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소녀 한국으로 컴백하다-마지막회
드뎌 여러분이 고대하고 고대하시던 마지막회입니다
독자들이 원하면 끝내려던 것도 더 늘어나고 결론도 바뀌는 세상이지만, 전 꿋꿋이(사실은 뭐 별로 원하는 사람도 없고 해서) 끝을 맺으렵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다리 쭉 펴고 자는 것도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알람시계 소리에 잠을 깨 보니 다른 사람들도 주섬주섬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핫야이에 도착하자 아직 동네는 깨어나지 않았다. 우선 헬로태국을 보고 찾아간 세븐일레븐에서 요기를 하고
기차역에서 어제 못한 세수를 했다.
이제 할 일은 말레이시아 혹은 싱가폴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하는 일, 게스트하우스에서 경영하는 여행사에서 버스 티켓을 판다고
책에 씌어 있는 것을 보고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자기들은 티켓을 팔지 않는데, 한 번 알아봐 주겠다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더니 콸라룸푸르까지 800밧이란다
움..하...하...
가볍게 코웃음 한 번 쳐주고 나왔다. 참 내 누굴 초짜로 보나~ 250~300이라고 훌륭한 헬로태국 책에 써있다구
여기 널린게 여행사인데 흥! 칫! 핏! 걸음도 당당하게 다음 여행사에 들어갔더니 버스가 모두 full이란다.
어어...이게 아닌데..??
몇 군데 허탕친 후에 찾아간 한 여행사에서는 지금 버터워스까지 가는 것만 남았다고 한다. 가격은 350밧! 휘유~!
점원 말로는 지금이 chinese new year 라서 그런단다.
참 내 설날이 엊그제였는데 무슨 소리야? 그랬더니 엄청난 말을 한다. "연휴"
쿠궁!
그래 설날이면 가장 큰 공휴일 중의 하나인데 그 날만 딱 놀고 말겠냐?
설날이 낀 날을 전후로 며칠 간을 내리 논다는 거다
싱가폴의 중국인들은 가까운 말레이시아로, 말레이사의 중국인들은 싸고 놀기 좋은 태국으로 올라 왔다가
설 잘 보내고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가만..그러고 보니...나랑 루트가 같잖아~!!!
그래..그 생각을 미처 못했다...아니 왜 그 생각을 못했을꼬...
울며 겨자먹기로 그 표를 사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말레이시아로 가면 버스터미널에서 터미널 티켓을 팔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깎은 330밧에 합의를 봤다
미니버스 안에는 역시나 말레이시아인이 반을 넘었다.
버터워스에 도착하자 시끌벅적 소란스럽다. 삐끼들은 여기저기서 행선지를 외치구 오고 가는 버서들로 터미널은 (말이 터미널이지 공터) 북적거렸다
참고)콸라룸푸르로 가는 버스 디따 많다~ 버스는 다 제각각이지만 가격은 같다 삐끼한테 사도 되고 천막 아래 매표소에서 사도 된다.
환전소가 있다는데, 난 못 봤고, 어쨌든 달러도 받는 분위기였다.
6불(1불=3.8링깃, 버스비 25링깃)에 버스 티켓을 사고 버스에 올랐다. 태국이랑 사람들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꼭 인도에 와 있는 것만 같은 느낌..? 중국인도 많네?
15분 후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40분이 지나서야 출발했다. 아니 그런데 이 버스 완행버스냐? 진짜 천천히 간다. 옆으로 지나가는 승용차들이 비웃듯 쌩쌩 추월해 버린다.
정차는 또 어찌나 자주 하는지 IPOH에서는 아예 정차시켜놓고 운전사가 사라졌다.
뭘 하고 돌아왔는지 한참 뒤에 돌아온 운전사는 그 이후에도 휴게실을 세 군대 정도 더 들르고, 중간 중간 사람들도 내려주고 콸라룸푸르에는 10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터미널에는 '귀싱길'에 오르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여기저기 무전기를 들고 있는 티켓 판매원들이 바쁘게 뛰어 다니고 있었다.
