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공익 궤양과 다한증의 나른한 태국여행 - 1일(출발)
일단 사진기를 여행 도중에 도단당했기에 사진이 거의 없고 있더라도 pda로 찍은거라 화질은 구리고 현지에서 만난 분들의 도움으로 극히 적은 일부의 사진이 있습니다. 그리고 편의상 반말로 썼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등장인물 중에 궤양은 글쓴이, 다한증은 같이 떠난 친구입니다.
2006/07/10 여행 1일차
드디어 출발!!!!!!
2년 만에 드디어 태국으로 떠난다. 2년 동안 고뇌와 괴로움 속에서 헤엄을 치고 다녔던(그래봤자 개뿔도 없는) 나의 육체와 정신에게 일종의 안식을 제공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떠난다. 한없이 가벼운 기대감과 늘 간소하게 챙기지만 언제나 터질 듯하고 등짝 휘어질정도로 무거운 배낭과 항공권을 들고 드디어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한다. 새벽에 월드컵 결승전을 보느라 잠을 2시간여 밖에 자지 못했지만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할 때 언제나 느낄 수 있는 희한한 감정덕택에 몸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매번 여행갈 때 마다 발행받은 단수여권(병무청 ㅆㅂㄻ!!!!!)은 이번 여행에도 나와 함께했고(이번 여행이 단수여권으론 마지막 여행!! 담부터는 복수여권이다!) 공항에 올 때마다 가장 먼저 들리는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일 인천공항병무사무소로 직행, 서류작성(직업란에 정보가 틀리면 출국 못할까봐 또박또박 ‘공익근무요원’이라고 적어가며 ㅋ)을 마치고 확인도장을 받은 뒤 왠지 모를 당당함과 함께 출국심사대로...
나름 쓸데없는 이유로 흡연을 정당화시키는 애연가이기에 ‘무슨 담배를 살까?’라면서 매번 출국할 때마다 느끼는 아이러니한 행복감을 재탕하는 와중에 젠장, 라이터를 배낭에 놔두고 짐을 보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궤양 : "어익후 이런 씨밤쾅같은 상황이... 나 라이타 짐에넣고 고이보내드린거 같다?"
다한증 : "횽은 담배 안핀다."
궤양 : -_-
인천에서야 빌려서 불 2어번 붙이면 되지만 대만 공항에서 10시간여를 대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흡연자로서 상당히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내 앞에서 보안심사대를 통과하던 분이 라이터를 2개를 들고 계셨는데 기내에는 라이터 1개만이 반입된다며 보안심사를 하던 분이 불 적게 남은 것을 여기에 버리고 가라고 했다. 그 분이 떠나고 내가 보안심사를 받을 차례가 되었을 때 난 비굴한 미소를 띄우며 이렇게 말했다.
궤양 : “제가 라이터를 짐에 보내버렸는데 저 분이 버리고 간거 제가 가져가면 안될까요?”
나의 어이상실 질문에 뇌세포가 일시적으로 일탈하셨는지 보안심사를 하던 분이 눈빛으로
'모 이런 새끼가 다 있어?'라고 쏘셨지만
난 차마 그 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분 : "정말이에요?"
궤양 : "어이구~~~물론이죠. 굽신굽신"
그분 : "그럼 가져가세요."
오호 시작이 좋다. 당당히 출국심사를 받고 이전에는 출국할때마다 기본으로 두당 3보루식은 사갔지만 태국이 요즘 1인당 1보루의 규칙을 철저히 적용해서 1보루마다 거진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아쉽지만 담배를 피지 않는 친구의 몫까지 담배 2보루를 고심끝에 고르고 탑승 게이트로 이동했다. 과거에 늦잠자고 공항에 늦게 도착해서 공항에 내 이름이 방송으로 나오고 내가 비행기 타자마자 문 닫아버리고 다른 사람들이 노려보던 기억을 기억하는 나는 아직 보딩시간이 안됐지만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줄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다한증에게 말을 건넸다.
궤양 : "왜 자기 자리는 정해져 있는데 저기 저렇게 줄을 서 있을까?"
다한증 : "너같은 색히가 먼저 들어가서 길 막고 있으면 짜증나잖아."
궤양 : "아....그런 이유가......뭐?"
의자에서 줄이 다 없어지길 기다리고 드디어 선수 입장!!! "헉" 비행기가 너무 좋다. 2년 이전에는 상당히 상태가 안 좋은 비행기였는데 개인 좌석마다 lcd도 달려있고 개인이 영화를 선택할 수도 있고 심지어 게임도 할 수 있었다. 언제나 싼 비행기를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 같은 인생이었기에 이 정도의 비행기는 못타봤는데 싸게 구한 티켓의 비행기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행복할 뿐이었다.
