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부부의 무작정 5박6일 태국여행기 6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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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부부의 무작정 5박6일 태국여행기 6 (마지막회)

혀니주니 4 969
결혼 5주년을 기념하여 떠난 무작정 태국 여행후기를 올리는 끄트머리 날이 우연히도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여행을 정리한다는 게 생각보다는 시간을 많이 필요로 했으나, 이 글이 태국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여행 마지막 날을 돌이켜 본다.

방긋~ 이 글은 30대 직장인 부부의 무작정 5박6일간(2002.4.2-7)의 태국 자유여행(순전히 돈과 시간 때문에 여행사 투어를 많이 활용했으므로 순수 자유여행은 아님)으로서, 순전히 글을 쓰는 사람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며, 여행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추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고 또한 실제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이니,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많은 이해를 사전에 구합니다. 또한 태사랑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정보를 주워담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일 수도 있습니다.(글을 읽다가 졸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경어는 생략하고, 때로는 비어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히는 바임)

여행 다섯째 날 (마지막 날) 캬~

자아~~ 떠나보자....

호텔이용법을 소개한 안내책자를 들고 화장실에서 나온 마눌 왈 '슬리퍼와 어댑터가 객실에서 사라지면 벌금을 내야 하나봐, 수건 하나만 없어져도 돈을 내야하고..' 어쩐지 어젯밤 체크인할 때 신용카드를 보증용으로 주라고 하더니, 다 이유가 있었구만.. 아참, 그런데 우리 방에는 수건 말고는 다른 것들이 없었는데. 그럼 우린 애초부터 없었던 물건에 대해 벌금 무는게 아냐? '이런 나쁜 넘들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카운터에 내려가서 따진다. '우리 방에 그런거 없었어. 처음부터..' 몇 넘이 이야기를 주고 받더니 우리의 객실 번호를 묻는다. 컴으로 보고, 숙박카드도 확인해 보더니 우리가 묵은 슈페리어룸에는 원래 제공되지 않는단다. 호텔 소개 자료에 아마 그런 표시가 있었을텐데, 어중간하게 읽다 만 마눌의 성화로 인해 아침부터 난 쪽팔림을 당한다. 허탈하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아침 뷔페를 먹으러 1층에 갔는데 음식이 영 시원챦아, 토스트, 쥬스, 베이컨, 계란 등 몇가지 입에 맞는 것만 대충 먹고(한국 사람이 많이 오는지, 김치, 갓김치, 파김치가 있었으나 달고 맛이 없다), 체크아웃을 한 후 우리의 짐을 맡기고는 호텔을 나선다.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로 가서 짜뚜짝 했드만 200밧 부른다. 이넘들 내가 무슨 봉으로 보이나.. 호텔 입구로 들어오는 택시로 기냥 가, 미터로 짜뚜짝 가자고 했드만 70밧이 나오는데...

주말에만 열린다는 짜뚜짝시장은 쇼핑을 위해서는 꼭 가봐야 하는 곳이지만, 더위 또한 끝내주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 입구쪽에는 옷가게들이 대부분 위치해 있고, 우리가 주로 쇼핑한 공예품들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헬로태국 책을 참고하면서 움직이면 대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짜뚜짝 내에서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흥정을 많이 해 봐야 한다.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데, 예를 들어, 500조각 퍼즐이 1,500원 정도이니 정말 싸지 않는가.. 출국 때 면세점까지 모두 가본 결과로 가격을 비교해 보면, 태국 전통 기념품을 선물로 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짜뚜짝시장이 제일 싸고, 그 다음엔 노점, 관광지 쇼핑센타, 팟퐁(물론 흥정해서), 면세점 순인 것 같다. 순전히 이건 내 경험에서 하는 이야기이므로 틀릴 수도 있지만... 나무젓가락을 6개씩 약간 예쁘게 포장한 것(보통 80에서 100밧 정도 부름)을 한 세트에 50밧씩 줬는데, 팟퐁에서는 480밧을 부르고(흥정 전), 공항 면세점에서는 똑같은 것이 10달러다. 거의 10배정도 되는 수준이다. 지금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는 가오리 지갑(진품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 장사꾼들은 라이터로 표면에 불을 붙이면서 타지 않는다는 것과 동전으로 긁으면서 긁히지 않으니 진짜라고 말하기는 하지만)을 하나 산다. 흥정해서 400밧에. 이게 면세점에서 57달러다.

