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 표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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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 표류기 (1)

케이치 22 10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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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피부과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한창 햇볕이 따가운 3월 30일에서 4월 2일, 35도를 넘나드는 방콕 시내를 베짱도 좋게 모자 하나, 선글라스 하나 없이 다른 나라에서 하던거와 똑같이 제 좋아하는대로 길거리를 헤메며 걸어다니며 구경다닌 결과물이죠. -_-;

의사선생님 말로는 빨간 것이 검게 변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일주일 걸린답니다.

빨리 좀 나아볼 욕심에,


"제가 다음주에 중요한 클라이언트를 만날.." 해 봤지만,

"덴데는 약도 없어요"

"네~"

얌진히 로션과 먹는 약을 받아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준비해서 갔는데도, 직장생활 중이라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고, 방콕을 비롯해 태국은 처음 가보는지라 아무래도 낯선게 많았으며, 혼자 떠난 자유여행인지라 더더욱이 미숙한게 많았습니다.

이 화상도 결국 그 결과물의 하나죠.


아마 저같이 떠나는 분들도 꽤 있으실거에요.

이 글은 그런 분들을 위한 일종의 초보용 길잡이 성격의 글입니다.

따라서 이쁘게 사진 넣고 그렇게 꾸며진 글이 아닙니다. (전 여행 다니면서 사진 별로 안찍습니다)

이쁜 그림을 원하시는 분이나 태국에 많이 다녀오신 분들, 태국 아니라도 혼자 여행 다녀본 경험 많은 분들은 다른 글을 보시는게 나으실 듯 싶어요.


태사랑에 아무리 많은 좋은 정보가 올라와 있어도

그걸 어떻게 꿰어서 자유여행을 떠나야할지 모르는 저같은 분들을 위해서 쓴 글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보가 많아도 가기 전엔 걱정되고, 가서는 당황됩니다.

하나하나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정보들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에 대한 일종의 로드맵이 되어줄 글도 필요한데 그런 글은 찾아보기가 힘들더군요.

그래서 이쁘고 재미있는 이야기보다 그런 정보를 제가 겪은 그대로 스토리처럼 엮어서 정보를 드려보자는게 이 글의 취지입니다.


물론 겨우 한번 다녀온 길이라 제대로 다녀온건지 저도 정확히 모르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마 더 좋은 정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읽으시는 분들도 따로 정보를 구하시고 계실거구요, 또 다른 분들이 정보도 주실 겁니다.

그에 참고해서 한번 읽어보신다면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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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을만한 실제 여행스토리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여행갈 준비는 해야합니다.

오늘은 재미는 없지만, 사실은 가장 중요한 여행갈 준비에 대한 이야기만 먼저 해보겠습니다.



1. 독거노인 사고치다


뭐든 하려면 첫째로 할 생각이 있어야 하고, 둘째로 일단 첫발을 내질러야 합니다.

더구나 모나미 볼펜 하나 들고 컴터 앞에 앉아서 하루종일 문서나 만드는 평범한 샐러리맨인 제가 휴가철도 아닌 이런 때 감히 해외여행을 가다뇨.


“주말 껴서 이틀이나 휴가를 내면 팀장님이 뭐랄까?”,

“요즘 감사 기간인데 감사실에서 알면 어쩌지?”

“연초 인사가 밀려서 조만간 인사가 있을건데, 혹시 떠나있는 동안 인사가 나는건 아니겠지?”


저는 이런 상황 하에서 떠났습니다.

간뎅이가 배 밖으로 나왔다구요? ㅋㅋ -_-;


여튼 제 멋대로 일정을 우선 잡았습니다.

게 중 좀 여유가 있어보이는 일정으로 해서 주말을 끼고 휴가 이틀 내서 4일을 계획했습니다.

태국여행을 가시려면 한 2주 전에는 대략적인 일정 정도는 잡혀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다른 것보다 그 정도 여유는 두고 준비를 하셔야 비행기표를 구하는게 너무 급박해지지 않습니다.

물론 일명 땡처리 티켓이야 남은 날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저렴하게 구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같은 월급쟁이가 어떻게 회사에 가서 뜬금없이 “저 이틀 뒤에 주말 끼어서 휴가 이틀 쓰겠습니다!!” 합니까?

팀장님이 저를 땡처리 할지도 모릅니다. -0-;


아무튼 이렇게 일정을 제 마음대로 정해놓고 나니, 실제로 정해진건 하나도 없는데 벌써 뭔가 뿌듯합니다.

길가에서 항상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던 태국음식점에 왠지 한번쯤 들려봐야할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미 제 정신상태는 쌍발 프로펠러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난기류 속에서 흔들립니다.


(아, 물론 말이 그렇다는거고, 사실은 가도 될만한 이유도 두어가지는 있었으니 제가 베짱을 튕겼겠죠? 정말 아무 대책없이 저지르는 분이야 안계시겠지만 혹시해서~ ^^)



2. 모든 고급정보는 밥에서 시작된다


모든 정보를 구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정보를 가진 사람을 옆에 두는 겁니다.

