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부부의 무작정 5박6일 태국여행기 4
처음에 자세하게 기록했던 비용을 글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내용을 읽다 보니, 특정 업체를 홍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행객들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현지 여행사들로부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도 같아서... 굳이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메일을 주면 답변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사무실은 분당이고, 집은 안양 인덕원이니깐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한잔 사준다면 만나서 나의 무용담을 전해줄 수도 있고~~ 방긋~ 방긋~
이 글은 30대 직장인 부부의 무작정 5박6일간(2002.4.2-7)의 태국 자유여행(순전히 돈과 시간 때문에 여행사 투어를 많이 활용했으므로 순수 자유여행은 아님)으로서, 순전히 글을 쓰는 사람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며, 여행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추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고 또한 실제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이니,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많은 이해를 사전에 구합니다. 또한 태사랑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정보를 주워담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일 수도 있습니다.(글을 읽다가 졸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경어는 생략하고, 때로는 비어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히는 바임)
여행 셋째 날,
아침에 마시려고 어젯밤 사둔 베지밀 뚜껑(병콜라 같은 것)을 딸 수가 없어서 아침부터 속을 썩인다. 고민 끝에 숙소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서 우유도 하나 사고 거기서 뚜껑을 따주라고 한다. 베지밀 같은 것 한번 먹어보기 힘들구만. 숙소에 계신 분과 이야기를 아침에 잠깐 나누었는데, 태국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신다. 후배넘이 파타야에 놀러와서 배가 아프다고 해, 약을 사 먹었으나 계속 통증을 호소해 왔단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맹장이라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의심쩍어 방콕으로 가서 알아보니 위경련이라고 했단다. 파타야에 외국인병원이 별도로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믿을만한 수준이 못된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해주신다. 하마터면 배를 쨀뻔했던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하면서 한바탕 웃는다.
8시 조금 넘어 산호섬 투어를 하기 위해 우리를 데리러 온 승용차에 타고 바닷가로 간다. 떠나기 전 여권과 지갑을 숙소에 맡겨두고 약간의 현금만 지닌 채.. 해변에 도착하니 바닷물이 깨끗해 보이지도 않고, 제주도와 별반 다를게 없다. 러시아인 2명이 함께 가야 된다고 해서 2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 결국 우리가 함께 간 사람은 덩치가 무지 큰 여자가 엄마인 것 같은 4명의 독일인 가족이다.
바다에서 하는 패러세일링 3바퀴를 예약하고 출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보트를 10분 정도 탔을까(마눌 속이 좋지 않은가보다. 표정이 별로인걸 보니..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우리를 데리고 가는 태국인 가이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기는 31살이고 10살짜리 딸과 6살인 아들이 있는데 자식은 이제 끝이란다. 딸하나 아들하나에 만족하는 수준이 우리와 비슷하다. 따아식, 결혼은 빨리도 했구만.. 처음에는 여행이 좋았는데, 이제는 섬, 바다, 하늘만 보고 왔다갔다하는 이 생활이 지겹단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 우리네와 비슷하다. 난 그저 좋아 보이는데... 나한테 남한에서 왔냐, 북한에서 왔냐 라고 묻길래, 북한에서도 여기에 사람들 놀러 오느냐고 물었드만, 글쎄 한다는 소리가 자기는 외모로 구분을 할 수 없단다. 근디 그걸 왜 물어보는지... 하지만 남한과 북한을 알 정도이니 조금은 기특하기도 하다.