혹시나 싱가폴행 버스 티켓 값이 모자를까봐 얼른 티켓 창구로 달려갔다(그 때까지 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흑흑)
첫 번째 창구에서는 버스가 모두 full이란다. 스쿨버스(?)가 50링깃인데, 그거라도 타겠느냔다. 미쳤냐? 그 돈이 어딨냐구~
좀 더 안 쪽 다른 부스로 들어가보니(버스터미널에 티켓 파는 곳은 단 한군데가 아니라는 것 오래 전에 체득했지롱) 무전기를 든 남자가 "싱가폴?" 그런다.
"예스! " 그랬더니 팔을 잡아 끌길래 당황해서 "노우 티켓!" 했더니 당황하며 무전기로 한참 쏼라 거리더니 28링깃이란다.
가진건 달러밖에 없는데, 달러로 내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른 직원을 불렀다
"플리즈~~'를 부르짖으며 갖은(!) 아양을 떨었다. 겨우 오케이를 듣고 티켓을 살 수 있었다.
안내해주는 사람을 따라 뛰다시피 달려가니 막 떠나려는 버스를 그 사람이 잡아 주었다.
후딱 잡아 타니~~ 우와 공항터미널에서 공항가는 리무진 버스를 똑같이 생겼다.
한쪽은 한 좌석이고 다른 쪽은 두 좌석인데, 이미 손님들로 꽉 찼는데, 문 옆 한 좌석이 비어 냉큼 자리를 잡았다.
보조의자까지 놓여 있어 여기서도 다리를 펼수 있게 되었다.
"좋은 자리에서 잠 잘 자니 돈 더내야지 않겠니?"
운전사가 섬뜩한 농담을 한다...
겨우 한숨 돌리고 티켓을 보니 21.35링깃이라고 써있다. 젠장, 이 놈의 설날 때문에 손해 본 돈이..어휴..
(우리돈으로는 얼마 안된다 ^^;)
싱가폴에는 새벽 3시 30분이면 도착한단다. 생각보다 가깝군. 침낭 속에 기어 들어가 한 숨 자고 나니 국경이다
오늘 하루만 국경을 두 번 넘었다 ^^;
요 며칠 탈것을 하도 오래 탔더니 5시간이 1시간 지나가듯 후딱 지나간다.
콸라룸푸르를 언제 떠났냐 싶게 벌써 싱가폴의 빌딩숲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터미널에 우리를 떨어뜨려놓고 버스는 이내 사라졌다. 내린 싱가폴 사람들은 들어오는 택시를 착착 잡아 타고 가는데,
이내 어느 가족과 나만 정류장에 남았다. 그들에게 공항 가는 법을 묻자 지금은 택시밖에 없다며 한 10불 할꺼란다(싱가폴 달러)
자기들이 싱가폴 돈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이제 내게 남은 현금은 6불뿐이라고 사양했다.
할 수 없지 공항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이제 겁도 다 상실했다^^;)
한참 자기들끼리 얘기하다가 한 여자분이 22불을 쥐어 주며 택시비 하랜다
오잉??!!
너무너무 고마워서 가지고 있던 6불을 건넸더니 괜찮다며 한사코 받지 않으신다
아이고 이게 왠 땡이냐~~ 그렇지 내가 인상이 좀 좋긴 하지~~(불쌍하게 생겼단 말이다 --;;)
택시도 날 위해 양보해 주시고 인사도 잊지 않으신 그 분들이 너무 고마웠다. 이 분들 때문에 난 제대로 구경도 못해본 싱가폴을 좋게 기억하고 꼭 오고 싶은 나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관광 자원이 아닐까?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는 공항가는 길 내내 자기 딸이 여행 많이 다녔다고 자랑을 한참 늘어놓으신다. 자식 자랑하는건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울엄마는 나한테 고만 싸돌아다니라구 하는데, 다른 아줌마들 보면 이렇게 자랑하실까?
"꺠가 날 닮아서 어찌나 탐험 정신이 강한지 이번에도 글쎄 혼자서 여행을 가겠다고 하지 않겠어요? 오호~~"
택시에 타서 안 거였지만 택시비는 신용카드로도 계산이 가능했다.
헤~ 나 카드 있었는데~~ 그 가족분들이 주신 돈은 택시비를 하고도 남아서 공항에서 간단한 아침식사까지 할 수 있었다.
이제 어슴푸레 날이 밝기 시작한다.
