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떠난 꽉찬 3박5일 여행기2 (코란섬)
아침 일찍 모닝콜이 울린다.
(어젯밤 아침7시 모닝콜을 예약했다)
전화받고도 계속 자다가 8시경일어나서 눈썹도 안떼고 밥먹으로 가자고 하고 엄마와 함께 일어선다.
코지비치- 아침 조식 엄마랑 나랑 첫손님 사람이 없어서 좋다.
음식을 쭉 둘러보는데 코지비치 조식부페
실망거리1 쌀국수를 바로 해주지 않고 볶음면만 있다는거
실망거리2 오물렛을 직접 해주지 않고 해놓은것을 내옴.
아침을 먹는가운데 우리 김여사 워낙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잘하시는분이라 걱정안했다.
역시나.. 엄마는 너무나 음식을 잘 드시고 샐러드를 만들어 드시며 라임
(전날 씨푸드 식당에서 손씻는 물로 준 라임을 눈여겨 봤던 엄마)을 뿌려드시면서
김여사: '너무 싱싱하고 마음에 들어, 나 가장 맛있고 싱싱한 샐러드를 먹어본거 같아'
뿌리: 다행이네. 엄마는 잘 드실 줄 알았어요. 엄마 내일 엄마 똠양쿰을 드셔야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는거니까 내일 두고 보겠삼.
잠시후 원래에는 눙눅을 갈 계획이었으나 여행사에 전화해서 취소하고 (미리입금안함) 코란섬을 가기 위해 온몸에 썬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썽태우를 잡아탔다.
원래 산호섬 바베큐 투어를 하려했었는데 인원이 없어서 다른산호섬투어에 합류하면 1000밧이라고 하여 그냥 배를 타고 가보기로했다.
산호섬선착장을 몰라서 썽태우 잡아타고 '꼬란' 이라고 하자 이해한듯 하며 나를 꼬란섬 선착장으로 데려다 준다.
20밧짜리 배를 탈까 하다가 나름여행사인지 현지에서 영업하는 분들이 150밧내면 왕복된다고 하여 그냥 150밧내고 주황색 스티커를 붙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배에 타는데 태국인들이 나이가 몇살이냐 이름이 뭐냐고 물어 이름만 이야기 하자 다들 자기 이름을 이야기 하는것이다 한 다섯분정도? 한참 이름을 이야기 하다가 나보러 '홍콩에서 왔냐'고 묻는것이다..
홍콩? 나 홍콩사람처럼 보이나?
그래서 당당히 '까올리~' 나 까올리야 그랬더니 갑자기 아리랑을 불러대신다..
재미있는 현지인들~~ 어제 워킹에서 백인 할아버지들이랑 현지어린여자들이랑 다니는건 많이 봐서 제법 익숙해지기도 했는데 크지도 않은배에 백인할아버지+현지걸 커플을 가까이에서 보고있자니 조금 신경질이 났다.
뿌리 : '엄마 이상하지? 여기 배에탄 현지녀들은 정말 우리눈에는 별로인데 저 할아버지들은 예쁜가봐'
김여사: 글쎄 그런가봐. 그런데 있잖아 저사람들 꼭 손을 잡고 다닌다.
뿌리: 어머 그래? 원래 백인남자들이 그래. 여행지에서 만난 휴가동안의 애인이라도 늘 잘 챙겨주고 친절하고 원래 그래..
큰배에서 다시 작은배로 옮겨타는데 작은배에서 뭐라고 바닥을 보라고 그런다
김여사 : 무슨소리야?
뿌리: 아하. 이게 그거구나 저거 나무 조각 치워보면 유리바닥아래로 바다속 보인다는거아니야?
열어보니 산호와 바다속이 잘 보인다. 아주 짧게 한..2분정도? 보여주고 다시 나무조각을 덮는다.
코란섬 도착하여 엄마와 함께 동남아 원피스 구경하고 나는 몇년에 걸쳐 몇개 사서 이제 안사지만 우리 엄마 너무 입고 싶어하셔서 하나 구입함.
우리엄마 산호섬에서 너무 잘 노신다.
나는 썬텐하는 언니들 구경하고 물에 잠시 들어갔나 나왔다 하는데 어떤 미국아저씨가 '안녕하세요' 그런다 잠시후 쌘프란 시스코에서 오신 아저씨는 여자친구가 한국사람이고 부산사람인데 부산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시며
부산의 바다와 태국의 바다를 비교해 달라고 하시네... 참으로.. 할말이 없었다.. (부산은 지나가는 길에 한번 들린적이 있음)
짦은 영어로 부산은 항구 항만의 도시이며 이곳과는 바다 색이 다르지만 야경과 바다이외에도 구경할 거리가 많다고 둘러댔다.
아저씨가 갑자기 나이를 물어본다.. 내 나이를 이야기 하자 또 깜짝 놀라며 나이보다 어려보인다고 하심.
아저씨와 고기잡고 놀며 시간을 보내다가 잠시 비치의자에 누워서 아저씨와 고기잡고 놀며 시간을 보내다가 잠시 비치의자에 누워서 낮잠을 짧게 자고 (재트스키와 보트를 타라는 영업사원들 너무 많으셨다.
가오리 가죽지갑사라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길래
'까올리' 그랬더니. 나보러 너는 '까올리' 이건 '가오리 가죽지갑이야' 고 하며 사라고 난리다 난리야.)
다시 코란섬 선착장으로 가는 배를 탔다.