시간 모자란 직장인들이 여행준비를 가장 빠르게 하는 방법도 정보를 가진 사람에게 밥 사주는 겁니다.

마침 제게는 꽤 유명한 모태국여행정보 동호회에서 운영진을 맡고 있는 친구넘이 있습니다.

닭이라면 환장하는 그 넘을 KXX의 XX세트로 홀려봅니다.

너무 간단히 넘어옵니다.

회사 끝나고 광화문에서 집에서 가깝지도 않은 강남까지 금새 달려옵니다.

제가 다 허탈합니다. -_-;


“니가 진정 올해 서른 다섯이란 말이냐?”


전 사실 이 친구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태국지도와 가이드북을 직접 받았고,

태사랑과 기타 사이트 곳곳에 숨어있는 정보들 중 유용한 것, 꼭 알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이 친구가 상당수 골라줬습니다.

사실 지금은 정보를 모자란 시대가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정보가 너무 넘쳐서 그 중 쓸만한걸 고르는게 힘든 시대입니다.

따라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정제할 능력이 있는 분이 주위에 있다면 최대한 활용하세요.

님이 여행 준비에 들여야할 시간을 최소한 절반으로 줄여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두 번째로 빠르고 좋은 방법은 작은 태국가이드북 한권을 구해옆에 펼쳐놓고 태사랑을 뒤지는 겁니다.


태사랑은 정말 좋은 사이트고 정보의 보고이고, 여기서 많은 부분이 모두 해결됩니다.

하지만 앞에 말씀드린대로 하나의 사이트이기에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집약되어 있진 않습니다.

다 개인이 일일이 찾아야 하죠.

물론 아는 사람이야 다 한눈에 들어오지요.

하지만 뭐가 뭔지,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건지도 모르는 생초보에겐 절대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럴 때 책으로 정리된 가이드북 한권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패키지 여행이 아닌 다음에는 이런 작은 가이드북 하나는 천상 꼭 필요합니다.


제가 가지고 간 가이드북은 태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www.tatsel.or.kr, www.visitthailand.or.kr)에서 발행한 "태국가이드 북(Sawasdee Thailand)"입니다.

방콕 및 태국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 정도를 얻고,

여행을 다니면서 수시로 꺼내보기에 적당한 수준의 정보량을 담고 있고 크기도 적당합니다.

이 밖에도 이 사이트에서는 태국관광을 위한 많은 정보 및 책자 등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태국에 가시려면 들려보실만한 사이트로 생각됩니다.


가이드북을 구했으면 그냥 대충 한번 쓰윽 읽어봅니다.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다 좋은데니까 가보란 소리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쯤 더 쓰윽 훑어보면 이제 살살 좀 더 눈에 들어오는데가 있습니다.

궁금해지면 해당 키워드를 넣고 태사랑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도 해봅니다.


“오호, 팟퐁이라구?” *_*


가고 싶은데를 대강 정리해 봅니다.

대강 팟퐁, 나나플라자, 쏘이카우보이......


이제 뭔가 방콕여행에 대한 감이 슬슬 오는 듯 합니다.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어 오릅니다(?)



3. 비행기표를 편하게 구해보자


사실 사람이 잘데만 있고 먹을거만 있으면 일단 사는데 별지장은 없는 겁니다.

다만 가는데가 멀다보니 가고 오는 문제인 비행기표 하나 더 끼는거죠.


태사랑에 보면 “항공권/여행사”라는 분류가 왼편에 있습니다.

그 중 “항공권/여행관련상품”에서 직접 적합한 비행기 티켓을 구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도 귀찮다면 더 편한 방법도 있습니다.

그 바로 아래 보면 “항공권 묻고 답하기”라는 란이 있습니다.

제가 3월 31일 출발을 마음먹었기에 2주를 약간 덜 남겨운 3월 19일 그 게시판에 글을 남깁니다.


“31일날 방콕 갔다 오고 싶어요. 표 싸게 주세요” -0-


그 담날 보니 2개 항공사에서 각각 직접 핸펀과 문자메세지로 연락이 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 고객을 찾아오는 서비스입니다.

잘 모르면 그냥 내 요구조건을 말하세요.

요즘은 서비스하는 쪽에서 알아서 고객의 요구에 맞춰 최적의 서비스를 추천해 줍니다.

대한민국은 바른 길로 가고 있습니다. 다이내믹 코리아~


물론 그 중 싼 쪽이 제 선택입니다.

마침 제 여권만기 때문에 약간 문제가 있었는데 이 여행사는 그것도 문제없이 처리해 준답니다.

계약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제 원래 계획과는 달리 티켓에 맞춰 3월 30(금)에 떠나 4월 3일(화) 아침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항공권 199,000원 + tax 등 99,900원, 합계 298,900원입니다.

ATM으로 송금한 비용까지 하면 정확하게 300,100원입니다.

오리엔탈 타이라는 항공사 티켓입니다.

