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밀란 펀 다이빙의 진수를 말한다(1일차-출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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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밀란 펀 다이빙의 진수를 말한다(1일차-출발일)

Kenny 0 1487

2007년 3월 7일(수)

나는 지난 2월 강사가 된 후, 푸켓의 한인 다이브 센터 "도깨비 스쿠바"에서 인턴십으로 업무를 배우고 있었다.그러던 어느날, 나는 같은 다이브 센터의 다이브 마스터 교육생들과 함께 근처의 해변가로 비치 다이빙을 다녀왔다.

다이빙을 마치고 와서 장비를 세척하는 도중, 인근 다이브 센터 "스쿠바 포유"의 대표 Chada님이 오셔서 오늘 저녁에 씨밀란 한번 갈 생각 없냐고 넌지시 물었다.

마침 도깨비 스쿠바 대표 얼음왕자님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씨밀란 가는 배에 한 자리가 비었으니, 이 기회에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너도 이제 강사가 되었으니앞으로 손님들 펀 다이빙 리드 하려면, 직접 그곳에 가봐서 그곳의 수중지형도 익혀두고, 환경을 접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그리고 그동안 강사시험 준비하느라, 인턴십 연수 받느라고생 했으니까, 이 기회에 펀 다이빙이나 즐기고 오란다. 돈 걱정은 하지 말란다. 어차피 월급 받으면 천천히 지불해 나가면 된다니깐...

잠시 머뭇거리며 생각하다가 나의 이 한마디 가 좌중을 배꼽잡게 만들었다."사장님, 10개월 할부도 되나여?" ㅎㅎㅎ 까르르르... 누군가는 내가 한 이 말을 Kenny의 어록중 한마디로 만들었다나 뭐라나..

얼음왕자님, 박장 대소 하면서 Ok!...

그리하여 나는 얼떨결에, 갑자기, 즉흥적으로 씨밀란으로 4박5일간 풀트립 투어를 떠나게 된다.

부랴부랴, 장비 씻은거 말려서 망가방에 챙기고, 이거저거 짐 챙기고, 방수 하우징 세팅하고, 디카 이빠이 충전하고... 정신없이 준비하느라 시간이 금방간다.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Chada쌤이 기다리는 "스쿠바 포유"로 이동. 거기서 이번 투어를 제공한 Chada쌤과 다른 일행들인 부부한쌍과 합류하기로 했다. 그들은 Chada쌤의 펀 다이빙 고객들 이었다.

그중 한 명 Hans만 다이빙을 하는데, 나는 다이빙 역사상 최초로 공중파 TV에 출연했던 연예인과 다이빙을 하게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어디서 많이 본듯한 얼굴 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매주 금요일 마다 방영되는 KBS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단골로 출연했던 탤런트 였다.
주로 외도남편, 혹은 가정에 소홀한 남편,술과 노름에 빠진 남편등 주로 문제있는 남편역으로 많이 출연했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암튼 이역만리 푸켓에서 난생 처음 연예인을 만난 나는 아주 아주 감개무량이었다.정말 반가웠다

.Hans의 아내는 Hans와 똑같은 연극, 뮤지컬 배우를 했었는데 같이 뮤지컬 공연을 여러번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물을 워낙 무서워 하고 겁이 많아서(남들이 코푸는 소리도, 벌레들 웽웽거리는 소리도 무서워 하며, 목욕탕에 몸도 못담글 정도...)다이빙은 안하고, 그냥 배위에서 씨밀란의 아름다운 열대바다를 즐기기 위해 승선했단다. 배에서 다정한 두 부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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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로 가기전에 푸켓 타운 어딘가에 있는 주류백화점에 가서 맥주를 3박스 샀다. 거기는 낮은 세금과 저렴한 유통비용 때문에, 술값이 편의점이나 다른 마트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다른데 가면 약 33밧 정도 하는 Singha 한 캔이 25밧 이었다. 이 위치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요긴할때 이용할 수 있도록 확실히 위치를 파악해야겠다.