이런저런 공예품을 사들고 12시 조금 넘어 택시를 타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쐬니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짜뚜짝시장에 갈 때와는 달리, 차가 막혀 고속도로비를 포함해서 130밧을 들여 월텟에 도착한 우리는 물어물어 먹어봐야 할 태국 음식의 상징이다시피 한 MK수키에 간다. 프린트 해서 가지고 간 태사랑 자료와 책에 나온 수키 먹는 방법을 보면서 주문을 하는데도 무지 헷갈린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맛이 그저 그렇다. 한번쯤 먹어볼 만 하기는 하지만... 수키와는 별개로 소고기 덮밥인가 하는 것을 하나 더 시켰는데 이건 맛이 별로고, 그냥 순수한 수키만 먹으면 될 것 같다. 어제 홍익여행사에서 빌려온 유니님의 할인카드로 10프로 할인해서 320밧에 배 부르게 먹고 나온다.

오늘 저녁에 갈려고 한 크루즈 예약을 위해 홍익여행사에 전화를 하는데 받지 않는다. 내가 또 전화를 잘못하고 있나 보다. 고장이던가, 아니면 퇴근해서 아무도 없던가... 우린 망설였던 크루즈를 포기하고는 쇼핑에 충실하고 맛사지나 한번 더 받자고 합의를 보고는 같은 층에 있는 면세점에 잠깐 들린다. 여긴 물건 가격이 우리와 똑같다. 면세점이어서 그러는건가. 바꿔간 바트가 별로 없다. 나라야도 가고 안마도 받아야 하는데.. 1층에 내려와서 환전소가 있길래 100달러짜리 여행자수표를 바트화로 바꿔 드니 금새 마음이 넉넉해진다. 역시 어디서나 돈이 있어서 편안해진다니깐...

월텟 1층에 있는 나라야를 한바퀴 둘러보더니 마눌이 팟퐁 가게보다 못한 것 같다고 그쪽으로 가잔다. 내가 봐도 좀 그랬으니깐.. 월텟에서 나와 길 건너에 있는 Big-C로 가려 하는데 금새 호객꾼이 왕궁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말을 걸어온다. 간단한 한마디로 하고는 돌아선다. 노 마니.

우리의 이마트와 비슷한 Big-C에서 과일캔, 수건 등과 혀니주니를 위한 인형, 풍선, 모래에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우리의 5분의 1가격)을 신용카드로 산다. 환전한 바트는 나라야에서 쓸려고(신용카드로 계산시 할인이 5프로이고, 현금은 10프로 할인이 된다고 해서) 물론 한국 돈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아끼는 게 좋은 것 아닌가... Big-C 1층에 와코루가 있는데 예상했던대로 사이즈가 작다. 태국 여자들의 체격이 그렇게 크지는 않기에. 입어보고 사이즈를 확인한 후 사고 싶다고 했더니, 위쪽 속옷은 되지만, 아래 속옷은 안된단다. 뭐, 당연한 말이겠다 생각하며 그냥 돌아선다.

쇼핑한 짐을 들고 맏겨 둔 짐을 찾기 위해 뚝뚝이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로비 옆에서 짐을 정리하고는 택시로 팟퐁 나라야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나라야 가방을 선물로 장만하는데 시간을 조금 쓰다보니, 금새 저녁 무렵이다. 책에 소개된 근처의 TGI Friday로 가기 위해 무거운 짐을 끌고 팟퐁거리를 통과하여 나왔는데, 길 건너편 2층에 시즐러가 보인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시즐러로 가자.

시즐러 가기를 잘했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에서의 시즐러는 무지 비싼데 여기는 샐러드바가 4,500원이다. 리필콜라, 아이스티, 새우들어간 씨푸드, 샐러드바 하나를 시켰는데 배불러서 도저히 못먹겠다. 455밧(14,000원 정도) 주고 나온다. 싸게 배부르게 먹으니 또한번 행복하다. 시즐러 창가에서 식사를 하며 보였던 길 건너 나이키 할인점을 가서 티셔츠를 몇 개 산다. 현지 가격으로는 비싸지만, 우리와 비교하면 저렴했으니깐.. 이제 쇼핑도 끝났다.