* 대략적인 왕복티켓 가격 (성수기와 비수기, 요일 등에 따라 편차는 꽤 있습니다. 아래는 아주 개략적인 수준에서 가격차를 보여주기 위해 단순하게 비교한 정도라고만 생각하세요)

: 대한/아시아나(50만+tax 등) > 타이항공 (40만+α) > 오리엔탈 타이(30+α) > 에바항공(20+α)


물론 더 싸게 나오는 표들도 있습니다만 이만하면 나쁘진 않은 가격입니다.

나중에 아까 그 친구넘을 주말에 만났는데 나중에 그만하면 잘 구한거라고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흐뭇합니다, 훗~


흐뭇한 마음으로 다음날 팀장님께 가서 휴가를 내겠다고 보고합니다.

넥타이를 바로 잡고 진중한 걸음으로 걸어가 정중하게 말씀드립니다.


“팀장님, 저 3월 31일부터 4월 3일 오전까지 휴가를 좀 내려고 합니다.”


“너 어디 봄방학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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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세세하게 적는다고 하다보니 비행기표 사는데까지만 했는데도 꽤 길어졌군요.

업무시간 끝나고부터 작성했더니 시간도 꽤 흘렀구요. 벌써 9시 좀 넘었네요.


사실 제 생각에는 비행기표보다도 더 중요한 호텔잡는 이야기까지는 하고서

다음 글에선 곧장 방콕에서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22 Comments
불량엄마 2007.04.03 22:09  
  저도 처음하는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지몰라 태사랑에만 들려서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여행가서 있었던 일만 적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자세하게 숙소하고 숙소전화번호도 있음 알려주세요. 전 가족 4명이서 갈거라 ...
유령냥이 2007.04.03 22:26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되어요.. 그런데 35세가 독거노인이라니, 무슨 말씀을....[[고양땀]] 아직 젊구만요.. 에겅..
duribun 2007.04.04 00:46  
  다음 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0^
췩췩4 2007.04.04 02:51  
  잘읽었어요~~ ^^ 다음편도기대돼네요~~
yaho 2007.04.04 08:42  
  잘 읽었습니다. 후속편 기대됩니다.
heyjazz 2007.04.04 08:51  
  그럼 저는.....ㅠ.ㅠ
저도 이제 묘자리 보고 다녀야 되나....^^;;
솜누스 2007.04.04 10:41  
  하하...언제나 여행기 올려주시는 분들 노고에 감사는 하지만...오늘은 케이치님 ..땟찌" 좀 하셔야 겠네요..ㅋㅋ..노인이라요?...차분한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덧니공주 2007.04.04 11:59  
  파랑글씨로 아주 포인트만 쏙쏙 집어주는 쪽집게 강사같으시네요~ㅋㅋㅋ
이리듐 2007.04.04 21:18  
  저가 항공은 출발/도착이 픽스된 경우가 많아 무척 아쉽습니다.. 단타인 경우 알짜배기 코스 위주로
고도의 숙련된 스케쥴 작성이 첫 관건이죠...
케이치 2007.04.05 13:37  
  불량엄마님 / 숙소문제에 대해선 제 두번째 글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묵었던 호텔은 제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만, 가족이 함께 묵기엔 그다지 좋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래서 연락처를 안남겼어요. 두번째 글에서 제가 안내드린대로 찾아보시면 좋은 숙소를 찾으시는데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고감자 2007.04.07 22:19  
  저도 얼굴만 선크림 바르고 댕기다가(소용없더군요) 모자도 안쓰고 ....정수리도 벗겨지고 등에서 팔쪽으로 점점 탈피중이에요 병원갔더니 놀다온 댓가랍니다 (약도 안주던데 ㅋㅋㅋ)
아켐 2007.04.09 16:37  
  35이 독거노인이라~~~

38인 전 뭐람니까? ^^
머쉬멜로우 2007.04.09 23:13  
  아...다시봐도 정말 쏙쏙 들어옵니다
흐음..., 2007.04.10 11:27  
  35세 독거노인....  저도 얼마 안남았네요...,ㅋ
고냉이래요 2007.04.16 00:01  
  저도 지금 떠날려고 혼자서 막 준비하는중인데 좋은 정보 너무 감사드려요^^
브라이언 2007.04.22 21:10  
  잘 읽었습니다,.
저랑 비슷한 시기에 여행을 하셨군요,,
바로 2007.04.23 22:18  
  케이치님 여행기 기대됩니다.
(근데... 35세가 독거노인이라니...) ㅎㅎ
퍼플레이디 2007.06.01 15:36  
  첫날 이 탑 주위를 세시간을 헤매었었는데...카오산로드를 찾겠다고.ㅎㅎㅎㅎㅎㅎ
파란45 2007.06.05 11:09  
  35세 독거노인..ㅋㅋ 여기서 부터 쓰러졋습니다..ㅋㅋ
삼우 2007.06.11 14:31  
  멋집니다..용기. 준비성. 그리고..독거..라는 단어까지..
기대됩니다..
라다만 2007.06.12 23:17  
  휴  20대가 꺾인 저의 입장에서는...
타쿠웅 2009.02.10 16:37  
독고노인 타쿠웅 점하나 찍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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