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나의 이름으로 된 시간과 공간이 충분히 남은 것 같아서
나짱을 쉽게 떠나
바다에 가까운 방향을 따라
바람의 속도에 맞추어 남쪽으로 내려간다.
먼저 사방이 산과 바다로 막혀있는
그럼에도 답답함 보다는 포근함이
그래서 벗어나려는 욕구보다 스며들고픈 의지가 생겨나는,
빈히VinhHy에서의 짙은 밤을 보낸다.
그리고는, 아주 오래 전의 뜨거운 불이
아주 오래전의 차가운 물을 만나서
아주 오래전에 박제된
기이한 돌의 정원, 항라이HangRai에서
계획에 없었던 뜨거운 만남을 나누고
계획에 쫓겨 차가운 작별을 고한다.
판랑탑짬PhanRangThapCham에 흩어져 있는
시간의 흔적을 찾으려 더욱 남쪽으로 내려가서,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헤아릴 수 없는 모래가 만든
남끙NamCuong 사구에 오르고,
헤아릴 수 있는 시간 안에서
헤아릴 수 있는 이유로
멈춰있는 푸억딘PhuocDinh 해변의 철선을 만난다.
이쯤이면 충분할 것 같아서 방향을 되돌리고
하루하루의 속도를 조절하며 북으로 다시 올라간다.