부리 가고 싶다고 하니 방향을 가르쳐 줬다.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막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 날 다시 부른다. 막 웃더니 거기 아니란다. 다른 쪽을 다시 가르쳐준다. 옆에 있던 여자와 자기네말로 머라 떠들더니 막 웃는다. 순간 욱~! 했지만 어쩌랴.. 여긴 태국 사람들 천지다.
속으로는 $#@!%#$@% 했지만 겉으로는 헤~ 거리며 알려준데로 가는 수 밖에.. ㅜ_ㅡ
깐짜나부리행 버스 티켓은 화장실 가는 쪽에 따로 창구가 있었다. 1등 에어컨 버스가 99밧. 이 버스를 타고 가는데 시원한 물을 나눠줬다. 오호.. 공짜로 물도 다 주는군. 1등 에어컨 버스라 뭔가 다르긴 한가보다. 사실 1등 에어컨 버스라고 해서 뭔가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차 자체는 우리나라의 우등 버스보다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일반 좌석 버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아무튼 그렇게 버스를 타고 2시간여만에 도착했다.
쌈러라 불리는 자전거 인력거를 타고 내가 묵을 예정인 블루스타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다. 에어컨 더블 룸에서 2박 머무르는데 700밧.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이렇게 비싼데서 묵었는지 모르겠다. ㅋㅋ) 방에 짐을 풀고 뭘 할까 하다가 본격적인 구경은 내일 하기로 하고 일단 동네를 구경하기 위해 자전거를 대여했다.
(블루스타 게스트 하우스 입구)
(정겨운 시골 마을처럼 보이는 깐짜나부리 여행자 거리)
(어느 식당에서 점심때 먹은 팟타이)
여행올때 깜박하고 수영복을 안챙겼는데 어디 살데가 없나 숙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백화점을 알려줬다. 숙소에서 자전거로 한 10분거리 정도 되는데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거기다가 마침 찾아간 매장에서 수영복을 50%나 세일 하는게 아닌가~!! 아싸구리~ 이게 왠 떡이냐 싶어 잽싸게 구입을 하진 않고 천천히 살펴보고 샀다. 왠지 벌써부터 현지인화 되가는 느낌이다. +_+
숙소에서 콰이강의 다리도 가깝길래 휭 하니 한번 다녀왔다. 비가 조금씩 내려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대충 구경하고 숙소에 돌아오니 얼추 저녁 먹을 시간이다. 알아본 바로는 길거리 노점에서 파는 쌀국수가 맛있다고 하길래 찾아봤는데 별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어묵이 몇 개 들어간 쌀국수인데 맛났다.
저녁도 먹었겠다 술 한잔 안 할수 없어 근처 바에 갔다. 우기에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조금 있으니 그나마 손님이 좀 오긴 했다. 그 곳에 포켓볼 당구대도 있었는데 술 마시다가 영국에서 온 커플과 포켓볼을 치고 놀기도 했다. 여자는 그다지 잘하지 못해서 어렵지 않게 이길수 있었는데 남자녀석은 왜 그리 잘 치는지.. 졌다. ㅠ_ㅠ
그렇게 놀다가 숙소에 좀 늦게 들어갔는데 여기서 좀 큰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여행 준비물중에 PMP가 있는데 여기에는 내가 2달여간 모아온 모든 정보가 다 들어있다. 이 PMP를 충전하기 위해 아답터를 꼽았는데 한번 불이 들어오더니 이내 꺼져버리곤 그 후로 불이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거다. (아답터를 꼽으면 정상 동작할 경우 빨간 불이 들어온다.) 완전 망했다. ㅠ_ㅠ 이를 어쩌지? 여행 온지 며칠 되지도 않아 이게 왠 날벼락이람~!
쉽게 잠이 오지 않을것 같지만 일단 잠을 청했다. 잠 안잔다고 해서 해결 되는것도 아니니깐 머.. 일단 자고 내일 숙소 직원에게 물어봐야겠다. 죈장..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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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내역
남부터미널까지 버스 : 16밧
깐짜나부리까지 버스 : 99밧
쌈러 : 50밧(팁 20밧 포함)
자전거 대여 : 30밧
저녁 쌀국수 : 20밧
수영복 : 335밧
술 : 56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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