내가 공항에서 보내야 할 시간은 약 17시간..후후...
뭐 껌이지~ 이 정도야~ 집에 간다는데~~
어쨌든 인도차이나 종단(?)을 무사히 마치고 공항에 들어선 기분이 아주 묘하다
이제 정말 집에 가는 구나. 엄마가 공항에 나와 주겠지?
아~~ 집에 가면 김치찌개 해달라구 해야지~~
지금까지 제 여행기를 읽어 주신 태사랑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제가 담엔 더 재밌는 여행기를 올려 드릴께요~
<저의 인도차이나 종단>
치앙마이(9:00 p.m.) -> 방콕(다음 날 6:00a.m.)
훨람퐁(12:25 p.m.) -> 핫야이(다음 날 6:41a.m.)
핫야이(9:30p.m.) -> 버터워스(1:30p.m.)
버터워스(2:50p.m.) -> 콸라룸푸르(9:50p.m.)
콸라룸푸르(10:15p.m.) -> 싱가폴(다음 날 4:00a.m.)
3박 4일인가요 3박 5일인가요? 암튼 가끔 인도차이나 종단을 단시간에 할 수 있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위와 같은 스케쥴이 아마 나올 껍니다.
대답은 "가능하다" "그리 힘들지도 않다!"입니다
사족, 카오산의 shell주유소 지나기 바로 전 골목에 traveller's lodge라는 일본판 '만남의 광장'이 있거든요(도미토리 100밧)
거기 여자 도미토리 침대 바닥에 모래가 담긴 물병하나가 구석에 숨겨져 있을 꺼에요. 그거 피피섬에서 퍼온 모래거든요
혹시나 절 위해 가져다 주시는 분께 밥 쏩니당~~
올해가 이상기후였다고는 하는데, 낮에는 그렇게 덥다가도 밤에는 늘 추웠습니다.
숙소마다 시트도 부실했구요 또 제가 원체 추위를 많이 타서 결국 학생백화점에서 침낭을 샀죠 400밧 정도였는데, 무진장 유용했어요 싸고 가볍고~ 참고 하세요~
참 거기서 문구류를 싸게 살 수 있어요 기념품으로 사는 한지 공책도 거기서 싸게 살 수 있어요
흥정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그냥 가기"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가격을 불러서 안된다고 하면 과감하게 등 돌리고 그
냥 가는 거죠
십중팔구 붙잡고 깎아 줍니다.
글구 주말시장에서 기념품 사는 것 괜찮더라구요 그리 비싼 가격 아닙니다.
그리고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기념품으로 사고 싶으신 분들(특히 라오스에서) 시장에 가면 기념품가게보다는 좀 수수하지만
진짜 그 곳 사람들이 쓰는 것들을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 살 때 보다 두 개 살 때가 더 싸죠
제가 산 기념품들
라오스산 실크 스카프-루앙프라방 달라시장-30000낍x세 장
푸씨호텔 옆 공터에서는 똑같은거 70000낍 부릅니다
옆으로 메는 조그만 가방 -공터에서 5000낍(깎고 또 깎자!!)
푸켓 해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공짜
피피 섬 해변에서 주워 온 죽은 산호 조각-공짜
꼬마 게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열쇠고리(피피 섬)-26밧
->이거 어느 동네나 그 열쇠고리에 새겨진 곳 이름만 틀리고 다 판답니다. 큰 시장에서는 여러 개를 한꺼번에 싸게 구입할 수 있어요
딥 카우(또는 엡 카우라고 부름) 라오스 사람들이 찹쌀밥을 담아 먹는 밥공기-두 개에 10000낍(루앙프라방 달라시장, 하나에 6000낍)
한지액자-100밧(요건 바가지 같음-치앙마이 노점상에서)
솔직히 한지는 우리나라가 더 예쁘다!!