꼬란 근처에서 패러세일링을 하기 위해 잠깐 멈춰 배(한강에 떠 있는 모레실은 바지선 모양과 비슷함)를 갈아탄다. 패러세일링을 하기 전 마눌이 1바퀴만 돌잔다. 1바퀴는 300밧, 3바퀴는 600밧이라고 하는데 한바퀴면 될 것 같다고 하면서.. 결국 한바퀴씩만 돌기로 하고. 패러세일링 이라는 건 보트에 긴 줄을 묶고 그 끝에 있는 낙하산에 매달려, 보트가 빠른 속도로 가면 내가 부웅 떠서 바다위를 날아다니다가 내리는 그런거다. 돈벌이도 시원챦을 것 같은디 10여명이 복면 복장(햇볕이 따가운 것 때문에 아마 그러나 보다)을 하고 낙하산 타는 것을 도와준다. 우리가 한국사람인 것을 아는지 떠듬떠듬 안경보꼬, 신발보꼬 라고 이야기 한다. 출발하기 전에 '퐁당 ?' 하며 나에게 그 사람들이 물어온다. 무슨 말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아~~ 물에 빠뜨려줄까? 하는 말이구나 라고 추측하고는 노우라고 말한다. 난 수영을 못하니깐. 세상에 한달이나 수영을 배웠는데도 여전히 난 맥주병이다. 한심한 넘 같으니라구. 설레임으로 붕~~ 하늘에 뜬 기분 진짜 좋다. 무지 색다른 경험이다. 주변이 비슷하니 한바퀴 돌기만 하기로 한건 잘한 일이다. 역시 마눌 말 듣기를 잘했다. 낙하산에 매달린 채 내려다 본 바다는 무쟈게 멋지지만 약간 무섭게 느껴진다.
패러세일링을 마치고, 아까 타고 온 보트로 갈아타서 진짜 산호섬으로 들어간다. 가는도중에 있는 바다 밑을 걸어다니는 투어인 씨워킹이 2,000밧이란다. 비싸서 걍 포기하고 섬으로 들어간다. 미스터엄이라는 분이 우리를 맞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친절하게 해 주신다. 여기까지 왔으니 미리 옷 안에 껴 입은 수영복으로 우리는 바다로 들어가고.. 여기는 한국사람 천지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바닷가를 거의 구역별로 나눠서 이용한단다. 중국사람이 많이 모이는 동네, 러시아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 이렇게... 바닷물은 무지 맑고 그렇게 차갑지 않은 것이 놀기에 마치 좋다. 가이드가 약간 깊은 쪽의 검정색깔이 있는 부분은 성게가 있는 곳이란다. 거기에 나가서 그걸 밟으면 10센치도 넘는 침이 발바닥에 박혀 빼는데 애를 먹는다고 주의하란다. 겁많은 우리 부부, 아예 갈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30여분을 놀았을까.. 쉬고 싶다. 햇볕도 뜨겁고. 그늘진 모레밭에 놓인 긴 의자에 몸을 길게 뻗고 휴식을 취한다. 편하다. 영낙없이 여행 광고에 나오는 그런 모습이다. 배가 고파 현지 볶음밥을 40밧 주고 사 먹었는데, 마눌이 이번 여행 때, 제일 맛있게 먹은게 이거였던거 같다. 가이드가 팍치 빼고 또하나 뭐 빼라고 말해줘서 아마 우리 입맛에 따악 맞았나보다. 컵라면이 있어서 가격을 물어보니 80밧이고, 한식도 있는데 100밧 정도란다. 비싸군.. 뿌울룩 나온 배가 훤히 드러다보이는 수영복차림으로 사진 몇 컷 찍고, 12시 조금 넘어 섬에서 나온다. 나올 때, 보트의 앞 부분에 앉았는데 물결에 부딪혀 뛰는게 장난아니다. 충격에 울려서 허리가 아플 정도였으니깐.. 마눌이 자기는 등을 기대고 있으니깐 편하다면서 자기한테 의지하란다. 쪽팔리게끔... 배에서 내릴 즈음 파타야에서 나올 때, 배 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프라스틱에 담아놓은 것을 80밧에 판단다. 우리의 얼굴이 들어가 있어서 안사자니 찜찜하다. 나는 이상하게 나와 포기하고, 마눌꺼만 하나 산다. 내가 포기하면 어차피 그거 필요없는건데 기냥 주지 않을까 하는 속없는 기대를 해 보았지만,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난다.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동생을 데리고 우리만을 위해 따라왔던 스무살 정도 되어 보이는 현지 가이드에게 20밧을 팁으로 주면서 오전 투어를 마무리한다.
