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부부의 무작정 5박6일 태국여행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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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부부의 무작정 5박6일 태국여행기 2

혀니주니 7 1050
이 글은 30대 직장인 부부의 무작정 5박6일간(2002.4.2-7)의 태국 자유여행(순전히 돈과 시간 때문에 여행사 투어를 많이 활용했으므로 순수 자유여행은 아님)으로서, 순전히 글을 쓰는 사람의 주관성을 바탕으로 기술되었으며, 여행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추억에 남는 여행을 계획하고 또한 실제로 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로 가능한 자세하게 기록하였으니,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의 많은 이해를 사전에 구합니다. 또한 태사랑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정보를 주워담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일 수도 있습니다.(글을 읽다가 졸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경어는 생략하고, 때로는 비어를 사용할 수도 있음을 사전에 밝히는 바임)

우~ 여행 첫째날.

휴가날짜를 조절하여 여행을 계획하다보니, 공교롭게도 오늘이 주니 생일이다. 케익에 촛불 세 개를 켠 후, 불어서 끄는 짓을 몇 번 반복하는 것으로 축하를 해주고,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채, 4시 5분 비행기를 위해 12시 반에 허겁지겁 공항으로 출발한다(검문이 강화되었다고 하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여행을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 때문인지, 차속에서의 마눌 표정이 별로다. 늦었다는 불안감도 쬐끔 있나보다). 55분 걸려서 공항에 도착. 참고로 우리집은 안양 인덕원이다. 장기주차장에 주차를 해 두고(안양 평촌에서 리무진으로 인천공항 가는 게 있는데 요금이 12,000원이고, 두명이 왕복이면 48,000원, 짐 들고 낑낑대고, 이것저것 생각해보니, 공항 하루 주차가 8,000원이니깐 차를 가지고 가는 게 더 나을 듯 싶었다), 공항 셔틀버스로 출국장에 도착해서 항공표를 예약해 둔 탑항공에 가서 빙기표 받고, 환전하고(탑항공에서 보냈다고 하니깐, 별다른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환전수수료를 30프로 깍아준단다. 바트의 단위도 팁 같은 것을 위해 적은 단위로 많이 바꾸고 싶었는데 100바트 짜리가 줄 수 있는 제일 적은 거란다. 그렇다면 현지에 가서 작은 단위로 바꾸면 되지 뭐..), 좌석이 적힌 진짜 빙기표를 받아 든 후, 공항이용료를 카드로 계산하고 아는사람들에게 여기저기 전화.. 출국수속 끝.

젠장 면세점 앞에 서니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남아버렸다. 기다리는건 질색인데.. 면세점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어 보지만 살만한 건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우리 면세점에서 살만한 싼 것은 한국담배라는데, 난 담배도 안 피우니깐 뭐... 뭐할까 생각하다가 공짜 라운지를 가볼려고 돌아다닌다. 대한항공 라운지에 갈려고 했으나 입장거절, 퍼스트와 프레스티지 클래스만 이용 가능하단다. 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5만마일이 넘는 모닝캄이라고 해도 그런거 업떠. 쩌리 가 하는 태도로 입장을 거절 당한다. 출발 전부터 허탈 그 자체다. 갑자기 눈에 띄는 011 리더스클럽 라운지. 약간 구석에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간을 땜빵하는 의미에서 한번 가 보았는데 괜챦다. 난 유토 회원인데 이건 이용 불가하다고 했으나, 마눌이 리더스클럽이라고 입장가능하단다. 여긴 휴대폰과 노트북 공짜(젠장 밖에서 공중전화로 많이 하고 왔는데...), 음료수와 간단한 과자 공짜. 시설이 꽤 깔끔하다. 시간 죽이기에는 한번 정도 이용해 볼만하다. 박찬호가 개막전에서 무쟈게 얻어 맞는 장면을 큰 모니터로 보다가 진짜 빙기타러 이동. 국제전화 선불카드를 면세점에서 만원주고 샀다. 근디 이건 카드로 사면 손해란다. 8불이라면서 환율로 감안할 때, 10,500원 정도 한단다.

빙기 좌석은 이층에 50 여명이 앉는 그런 곳에서 맨 뒤 그저그런 자리. 30여분을 헤매고 있다가 이륙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깐 방콕 내에서 공중전화 하는 방법을 내가 잘 모르고 있다. 한국인 스튜어디스에게 물어보았으나 잘 모른다며, 태국인 스튜어디스에게 물어본다. 근디 이 때 나의 첫 번째 환상이 깨진다. 난 우리나라 스튜어디스가 모두 영어를 잘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결국 안되는 말이지만 직접 태국인 스튜어디스에게 물어보고는 대충 감을 잡는다 우리와 비슷하게 동전 넣고 방콕은 02 누르고 어쩌고 저쩌고.. 불만스러운 식사(면과 무지 질긴 소고기 세트 한개, 밥과 닭고기로 구성된 세트 한 개, 둘다 딥따 맛이 없지만, 그래도 닭고기가 쪼끔 더 낳다)를 한 후,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가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