열쇠고리-나무에 코끼리가 새겨진 금속이 붙어있음 3개 70밧
(치앙마이 나잇바싸에서)->요거 맘에 드네요~
책갈피-얇은 나무판에 코끼리가 조각되어 있어요-2개 70밧
(치앙마이 나잇바싸)-세 개 90 해달라니깐 죽어도
100밧 달래요. 돈 많아서 여행도 다니면서 뭘 깎고
그러냐고~얄미워서 두 개만 샀어요
그 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독자들이 원하면 끝내려던 것도 더 늘어나고 결론도 바뀌는 세상이지만, 전 꿋꿋이(사실은 뭐 별로 원하는 사람도 없고 해서) 끝을 맺으렵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다리 쭉 펴고 자는 것도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알람시계 소리에 잠을 깨 보니 다른 사람들도 주섬주섬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핫야이에 도착하자 아직 동네는 깨어나지 않았다. 우선 헬로태국을 보고 찾아간 세븐일레븐에서 요기를 하고
기차역에서 어제 못한 세수를 했다.
이제 할 일은 말레이시아 혹은 싱가폴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하는 일, 게스트하우스에서 경영하는 여행사에서 버스 티켓을 판다고
책에 씌어 있는 것을 보고 가까운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자기들은 티켓을 팔지 않는데, 한 번 알아봐 주겠다고
어딘가에 전화를 걸더니 콸라룸푸르까지 800밧이란다
움..하...하...
가볍게 코웃음 한 번 쳐주고 나왔다. 참 내 누굴 초짜로 보나~ 250~300이라고 훌륭한 헬로태국 책에 써있다구
여기 널린게 여행사인데 흥! 칫! 핏! 걸음도 당당하게 다음 여행사에 들어갔더니 버스가 모두 full이란다.
어어...이게 아닌데..??
몇 군데 허탕친 후에 찾아간 한 여행사에서는 지금 버터워스까지 가는 것만 남았다고 한다. 가격은 350밧! 휘유~!
점원 말로는 지금이 chinese new year 라서 그런단다.
참 내 설날이 엊그제였는데 무슨 소리야? 그랬더니 엄청난 말을 한다. "연휴"
쿠궁!
그래 설날이면 가장 큰 공휴일 중의 하나인데 그 날만 딱 놀고 말겠냐?
설날이 낀 날을 전후로 며칠 간을 내리 논다는 거다
싱가폴의 중국인들은 가까운 말레이시아로, 말레이사의 중국인들은 싸고 놀기 좋은 태국으로 올라 왔다가
설 잘 보내고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가만..그러고 보니...나랑 루트가 같잖아~!!!
그래..그 생각을 미처 못했다...아니 왜 그 생각을 못했을꼬...
울며 겨자먹기로 그 표를 사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말레이시아로 가면 버스터미널에서 터미널 티켓을 팔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깎은 330밧에 합의를 봤다
미니버스 안에는 역시나 말레이시아인이 반을 넘었다.
버터워스에 도착하자 시끌벅적 소란스럽다. 삐끼들은 여기저기서 행선지를 외치구 오고 가는 버서들로 터미널은 (말이 터미널이지 공터) 북적거렸다
참고)콸라룸푸르로 가는 버스 디따 많다~ 버스는 다 제각각이지만 가격은 같다 삐끼한테 사도 되고 천막 아래 매표소에서 사도 된다.
환전소가 있다는데, 난 못 봤고, 어쨌든 달러도 받는 분위기였다.
6불(1불=3.8링깃, 버스비 25링깃)에 버스 티켓을 사고 버스에 올랐다. 태국이랑 사람들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꼭 인도에 와 있는 것만 같은 느낌..? 중국인도 많네?
15분 후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40분이 지나서야 출발했다. 아니 그런데 이 버스 완행버스냐? 진짜 천천히 간다. 옆으로 지나가는 승용차들이 비웃듯 쌩쌩 추월해 버린다.
정차는 또 어찌나 자주 하는지 IPOH에서는 아예 정차시켜놓고 운전사가 사라졌다.
뭘 하고 돌아왔는지 한참 뒤에 돌아온 운전사는 그 이후에도 휴게실을 세 군대 정도 더 들르고, 중간 중간 사람들도 내려주고 콸라룸푸르에는 10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터미널에는 '귀싱길'에 오르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여기저기 무전기를 들고 있는 티켓 판매원들이 바쁘게 뛰어 다니고 있었다.