샤워시설이 마땅치 않아 그냥 나왔었던 몸을 숙소로 돌아와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나니 게운하다. 짐을 정리하고 1시에 출발하는 농눗투어를 기다리는데, 체크아웃은 상관없으니 짐을 맡겨두고 농눗다녀와서 샤워하고 가라는 만남의광장 아저씨의 푸짐한 마음으로부터 고마움을 느낀다. 또 다른 가이드의 승용차를 타고, 농눗으로 떠난다. 우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농눗을 한참이나 지나치는 바람에 되돌아오면서 궁시렁대는 친절한 가이드가 재밌다. 길가에 보이는 전봇대 모양이 사각인 것이 이채롭다. 태국에서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뱀에 물려 죽을 확률이 더 높단다. 뱀이 전봇대에 올라가서 사고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가으로 만든거란다. 그런 이유가 있었구만...
어제 악어농장 갔을 때, 근처의 로즈가든을 가지 않은건 오늘 농눗을 처음부터 가고자 계획을 세운 거였기 때문이었다. 파타야에도 악어농장이나 호랑이쇼도 한다고 하니, 어쩌면 어제 별도로 시간을 내어 악어농장에 간 건 후회스러운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농눗은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정원이다. 전통공연, 태국복싱쑈(그야말로 쑈 수준), 코끼리 쑈(어제 악어농장에서의 코끼리 쑈보다 더 재밌다)를 보고. 아참, 코끼리 쑈장에서는 한국사람 진짜 많다. 나이드신분들... 나중에 기회를 만들어서 부모님을 모시고 한번 오던가 아니면 패키지 여행이라도 한번 보내드려야겠다. 코끼리 먹을 바나나를 한 묶음에 30밧씩 파는데 정신없이 사람들 사서 준다. 어차피 먹일 식량을 돈받고 팔아가며 관광객의 흥미를 유도하는 전략은 참 훌륭하다. 꽃밭을 지나 철로 만든 다리를 지나가니 참 멋지게 정돈되어 있는 정원이 보인다. 이번 여행에서 마눌이 제일 감탄한 곳이다. 출구쪽에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최근 문을 열었다는데, 사진을 찍으면 그 모양으로 열쇠고리 같은 것을 만들어 준다는데 비싸기도 하고, 쓸모도 별로 없을 것 같고 해서 그냥 나온다.
농눗에서 나오는 길에 가이드가 코끼리 타는 곳(해변쪽으로)에 잠깐 들러 수박과 파인애플을 한잔의 물과함께 우리 스케쥴과는 상관없이 기냥 대접해준다. 고마운 사람이다. 이 가이드는 한국에서 대기업에 다니다가 어느날 배낭여행을 떠나 다른 세계를 경험하곤 그날로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자유롭게 산단다. 머찌다.
우리를 6시 5분 쯤 알카자쑈장에 데려다주고(6시반 시작 공연을 위해) 숙소에 아마 있을거라고 하곤 가이드는 떠난다. 알카자쑈에 나오는 사람들은 한국의 하리수처럼 자기가 좋아서 性을 바꾼게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일부는 성기도 남자 그대로인채)고 하는 가이드의 도움말에 웬지모를 씁쓸함을 느낀다. 이 쑈장에도 아마 삼분의 이는 한국인인 것 같다. 공연 중간에 한국 노래를 부르니깐 휘파람불고 박수치고 난리다. 공연에 나오는 게이들이 이쁘기는 하다. 쭉 뻗은 다리의 각선미가 여자보다 낫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깐.. 내 눈에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그저 그랬지만. 공연 끝나고는 출연배우들이 밖으로 나와서 사진을 돈받고 같이 찍혀준다. 돈버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우린 그냥 주변에서 잠깐 구경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나온다. 오후 가이드에게 사례를 할려고 했는데 거기에 없어서, 아저씨에게 약간의 돈을 맡기고는 거기를 나선다. 배가 고파 마눌에게 KFC들러 먹을 것 좀 사라고 부탁하고는, 난 터미널 가는 방법을 확인하고 나오는데, 마눌이 노점의 구운 오징어 사고 있다. 버스시간이 임박한 관계로 저녁식사는 나중으로 미루고 출발...