여기서 맥주를 대량으로 가져간 덕분에 우리 일행들 모두 이번 투어 기간동안 맥주를 원없이 마실 수 있었다.

리버보드는 푸켓타운에 위치한 라싸다 부두에서 밤 10시 30분 경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라싸다 부두는 푸켓에서 피피나 크라비를 오가는 정기 여객선이 떠나는 여객 터미널이다. 몇몇 리버보드 회사들은 씨밀란으로 출항하는 리버보드를 이곳에서 출발시키기도 한다.밤의 라싸다 부두의 적막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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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라 물이 썩어서 그런지.. 갖은 악취가 코를 찌른다. 나는 예전에 피피섬에 오갈때도 여기에 오면 코를 부숴버릴듯한 악취때문에 신경이 거슬렸던 기억이 있었다.부두에 우리 일행들이 도착하니까, 보트스탭들이 모든 짐과 우리들을 작은 고무보트에 태워서 리버보드로 실어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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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어때 이용한 리버보드는 POETS(Phuket Oriental tour Service)사의 Little Princess 이다. POETS사는 푸켓에서 요트, 스피드 보트, 다이빙 보트등 여객및 레져용 선박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중국계 태국인이 경영하는 회사이다.

리틀 프린세스. 우리말로 풀이하면 쪼매난 공주님이라는 뜻인데..어감 자체가 웬지 럭셔리하고, 고급으로 느껴진다. 쪼매난 공주님이 타는 호화 크루즈란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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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주님이 타는 배답게,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웠다. 내부 공간도 상당히 넓고, 식당도 상당히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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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층의 장비비치 공간도 넓은 편이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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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배와는 달리 마스크 거치대 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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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전까지 탔었던 리버보드와는 확실히 차원이 틀리고, 진짜 이보다 더 좋은 리버보드는 못본것 같다. 예전에 마스터 연수 시절 씨밀란에 갈때 머물렀던 일본배 M사의 A호, 배가 굉장히 큰 S사의 S3호, 작년 여름방학때 푸켓 와서 피피 1박2일 투어로 갈때 이용했었던 C사의 G호, W & B사의 M호...그것들과는 정말 비교가 안될 정도 였다.


뿐만 아니라 다른 다이빙 보트 들과는 분위기 또한 틀렸다. 보통 다이빙 보트를 타면 대부분 유럽이나 미주,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온 백인 웨스턴 들과 같이 승선하게 된다. 아니, 대다수인 서양인들 틈에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동양인들이 드문드문 끼는 일이 거의 다반사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항상 그런것은 아니지만, 아주 운이 나쁜경우 서양인들은 영어에 익숙치 못한 한국이나 일본등 동북아 지역에서 온 동양인들을 은근히 혹은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동양인들에게 서양인들과는 차별적인 안좋은 서비스 태도로 일관하여 때로는 기분이 언짢은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또 그것이 아니더라도, 대다수의 다이빙 손님들이 서양인들이기 때문에, 모든 서비스와 안내가 영어로 이루어 지고, 배에서 잡담하는 소리조차 전부 영어로만 들려와서 문화적 충격내지는 이질감을 경험하는 사람들 또한 종종 있다.

또한 배에서 제공되는 음식들도 백인들의 구미에 맞춘 샌드위치나 햄버거, 크로와상등 위주라서 음식이 입에 안맞는 경험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배는 주고객들이 태국에서 상당히 잘사는 하이 클래스 계층들 이다. 태국에서 잘사는 계층들은 대부분이 태국에 정착한지 오래되고 태국 국적을 소유한 화교들이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의사, 대기업 중역, 변호사, 방송국 간부, 귀족의 자제들... 다들 빵빵한 그룹들이다. 태국 사람들이지만, 중국계가 대부분이라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동양인이라고 무시당할 일도 없다. 또한 먹을 거리도 태국식, 중국식 죽이나 딤섬, 치킨 요리등이 나오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한국사람들 입맛에도 익숙한 편이다.