택시를 잡아타고 카오산으로 와서 홍익여행사 옆에 있는 미스터렉 라면집에 어제 빌려 유용하게 쓴 유니님의 나라야와 MK 수키 할인카드를 맏겨두고는 맛사지를 받으러 간다. 오늘은 책에 소개된 허벌마사지로 가보자 하며 찾아갔는데, 사람이 많아서 30분 이상 대기해야 한단다. 하는 수 없이 어제 간 맛사지가게로 가자 하며 찾아갔는데 마눌이 받을려고 했던 얼굴 맛사지하는 직원이 퇴근 했단다. 괜챦은 곳을 하나 소개해 달라고 했더니, 기냥 길 건너에 있는 무슨 미장원으로 가란다. 한국 같았으면 다른 가게에 손님을 소개하고 생색을 조금 낼 것 같은데, 이곳 사람들은 그런데 별 관심없다. 거기에서 마눌은 얼굴 맛사지, 난 풋마사지를 받았는데, 이건 별로다. 어제 받은 타이전통 맛사지가 훨씬 낫다.

자정이 거의 되어 갈 무렵 우린 새벽 2시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타고 힘차게 돈므앙에어뽓을 외치며 택시에 몸을 싣는다. 빠르게 달려가는 차창 밖의 태국의 밤거리가 이젠 낯설지 않는데 우린 떠나야 한다. 아쉽게도....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가 구입한 물건들에 대한 VAT를 환급받기 위해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이런... 물건을 구입한 가게에서 무슨 서류를 가지고 와야 한단다. 사무실 앞에 비치되어 있는 부가세 환급요령을 읽어보니, 우린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안되어 있다. 아쉽구만. 끝까지 이것저것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었는데... 한국인 직원 한명 없는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빙기표를 받아 들고는 출국장에 본격적으로 들어 갈려고 하는데, 공항이용료를 내야 한단다. 1인당 500밧씩. 우리 돈을 모두 털었는데 약오르게도 980밧이 전부다. 달러로 낸다고 했더니 아래층에 가서 바트로 바꿔 오란다. 온리 바뜨라면서... 이걸 우짜냐 하며 난감해 하는데, 때마침 앞에 보이는 한국사람에게 100바트를 3,000원에 바꿔 공항이용료를 낸다. 다행이다.

공항안은 무지 춥다. 빵빵한 에어컨 때문에. 공항에서 긴 팔로 갈아 입었어야 하는데... 짐을 부쳐버린 후다. 추위에 떨며 면세점 들러 보고(가격이 너무 비싸 아무것도 사지 않음) 한참을 대기 후, 빙기에 몸을 싣는다. 그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다. 실수도 많았고, 허탈한 경험도 했지만, 우리 부부의 마음속에 풍요로움을 넣어 주는데는 성공한 것 같다.

혀니주니를 꼬옥 보듬어 안으며 뽀뽀를 하는 생각으로 깊은 잠으로 빠져들면서....

저의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태국여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희망하면서, 철부지 부부의 여행기를 마침니다.

끝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고 계시는 태사랑 가족 여러분,
요술왕자님, 유니님, 그리고 방콕현지 여행사에서 한국사람들을 위해 고생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며...... 멋쟁이~ 멋쟁이~ 멋쟁이~
4 Comments
상상녀 1970.01.01 09:00  
정말로 위대한 작업을 하셨네여..<br>자자손손 유산으로 남기시구여..<br>담에는 어디로 떠나실지 기대됩니다~~
kks 1970.01.01 09:00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님들이 가신 곳들이 눈에 보이는 듯 하군요. 자주 여행다니시기를 빌겠습니다....
백도사 1970.01.01 09:00  
즐겁게 읽었습니다
작은조약돌 1970.01.01 09:00  
5박6일 태국여행기 재미있게봤습니다.<br>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운면도 많네영<br>암튼 수고하셨고요 ^^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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