썽테우로 터미널까지 30밧이라고 했는데, 50밧 부른다. 2대를 그냥 보내고. 파타야에 없다는 택시가 와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채 미터로 터미널에 가자고 한다. 그런데 이게 또 화근이다. 기사가 길을 몰라 뺑뺑 돈다. 내려서 길을 물어보기를 2차례. 8시가 넘어 터미널에 도착. 8시에 방콕행 버스가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또한번 택시 때문에 열받는 순간이다. 다행히 8시20분 차를 타기로 하고,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들고는 기다렸다가 차를 탄다. 여기 화장실도 5밧을 내야 한다.
10시 10분 방콕의 동부 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를 잡아타고 내일 어차피 투어가 만남의광장에서 출발하니깐 카오산으로 간다. 이번엔 택시기사가 딱 맘에 든다. 한국에서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과속에 급작스런 차선변경. 하지만 신호위반은 안한다. 택시비가 89밧 나오는걸보니, 어제의 택시비에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긴 있었던 것 같다. 카오산에 도착하니 한번 와본 곳이라고 정겹다. 고팠던 배를 달래기 위해 헬로태국에 나온 죽집(란쪽)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2개를 시켰는데 거의 먹지 않고 자리를 뜬다.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는데, 우리에겐 영 아니다. 첫날먹었던 오므라이스를 하나 사먹고는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기 위해 알아보았는데 앞에 보이는 Century Inn에는 방이 없단다. 깨끗해 보이는 Budda Lodge는 가격이 1,500밧이고. 에이, 귀챦다. 결국 우리는 D&D Inn 으로 간다. 안쪽방으로 달라고 했는데, 방이 없단다. 하는 수 없이, 창가로 하고, 모닝콜을 6시로 부탁한 후, 샤워하고 잠을 청한다.
우리처럼 가능한 많은 것들을 보기 위한 여행을 한다면 숙소가 거의 잠만 자는 용도이므로, 굳이 비싼 호텔(물론 가격이 우리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저렴하기는 하지만)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견 달아주믄, 캄사해서 더 잘쓸 수 있을 것도 같은디... 멋쟁이~
이 글은 30대 직장인 부부의 무작정 5박6일간(2002.4.2-7)의 태국 자유여행(순전히 돈과 시간 때문에 여행사 투어를 많이 활용했으므로 순수 자유여행은 아님)으로서, 순전히 글을 쓰는 사람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며, 여행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추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고 또한 실제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이니,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많은 이해를 사전에 구합니다. 또한 태사랑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정보를 주워담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일 수도 있습니다.(글을 읽다가 졸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경어는 생략하고, 때로는 비어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히는 바임)
여행 셋째 날,
아침에 마시려고 어젯밤 사둔 베지밀 뚜껑(병콜라 같은 것)을 딸 수가 없어서 아침부터 속을 썩인다. 고민 끝에 숙소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서 우유도 하나 사고 거기서 뚜껑을 따주라고 한다. 베지밀 같은 것 한번 먹어보기 힘들구만. 숙소에 계신 분과 이야기를 아침에 잠깐 나누었는데, 태국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신다. 후배넘이 파타야에 놀러와서 배가 아프다고 해, 약을 사 먹었으나 계속 통증을 호소해 왔단다.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맹장이라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의심쩍어 방콕으로 가서 알아보니 위경련이라고 했단다. 파타야에 외국인병원이 별도로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믿을만한 수준이 못된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해주신다. 하마터면 배를 쨀뻔했던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하면서 한바탕 웃는다.
8시 조금 넘어 산호섬 투어를 하기 위해 우리를 데리러 온 승용차에 타고 바닷가로 간다. 떠나기 전 여권과 지갑을 숙소에 맡겨두고 약간의 현금만 지닌 채.. 해변에 도착하니 바닷물이 깨끗해 보이지도 않고, 제주도와 별반 다를게 없다. 러시아인 2명이 함께 가야 된다고 해서 2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 결국 우리가 함께 간 사람은 덩치가 무지 큰 여자가 엄마인 것 같은 4명의 독일인 가족이다.
