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헤매던 그녀, 태국에서도 역시!! 2. 공항에서 헤매기
6월 16일 토요일 아침. 타이항공에 몸을 실었슴다.
여행 전 마무리 할 일들이 많아서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 피곤할대로 피곤한 상태였지요.
뱅기에 타자마자 자고야 말겠다고 굳게 다짐을 했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제 옆에 꼬마 아가씨 둘이 앉았슴돠~~ 뭐 멋진 남자같은건 바라지도 않았고 그냥 조용히 누워 자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는데 왜 하필 그 애들이냔 말임돠~~ 엉엉.
그 아이들의 부모는 앞자리에서 쿨쿨 자고 저는 졸지에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그 애들의 보모가 되어 버렸답니다. 심지어 승무원 언니마저도 제가 그애들의 보호자라고 생각했는지 뭐든지 저한테 시킵니다. 미쳐 증말...
저는 복도쪽 자리였는데 제 안쪽에 앉은 이 아가씨들 정말 무쟈게 돌아다닙니다. 나중엔 거의 울먹이며 애들한테 부탁을 했지요. 언니가 좀 자야되니까 제발 가만히 좀 있으면 안되겠니?
그것도 잠시, 나중엔 음료수도 쏟고... 아~~ 그야말로 생쑈~ 그럼에도 불구하고 쿨쿨 자는 소녀들의 부모님들. 깨울수도 없고...
하여 5시간 비행 후 저는 완전 초죽음..
어찌됐든 뱅기는 착륙을 했고 저는 아이들에게서 해방이 되었답니다.
게이트에서 입국심사장까진 또 어찌나 먼지... 발을 질질 끌며 도착한 입국심사장엔 이미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더군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줄까지 잘못 서고 말았던 겁니다. 아 놔~~ 요게 줄 서는 구조가 첨엔 좁다가 심사대 가까이 갈수록 옆으로 쫘악 퍼지게 되어 있슴다. 하여 양 옆으로 줄을 서는게 훨씬 유리하죠. 가운데줄은 계속 앞으로만 전진하지만 맨 가의 줄들은 옆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여래개의 입국심사대로 나뉘어지거든요.
옆줄에 서있는 꽃돌이 오빠들 구경에 정신이 팔려 그 점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30분이나 서서 기다린 뒤에 사실을 알게 되었죠. 앗! 줄을 잘못섰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어... 옆줄 꽃돌이 오빠들을 위안 삼아 30분을 더 기다린 끝에 여권에 도장 받고 나올 수 있었죠.
입국심사대를 통과하자마자 저의 구세주 ATM기가 대기하고 계시더군요.
저는 밧트도 달러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슴다. 지갑 속엔 한국돈 만오천원과 신용카드 한장. 해외사용 가능한 현금카드 세장.그것이 전부였죠. 태국은 ATM 천국이라는 소문에 환전하기도 귀찮고 해서 정말 과감하게 그렇게 갔답니다.
역시... 소문은 사실이었던 거죠.. 이렇게 쉽게 그분을 만나다니... 암튼 10000밧을 인출했답니다. 나중에 귀국해서 확인하니 27만원 조금 넘는 돈이 인출 되었더군요. 환율 조아여~~
근데 그분이 뱉어내신 10000밧. 정말 빳빳한 새돈으로 1000밧짜리 10장 이었슴다. 뭐든지 몸에 지니리라 하고 한국에서 카고바지까지 새로 한장 사서 입고 갔건만 도저히 그 빳빳하시고 너무나 깨끗해 광채까지 나시는 그 1000밧짜리들을 접을 용기가 나지 않았슴돠~~ㅠ_ㅠ 하여.. 그분들은 저의 다이어리 속에 고이 모셔지게 되었지요.
이 부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왜!! 돈을 그렇게 가지고 다녔는지... 하여 무슨 일이 생겼는지... 조만간 아시게 될검다.
* 참고로 카오산엔 람부뜨리 거리 세븐일레븐 옆, 따오에선 코랄그랜드에서 시내로 나오는 쪽 통타이 식당 앞 세븐일레븐 옆 ATM기가 20000밧까지 인출 가능한 것을 확인 하였슴다.
다음 과제는 대여해 간 어비스 폰에 돈을 충전하는 것이었죠.
한국에서 대여할 때 충전을 해도 되지만 환율상 현지에서 충전하는게 10원이라도 쌀까 싶어서...
어쨌든 입국장이 2층인데 괜히 1층으로 내려가 편의점을 찾아 헤매다가 다시 2층에서 편의점을 발견했지요. 별로 멀지도 않은 거리였는데 저는 온 1층을 이잡듯이 헤맨 끝에 다시 2층으로 올라왔던 것이었슴다.. 어찌나 헤매는 게 체질인지...
암튼 150밧짜리 원투콜 카드를 무사히 사서 10분간 전화기와 씨름한 끝에 오마니께 전화 한통. 음질 좋군요..하핫.
넘 지쳐서 556번 버스 찾으러 갈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아까 헤맬 때 발견한 공항버스 탑승장으로 고고씽~~
여긴 2층이라고 되어 있는데 바뀐건지 지금은 1층에서 탄답니다.
150밧 주고 표 사서 밖으로 나갔는데... 허걱. 엄습하는 더위. 제대로 찜통입니다. 정신 못차리고 헥헥대고 있는데 카오산 가는 AE2 버스가 오더군요.
버스에 앉자마자 얼굴, 목, 팔, 다리에 썬크림을 떡칠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이뿐 언니가 앉더군요. 그에 아랑곳 않고 썬크림 떡칠 완료. 살짝 챙피한 마음에 옆자리 언니한테 쏘리~ 하나 날려줬지요.-_-;
그 언냐는 독일서 오셨는데 이름은 시모나라고 했어요. 속으로 왜 하필 너의 이름은 시모나인 게냐? 우리나라에 니 이름이랑 똑같은 아이스크림이 있단다.. 가뜩이나 더운데 아이스크림 먹고싶잖니... 하며 인사 살짝 하고 거의 창밖만 보며 갔지요.
태국 가로수는 몽땅 야자수일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군요. 암튼 열대지방인 만큼 나무가 참 많더군요. 방콕에 들어오기 전까지만이긴 하지만...
하늘을 찌를 듯한 현대식 건물들과 판자집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런데 누군가 공항버스는 고속도로 이용 안한다고 하던데 제가 타고 갔을 땐 고속도로 타던걸요. 그게 고속도로가 아니라면 할말 없지만... 카오산서 공항 갈 땐 톨게이트에 돈 내는 것도 봤는데..
암튼 카오산까지 30분 정도 걸렸답니다.
드디어 배낭여행자들의 메카라는 그곳. 카오산...
다음편에 계속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