우리를 태운 비행기는 출발하고 2시간여를 날아서(물론 맛있는 기내식도 먹고 빵도 언제나 그렇듯 더 달라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요구하고) 20시 30분쯤 칭카이섹국제공항에 도착....이제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결정해야한다. 바로 공항밖으로 나가느냐 아님 그냥 공항에서 12시간을 버티거나..
궤양 : "야 그래도 대만 함 나가봐야 하지 않겠냐?"
다한증 : "아무래도 그렇지?"
궤양 : "야이 귀 얇은 색히야!!!"
다한증 : "그럼 나가지 말던가"
궤양 : -_- "그래도 함 나가보자."
데스크에가서 설명한다.
궤양 : "um.....can we go out? Our ticket is not outside ticket"
데스크 : "Plz Show ur ticket"
다한증 : "이색히 영어단어가 머리속 뉴런에서 따로노냐? 횽의 영어실력을 봐라. um....................................................너 천재구나?"-_-++++
데스크 : "ok u can go out. i will change ur ticket."
한국에서 출발할때는 스탑오버 안한다고 생각없이 말해 놓고 대만와서 영어로 티켓을 바꾸다니....바꾼 티켓을 들고 옆으로 몇걸음 움직이니 갑자기 나가기가 귀찮아졌다. 더군다나 지나가던 한국아저씨가 "지금 나가게? 밖에 암 것도 없다. 시내가봤자 다 문닫았다." 라고 하면서 지나갔다.
궤양 : "나가지 말까?"
다한증 : "아무래도 그렇지?"
궤양 : "넌 왜 내가 나가자고 하던 나가지 말자고 하던 리액션이 다 똑같냐?"
다한증 : "니 액션은 특별한 줏대가 있냐?"
궤양 : "아......미안."
다시 데스크로 돌아가서 안나가겠다면서 티켓을 다시 바꿨다. -_-
후 이제 내일 비행기 출발시간인 아침 8시 30분까지 12시간여를 공항에서 버텨야 한다. 무슨 총 시간이 6시간인 비행에서 12시간을 대기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나 가장 결정력있는 이유는 저렴하다는 것이다. 나와 다한증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 혹시 하고 환전소에 들러보니 환율이 나쁘지 않은거 같다.(사람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그랬던가 -_-) 그래서 미리 환전해간 바트화중 500밧을 환전해서 대만달라를 손에 쥐니(420NT정도) 괜히 행복하다. 레몬 맛 음료수를 자판기에서 뽑아들고(자판기 음료가 가장 싸다!)
(목베게까지 준비하는 센스!)
위쪽으로 올라가 180NT짜라 국수를 2개를 시켜서 다한증과 주린 배를 채웠다. 윽 내껀 맛이 별로다(비프 누들, 친구의 포크 누들은 맛이 상당히 괜찮았다.) 그리고 남는 돈을 확인하니 21NT, 이런 젠장 자판기에서 파는 가장 싼 음료수인 물이 25NT다.(다른 가게에서는 70~80NT) 4NT 즉 120원이 부족하다. 내 주머니에는 900원이 굴러다니는데 120원이 없어서 물도 못마시게 생겼다. 악! 환전소까지 문을 닫았다.
궤양 : "이제 9시간이 남았는데 구걸해야 하나? A4용지에 'I NEED 4NT!!'라고 적어서 구걸할 생각인데 어떠냐?"
다한증 : "누구세요? 횽은 너같은 놈 모른다."
궤양 : -_- "횽은 무료급수기물 안먹을꺼다."
다한증 : "무료급수기도 널 원하지 않을꺼다. 지금 확실한 것은 니가 방금 나에게 제시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구나."
다한증의 적극적 만류로 그만 두기로 하고 목마름을 참고 잠을 청했다. 누운 자리는 나름 편한자리를 골랐는데 바로 머리위에서 에어컨이 기염을 뿜고 있었기에 자는 도중에 추워서 벌떡 깼다. 주위를 둘러보는데 역시나 에어컨이 직사광선으로 신의 축복인냥 충만하게 내려오는 곳에 자리를 잡은 다한증이 벌벌 떨면서 자고 있었다. 일말의 동정심을 버리지 못하고....내가 덮고 있던 것을 나눠줬다. 그것은 바로...신문지....
(나에게 감사하라.)
혹시나 하고 동전을 다시 세봤는데 이런 젠장 25NT인거다. 아까 뇌가 잠시 제 기능을 못했는지 4NT 구걸했으면 참으로 허무할 뻔했다. 결국 음료수를 하나 더 뽑아먹고 대만 돈 정말 한 푼도 안남기고 대만 공항에서의 마지막을 정리했다.
tip
-대만공항은 미친듯이 춥다.
-대만공항에서 식당과 환전소는 11시 이전에 닫는다.
-대만공항에서 자기 편한 자리는 공항호텔이 있는 근처 2층자리다.
-대만공항에서는 자판기 음료수가 가장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