바다에서 하는 패러세일링 3바퀴를 예약하고 출발.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보트를 10분 정도 탔을까(마눌 속이 좋지 않은가보다. 표정이 별로인걸 보니..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우리를 데리고 가는 태국인 가이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자기는 31살이고 10살짜리 딸과 6살인 아들이 있는데 자식은 이제 끝이란다. 딸하나 아들하나에 만족하는 수준이 우리와 비슷하다. 따아식, 결혼은 빨리도 했구만.. 처음에는 여행이 좋았는데, 이제는 섬, 바다, 하늘만 보고 왔다갔다하는 이 생활이 지겹단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 우리네와 비슷하다. 난 그저 좋아 보이는데... 나한테 남한에서 왔냐, 북한에서 왔냐 라고 묻길래, 북한에서도 여기에 사람들 놀러 오느냐고 물었드만, 글쎄 한다는 소리가 자기는 외모로 구분을 할 수 없단다. 근디 그걸 왜 물어보는지... 하지만 남한과 북한을 알 정도이니 조금은 기특하기도 하다.
꼬란 근처에서 패러세일링을 하기 위해 잠깐 멈춰 배(한강에 떠 있는 모레실은 바지선 모양과 비슷함)를 갈아탄다. 패러세일링을 하기 전 마눌이 1바퀴만 돌잔다. 1바퀴는 300밧, 3바퀴는 600밧이라고 하는데 한바퀴면 될 것 같다고 하면서.. 결국 한바퀴씩만 돌기로 하고. 패러세일링 이라는 건 보트에 긴 줄을 묶고 그 끝에 있는 낙하산에 매달려, 보트가 빠른 속도로 가면 내가 부웅 떠서 바다위를 날아다니다가 내리는 그런거다. 돈벌이도 시원챦을 것 같은디 10여명이 복면 복장(햇볕이 따가운 것 때문에 아마 그러나 보다)을 하고 낙하산 타는 것을 도와준다. 우리가 한국사람인 것을 아는지 떠듬떠듬 안경보꼬, 신발보꼬 라고 이야기 한다. 출발하기 전에 '퐁당 ?' 하며 나에게 그 사람들이 물어온다. 무슨 말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아~~ 물에 빠뜨려줄까? 하는 말이구나 라고 추측하고는 노우라고 말한다. 난 수영을 못하니깐. 세상에 한달이나 수영을 배웠는데도 여전히 난 맥주병이다. 한심한 넘 같으니라구. 설레임으로 붕~~ 하늘에 뜬 기분 진짜 좋다. 무지 색다른 경험이다. 주변이 비슷하니 한바퀴 돌기만 하기로 한건 잘한 일이다. 역시 마눌 말 듣기를 잘했다. 낙하산에 매달린 채 내려다 본 바다는 무쟈게 멋지지만 약간 무섭게 느껴진다.