혹시나 싱가폴행 버스 티켓 값이 모자를까봐 얼른 티켓 창구로 달려갔다(그 때까지 난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흑흑)
첫 번째 창구에서는 버스가 모두 full이란다. 스쿨버스(?)가 50링깃인데, 그거라도 타겠느냔다. 미쳤냐? 그 돈이 어딨냐구~
좀 더 안 쪽 다른 부스로 들어가보니(버스터미널에 티켓 파는 곳은 단 한군데가 아니라는 것 오래 전에 체득했지롱) 무전기를 든 남자가 "싱가폴?" 그런다.
"예스! " 그랬더니 팔을 잡아 끌길래 당황해서 "노우 티켓!" 했더니 당황하며 무전기로 한참 쏼라 거리더니 28링깃이란다.
가진건 달러밖에 없는데, 달러로 내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른 직원을 불렀다
"플리즈~~'를 부르짖으며 갖은(!) 아양을 떨었다. 겨우 오케이를 듣고 티켓을 살 수 있었다.
안내해주는 사람을 따라 뛰다시피 달려가니 막 떠나려는 버스를 그 사람이 잡아 주었다.
후딱 잡아 타니~~ 우와 공항터미널에서 공항가는 리무진 버스를 똑같이 생겼다.
한쪽은 한 좌석이고 다른 쪽은 두 좌석인데, 이미 손님들로 꽉 찼는데, 문 옆 한 좌석이 비어 냉큼 자리를 잡았다.
보조의자까지 놓여 있어 여기서도 다리를 펼수 있게 되었다.
"좋은 자리에서 잠 잘 자니 돈 더내야지 않겠니?"
운전사가 섬뜩한 농담을 한다...
겨우 한숨 돌리고 티켓을 보니 21.35링깃이라고 써있다. 젠장, 이 놈의 설날 때문에 손해 본 돈이..어휴..
(우리돈으로는 얼마 안된다 ^^;)
싱가폴에는 새벽 3시 30분이면 도착한단다. 생각보다 가깝군. 침낭 속에 기어 들어가 한 숨 자고 나니 국경이다
오늘 하루만 국경을 두 번 넘었다 ^^;
요 며칠 탈것을 하도 오래 탔더니 5시간이 1시간 지나가듯 후딱 지나간다.
콸라룸푸르를 언제 떠났냐 싶게 벌써 싱가폴의 빌딩숲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터미널에 우리를 떨어뜨려놓고 버스는 이내 사라졌다. 내린 싱가폴 사람들은 들어오는 택시를 착착 잡아 타고 가는데,
이내 어느 가족과 나만 정류장에 남았다. 그들에게 공항 가는 법을 묻자 지금은 택시밖에 없다며 한 10불 할꺼란다(싱가폴 달러)
자기들이 싱가폴 돈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이제 내게 남은 현금은 6불뿐이라고 사양했다.
할 수 없지 공항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이제 겁도 다 상실했다^^;)
한참 자기들끼리 얘기하다가 한 여자분이 22불을 쥐어 주며 택시비 하랜다
오잉??!!
너무너무 고마워서 가지고 있던 6불을 건넸더니 괜찮다며 한사코 받지 않으신다
아이고 이게 왠 땡이냐~~ 그렇지 내가 인상이 좀 좋긴 하지~~(불쌍하게 생겼단 말이다 --;;)
택시도 날 위해 양보해 주시고 인사도 잊지 않으신 그 분들이 너무 고마웠다. 이 분들 때문에 난 제대로 구경도 못해본 싱가폴을 좋게 기억하고 꼭 오고 싶은 나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관광 자원이 아닐까?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는 공항가는 길 내내 자기 딸이 여행 많이 다녔다고 자랑을 한참 늘어놓으신다. 자식 자랑하는건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울엄마는 나한테 고만 싸돌아다니라구 하는데, 다른 아줌마들 보면 이렇게 자랑하실까?
"꺠가 날 닮아서 어찌나 탐험 정신이 강한지 이번에도 글쎄 혼자서 여행을 가겠다고 하지 않겠어요? 오호~~"
택시에 타서 안 거였지만 택시비는 신용카드로도 계산이 가능했다.
헤~ 나 카드 있었는데~~ 그 가족분들이 주신 돈은 택시비를 하고도 남아서 공항에서 간단한 아침식사까지 할 수 있었다.
이제 어슴푸레 날이 밝기 시작한다.
내가 공항에서 보내야 할 시간은 약 17시간..후후...