코란섬으로 돌아오는길 백인할아버지+현지걸 들은 더 많이 우리와 동행했다 그런데 여기서 현지걸들을 보니 머리가 너무 헝클어져 있고 하튼.. 시내에서 보던 이쁜 언니들은 도무지 없는것이다..
뿌리: 엄마 현지걸들은 왜 이렇게 머리를 단정하게 못빗을까? 멋인가?
우리 엄마 웃기만 하신다. 난 갑자기 짜증이 나서 웃으며 엄마에게
뿌리: 엄마 현지걸들 머리좀 자르라고 해. 다들 머리가 너무 길어.. 우리 엄마 또 웃으신다.
꼬란섬선착장에서 내려서 걸어오는데 로띠 파는곳을 발견 바나나로띠 구입
김여사 : 먹을만 하다. 괜찮네
뿌리: 완전 맛있네.
엄마와 나는 성태우를 타고 코지비치에서 워킹까지 3차례 왕복을 하면서 대충.. 지리를 익혔다
김여사: 여기 버스로 한 4코스 돼겠지?
뿌리: 그치? 그런거 같아 엄마와 함께 걸어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코지비치쪽 호텔 남파타야에서도 더 내려가는 그 호텔까지 걷기로 마음먹고 걸어 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걷게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숙소에서 조금만 나오면 보이는 비치전망대 같은 공원이 있었는데 거길 가보고 싶어서였다
그공원 이름 잘 모르겠지만.. 하
튼 우리는 소금물에서 나와서 염분이 온몸에 쩔어있는 가운데 땀까지 흘리며 그 공원에 오르니 모기와 벌레들이 내 등에 붙어서 온통 물어대고 있는거다.
그 공원 제일 높은곳에 오르면 전반적인 파타야 시내가 다 보일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높은곳에는 비행청소년 느낌의 남자 청소년들이 있었다. 무서워하는 김여사에게
뿌리: 엄마 제내를 다 착한애들이야. 괜히 겁내지마
실은 나도 무서웠지만 엄마와 함께 무서워하면 엄마가 더 겁낼까봐 용기를 냈다. 전망대같은곳 올라갔다가 다시 걸어서 호텔로 가던중 길바닥에 있는 비듬나물을 발견했다.
김여사: '야아~~ 이거 비듬나물이다'
뿌리: '그러게 나도 어디서 많이 본거다 싶었지. 잡초처럼 나있네'
우리가 반찬으로 먹는 비듬나물을 태국의 길에서 만나니 반갑기도 하지만 좀.. 이상한 기분도 들었다..
(마치 내가 못먹을 음식을 먹고 사는사람처럼, 앞으로 비듬나물을 볼때 마다 생각나겠지?)
소금이 있는 몸으로 모기에 물려서 등줄기에는 벌건 모기자국이 생겨서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일을하고 함께 트럭을 타고 지나가는 태국인들 김여사와 나에게 미소를 던진다..
지금이라도 택시 를 탈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왕에 걷기 시작한거 조금더 힘들내기로 한다..
그런데 호텔까지 걸어오는동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주예쁜 맨션이랑 작은 서비스 아파트를 보며 지난데
김여사: 야 여기 좋은덴가봐
뿌리: 응 좋아보이네. 근데 왜 좋아보이는데?
김여사: 여기 세워진 차들좀 봐바. 이거 다 현지인들이 타는걸까?
다 너무 좋아보인다.
그래서 다시 살펴보니 정말 차들이 너무 좋아보인다
사실 나는 모기자국으로 간지럽고 다리도 아프고..
길거리 강아지들도 나를 째려보는거 같고..
자꾸만 내눈에 띄는 비듬나물도 왠지 거슬리고 빨리 호텔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걸어서 걸어서 호텔입성~
온몸에 있는 소금기를 빼기 위해 그대로 바로 호텔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선착장에서 걸어온 고생길에 비하면 이곳 수영장은 너무 편안하고 좋은곳이었다.
수영장에서 놀던 중 우리 김여사 이런말을 하신다
김여사: 내생각엔 말이야 그 백인 할아버지들.. 어디 아픈 병걸린 사람들 아닐까?
뿌리: 병? 어디가 아프긴!!! 그냥 휴가온거야
김여사: '아니야.. 아마 어디가 아파서 이제 죽을 날이 얼마안남아서 이제 마지막여생을 마감하려고 태국에 온거 일지도 몰라. 그래서 현지걸들에게도 그렇게 잘해주는거 아닐까?
뿌리: 엄마 괜한소리하지말으셔 그사라들은 그냥 just holiday일 뿐이라구요~
우리엄마의 발상이 엉뚱방뚱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한편으로는 자국에서 너무 힘들고 지친 아저씨들이 태국에 들어와서 고분고분 예쁜 현지걸들을 보면서 남은인생을 그녀들과 태국과 함께 하고 싶어 할 수 있을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우리 김여사 또 이런말을 하신다
김여사: 근데 오늘 우리 걸어온거 말야..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던거 같아
- 태국여행을 계획하면서 엄마가 그냥 단순한 관광만을 기대했을가봐 염려스러웠던 나 호화스러운 관광이 아닌 그들의 삶과 함께 여행을 즐기은 여행자들과 여행의 참맛을 엄마가 더 나이드시기 전에 느끼기를 기대하며 이번 자유여행을 계획했었는데 역시 우리엄마.. 많은것들을 느끼고 계신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지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 우리 김여사의 활약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