패러세일링을 마치고, 아까 타고 온 보트로 갈아타서 진짜 산호섬으로 들어간다. 가는도중에 있는 바다 밑을 걸어다니는 투어인 씨워킹이 2,000밧이란다. 비싸서 걍 포기하고 섬으로 들어간다. 미스터엄이라는 분이 우리를 맞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친절하게 해 주신다. 여기까지 왔으니 미리 옷 안에 껴 입은 수영복으로 우리는 바다로 들어가고.. 여기는 한국사람 천지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바닷가를 거의 구역별로 나눠서 이용한단다. 중국사람이 많이 모이는 동네, 러시아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 이렇게... 바닷물은 무지 맑고 그렇게 차갑지 않은 것이 놀기에 마치 좋다. 가이드가 약간 깊은 쪽의 검정색깔이 있는 부분은 성게가 있는 곳이란다. 거기에 나가서 그걸 밟으면 10센치도 넘는 침이 발바닥에 박혀 빼는데 애를 먹는다고 주의하란다. 겁많은 우리 부부, 아예 갈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30여분을 놀았을까.. 쉬고 싶다. 햇볕도 뜨겁고. 그늘진 모레밭에 놓인 긴 의자에 몸을 길게 뻗고 휴식을 취한다. 편하다. 영낙없이 여행 광고에 나오는 그런 모습이다. 배가 고파 현지 볶음밥을 40밧 주고 사 먹었는데, 마눌이 이번 여행 때, 제일 맛있게 먹은게 이거였던거 같다. 가이드가 팍치 빼고 또하나 뭐 빼라고 말해줘서 아마 우리 입맛에 따악 맞았나보다. 컵라면이 있어서 가격을 물어보니 80밧이고, 한식도 있는데 100밧 정도란다. 비싸군.. 뿌울룩 나온 배가 훤히 드러다보이는 수영복차림으로 사진 몇 컷 찍고, 12시 조금 넘어 섬에서 나온다. 나올 때, 보트의 앞 부분에 앉았는데 물결에 부딪혀 뛰는게 장난아니다. 충격에 울려서 허리가 아플 정도였으니깐.. 마눌이 자기는 등을 기대고 있으니깐 편하다면서 자기한테 의지하란다. 쪽팔리게끔... 배에서 내릴 즈음 파타야에서 나올 때, 배 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프라스틱에 담아놓은 것을 80밧에 판단다. 우리의 얼굴이 들어가 있어서 안사자니 찜찜하다. 나는 이상하게 나와 포기하고, 마눌꺼만 하나 산다. 내가 포기하면 어차피 그거 필요없는건데 기냥 주지 않을까 하는 속없는 기대를 해 보았지만,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난다.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동생을 데리고 우리만을 위해 따라왔던 스무살 정도 되어 보이는 현지 가이드에게 20밧을 팁으로 주면서 오전 투어를 마무리한다.
샤워시설이 마땅치 않아 그냥 나왔었던 몸을 숙소로 돌아와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나니 게운하다. 짐을 정리하고 1시에 출발하는 농눗투어를 기다리는데, 체크아웃은 상관없으니 짐을 맡겨두고 농눗다녀와서 샤워하고 가라는 만남의광장 아저씨의 푸짐한 마음으로부터 고마움을 느낀다. 또 다른 가이드의 승용차를 타고, 농눗으로 떠난다. 우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농눗을 한참이나 지나치는 바람에 되돌아오면서 궁시렁대는 친절한 가이드가 재밌다. 길가에 보이는 전봇대 모양이 사각인 것이 이채롭다. 태국에서 교통사고 사망률보다 뱀에 물려 죽을 확률이 더 높단다. 뱀이 전봇대에 올라가서 사고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가으로 만든거란다. 그런 이유가 있었구만...
어제 악어농장 갔을 때, 근처의 로즈가든을 가지 않은건 오늘 농눗을 처음부터 가고자 계획을 세운 거였기 때문이었다. 파타야에도 악어농장이나 호랑이쇼도 한다고 하니, 어쩌면 어제 별도로 시간을 내어 악어농장에 간 건 후회스러운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농눗은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정원이다. 전통공연, 태국복싱쑈(그야말로 쑈 수준), 코끼리 쑈(어제 악어농장에서의 코끼리 쑈보다 더 재밌다)를 보고. 아참, 코끼리 쑈장에서는 한국사람 진짜 많다. 나이드신분들... 나중에 기회를 만들어서 부모님을 모시고 한번 오던가 아니면 패키지 여행이라도 한번 보내드려야겠다. 코끼리 먹을 바나나를 한 묶음에 30밧씩 파는데 정신없이 사람들 사서 준다. 어차피 먹일 식량을 돈받고 팔아가며 관광객의 흥미를 유도하는 전략은 참 훌륭하다. 꽃밭을 지나 철로 만든 다리를 지나가니 참 멋지게 정돈되어 있는 정원이 보인다. 이번 여행에서 마눌이 제일 감탄한 곳이다. 출구쪽에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최근 문을 열었다는데, 사진을 찍으면 그 모양으로 열쇠고리 같은 것을 만들어 준다는데 비싸기도 하고, 쓸모도 별로 없을 것 같고 해서 그냥 나온다.