뭐 껌이지~ 이 정도야~ 집에 간다는데~~
어쨌든 인도차이나 종단(?)을 무사히 마치고 공항에 들어선 기분이 아주 묘하다
이제 정말 집에 가는 구나. 엄마가 공항에 나와 주겠지?
아~~ 집에 가면 김치찌개 해달라구 해야지~~
지금까지 제 여행기를 읽어 주신 태사랑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제가 담엔 더 재밌는 여행기를 올려 드릴께요~
<저의 인도차이나 종단>
치앙마이(9:00 p.m.) -> 방콕(다음 날 6:00a.m.)
훨람퐁(12:25 p.m.) -> 핫야이(다음 날 6:41a.m.)
핫야이(9:30p.m.) -> 버터워스(1:30p.m.)
버터워스(2:50p.m.) -> 콸라룸푸르(9:50p.m.)
콸라룸푸르(10:15p.m.) -> 싱가폴(다음 날 4:00a.m.)
3박 4일인가요 3박 5일인가요? 암튼 가끔 인도차이나 종단을 단시간에 할 수 있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위와 같은 스케쥴이 아마 나올 껍니다.
대답은 "가능하다" "그리 힘들지도 않다!"입니다
사족, 카오산의 shell주유소 지나기 바로 전 골목에 traveller's lodge라는 일본판 '만남의 광장'이 있거든요(도미토리 100밧)
거기 여자 도미토리 침대 바닥에 모래가 담긴 물병하나가 구석에 숨겨져 있을 꺼에요. 그거 피피섬에서 퍼온 모래거든요
혹시나 절 위해 가져다 주시는 분께 밥 쏩니당~~
올해가 이상기후였다고는 하는데, 낮에는 그렇게 덥다가도 밤에는 늘 추웠습니다.
숙소마다 시트도 부실했구요 또 제가 원체 추위를 많이 타서 결국 학생백화점에서 침낭을 샀죠 400밧 정도였는데, 무진장 유용했어요 싸고 가볍고~ 참고 하세요~
참 거기서 문구류를 싸게 살 수 있어요 기념품으로 사는 한지 공책도 거기서 싸게 살 수 있어요
흥정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그냥 가기"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가격을 불러서 안된다고 하면 과감하게 등 돌리고 그
냥 가는 거죠
십중팔구 붙잡고 깎아 줍니다.
글구 주말시장에서 기념품 사는 것 괜찮더라구요 그리 비싼 가격 아닙니다.
그리고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기념품으로 사고 싶으신 분들(특히 라오스에서) 시장에 가면 기념품가게보다는 좀 수수하지만
진짜 그 곳 사람들이 쓰는 것들을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 살 때 보다 두 개 살 때가 더 싸죠
제가 산 기념품들
라오스산 실크 스카프-루앙프라방 달라시장-30000낍x세 장
푸씨호텔 옆 공터에서는 똑같은거 70000낍 부릅니다
옆으로 메는 조그만 가방 -공터에서 5000낍(깎고 또 깎자!!)
푸켓 해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공짜
피피 섬 해변에서 주워 온 죽은 산호 조각-공짜
꼬마 게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열쇠고리(피피 섬)-26밧
->이거 어느 동네나 그 열쇠고리에 새겨진 곳 이름만 틀리고 다 판답니다. 큰 시장에서는 여러 개를 한꺼번에 싸게 구입할 수 있어요
딥 카우(또는 엡 카우라고 부름) 라오스 사람들이 찹쌀밥을 담아 먹는 밥공기-두 개에 10000낍(루앙프라방 달라시장, 하나에 6000낍)
한지액자-100밧(요건 바가지 같음-치앙마이 노점상에서)
솔직히 한지는 우리나라가 더 예쁘다!!
열쇠고리-나무에 코끼리가 새겨진 금속이 붙어있음 3개 70밧
(치앙마이 나잇바싸에서)->요거 맘에 드네요~
책갈피-얇은 나무판에 코끼리가 조각되어 있어요-2개 70밧
(치앙마이 나잇바싸)-세 개 90 해달라니깐 죽어도
100밧 달래요. 돈 많아서 여행도 다니면서 뭘 깎고
그러냐고~얄미워서 두 개만 샀어요
그 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