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헤매던 그녀, 태국에서도 역시!! 7. 다이빙빙빙
열심히 쓰던 글을 날려버린 후의 허탈감... 아 놔~~
그래도 다시!!
제가 따오에 간 이유가 다이빙 때문이었는데...
막상 바닷속 사진은 없네요.
대신 배에서 찍은 따오 사진들을 올려 드릴테니 실망 마시길...
따오에 도착한 첫날부터 수업이 시작되었답니다.
첫날과 둘째날 오전은 이론 수업...
비디오 보는게 졸리긴 했지만 무사히 끝마쳤지요.
시험도 보고.. 숙제도 하고.. 만만하지만은 않답니다.^^
둘째날 오후부터 시작된 수영장 수업!!
개방 수역으로 나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이지요.
여러가지 기술을 배운답니다.
그런데 저는... 죽다 살아났답니다.
얼굴엔 마스크를 쓰고 호흡은 입에 문 호흡기로만 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코로 호흡을 합니다. 그럼 마스크에 살짝 담겨 있는 물이 코로 들어오지요. 그럼 이때부터 당황 시작.
입을 마구 벌리고 수영장 물을 마구 먹습니다.
그러면서 나죽어!! 하고 허우적대며 물밖으로 뛰쳐나가지요.
이런 일이 10번쯤 계속되자 선생님 성질난 게 확 보입니다.
제눈에는 넌 가망 없으니 포기하고 집에나 가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망연자실...
소독약 탄 수영장 물을 너무 많이 먹어 코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눈도 못 뜨겠고...
눈물이 납니다.
내가 이걸 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이걸 하고 돌아가야 앞으로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왔는데...
다행히 저는 아주 행운이었던 것이 제가 갔을 땐 비수기라 학생이 저 하나 뿐이었답니다.
덕분에 수영장에 두분의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저를 돌봐주셨지요.
한 분이 화 내시면 다른 한 분이 달래주시고...
결국 그렇게 해서 무사히 마쳤답니다.
남들은 서너시간이면 끝내는 제한수역 수업을 무려 이틀, 8시간에 걸쳐서 두 선생님을 괴롭히고 끝낸.. 정말 장~한 학생이지요.
선생님들 어찌나 좋으신지...
이렇게 골치 썩이는 학생도 열심히 가르쳐주시고..
혼자 왔다고 심심할까봐 밥도 같이 먹어주시고 챙겨주시고...
사실 가기 전엔 혼자 있는 시간이 아주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너무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 있을 시간이 없었답니다.
선생님들도 거기서 만난 친구들도 어찌나 그리운지...
그 두려움이라는 게 그렇더군요.
선생님 눈만 뚫어져라 보고 있을 땐 안심이 되는데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금새 엄습하는...
암튼 그래서 이후로 저는 선생님 눈만 쳐다보고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답니다.*^^*
험난한 제한수역 수업을 마치고 드디어 간 바다!!
두려움이고 뭐고 느낄 겨를이 없더군요.
물고기도 많고, 무중력 상태에서 유영하는 것이 어찌나 좋던지...
경험해 보기 전엔 정말 알 수 없는 특별한 느낌!!
저는 큰 고기보다는 작은 고기가 좋아요.
사실상 상어같은 건 본 적도 없고 기껏 본거라곤 커다란 가오리 꼬리랑 사납기로 유명한 트리거피쉬 뿐이지만... 암튼 너무 큰 애들은 부담스럽더라구요.ㅋㅋ
제가 본 중에 젤 예쁜건 해마였답니다.
손가락만한게 움직이지도 않고 눈만 굴리는 것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것만 한참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가 않답니다.
새끼 복어도 너무 예쁘고...
낭유안 밑 twins라는 포인트에는 니모 가족이 사는 곳이 있어요.
다이버들이 너무 근접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쳐 두었지요.
아빠니모부터 아기니모까지 니모가족 네마리가 오손도손 사는 모습이 넘넘 예뻐요.
그렇게 거기 있는 동안 9번의 다이빙을 했지요.
같은 포인트에 들어가도 할 때마다 다르고 똑같은 산호도 볼 때마다 다르고...
다이빙에 반해버리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가더군요.
저는 배멀미가 심한 편이라 다이빙 끝나고 오면 파도가 잔잔했던 날도 밥도 제대로 못먹고 했는데..(거의 술로 배를 채웠답니다. 까슬까슬한 안남미 넘기는 게 너무 힘들어서..)
마지막 날 파도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멀미약도 먹고 했는데 정신 못차리고 토하고 갑판에 널부러져서 자고...
그러다가도 바다에만 들어가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힘이 펄펄 솟아서 마구 쏘다녔지요.
다시 배 타면 골골..
흔들의자라도 사서 연습을 하던지 해야지..ㅋㅋ
그렇게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었더라도 다이빙은 정말 환상적이에요.
특히 비처럼 쏟아지는 작은 물고기 사이를 유영하는 경험은...
여기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수영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던 제가 이렇게 바다 한가운데 유유히 떠 있을 수 있게 됐다는 게 너무 신기하기만 합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지요.
누군가의 눈을 그렇게 열심히 쳐다보며 생명을 맡겨 본 적도 없었고..
강사를 신뢰하고 바다를 신뢰하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신뢰해야 하는...
아~~ 바다가 너무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