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자매의 3박 5일 태국 여행기
#6. 동대문이 어디야?
어제 늦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눈을뜨니 5시 30분이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태국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ㅋㅋ
언니와 나는 씻고 단장을 하고, 짐을 챙겨서 로비로 내려갔다. 짐을 맡긴 후 조식뷔페 티켓을 들고 가서 조식을 먹고, 공항에서 택시 픽업하려고 하니까 400밧이란다.
나 - 언니 왜 이렇게 비싸지?
언니 - 그러게~ 바가지 같다~
나 - 나가서 택시 잡을까?
언니 - 그래! 나가보자~
언니와 나는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마침 빈 택시가 있었다.
나 - 유 노우 동대문?
택시기사 - 왓?
나 - 동.대.문 알아요? 카오산.
택시기사 - 카오산?
언니 - 오케이~ 카오산. 동.대.문
택시기사 - 동대문? 동대문...동 차이 투어?
나 - 언니 동차이 투어가 동대문이야? 어제도 그러던데..
언니 - 그런가? 일단 탈까?
그때까지만 해도 우린 동대문이 태국 택시기사들에게 말하면 데려다 주는 곳인 줄 알고 있었다. 엄청난 착각을 하고 택시를 타고 내린 곳은..
두둥~ 어제 동.대.문이라고 하고 택시기사가 멈췄던 “동 차이 투어”였다.
[동대문인줄 알고 신나서 택시기사랑 사진까지 찍은 나..]
동차이투어는 문이 닫혀있었다. 택시기사 말로는 8시에 연단다.
나 - 언니! 이상해..7시까지 앞으로 오랬는데 왜 8시에 열어?
언니 - 기다리면 오겠지..
30분이 지나도 안오자 불안해진 나는 동대문에 전화를 해보자고 했다.
나 - 깐자나뿌리 투어가려고 하는데, 동대문 앞인데 아무도 없어요
동대문 사장님 - 동대문 앞이라고?
나 - 네, 근데 아무도 없어요.
우리가 동대문 앞에 있는 줄 아는 동대문 사장님은 거기 앞에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우린 동대문이 아닌 동 차이 투어 앞이였다..ㅡㅡ;;
난리가 난 건 한국에 계신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아빠는 로밍해간 우리 핸드폰에 전화걸고, 동대문 사장님께 전화 걸고 하다가 시간은 8시가 되었다.
동 차이 투어가 문을 열었다. 우린 들어가서 깐자나뿌리 투어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니, 여긴 동대문이 아니란다.
다시 동대문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나 - 동대문 앞이 아니었어요.ㅜㅜ
동대문 사장님 - 그럼 어디야?
나 - 모르겠어요.
동대문 사장님 - .. 앞에 건물 뭐가 보이니?
나 - 에라완인가?
동대문 사장님 - 거기서 기다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에라완이랑 비슷한 간판을 보고 에라완으로 착각한 우리..
10분후에 그 사실을 알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나 - 사장님, 여기 에라완이 아닌가봐요.
동대문 사장님- 아깐 에라완이라며~
나 - 잘못봤어요. 동대문으로 가려면 택시타고 뭐라고 말해야 되요?
동대문 사장님 - 그런데 몇 살이니?
나 - 저는 24이구요, 언니는 25이요.
동대문 사장님 -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서 왜그래~ 아빠가 계속 전화하시더라~
나 - 그러게요.ㅜㅜ
동대문 사장님 - 카오산에서 가까운거 같은데~ 걸어와
나 - 어느쪽으로요?ㅜㅜ
동대문 사장님 - 경찰서로와~ 거기서 기다려.
새벽부터 일어나서 쌩쇼를 하다가 지친 우리는 두리번 거리다가 택시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택시기사 - 뭐 도와줄까?
나 - 경찰서를 가야하는데요..
택시기사 - 타. 내가 데려다 줄게.
그렇게 우리는 택시를 타고 카오산 로드 경찰서로 갔다. 도착한 후 경찰서 안에서 동대문 아저씨를 기다렸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안오시네~
우린 사진을 찍으면서 동대문 사장님을 기다렸다.
[경찰서에서 내사진 한장//얼굴이 안나오니 좋구나~~]
[경찰서에서 언니 사진 한장// 눈빛이 초롱초롱 하구나~~]
30분이 지나고도 동대문 사장님이 오시지 않자 불안한 마음에 언니에게 물었다.
나 - 언니 여기가 맞아?
언니 - 맞을꺼야. 택시기사가 데려다 줬잖아
나 - 근데 왜 사장님이 안오지?
언니 - 그러니깐..ㅡㅡ;;
그 와중에도 " 뷰티풀~" 소리에 신난 언니는 꽃돌이 경찰을 발견하고,
“포토 오케이?”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 꽃돌이 경찰과 사진을 찍었다!! 대단해~대단해~ㅋ
조금 더 기다리니 동대문 사장님이 오셨다. 그냥 서로 웃음이 나와서 웃었다. 나이 먹고 이게 무슨 망신이야..ㅜㅡㅜ
동대문 사장님 - 내가 5년간 태국에서 살면서 너희같은 애들은 처음봤어!
나 - 왜요?
동대문 사장님 - 동대문도 못찾으니까~
동대문 사장님 - 지도에 나와 있잖아~
나 - 방콕팰리스 가는 것만 뽑아 왔어요..
동대문 사장님 - 지도는 그것만 가져왔어?
나 -...
그렇게 힘들게 우린 동대문으로 갈 수 있었다.
[ 동대문에 도착해서 여유를 찾은 언니]
[ 동대문에 도착해서 여유를 찾은 나]
언니랑 나는 한국에서 입금까지 마친 상태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환불 받고, 오늘은 그냥 쇼핑하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런데 파타야 팀이 오늘 출발 하는 것이다. 사장님이 오늘 파타야 갈래? 우리는 고민하다가 파타야는 원래대로 내일가고 환불을 해달라고 했다.
언니 - 저희 투어비 환불해주세요...
동대문 사장님 - 못갔다고 다 환불해?
언니 - 그래도.. 안간게 아니고 못간건데..ㅜㅜ
동대문 사장님 - 오늘 왕궁투어가 있는데 그거갈래?
언니 - 그건 얼만대요?
동대문 사장님 - 550밧
깐자나뿌리 투어는 650밧이니까 100밧씩 손해다. 그렇지만 우리가 못간 거니까...
우린 환불 안받고 왕궁투어를 하기로 했다. 덥고, 지치고, 배고픈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김치말이 국수를 먹기로 했다. 와~ 정말 맛있다~
동대문 사장님 - 지금 가서 체크인 하고 쉬다가 2시까지 여기로 와~
언니와 나 - 네~
우린 픽업맨을 따라서 피만으로 갔다~ 생각보다 멀었다. 사장님이 길 알아두라고 걸어가라고 하셨는데 너무 멀었다..
도착 후 팁을 주고~ 짐을 풀고~ 나가 볼까 하다가 지친 우리는 시간 맞춰 나가기로 하고 누워서 좀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