농눗에서 나오는 길에 가이드가 코끼리 타는 곳(해변쪽으로)에 잠깐 들러 수박과 파인애플을 한잔의 물과함께 우리 스케쥴과는 상관없이 기냥 대접해준다. 고마운 사람이다. 이 가이드는 한국에서 대기업에 다니다가 어느날 배낭여행을 떠나 다른 세계를 경험하곤 그날로 한국생활을 정리하고 자유롭게 산단다. 머찌다.
우리를 6시 5분 쯤 알카자쑈장에 데려다주고(6시반 시작 공연을 위해) 숙소에 아마 있을거라고 하곤 가이드는 떠난다. 알카자쑈에 나오는 사람들은 한국의 하리수처럼 자기가 좋아서 性을 바꾼게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일부는 성기도 남자 그대로인채)고 하는 가이드의 도움말에 웬지모를 씁쓸함을 느낀다. 이 쑈장에도 아마 삼분의 이는 한국인인 것 같다. 공연 중간에 한국 노래를 부르니깐 휘파람불고 박수치고 난리다. 공연에 나오는 게이들이 이쁘기는 하다. 쭉 뻗은 다리의 각선미가 여자보다 낫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깐.. 내 눈에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그저 그랬지만. 공연 끝나고는 출연배우들이 밖으로 나와서 사진을 돈받고 같이 찍혀준다. 돈버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우린 그냥 주변에서 잠깐 구경하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나온다. 오후 가이드에게 사례를 할려고 했는데 거기에 없어서, 아저씨에게 약간의 돈을 맡기고는 거기를 나선다. 배가 고파 마눌에게 KFC들러 먹을 것 좀 사라고 부탁하고는, 난 터미널 가는 방법을 확인하고 나오는데, 마눌이 노점의 구운 오징어 사고 있다. 버스시간이 임박한 관계로 저녁식사는 나중으로 미루고 출발...
썽테우로 터미널까지 30밧이라고 했는데, 50밧 부른다. 2대를 그냥 보내고. 파타야에 없다는 택시가 와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채 미터로 터미널에 가자고 한다. 그런데 이게 또 화근이다. 기사가 길을 몰라 뺑뺑 돈다. 내려서 길을 물어보기를 2차례. 8시가 넘어 터미널에 도착. 8시에 방콕행 버스가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또한번 택시 때문에 열받는 순간이다. 다행히 8시20분 차를 타기로 하고, 편의점에 가서 물을 사들고는 기다렸다가 차를 탄다. 여기 화장실도 5밧을 내야 한다.
10시 10분 방콕의 동부 터미널에 도착하여 택시를 잡아타고 내일 어차피 투어가 만남의광장에서 출발하니깐 카오산으로 간다. 이번엔 택시기사가 딱 맘에 든다. 한국에서의 스타일과 비슷하다. 과속에 급작스런 차선변경. 하지만 신호위반은 안한다. 택시비가 89밧 나오는걸보니, 어제의 택시비에는 아무래도 문제가 있긴 있었던 것 같다. 카오산에 도착하니 한번 와본 곳이라고 정겹다. 고팠던 배를 달래기 위해 헬로태국에 나온 죽집(란쪽)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2개를 시켰는데 거의 먹지 않고 자리를 뜬다.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고 했는데, 우리에겐 영 아니다. 첫날먹었던 오므라이스를 하나 사먹고는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기 위해 알아보았는데 앞에 보이는 Century Inn에는 방이 없단다. 깨끗해 보이는 Budda Lodge는 가격이 1,500밧이고. 에이, 귀챦다. 결국 우리는 D&D Inn 으로 간다. 안쪽방으로 달라고 했는데, 방이 없단다. 하는 수 없이, 창가로 하고, 모닝콜을 6시로 부탁한 후, 샤워하고 잠을 청한다.
우리처럼 가능한 많은 것들을 보기 위한 여행을 한다면 숙소가 거의 잠만 자는 용도이므로, 굳이 비싼 호텔(물론 가격이 우리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저렴하기는 하지만)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견 달아주믄, 캄사해서 더 잘쓸 수 있을 것도 같은디...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