공항시설이 그저 그렇다. 짐을 들고 타서 짐 찾는 시간을 줄이는 덕분에 입국 심사대 앞에 빨리 섰으나 줄을 갈아 서는 바람에 남보다 늦게 나온다. 역시 한줄에 차분히 서서 기다려야 하는건데... 기대에 실망치 않게 역시나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수속을 모두 마치고(빙기 안에서 누군가가 세관신고서 신고할 거 없으면 안적어도 된다고 해서 안적었는디, 그거 안 썼다고 적어서 오란다) 나와 환전소에서 적은 단위로 바꿀려고 하는데 여기서도 20바트 짜리로 5개 정도 밖에는 안바꿔준다. 덕분에 3군데 정도 들러 좀더 바꿔두고, 동전도 확보를 한다. 에스컬레이터로 한층 올라가 출국장 쪽으로 가다가 공중전화를 찾아 오늘밤 잠잘 곳도 예약해 두지 않은 호텔 때문에 쑤쿰윗에 있다는 King&i 여행사에 전화를 하는데 안 받는다. 내가 전화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건가... 지나가는 태국넘한테 직접 해 보라고 부탁했는데 방법이 같다. 결국은 만남의 광장에 몇 번의 실패(알고보니 전화번호 메모를 잘못 한거였다. 무지 허탈)를 거친 후, 성공하여 새벽 2시까지는 영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안심하고 나가서 택시를 잡는다. 드디어 최초의 태국말로 여행을 시작한다.

나 : 까오산 방람푸, 미터, 노 하이웨이. (태사랑 게시판의 홍익인간에서 갈캐준 말)
택시기사 : 써띠헌드레드밧 (역시나 태국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바가지를 씌울려고 하다니...)
나 : 오노~~, 미떠.
택시기사 : 뚜웬띠혼드레두밧.
나 : 오노~~(160에서 180 정도 나온다는 것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미떠. 뒤쪽 택시로 갈란다.
택시기사 : 오께.
트렁크에 짐 실은 후, 택시로 부웅~~~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표지판에 영어가 거의 없다. 이거 완전히 잘못하면 미아되기 딱 좋다. 무슨 그림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태국 글씨들... 운전대도 영국이나 일본처럼 오른쪽이어서 무쟈게 헷갈린다. 카오산에 도착하니 택시비 179밧. 구래, 처음인디 쓰자 팁 포함 190밧을 과감하게 주고 내린다. 택시 안에서는 잘 몰랐는데 더위가 무지막지하다. 도무지 장소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경찰서(길거리의 쬐끄만한 곳)에서 만남의광장 물어보니 잘 모른다. 대충 근처만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은데, 20여분을 헤매다가 겨우 찾았다. 반갑더구만.. 거기에 앉아있는 한국인, 창우 라고 부르는 노랑머리 친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내일 오후 악어농장 반일투어를 예약했다. 로얄호텔에서 잘거라고 하면서, 알아봐주라고 했더니 그냥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란다. D&D Inn이 괜챦다면서. 숙소는 찾기 쉽다. 커다란 네온사인이 있어서.. 규모도 크고. 하루에 600밧, 냉장고가 없으나 에어콘이 잘 나오며(에어콘 팬 소리는 신경이 거슬리지만) 우리로 치면 장급 수준이다. 티브이는 있으나 별 의미가 없다. 어차피 티브이보고 무슨 정보를 얻거나 놀고자 하는게 아니니깐..

짐 놔두고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녀본다. 혹시나 하는 두려움으로 길거리에서 오무라이스 위드 라이스를 하나 10밧에 사서 먹는데 맛이 먹을만하다. 바나나 팬케잌이 맛있다고 주워 들은게 있어서 15밧에 하나를 산다. 반죽을 늘려서 후라이판에 올리는 모습이 예술이다. 맛도 참 좋다. 조금 더 다니다가 수박주스를 15밧에 하나 먹었는데(봉지에 얼음과 함께 담아서 빨대 하나 꼽아줌)이 맛이 일품이다. 여행도중 보니깐 방콕 전역에 무지 많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러 물 하나를 사들고, 첫날부터 너무 무리하지 말자라는 동의하에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갑작스런 더위 때문인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서 오랜만에 약을 한알(가지고 간 타이레놀) 먹은 후, 12시 20분에 잠자리에 든다. 내일 여행을 무작정 기대하며 철부지같이... 우리는 건물 바깥쪽의 방이었는데, 밖이 소란하다. 하지만 한번 잠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잘 모르는 우리 부부는 기냥 쿨쿨....

의견 달아주믄, 캄사해서 더 잘쓸 수 있을 것도 같은디... 멋쟁이~
7 Comments
그러게. 1970.01.01 09:00  
현지발음의 완벽한 재현..
여행중독자 1970.01.01 09:00  
써띠헌드레드밧,뚜웬띠혼드레두밧 => 압권입니다...ㅋㅋ<br>재밌네여... 담 편이 기대됩니닷...
상상녀 1970.01.01 09:00  
기대됨다..<br>태국 가고픈디..<br>담에 갈 때 데꼬가여..꼬~옥!!
백도사 1970.01.01 09:00  
재믿는데....<br>천천히 재믿게 올려줘요
^^; 1970.01.01 09:00  
재미없네...ㅜ
뽀이~ 1970.01.01 09:00  
이야~ 정말 재미있네여 ^^;; 주무시는데<br>불편함은 없으셨는지??
zzz 1970.01.01 09:00  
ㅋㅋ 잼 있네요... 기왕이면 왕창 올려주시지....^^;<br>감질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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