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떠나요~ - 따오로 가는날~!!
방콕에 늦은 시각에 도착해서 그런지 도미토리에도 2층침대 자리밖에 없었다.
천장이랑 침대랑 간격이 좁아서 불편했고, 오르락내리락 하기가 참 무서웠다.
무엇보다.... 천장에서 한 방울 두 방울씩 비가 새는게 아닌가?? ㅡㅡ;
아.. 근데 그날 밤 그 침대에서 어떻게 잠을 잤는지, 다행히도 비가 그쳤는지.. 왜 생각이 안 날까?
나 그렇게 머리 나쁘지 않은데..
하대장님이 내일 따오에 가는 여자 한명 있으니까 같이 가라고 하신다. 태사랑에서 본 것처럼 혼자 여행을 떠나도 동행을 만나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암튼 다행이었다. 다이빙을 하겠다 마음은 먹었지만 은근히 걱정하던 터에 같이 배울 사람이 있으면 의지가 될 것 같아서.. ㅋ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어둑어둑한 시간이었는데도 나가고 없다는거다.
그간 밀렸던 빨래를 모조리 다 해버리고 침대에 누워 이생각 저생각하는데, 침대가 출입문 바로 옆 자리인데다 출입문 옆 벽에 거울이 붙어 있어서 외출하려던 여자분이 소지품을 내 침대에 내려놨다.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쳤는데, 그 여자분도 혼자 왔나보다.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나가서 술한잔 할건데 같이 가실래요?" 한다.
내가 좋아하는 짧은 머리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여자분. 같은 여자라도 같은 여자로서 호감가는 스타일이 있는데, 그런 사람이었다.
나 맥주도 진짜 좋아하는데.. ㅠㅠ 진짜 진짜 같이 나가고 싶었다. 근데 옷이란 옷은 모조리 다 빨아 널고 후줄근한 차림이었던 나는 입고나갈 옷이 없는거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거절하고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천장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따오로 갈 준비를 했다.
옆 도미토리(도미토리 두 방이 연결되어 있거든요. )에서도 누군가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이구나~ ㅋ'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는 중이어서 깜깜한데다가 옆방에서 스윽 다가가 갑자기 말을 걸면,, 첫 대면에 혹 싸이코스러운 인상을 남길까봐서 궁금함을 잠시 참고, 씻고 오니 복도에 따오여행 동행이 될 미화언니가 짐을 가지고 있었다.
희미하게 밝아진 이른 새벽 만남의 광장에 앉아 우리를 데리러 오는 오토바이를 기다리던 그날의 공기가, 생각하면 아직도 내 주위를 채우고 있는 듯하다.
“언니 여행 얼마나 온거에요?”
“15일”
“와~ 휴가를 길게 얻었네요~”
“휴가가 긴 직업이야~”
“언니.. 혹시 교사??”
“응 ^^”
“어?? 나 교대다니는데.. ?? ^--^”
여자 혼자서 떠난 첫 해외여행. 2주의 일정, 그 일정의 마지막 코스 따오. 같은 직업(난 아직 예비교사지만).
이렇게 공통점이 많아서 일까. 따오에 있는 동안 서로 너무 친해졌고, 임용고사를 준비중인 나는 가끔 공부에 지쳐 힘이 들 때면 언니가 생각나고, 힘내란 문자를 받고 나면 정말 힘이 나곤한다.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드디어.. 기대하고 기대하던 따오 도착. 태사랑게시판에서 이름도 많이 보고 사진도 봐서 이미 친숙해져 버린 프레디 강사님이 마중을 나왔다. ㅋ
정말.. 내가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갈 수 있을까...? 따오에서의 첫 날은 이런 벅찬 생각을 하면서, 오픈워터 이론책을 떠들러 보면서 잠이 들었던 듯하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