태국 사람들도 돈많은 사람들은 이런 레포츠를 우리 못지 않게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의 태국인들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것을 이용하기가 대부분 어렵지만,여기도 돈있는 사람들은 많이 즐긴다. 태국내의 상당한 빈부차를 알 수 있는 순간 이었다.

리버보드에 승선하고 방에 짐을 풀고나서, 2층 식당에서는 떠나기 전부터 맥주파티가 벌어졌다. 제빙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시원한 얼음을 곁들여서 음료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다른 어떤 배에서도 제빙기가 있는건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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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태국인 일행들하고도 같이 즐겁게 맥주 한잔 하면서.. 통성명 하고, 태국말로 촉디를 배우고, 우리말 건배를 그들에게 가르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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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사람들이 자꾸 간빠이라고 발음을 해서 간빠이는 일본말이라고 한국어는 건배라고 하는데도 그들은 계속 간빠이라고 한다. "건- 배" 발음만 한 10번을 따라하라고 시키니까이제는 제대로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건배 하면, 그들은 대부분 간빠이라고 한다. 한국어하고 일본어는 어순이 같지만, 명백히 틀린데도 동남아 애들이나 서양애들이나 다들똑같은 언어인줄 착각하는 모양이다.

태국사람들이 우리한테 한국말 몇 마디 가르쳐 달라구 해서, 우리가 몇가지를 가르쳐 줬다.

맛있어여 - 아러이, 고맙습니다 - 컵쿤캅, 안녕하세여 - 싸왓디 캅, 맛없어여 - 마이 아러이, 이뻐여 - 쑤워이, 안이뻐여 - 마이 쑤워이, 잼있어여 - 싸눅디, 좋아여 - 싸바이 디...

뭐 오늘은 첫 날이니까 이 정도만... 사실 이것도 많이 가르쳐 준거다. 그들은 이거 오늘 다 배운거 낼 아침 자고 일어나면 또 까먹을 거다.

10시반에 떠나기로 한 배는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어졌다. 인도계 태국교포들이 엄청나게 늦게 와서 그거 기다리느라 배가 뜨질 못했다. 왜 내 친구가 인도하면 기겁을 하는지를 대충 알 수 있게 하는 순간 이었다. 그들은 그 다음날 씨밀란에 늦게 도착하여 첫 다이빙 또한 늦게 시작하게 만든 장본인들이었다.


하루가 바뀌고 새벽 1시 36분경, Little Princess 호는 화려한 축포와 함께, 씨밀란을 향해 푸켓 라싸다 부두를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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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밀란으로 출항하는 리버보드 에서는 출발 직전에 폭죽을 여러발 귀가 찢어질 만큼 터뜨리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투어 기간동안 무사 항해와, 사고 없는 안전 다이빙, 그리고모든 다이버들의 만타나 고래상어를 보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라고 한다.여러발 따따닥 약 1분 30초 동안 폭죽이 터지고, 드디어 씨밀란 투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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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씨밀란 까지는 약 8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그 다음날 아침 9시 반쯤 씨밀란의 목적 포인트에 도착하여, 약 10시경에 첫 다이빙이 실시 될 것이다.기분좋게 맥주 한잔 하고, 이렇게 해서 씨밀란행 리버보드에서의 첫 날밤이 흘러간다.우리 일행이 머무는 8번방은 이 배에서 제일 좋은 vip 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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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과는 틀리게, TV, DVD 플레이어, 옷장, 개별욕실까지 있고, 실내 공간도 제일 넓다. 침대가 4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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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탔던 리버보드 방도 이렇게 넓고 좋지는 않았다. 아마 나의 역사상 제일 시설 좋은 선실에서 머문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

내일 시밀란에 가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만타를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고래상어를 볼 수 있을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거북이나 레오파드 상어라도 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저런 기대감에 들떠서 잠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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