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여행기 1
작년 이맘때쯤 태국 여행을 꿈꾸며 태사랑에 뺀질나게 들나들던 때가 생각나네요, 착실하게 준비해서 떠난 12박13일 태국 여행. 벌써 태국을 갔다 온지 1년이 지났습니다.
여행기를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다가 대충 정리만 해 놓고 딴 나라로 세다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으로 가족 해외여행을 가보자- 하는 생각에 떠오르는 곳은 '태국'이네요.
다시 한번 태국관련 정보 수집차 태사랑에 들려서 저도 모르게 여행일기의 마수에 빠져들어 한참을 클릭하다, 예전에 써뒀던 여행기를 올려보자 하는 마음에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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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사진을 봐도 '내가 뭘 했지?'하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12박13일 중 약 2일을 대만공항에서 경유하느라 잘곳을 찾아 이리저리 배회하던 모습만이 떠오르네요. 그 조용한 공항에서 잠이 안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광란을 하던 모습이 어딘가의 카메라에 잡혀 늦은밤 공항내를 감시하던 사람들의 즐거운 눈요기거리가 되었을듯한 예감.
그리고 도착한 태국에선 태사랑에서 착취한 정보 덕에 공항->카오산 까지 택시사기를 당하지 않고 무사히 카오산에 도착했지요.
그리고는 정보=완벽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카오산의 그 거리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고 양 옆으로 죽 늘어선 건물들은 작은 가게 들이 빼곡히 들어서 대체 그 많던 "게스트 하우스"들은 어디로 갔나. 였습니다.
처음에 찜해놓고 간 게스트하우스는 당연히 보이지 않고 대체 이 수많은 건물들 중에 어디가 게스트 하우스고 어디가 무엇인지 감을 잡는데만 수십분이 걸렸으니까요.
뭐 나중엔 익숙해졌지만서도, 카오산의 그 북적함과 한 낯의 뜨거운 열기는 우리를 이름도 모를 이상한 게스트하우스로 안내하기 충분했고, 분명 중동지역 특유의 향이 나는(분명 전에 묶었을 법한 사람의 채취) 방에서 쉬었습니다.
젊디 젊은 혈기는 햇빛님 앞에서 쪽도 못쓰고 그렇게 한 낮을 보내고, 동행한 면도 경력 10년차 친구가 면도하다 입술을 찢어 출혈과다로 누워버렸지요.
딱히 어디가자고 정한 여행이 아니어서 "내키는 대로 여행"이 되었습니다. 태국 도착 첫날은 소위 암내나는 방안에서 뭉기적 거리며 카오산 밤거리에서 사온 닭이랑 과일을 먹으며 보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