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했던 나의 태국 여행 - 5. 카오산에서의 마지막 밤
바로 전에 쓴글에 '본격적인 투어 시작' 이라고 썼지만..
사실은 투어는 결국 그게 끝이었다..ㅋ
원래는 다음날 7시에 일어나 수상시장 투어를 한후 1시에 끝난다고 하니 점심을 먹고 시내쪽으로 가서 쇼핑도 하고 시내구경을 하다 카오산에 들러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갈 예정이었다..그런데..
자.. 이제 셋째날밤..
3박 5일의 땡처리항공권으로 왔으니.. 담날 하루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게 카오산에서의 마지막 밤이구나..
시암니라밋 쇼를 보고 난후 다시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재충전후 다시한번 카오산 구경에 나섰다..
여행은 투어만이 전부가 아니다.. 물론 둘러보는것도 중요하겠지만
태국에 왔으니
맛사지, 카오산구경, 술, 사람.. 모두다 중요한거 아니겠어~? - 내생각..
아무튼.. 그렇게 두번째로 카오산으로 나섰는데..
해외여행을 가면 느끼는 거지만..(태사랑에서도 이런 내용의 글을 본듯하다)
한국사람이 한국사람을 만나면 그닥 반가워하질 않는다는거다..
솔직히 멀리서 딱 봐도 어 저사람들 한국사람이네~ 하지만 대부분 슬쩍 외면하고 지나버린다는거..
그런데 길을 나서는데 누가 우릴보고 그런다 "are you koreans?" 딱봐도 서로 알겠구만 무슨 영어까지야..ㅋ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고딩땐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영어가 더 편했던것같다..)
머 암튼.. 이따가 겟하우스 쪽에서 맥주한잔 할테니 생각나면 오란다..
음.. 어딘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래..오케이.. 하고는 울끼리 걍 카오산으로 갔다가.. 낮에 먹은 바나나 로띠 맛을 잊지못해 다시 한번 먹어주시고 두어군데쯤 클럽을 돌며 가볍게 맥주한잔씩 하고 12시가 다되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갔다..
여기서 끝나면.. 마지막 밤치고 넘 심심하자나?? ㅋ
돌아오는 길에 람푸트리빌리지 근처인가.. 암튼 무슨 약국 앞을 지나치는데
외국인들이 여러명 의자를 꺼내놓고 맥주를 마시고 있다..
그 무리들중 아까 카오산에서 마주쳤던 한국인들이 우리를 부른다..
여기까지 와서 이런 분위기도 한번 즐겨보라는 그들의 충고에 따라..
합석..ㅋ
그들 말에 의하면 거의 매일밤 여기서 각지의 배낭객들이 모여서 맥주한잔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그런댄다..
나혼자였으면 아마 먼저 다가서긴 어려웠을 게다..
처음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캐네디언(내맘대로 별칭ㅋㅋ), 지금은 중국에 살고있다는 귀여운 쭝국 뽀이(누나누나 하던 얼굴이 넘 귀여웠다.. 담날 들은 말로는 말레이시아 인가.. 암튼.. 20시간이 넘게 기차를 타고 떠났다고 했다..나중엔 술이 취해 그가 언제 사라졌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즐거운 여행이 되었기를..), 그리고 끝까지 오빠라고 우기던(내가 빠른 생년이라 한살 어리긴했지만..) 태국어를 잘해(정말 잘한걸까?? 확인할길이 없다ㅋㅋ) 신기했던 이름 모를 오빠.. 이렇게 한국인 3명과..우리두사람, 나머지 여러 외국인과.. 일본에 거주한다던 일어에 능숙한 영국인(영어와 일어를 섞어가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기억이 잘 나지않는다).. 또 거기서 술을 팔던 이름이.. 차이..였나.. 정말 황당한 --;;;;..지금 생각하면 웃긴 추억을 안겨준 태남까지..ㅋ 이노무쉐이.. 맨정신에 걸렸음.. 넌.. -.,-
아무튼
태국이 처음인 나에게 그들이 들려준 여행이야기와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정말 잼있었고 넘넘 대단하고 신기해보였고 부러웠다.. 정말이지.. 부러운 마음이 젤 컷다..
특히 치앙마이 트래킹은 정말 꼭 다시 와서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했고,
여기 태사랑에서 마구술님의 여행일기를 보고 동경하게 된 다이빙 이야기도 많이 듣고(무슨무슨 자격증까지 있다는 말에 막 우러러보기까지..ㅋㅋ)..
팟차이를 먹어보지 못했다고 하자 맛난 팟차이도 사다주고..(넘 맛나서 두 접시를 먹고 담날 또사먹었다)
담날 오전 7시에 수상시장 투어를 예약해서 일찍 들어가봐야 된다고 하자 그거 별거없다며 말려준(?).. --;;;(나중엔 장소를 에라완하우스 맞은편 술집으로 옮겨 투어가 시작하는 시간이 지나도록 술을 마셨다..)
나중에 다들 자러 들어가고도 아쉬움을 달래러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다 합석한 네덜란드 남자 두명(정말 네덜란드인 많이 만난거 맞죠?)과 이야길 하다 자기네는 히딩크를 싫어한단다.. 그말에 술먹고 흥분한김에.. 왜? 하며 짧은 영어로 막 싸움도 걸고..ㅋㅋ 말이 되야 싸우지.. 마지막에 일어서며 둘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란말에 술도 확 깨고....
갑자기 저쪽에 보이는 하늘이 되게 밝아져.. 어 저기 왜저렇게 밝아? 했더니.. 해떴단다..
오우... 마이... 갓... ㅋㅋ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을 마시다 밤을 샜다..
이름도 모르는, 생전 처음 만난 사람들과 밤새 술을 마시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아마 우리가 젊고 또 이곳..카오산이어서 더 가능한 일이었겠지?
그렇게..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